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5s


나는 지금도 아이폰 5S의

 

홈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이폰 5S의 홈버튼이 약간씩 움직이는 것이 걸리적거렸다. 내 아이폰의 홈버튼이 누르는 동작을 제외한 다른 형태의 동작, 그러니까 약간의 유격으로 인해 조금씩 움직이는 현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일이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내 아이폰은 혹시 '불량'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마치 모차렐라 치즈처럼 끈덕지게 내 의식 속에서 머물러 있다.

 

놀랍게도 아이폰 AS센터 직원의 아이폰도 홈버튼이 흔들거렸다. 더 놀라운 것은 직원조차도 "고객님 때문에 흔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내 아이폰 홈버튼은 흔들거려. 해봐." 라고 이야기하면, 열에 아홉은, "그게 뭐?" 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니까 내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신경을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자제품을 구매하면 작동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그냥 쓴다. 외관에 눈에 띌 만한 흠집이 있다던가, 혹은 액정에 스크레치라던가,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문제가 아닌 이상, 특별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기기에 과한 관심을 주고 있음을 깨달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스크래치가 생길까봐 이중 삼중으로 보호한다. 우선 액정에 필름을 붙이고, 뒷면에도 필름을 붙이며, 케이스까지 씌운다.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앞뒷면으로 필름을 붙이고 케이스까지 씌우는데 투자하는 금액이 미칠정도로 비싸다는 것이다. 사실 보호 용도 이외의, 그러니까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케이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지라 하더라도, 단순히 플라스틱 조가리 하나가 몇만 원을 호가하는 현 상황은 때로 납득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다른 문제도 있다. 언젠가 '오줌액정'이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널리 쓰이게 되던 때가 있었다. 기억하기로는 닌텐도 DS 게임기가 등장했던 무렵이었던 것 같다. '오줌액정'이란 액정의 화면이 다소 '누렇게'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오줌액정'이라는 용어는 후에 아이폰에도 쓰이게 되는데, 누구의 액정은 푸르스름하고, 누구의 액정은 누렇게 보이는 편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오줌액정을 지닌 아이폰이 불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여러분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니터의 색 온도의 표준이 6500K라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들의 모니터 색 온도 설정이 9300K로 설정되어 있다면 지금 바로 6500K로 바꿔보라. 모든 모니터는 이 색온도를 변경시킬 수 있는 설정이 있는데, 색온도를 6500K로 바꾸면 모니터가 '오줌액정'으로 변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스마트 기기들에 대해 보이는 과한 애정을 일종의 '결벽증'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는 대부분 '디지털 결벽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약간의 흠집이나 결함은 인정하지 못한다. 왜 사람들은 이러한 디지털 결벽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스마트 기기들을 단 한 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스마트폰으로 시작되어 스마트폰으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 아침식사시간에 신문을 들춰보거나 잠들기 전 책을 읽는 것들은 이제 고루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초단위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질 일이 없으니 어쩌면 스마트폰이나 기타 모바일 디바이스들에 대한 강한 애착도 사실 나름 이해는 간다. 


 

대량생산시대

 

이기 때문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제품의 불량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이다. 불량률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양품'에 '희소성' 같은 값어치들이 매겨진다. 누군가 커뮤니티에 자신의 전자제품에 대한 문제들, 이를테면 오줌액정이라던가 외관의 스크레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 "제 것은 '양품' 인데요." 라는 덧글을 달았을 때 느껴지는 일종의 승자와도 같은 심리들이 작용하는 것이다. 완벽한 인간이 없듯, 완벽한 공산품도 없다. 외관상의 결점들은 어느 제품이나 조금씩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구입한 제품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의 여부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경험한 대부분의 광시야각 패널을 가진 액정들은 불균형한 하얀색을 보였다. 나는 지금가지 액정의 모든 부분이 전부 '고른 하얀색'을 가진 '양품'을 갖지 못했다. 집에서 쓰는 LG 광시야각 모니터도, 아이패드 에어도, 심지어 레티나 맥북 프로까지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량생산품의 가격들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아이폰 뿐만이 아니라 타사 스마트 기기들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백만 원 언저리에서 자리잡고 있다. 손바닥만한 기계의 가격이 백만 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사실 망각하고 있다. 약정, 할부 같은 제도들이 우리로 하여금 백만 원이라는 금액에 대한 인식을 무뎌지게 만드는 것이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이 값비싼 기계에 자신의 영혼을 심어 놓은 듯, 애지중지 아끼기도 한다. 그도그럴것이 생활의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마트폰이라던가 모바일 기기들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것도 있지만, 그에 반비례해서 우리들은 차츰 사회와 격리되어가기도 한다. 그것도 스스로 격리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가장 큰 착각은 SNS 같은 것으로 더욱 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신들의 SNS 친구 목록이 길면 길수록 더욱 더 활발한 소통을 한다고 믿는 것인데 이 목록에 있는 사람들이 사실은 거짓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알고리즘화 된 문자로, 손바닥만한 화면에서 대화를 주고 받는다 해서 그것을 소통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슬픈 감정이 든다. 결국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디바이스가 필요한 것이다. 어떤 시대에는 이런 물건들이 없어도 정상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몇 십 년, 몇 백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의 이야기이다.


디지털 결벽증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 같다. 전자제품의 미덕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외관부터해서 모든 면이 완벽한 물건은 없다. 약간의 흠 정도는 여유있게 넘어갈 수 있는 관용이 필요한 시대다. 물론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기업의 책임 또한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러분들은 그럼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조차 갖지 못한다. 늘상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 이 스마트 디바이스들 속에 자신을 투영시키고, 그래서 약간의 흠 조차도 커다란 결점으로 보여지는 것은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자신에게 흠이 있을 수록, 자신이 늘상 소지하고 다니는 것들은 흠이 없는 완벽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제품은 유한하다. 교체되는 속도는 빠르고 신기술은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개발되어 있다. 우리는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속도의 시대. 그 안에서 우리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다. 자신들의 시간을 뺏어가는 손바닥 크기의 전자제품을 아끼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의 흠집을 찾아내는 시간에, 그리고 그 흠집으로 인해 교환받거나 환불해서 재구입을 하는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들을 해보면 어떨까. 어차피 이 세상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외관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생긴 1cm도 채 되지 않는 생채기들 보다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상처들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1. Favicon of http://freaking.tistory.com BlogIcon 지식전당포 2014.02.22 14:54 신고

    잘 보고 갑니당~ 좋은 하루 되세요 ^^

  2. BlogIcon 임은석 2014.04.16 06:23 신고

    좋은글들이 많은것을 깨닫게 해주네요!
    잠시 내려놓고 소중한 시간에 가치있는일에 매진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ㄴ다. 글 잘 읽고 갑니다^^*

구입한지 이제 한 달 정도 되어가는 아이폰4를 오늘 리퍼를 받았다. 처음 구입하고, 좋다고 가지고 다니던 아이폰4를 반납할 때 약간의 서운함은 있었다. 원래 나는 내 소유의 물건들에 정을 잘 주는 편인데 그래도 할 수 없다. 불편한걸 참고 쓸 수는 없고, 평생 가지고 다닐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그 아이폰4는 '다른 사람이 예약 취소'한 아이폰이었기에 한동안 내것같지 않아 좀 찜찜했던 구석도 있었다.

어쨌든

오줌액정이야 6500K라 생각하고 그냥 썼고, 액정 한 가운데 박혀있는 먼지 한알이야 신경 안쓰고 살면 된다지만 홈버튼을 1회 눌렀는데 멀티테스킹으로 들어가는 오류는 참을 수 없었다. 계속 그런다면야 할말 없겠지만 어쩌다가 한 번, 그것도 잊어버릴만 하면 그런 오류가 나오니 나름대로 짜증이 나 있었다.
오늘 좀 한가하여 대우일렉 서비스 센터를 찾아갔다.

먼저 새로 받은 아이폰의 외관과 배터리는 새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케이스는 소모품이라 폐기를 하고, 배터리도 새것으로 들어있다는 것이 기사님의 설명이었다. '모든 부품들이 다 중고는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몇몇 재활용 가능한 부품들만이 중고로 돌려지는 모양이었다.

리퍼를 받는 느낌은, 아까처럼 '처음 구입한 아이폰4'를 보낸다는 서운함과 동시에 '새 제품을 받은'것 같은 기분이 동시에 교차된다. 액정에 먼지도 없고, 홈버튼 오류도 없다. 액정이 오줌액정인지는 아직 비교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액정과는 비슷한 것 같았다.(푸르스름함이 보이지 않았다.)
볼륨 버튼이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였는데 전에 것도 그랬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어차피 볼륨은 잘 작동하고, 범퍼를 끼워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리퍼는 생각했던 것 보다 '받을만' 했다. 새 제품과 별반 차이는 없어보인다. 오히려 기존의 버그들이 잡혀 나온 것 같아 사용하기에는 훨씬 편리하다. 무엇보다도 무상 기간 내에는 언제든지 리퍼가 가능하다니 그저 마음편히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또 리퍼를 받으면 될일이다.

모토로이를 구입했을 때, 처음 몇 번 박스 밀봉제품으로 교환 받은 적이 있었다. 세 개 정도의 박스를 동시에 뜯었는데 모두다 액정안에 먼지가 한 두개씩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눈에 띌 정도의 크기로. 말이 새제품이지 이건 중고나 별반 다름이 없어보이는 제품이었다. 물론 기분의 탓이겠지만, 말 그대로 '기분 탓' 말고는 리퍼도 새 제품과 딱히 다를 것이 없었다. 어차피 어느 제품이든, 구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AS센터를 가야하고, 센터에 가면 제품을 분해하니 그런 면에서 보면 차라리 리퍼가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아이폰4 이용자 분들도, 혹시라도 홈버튼 오류가 있는 분이 계시다면 그냥 리퍼를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거 은근히 스트레스니까.

이제 막 동기화를 진행중인데 아쉬운 점이라면...액정보호 필름 하나가 날아갔다는 것이다. 내일은 SGP의 필름이나 하나 더 구입하러 가야할 것 같다.
  1. 나그네 2011.06.29 17:18 신고

    sgp119 닷컴에 가시면 무상교환 서비스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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