필자는 과거에,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들, 그것도 주로 '백인 중산층'을 모델로 한 CF에 관하여 글을 적은 적이 있었다. (대한민국 CF에 한국 연예인은 없다)


대기업의 CF일수록 한국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TV로 대기업의 CF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국적 불명의 기업의 광고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우리 생활과는 무척 동떨어진, 백인 중산층들(로 보이는)을 모델로 한 광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한국인'으로 살기보다는 서양의, 그것도 백인들의 삶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의 모 스마트폰 광고는, 아예 메시지 내용조차 영어로 나오는데 그것이 과연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광고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단지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은 CF에 등장하는 미남, 미녀들의 모습에만 촛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들이 손에 들고 있는 제품들을 보면서, 이 상품을 만든 회사는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회사구나,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기도 한다. 


이와 같은 '외국인들 모델 CF'는 앞서 언급했던 포스팅에도 나와있겠지만, 연예인들을 모델로 쓰는 것보다는 훨씬 더 저렴하게 먹힐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이런 CF들이 불쾌하다. 한국 기업이,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의 CF에, 늘씬한 백인 모델들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나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약간 보수적인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것은 상관없다. 다만, 굳이 한국의 선남, 선녀들을 놔두고 굳이 (주로) 백인들을 모델로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백인 우월주의나, 인종에 대한 편견들은 이미 우리 안에, 마치 방사능처럼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CF를 보면서 현재를 고달프게 살아가는 '한국인들'이다. 자국의 회사 조차도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자괴감 같은 것이 (적어도 나는) 들었다. 


이런 CF들을 보니, 간혹 기가막힌 아이디어로 CF를 만들던 팬택이 생각이 난다. 어쩌면, 그들도 백인 남녀를 모델로 조금은 허세스럽게 CF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위기에 빠지진 않았겠지? 이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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