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 당연히 기사에는 KT의 반응도 나와있다. 기사의 내용은 KT가 애써 덤덤하게 대응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나 떨고 있니?' 식으로 겁을 집어먹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과연 KT가 떨고 있을까?

떨고 있는 척 SHOW 를 하는 것은 아닐까?

우선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SKT의 간단한 역사부터 이야기해야 겠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잠시 망각하고 있는 진실이다.
SKT는 실제로 2G 시절을 평정했었다. USIM칩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 SKT는 모토로라의 덕을 많이 보았다. 사실, 지금의 SKT는 모토로라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기기는 역시 모토로라! 라는 인식이 뿌리박혀있던 시절, 스타텍은 부의 상징이었다. 011 번호의 대명사와도 같았다. 그 이후에 나온 레이저는 스타텍의 재림이었다. 그 면도날 처럼 예리했던 '레이저'는 면도날이 아닌 '양날의 검'이었다. 레이저는 모토로라와 SKT를 모두 흥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모두 망하게 만들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성공이후, 영화배우 미키 루크 처럼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물론 미키 루크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에 의해 재기에 성공했지만, SKT는 대런 아로노프스키처럼 모토로라를 재기시키지는 못했다. 게다가 KT가 출시한 아이폰은 SKT가 2G 시절 끌어모은 고객층을 뺏어가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SKT는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한다. 바로 삼성이다. 이쯤에서 SKT는 시장구도를 '안드로이드 + 심비안 + MS' 와 '아이폰'으로 양분시켰다. 삼성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모토로라는 그냥 한 물간 영화배우 신세로 전락시켜버린 것이다.

물론 KT는 아이폰으로 스마트 폰의 선구자가 되었다. 공유기가 별로 없던 시절, KT는 여기저기에 WiFi망을 깔았다. 3G 데이터 요금의 압박에 시달리던 스마트 폰 유저들에게 WiFi는 마른 하늘에 쏟아지는 소낙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SKT가 갤럭시S로 맹공을 펼칠때, KT는 말없이 넥서스 원을 도입했다. SKT는 오로지 '서드파티' 제품군만 있었지만 KT는 레퍼런스 폰을 챙겼던 것이다.

국내 1위 통신사라던 SKT가 만약에 정말로 국내 스마트 폰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려는 자신이 있었다면 아마도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와서, 그것도 '못 이기는 척' 아이폰을 도입한다고 하는 것은 갤럭시S만으로는 국내 시장을 평정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였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수십개의 안드로이드 폰을 쏟아부어도, 아이폰과 비등비등한 판매량을 고려해볼때 이제는 자신들도 아이폰을 도입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봉착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KT가 또 하나의 레퍼런스 폰, 즉 넥서스S를 공급하게 된 것도 한 몫한다. 모토로라를 버리고 선택한 삼성은 자사의 첫 구글 레퍼런스 하드웨어인 넥서스S를 KT에 공급하기로 함으로써 SKT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삼성을 탓할 수는 없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 삼성은 언제나 '트랜드를 쫓아' 가는 기업이므로, KT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SKT가 아이폰을 도입해도, KT가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 폰 시장에서 KT는 이미 '트랜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독점으로 공급한다 해도, 그 약발이 곧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KT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아이폰 이용자가 SKT와 정확히 50:50으로 나뉜다 해도 기존의 KT망을 이용하던 아이폰3GS유저와 아이폰4 유저가 한순간 SKT로 몰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아이폰3GS유저가 SKT에서 출시하는 아이폰5로 넘어간다 해도, 그 수는 많아봐야 기존 3GS사용자의 50%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KT는 나머지 50%의 손실은 어디서 채워넣을 것인가?

바로 삼성과 모토로라다.

삼성은 넥서스S를 비롯하여 갤럭시S의 후속 모델까지 KT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찬양일색인 모토로라의 새로운 스마트 폰 아트릭스도 KT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언론마저 대대적으로 삼성과 모토로라의 외도를 기사화 시켰다. 이것은 SKT측에서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기사를 읽은 고객들이 '왜 삼성과 모토로라가 SKT를 떠났을까?' 라는 의문을 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도 견고하던 그들의 관계가 이렇게 무너질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SKT의 아이폰 도입 기사가 뜨면서, SKT도 더 이상 안되겠나보다, 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언론의 기사들은 KT의 입장에서 공짜로 자사를 홍보해주는 효과를 주게 되었다. '레퍼런스 폰은 모두 KT'라는 인식도 KT에게 여유를 줄 수 있다. 그러니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해서 KT가 울상을 지을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삼성은 SKT에 갤럭시S를 독점 공급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아이폰 대항마' 였다. 아이폰이 갤럭시S의 대항마라는 인식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이 KT에 갤럭시S 2와 넥서스S를 출시한다면, 더 이상 하드웨어적으로 '대항마'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같은 통신업체에서 발표했으므로 아이폰과 동등한, 혹은 '레퍼런스 폰을 만드는 기업' 이미지가 더 강하게 올 것이다. 요약하자면 SKT의 갤럭시S는 아이폰의 대항마였지만 KT의 갤럭시S 2는 아이폰과 동등한, 혹은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폰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다. 시장의 구도는 자연스럽게 기존의 갤럭시와 아이폰의 구도가 아닌 '구글'과 '애플'로 나뉘는 것이다.

그렇다면 SKT가 아이폰을 통해서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SKT가 아이폰을 도입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폰은 여전히 인기있는 스마트 폰이지만 국내에서 그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폰의 약발은 아이폰4의 예약판매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제 아이폰 효과는 그 정점에서 평행선을 긋던가 아니면 하락할지도 모른다. KT는 아이폰으로 울궈먹을때까지 다 울궈먹었다. 녹차로 따지자면 두세번 우려낸 것이다. SKT가 애플로부터 건네받은 티백은 이미 향이 약간 빠져있는 티백이다.
SKT도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전세가 역전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 모양이다. 블랙베리 토치를 밀어주고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객들은 SKT의 아이폰이냐 KT의 아이폰이냐를 두고 고민을 하겠지만 모든 아이폰 구매고객들이 '아무런 고민없이 전부 SKT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SKT의 이익은 그저 소박할 뿐이다.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고 해서 KT가 불리할 것은 없다. 지금이야 아이폰 위주로 스마트 폰 시장이 발전했지만 애플 못지않은 장사꾼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폰7이 기다리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처럼 무럭무럭자라고 있다. 세계1위 업체인 노키아는 마이크로 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지금이야 구글 VS 애플이지만 후에는 MS + 구글 VS 애플이 될 것이다. SKT는 아이폰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구글의 차세대 레퍼런스폰 넥서스S와 모토로라의 프리미엄폰 아트릭스에 전력을 했어야 할지도 몰랐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폰7을 독점 공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하나의 파이를 둘이 나눠먹느니, 그것도 상대방이 이미 절반쯤 먹은 파이라면, SKT에게는 차라리 새로운 파이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오늘따라 KT의 SHOW라는 문구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마음속으로는 'olleh!'를 외치고, 겉으로는 SHOW를 하는 KT. 그들이 울상을 지으며 흘리는 눈물이 아마도 '악어의 눈물'은 아닐까?


  1. Favicon of http://duffy.tistory.com BlogIcon Duffy 2011.02.25 11:43 신고

    스타택 이야기 재미있었네요 ㅎㅎ 근데 미키 루크 얘기는 도무지 모르겠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2.25 14:26 신고

      미키루크 이야기는 미키 루크가 몰락의 길을 걷다가 대런 감독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레슬러'라는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했고 그 영화를 계기로 미키 루크가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 kt가 웃지는 못할겁니다 2011.02.25 13:37 신고

    모토로라는 어차피 skt에서 나가도 별일 없습니다
    그동안 소비자에게 해놓은 개차반이라..
    (저도 모토로라는 안씁니다..공짜로 줘도..)

    문제는 삼성인데 skt는 국내단말기 최대소비자입니다
    (한국은 imei화이트리스트규제로 통신사만 휴대폰을유통할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삼성이 skt를 우대하면 통신사 줄세우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kt를 우대하지는 못하는게 skt가 가진 유통망과 자금력이 크거든요
    삼성의 자가당착인데 그동안 skt에만 우량단말기를 밀어줌으로서
    skt의 이름값을 너무 크게 키워놓아서
    삼성은 포기해도 skt는 포기않는 고객이 태반입니다
    같은 단말기라면 skt에서, 통신사를 고른다면 skt라는거죠..
    그 통신사를 포기하게 만든 아이폰이 그래서 대단한거죠.
    삼성이 kt에서 하듯이 skt에 물먹이면 skt는 lg와 손 잡으면 그만입니다..

    kt가 불리할건 없지만 그렇다고 이득일 것도 없다는거죠..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2.25 14:26 신고

      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 그러나 SKT도 그동안 많은 욕을 먹었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차츰 바뀌고 있음을 감안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지나가다 2011.02.25 15:27 신고

    사실 아트릭스와 넥서스s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잘됬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sk 쓸 생각이 없거든요.

    sk가 확 망해서 현대로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재계에서 위에서부터 이미지 좋은 기업으로 내려오면 어느새 현대 이하까지... 그나마 제일 이미지 좋은 현대한테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삼성 한국에 있는 다른 제국 (법이 달라? 아니면 법을 무시?)
    LG 넌 왜 항상 삼등이니(꼴등아니니 다행이다만 NC보다는 잘하겠지?)
    SK 축구이용해 먹는 나쁜 야구기업
    현대차 국민이 봉이냐
    롯데 일본...기업
    현대 왜 금강산에 들어가서 털리는지...
    CJ ... 영x투자 열심히
    두산 왜 국방을 고따구로 만드는 것이냐 손대는 무기마다 문제가 생겨
    효성 사돈 잘두셔서 족헸습니다.

  4. 5345 2011.02.25 16:29 신고

    저하고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네요..

    못해도 본전치기인 KT입니다..

  5. 00 2011.02.25 19:22 신고

    삼성을 우습게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스마트폰이 아닌..일반 폰 중에는 삼성이 대부분입니다.

    삼성과 KT가 스마트폰으로 불화(?) 있을때 KT 피쳐폰은 못 봐줄 수준이였지요


    그리고 서울이 아닌 지방 50만명 정도의 도시만 가도
    와이파이 망은 KT 꺼 밖에 없답니다...

    모토글램 쓰는 제가 약정기간 채우고 KT 간다고 다짐한 이유랍니다.

  6. 돌돌이똥개 2011.03.23 21:54 신고

    와 정말대박이네요 하나하나 다읽어봣어요 케이티 정말대박이군요 아이폰유저가 에스케이로간다고 해도 삼성과모토로라가있다... 거기서 완전 소름돋앗다능

드디어 '스마트'한 시대가 열렸다. 심지어는 보험상품에도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는다. 이렇게 스마트한 시대가 열리게 된 일등공신은 당연히 스마트 폰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폰에 열광하고, 기존 피처폰은 공짜폰으로 전락해버렸다. 스마트 폰은, 그 긴 약정과 비싼값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거리나 버스, 지하철을 보면 대부분 스마트 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2월 초였다. 국내 첫 안드로이드 폰인 모토로라 XT720(모토로이)가 바로 내 첫 스마트 폰으로 선택한 것이다.
피처폰에 비할바 못되는 압도적인 무게와 크기, 태평양을 보는 듯한 넓은 화면. 요즘 말로 XT720은 '신세계'였다. 

그러나 '국내 첫' 안드로이드 폰은, 시간이 지날 수록 여러 문제들을 내뱉었다. 잦은 버그는 기본이었고, 기본적인 전화통화조차 힘든 적도 있었다. 모토로이를 들고 AS센터만 수십차례. 이제는 센터직원이 내 이름을 아예 외워버렸다. 그러면서 나는 몇 가지 깨달은 것들이 있었다. 지금부터 그 몇 가지들을 나열할 예정이다. 90만원이라는 수업료를 들여 배운 것들이니 아무래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내가 스마트 폰을 사려는 때에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을 골라라

내가 모토로이를 사려고 했을 때, 다른 스마트 폰은 바로 아이폰 3GS였다. 내가 지금 후회하는 것은, 그 때 아이폰 3GS를 샀어야 했다는 것이다. 나는 애플빠는 아니지만 당시에는 아이폰 3GS가 한창 유행이었다. 어딜가도 아이폰의 악세사리들을 살 수 있었다. 모토로이는 반면에 스펙이 좋았다. 해상도도 훨씬 좋았다. 앱(어플리케이션)도 현재는 적지만 앞으로는 많이 나올거라 했다. 반면에 아이폰은 일단 배터리를 바꿀 수 없었고, 너무 많이 가지고 다녀 '흔해'보인다는 점이 있었다. AS도 한 몫했다. 모토로이는(안드로이드는) 당시에 장및빛 미래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시든 장미에 불과하다. 
최고의 성능을 가진 신제품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지금 모토로이 액정 보호필름을 사려고 핸드폰 가게를 가면 오히려 나를 이상한 인간 취급한다. 그러나 아이폰은 다르다. 길거리 리어카에서도 아이폰 액세서리는 팔고 있다. 

그 시대에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을 샀을 때는, 일단 안정적이고 소비자층이 두꺼워 팁들이 많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가 공론화되게 되면 단체행동을 하기도 좋다. 의견 교환도 활발하고 지원되는 어플리케이션들도 많다. 그러니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 새로운 스마트 폰 구입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지금 현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을 구입하기를 바란다. 액세서리 구입이 편리하고, 사용자가 많은 제품을 선택하면, 신제품을 쓴다는 신선함은 없겠지만 '오래도록'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그래도 '남들이 쓰는 건 싫다'고 한다면, OS와 핸드폰을 동시에 제조하는 제품을 구입하라

말하자면 블랙베리나 노키아의 심비안 OS를 이용한 스마트 폰 같은 것을 구입하라는 이야기다. 
안드로이드는 여러회사에서 제조를 해서 선택의 다양성이 있지만 그 덕에 업데이트가 불편하고 스펙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한다. 모토로이는 내장 램(RAM)이 고작 256메가였는데 최근에 나오는 제품들은 512메가가 넘는 제품들이 다양하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초기 구입자들만 손해를 보는 셈이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이나 RIM의 블랙베리의 경우, 그 회사에서 출시하는 제품이란 결국 그 제품 하나 뿐이기 때문에 업데이트도 용이하고 한 번 구입하면 신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펙으로 인해 소외된 기분은 들지 않을 것이다. 

3. 아이폰도 싫고 블랙베리도 싫다. 노키아는 더 싫다

그렇다면 레퍼런스 폰을 구입하자. 구글의 경우 '넥서스 원' 혹은 '넥서스 S'가 레퍼런스일테고 앞으로 나올 윈도우7 폰은 LG에서 레퍼런스 폰을 제작했다고 한다. 레퍼런스 폰이란 어떤 OS를 만들었을 때 그 OS를 처음 심고 나중에 타사에서 그 OS의 핸드폰을 만들 때 기준이 되는 제품을 이야기한다. 
레퍼런스 폰은 업데이트도 언제나 가장 빠르고 하드웨어 스펙도 좋다. 그러니 가급적 레퍼런스 폰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4. 스마트 폰이 정말 필요한가를 생각하자

나는 대부분의 일정들을 몰스킨 다이어리에 만년필로 기록한다. 종이의 신뢰감은 전자제품에 비할바 못된다. 책도 종이로 읽는다. 핸드폰으로 책을? 나는 그건 도저히 못하겠더라. 동영상도 큰 화면이 아니면 딱히 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렇다면 내가 스마트 폰으로 뭘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일단 인터넷이나 이메일 확인정도. 위치를 찾고 MP3를 듣는 정도가 내가 모토로이로 하는 전부이다. 그러면 정말로 내게 스마트 폰이 필요한가 자문하게 된다. '스마트 폰을 스마트하지 못하게 써서 그런다. 사용자도 스마트 해져야 한다.'는 말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스마트 폰이란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왜 사용자까지 스마트 폰에 맞춰 스마트 해지려고 노력해야하는 걸까? 왜 스마트 폰을 더 스마트 하게 쓰려고 전화기 따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건가? 그건 노동이다. 굳이 할 필요도 없는 노동. 예를 들어 스마트 폰으로 책을 읽으려면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쓸만한 리더를 선택하는 것 부터가 고녁이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텍스트 파일이나 전자책 소스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 폰에 그 파일들을 넣어야 하고, 그 일련의 과정들을 거친 후에야 조그만 화면으로 간신히 책을 보게 된다. 그게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묘미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내 기준에 스마트 폰은 사용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된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편리해야 한다. 한 두 번의 조작으로 사용자가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부'를 해야하는데, 그 시간을 투자하는 것 또한 만만찮다. 
내가 생각하기에 남들이 스마트 폰을 쓰니 나도 써야한다는 생각으로 스마트 폰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한 번쯤 내 용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 스마트 폰이 전혀 필요없는 건 아니나 그렇다고 많이 애용하지는 않는다. 내게는 블랙베리 정도가 꼭 알맞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 번 스마트 폰을 쓰게 되면 일반 피처폰을 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5. 마치며

나는 핸드폰을 사면 오래쓴다. 보통 2~3년은 그냥 쓴다. 그렇기에 지금은 쓸만해진 모토로이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다. 문제는 모토로라다. 거의 쓸 수 없을 정도의 전화기를 90만원 넘게 팔아놓고 이제는 공짜폰으로 풀어버리던가 단종시켜버렸다. 그렇게 공짜폰으로 풀어버릴거면 삼성처럼 돈 몇 만원 더주고 상위 제품으로 교환이라도 할 수 있게 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이라는, IT 업계에 특수한 열정이 있는 국민들이 모여있는 국가에서 모토로라는 이제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레이저로 쌓아놓은 탑을 한 번에 무너뜨린 것이 바로 모토로이다. 
얼마전 용산을 갔는데 모토로라의 신제품 디파이를 광고하더라. 나보고 물에 빠뜨려보라고도 해보고 모래로 액정을 긁어보이기도 한다. 디자인도 이쁘다. 근데 꼭 나를 약올리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좀 뻔뻔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모토로이로 낭비했던 내 시간을 생각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지도 않은 채 내 앞에서 신제품 광고를 해대는 모토로라에 열도 받더라. 그래서 결심했다. 
2년간 90만원이라는 수업료를 지불하고 내가 깨달은 것은, 앞으로 더이상 모토로라 제품을 구입할 일도 없으며, 다음에 스마트 폰을 사게 된다면 비록 좀 된 제품일지라도, 유저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리라는 것이다. 최고의 스펙, 신제품 이런 것들은 다 필요없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 '가장 좋은' 제품일 것이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신제품을 제일 먼저 산다는 것은? 아마 내 인생에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1. Favicon of http://revias.tistory.com BlogIcon 레비아스 2010.12.10 16:41 신고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주위에 다들 스마트 폰으로 바꿔가지만 4번 째 글처럼 생각안하고 그냥 무작정 산다는 것에 아쉬움 있네요.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0.12.10 21:11 신고

      그렇지요 ^^ 용도에 맞게 생각해보고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2. lodlin 2010.12.11 13:16 신고

    아주 공감가는 글입니다. 다음 구입때는 꼭 참고하겠습니다. ^^

  3. 김대성 2010.12.24 12:13 신고

    동감입니다. 노키아도 좋은 폰이지만 한국에서 사용하기엔 별로죠. 사용자 층도 얇고. 제 안드로이드폰도 2달 지나니 거의 피처폰 수준으로 돌아갔네요. 데이터 사용량도 월 200MB넘기기도 힘드네요. 첫 2달만 500MB. 이제는 100MB을 약간 넘기는 수준. 일정관리, 지도보기, 웹서핑, 사전 외에는 거의 사용 안합니다. 앱도 50여개 깔았다가 지금은 30개 정도 지웠죠. 남아있는 앱들도 자주 사용하는 것은 몇개 안되고. 스마트폰의 생명이 앱이다 하는 분은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을 사고 아니면 노키아의 심비안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노키아는 앱은 달리지만 기본 어플은 괜찮거든요. MP3나 스피커, 카메라도 좋고. 특히 USB 데이터 이동은 최상이죠. 안드로이드, 아이폰보다 더 좋습니다. 드라이버 안깔아도 아무 PC나 케이블로 연결만 하면 USB메모리가 되니 참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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