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6s Plus




  스타벅스는 훌륭한 품질의 최고급 원두로 커피를 제조하지는 않는다. 더 고급스럽고, 양질의 원두로 커피를 제조하는 브랜드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커피 브랜드 중 하나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스타벅스는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는 스타벅스와 비슷한 브랜드들이 있다. 

  애플도 그런 회사들 중 하나이다. 애플의 제품들은 동종의 업체들이 만든 제품들과 비교해서 월등하게 뛰어난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제품들은 끊임없이 팔려나간다. 누군가는 그것을 혁신이라 치켜세우고, 또 누군가는 감성팔이라고 평가절하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늘 IT업계의 중심에 존재한다. 애플은 끊임없이 논란과, 이슈들을 몰고 다니며, 업계의 아이콘이 되어갔다. 그 배경에는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의 영향력이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그의 사후에도 애플은 여전히 건재하다. 

  

  나는 한 때 애플 제품의 전도사 역할을 자청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애플의 아이폰과 맥은 최고의 궁합이었고, 더할나위없이 편리한 플랫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약점으로 지적했던 폐쇄적인 부분들이나,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는 불편함도 사랑했다. 그러나 한동안 맥미니와 맥북을 쓰면서 나는 애플 제품들에 대한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맥의 경우가 그렇다. 내게 있어 맥이란 무척 편리하고 생산적인 플랫폼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IT관련 커뮤니티에서 맥과 관련된 질문들, 주로 "내가 맥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시점에 '맥'이라는 컴퓨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음을 느꼈으며, 한편으로는 맥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맥을 구입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1. 용도


  나는 한때 맥과 윈도우즈 시스템을 '용도'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맥도 어차피 컴퓨터인데 딱히 용도를 나눌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나는 하나의 PC를 구입할 때 '용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불편한 맥을 왜 구입하느냐"는 비아냥을 던지는 것 조차도 이제는 이해가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험한 산에 사는 사람이 세단을 구입했을 때, "이렇게 험한 곳에서 4WD가 아닌 세단을 구입한 이유가 뭡니까" 라고 충분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이다. 

  맥의 용도에 대해 가장 많은 궁금증을 가진 부류는 아마도 '대학생'들일 것이다. 예쁘고, 값비싼 이 맥이라는 PC가 과연 내게 적합할 것인가. 단순히 디자인이나, 카페에서 허세용으로 쓰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우선 애플에서 제공하는 OS X은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다. 물론 OS X용 게임들도 있다. 그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도 한글채팅에 대한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MS오피스나 한컴 오피스도 있다. 그러니 사실상, 윈도우즈 기반의 컴퓨터들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윈도우가 필요하면 버추어 박스나 패러럴즈, VM웨어와도 같은 가상화 프로그램에 윈도우를 설치해서 쓰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로 한국이라는 특수성이 발목을 잡는다. 액티브 엑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틀이나 폰트, 그리고 규격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맥용 MS오피스나 한컴 오피스로 작업한 결과물이 윈도우즈 기반의 프로그램들로 작업한 결과물과 100%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다. 

  '사용할 수는 있으나 어딘가 어설프거나 부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한국에서 맥을 구입했을 때 겪는 가장 큰 곤란일 것이다. 

  가상화 시스템을 통해 윈도우즈를 설치해서 쓰는 것또한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상화 프로그램을 구입해야하고(버추어 박스 같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그와 함께 윈도우즈도 구입해야 한다. 그렇게 가상화 시스템으로 윈도우즈를 설치하면 결국 오피스와 같은 프로그램들도 윈도우용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즉 '한국에 적합한 작업환경'을 맥으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이중으로 준비를 해야하고, 그것은 제법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델이나 레노보의 랩탑들 중 하이엔드 제품군들은 오히려 맥북보다 더 훌륭한 스펙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 PC들은 윈도우즈 라이센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게임들과의 호환성도 높다. 그러니 대학생들이 맥북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했던 불편함들을 전부 감수하는 수 밖에 없다. 맥으로 윈도우즈 못지 않은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 특별한 재미나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맥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자신의 용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본인이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을 생각해보고, 그것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편견


  앞서 잠시 언급했듯, 맥 유저들은 주변의 다양한 편견들과 싸워야 한다. 딱히 편하지도 않은, 그러나 가격은 더럽게도 비싼 그 맥북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특히 회사나 팀 플레이 같은 협업과정에서 나 혼자만 편하다고 맥의 시스템을 고수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수도 생긴다. 그러니 맥 유저들은 이런 편견에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1번에서 언급했던 '용도'를 충분히 고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맥을 구입해야겠다는 결심이 선다면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그러나 질책에 가까운 오지랍들을 받아 들일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다. 누군가가 "도대체 맥이 뭐가 그리 편하고 좋단 말이오? 한 번 나를 납득시켜보시오" 라고 질문을 한다면, 굳이 내가 가진 맥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맥이 왜 편하고 좋은지에 대해 남에게 설명한들, 그 사람이 구입할 것이 아닌 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 간혹 존재하는 이런 편견어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나중에 구입하시게 되면 그때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넘겨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3. 어떤 맥을 구입할 것인가


  1번이 맥과 윈도우즈 시스템과의 용도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번에는 맥과 맥 사이의 용도에 대한 고민이라 보면 된다. 

  맥 또한 여러 종류가 있다. 크게는 랩탑과 데스크탑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 랩탑은 극단의 휴대성을 중시한 '맥북' 과 '맥북 에어', 그리고 휴대성과 성능에 대한 일종의 타협적 성격이 강한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제품군들과 휴대성을 포기하고 성능을 우선시하는 15인치 제품군들이 있다. 데스크탑은 일체형인 아이맥, 라이트하고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맥미니, 그리고 프로유저들을 위한 맥 프로와 같은 제품군으로 나뉜다. 

  만약 내가 활동이 많지 않고, 주로 집에서 작업한다고 하면 15인치 맥북과 데스크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가끔 밖에 나가서 작업할 일이 있지만, 그 빈도수가 적다면 데스크탑보다는 15인치 맥북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밖에서는 일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이맥과 맥 프로, 그리고 맥미니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로 사진이나 화면을 오래 보아야 하는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아이맥을, 고성능의 처리 작업을 요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맥 프로가 적합하다. 맥미니의 경우, 과거에는 램과 하드디스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하게 나왔으므로, 라이트하게 쓸 분들에게만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외부로 출장을 많이 다니는 이들에게는 맥북이 유용하다. 성능을 요구하는 일이 아닌, 주로 문서작업 위주의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사실 12인치 맥북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성능과 휴대성을 타협할 여지가 있다면 13인치 맥북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문제는 15인치 맥북인데, 이 제품은 휴대성과 성능 사이의 경계면에 위치해 있어서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정에 맞춰 고민하는 수 밖에는 없다. 

  맥은 한 번 구입하면 제법 오래 쓸 수 있으므로, 만일 금전적 여유가 있다는 램과 SSD용량은 충분히 확보를 하거나, 혹은 CTO로 구입하는 것을 권한다. 


4.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후회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값비싼 제품을 구입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깐이다. 친구들이 게임을 하자고 해도, 아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맥북이나 데스크탑형 맥은 그런 여러분들의 니즈를 충족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사항들도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는 ActiveX를 이용하는 웹사이트들이 있겠다. 

  그러나 사실 맥도 다른 윈도우즈 기반의 PC들과 다를 바가 없다. 블로그 작성도 되고, 페이스북도 되고, 심지어는 인터넷을 결제도 된다. 물론 다른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도 존재하겠지만 일단은 맥으로도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맥을 구입할 때는 평소보다 더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이 좋다. 맥을 대체 할 수 있는 다른 랩탑들도 많이 존재한다. 굳이 맥이 아니어야 한다면, 맥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OS X이라는 운영체제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제품을 구입했다가는 십중팔구 후회를 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에게 맥이라는 PC가 새로 생긴다면, 여러분들은 후회를 하지 않아야 한다.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맥을 구입한 것이라면, 여러분들은 그 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하며, 한편으로는 맥의 활용 방법을 배우는 것에 대해 즐기는 마음가짐도 필요할 것이다. 

  

5.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 자신


  맥을 구입하면 그 맥을 이용하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 자신이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좋아서 구입했다면, 그것으로 여러분들은 충분히 돈값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모든 소비가 그렇지만) 충분한 숙고와 활용도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일단 그렇게 구입을 했다면 최대한 빨리 '나'에게 편리하고 필요한 셋팅을 하는 것이 좋다.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라면, 가능한 빨리 맥이라는 시스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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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사 값비싼 컴퓨터로 무엇을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이 포스팅 자체가 순전히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값비싼 IT기기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라고 묻는 것은, 아마도 내가 나 자신에게 묻는 것이리라. 이런 이야기들이 솔직히 이 포스팅을 읽고 있는 그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오늘 밤에 내 자신이 내게 질문했던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할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다.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인 것이다. 


나는 국문학을


전공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이과생'이었지만, 정작 내가 컴퓨터를 직접적으로 대학이라는 곳에서 배운 것은 2000년 한 학기가 전부였다. 그 전에는 일본어를 일 년 전공했고, 그 이후에는 법학을, 그리고 국문학을 전공했다. 나는 전형적인 '문과생'인 셈이다. 

그런 내가 컴퓨터에 취미를 갖게 된 것은, 중학교 무렵이었다. 애플 II+ 짭퉁을 어머니와 함께 세운상가에서 사왔다. 나는 본체, 어머니는 모니터를 힘겹게 끌고 왔다. 그나마도 모니터는 지하철 역에서 누가 발로 차서 조금 고장이 나 있던 상태였다. 그 시절 내가 흑백 애플 II+ 짭퉁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친구와 함께 5.25인치 디스켓 한 박스를 들고 세운상가에 가서 게임을 잔뜩 복사해 오는 것 뿐이었다. 고백하건데 정품이라던가 불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5.25인치 디스켓'에 잔뜩 게임을 복사하고, 메탈리카 백판 하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틀어놓고, 복사해 온 게임들을 하나하나 실행시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게임들은 전부 영어였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영어를 무척 싫어했다. 그 뿐인가. 다른 친구들은 재밌다고 즐기던 게임들이 나는 도대체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너무 복잡했고,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나는 게임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갈 무렵, 나는 286 PC를 마련했다. 그 겨울,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앞둔 겨울 방학에 나는 모뎀이라는 것이 내 PC에 장착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Medicomm 이라는 통신접속 프로그램을 구해왔다. 운이 좋게 전화선을 연결했고, 비로소 PC통신이라는 것을 접해보았다.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 어머니에게 죽도록 혼이 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세계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ID를 만들라는 말이 뭔지 몰라서, 통신 프로그램이었던 Medicomm을 입력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대부분의 PC통신에 Medicomm이라는 아이디를 썼다. 

그 무렵, 다양한 컴퓨터 잡지들이 있었는데, 나는 '마이컴'이라는 잡지를 가장 즐겨보았다. 그 잡지에 나오는 '미래의 컴퓨터들'을 보면서, 나는 결심했다. 내가 나중에 커서 성인이 되면, 정말로 좋은 컴퓨터를 살 것이라고. 하나도 아니고 석 대, 넉 대는 살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지금 


넉 대의 PC를 가지고 있다. 한 대는 서울에 있는 집에 갔을 때 쓰는 데스크탑 PC다. 내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는 3대의 PC를 이용하고 있다. 맥미니 한 대,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 한 대, 그리고 ThinkPad X201i 노트북 한 대.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도대체 국문과를 전공하는 사람이 무슨 컴퓨터를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소?"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여유만 된다면 더 많이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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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으로


미친 짓 같다. 아무리 어린시절 꿈이었다지만, 내게 과연 석 대의 PC가 필요한지 자문하게 된다. 맥미니는 일반적으로 사진작업, 블로그 작성, 기타 '큰 화면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과 더불어 Mac OS X Server를 설치해서 이런저런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보통 글을 쓸 때는 씽크패드와 맥북을 번갈아가면서 쓴다. 씽크패드와는 달리 맥북은 조용해서 소설작업을 할 때 많이 이용한다. 논문을 쓸 때는 특수문자를 많이 써야 해서 윈도우 기반인 씽크패드가 더 효율적이다. 그렇다 한들, 이 PC들이 내게 과분한 것은 사실이다. 어디 그뿐이랴. 손목이 아프다고 인체 공학 마우스를 두 개나 구입했다.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만든답시고 값비싼 ASUS 공유기를 구입했다. 자료를 관리 및 백업을 한다며 WD의 4테라 짜리 마이 클라우드를 구입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명필은 아니었는지 좋은 글을 쓰려면 키보드의 타이핑 감촉이 중요하다며 기계식 키보드를 들였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쓰면서 블로그에 사용기도 올렸다.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도 됐다. 

문제는 돈이었다. 돈이 없어서 이런 '하드웨어들'을 구비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게 되고 블로그에 올릴 아이템도 사라지게 된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사실 노트북 한 대면 충분했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석 대의 PC가 존재하고 있었다. 내 취미가 컴퓨터라고는 해도, 늘 새로운 하드웨어들을 구입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 취미는 컴퓨터가 아닌, '컴퓨터 장비 수집'이라고.


내 컴퓨터 사용 용도를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먼저 소설을 쓰고, 논문을 쓴다. 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하고, 사진 편집도 하며, 블로그도 한다. 나름 Mac-Fi를 저렴하게 구축해서 음악도 감상하고, 영화도 본다. 노트북이 있으니 아무래도 여행을 다닐 때 편리하다. 맥으로 외부에서 사진을 편집하던가, 카페에서 일을 할 때도 있다. 이만하면, 이만하면 나름 잘 활용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보다는 더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적어도 내 '취미가 컴퓨터 장비가 아닌 컴퓨터'라면, 이보다는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껏 어린 시절의 꿈이랍시고 구축해 놓은 시스템인데, 최소한 본전은 아니더라도 뭔가 성취감 같은 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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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기왕이면, '컴퓨터 장비'가 아닌 '컴퓨터 자체'를 취미로 갖고 싶었다. 내게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도대체 무엇이 나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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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한 것이 '소프트웨어'였다. 지금까지 장비는 잔뜩 사들여놓고, 정작 소프트웨어에는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컴퓨터의 재미는, 최신 기술의 하드웨어를 만져보는 것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것도 그 일부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컴퓨터라는 재미있는 도구의 절반 만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서 컴퓨터의 '나머지 절반의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리눅스를 배워보자고 생각했다. 두 권의 리눅스 관련 책을 구입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우분투와, 조금 전문적인 CentOS와 관련된 서적이었다. 맥에 가상머신을 돌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설치하고 우분투와 CentOS 두 배포판을 밤새 설치했다. 파티션의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리눅스에 무료 클라우드 시스템인 OwnCloud도 설치해보았다. 그렇게 리눅스를 설치하면, 통째로 지워버리고 다시 설치했다. 아무래도 익숙해지려면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이런 작업을 하루 날 잡아서 끊임없이 반복했다. 리눅스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명령어를 입력하는 재미. 윈도우나 맥 OS만큼이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에는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 싶었다. 내 손으로 뭔가를 창조하는 재미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Hello, World!'를 모니터에 출력해보고 싶었다. 그냥 취미로 배워보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나중에 내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야 했다. 그래서 서점에 달려가 JAVA 관련 서적 한 권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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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업에 태블릿이 좋다고 해서 (비교적) 저렴한 와컴 타블렛을 하나 구입(빌어먹을, 장비는 늘 이런 식으로 늘어나는 법이다)했다. 사진 작업 뿐만이 아니라 웹툰 같은 것도 배워보고 싶었다. 나는 소설을 쓰지만, 한편으로는 웹툰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겸사겸사 구입했고, 이전에 구독하던 Adobe CC를 연장구독했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뿐만이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까지 설치했다. 조만간 관련 책들도 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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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심지어 나는 아이패드 에어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이패드 에어는 내게 활용도가 제법 높았다. 논문을 읽는데 곧잘 유용했다. 작업하던 것들이 집에 있는 PC에 있는데, 급하게 그 결과물을 이메일로 보내야 할 때 아이패드와 Microsoft Remote Desktop 어플리케이션이나 VNC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맥이나 씽크패드에 원격접속해서 일처리를 마무리 한 적도 있었다. 아이패드는 그 활용도가 '소비적'인 면이 높지만, 사실 아이패드는 사용하기에 따라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언젠가 아이패드 활용과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한 번 제대로 포스팅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 오로지 게임만을 위해서 컴퓨터를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단순히 인터넷이라던가, 간단한 작업들을 위해 컴퓨터를 구입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용도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3백만원짜리 PC를 오로지 게임으로만 즐기기 위해 구입했다해도 그것은 개인의 가치 기준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에 나는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값비싼 장비를 가지고 고작 게임이나 워드, 인터넷 쇼핑이나 하십니까? 저 처럼 다양하게 활용해보세요."라고 강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이 포스팅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여러분들은 가지고 있는 컴퓨터로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조금 더 다가가면 컴퓨터는 더 많은 즐거움과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컴퓨터 라이프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내가 어느 날 문득, 게임도 지겨워지고, 웹서핑은 시시한데다가, 인터넷 쇼핑을 하기엔 통장의 잔고가 턱없이 줄어들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 그냥 컴퓨터의 전원을 꺼버리지 말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라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컴퓨터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아마 콜럼버스가 존재하던 시대에 지금과 같은 PC가 존재했다면,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대신 웹 서핑을하고 있던가, 아니면 코딩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컴퓨터란, 파고들수록 더 많은 것들이 튀어나온다. 단순히 워드작업이나, 영화감상, 게임을 즐기는 것 이외에도 컴퓨터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지금 결코 저렴하지 않은 여러분들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본격적으로 SNS를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할 수도 있으며, 혹은 마음에 두고 있는 이성에게 보내 줄 멋진 사진 한 장을 편집 할 수도 있다. 평소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라고 생각했던 것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웹서핑을 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 곳에 모아 나만의 시사 분석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여러분들은 이 쓸모없는 포스팅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이제 이 창을 닫고, 본연의 기능에 단지 몇 퍼센트만 이용되고 있는 여러분들의 PC에 대한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커피 한 잔을 끓여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컴퓨터는 커피를 싫어하니,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주의를 기울여서, 여러분들의 앞에 놓여 있는 컴퓨터에 대고 (마음 속으로) 물어보도록 하자. 


"너는 나를 얼마나 더 즐겁게 해 줄 수 있니?"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4.12.26 03:18 신고

    저도 아직 제가 갖고 있는 맥북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ㅠ ㅠ 논문이랑 블로그 용으로 사용하고 사진편집정도 ㅎㅎ 게임을 한다면 심시티 정도인데.. 그건 하지 않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좀더 더 많이 활용할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저도 새로운 os는 설치하고 보는 편인데... 리눅스도 이리저리 해보니 재미있더군요 ㅎㅎ 윈도우는 이제 쓰지 않으려 노력중입니다. 사무실에서만 쓰려구요 어떻게든지 ....

  2. 씽크패드 2015.04.21 16:15 신고

    000님 안녕하세요, 씽크패드 마케팅팀입니다! 씽크패드에 대란 리뷰를 찾아보다가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현재, 페이스북과 레노버클럽에서 씽크패드 유저들만을 위한 혜택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30만원 상당의 씽크패드 패키지도 선물부터, 트위스트 마웃, 페이퍼 토이까지 선물 드리고 있으니, 한번 방문하셔서 참여 부탁드릴께요!
    씽크패드 매니아 3호를 찾아라! url
    http://www.lenovoclub.co.kr/event/2015/thinkpadmania4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저희 씽크패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정새롬 2015.07.18 10:53 신고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국문과 출신이셔서 더 그런것 같네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

내가 애플의 '아이폰'을 처음 구입했던 것이 아마도 2010년 9월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우연치고는 참 웃겼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아이팟터치 1세대 모델을 가지고 있던 나는, 당시만해도 모토로라에서 나온 '모토로이'를 거의 7개월 정도 쓰고 있었다. 아이폰 3GS가 국내에 발매되었고, 그 아이폰의 열풍이 뭐랄까, 어느 정도의 반감 같은 것을 불러 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모토로이를 선택했고, 곧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던 중이었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동네 휴대폰 가게에 들러 아이폰이 혹시 있느냐고 물었고, 예약자들 모델 밖에 없다는 말에 그냥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안에서 마침 예약 취소 물량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다시 버스에서 내려 바로 구입했던 것이다. 




<필자의 첫사랑이나 다름없는 아이폰4. 사진 출처는 위키피디아>


어쨌든 아이폰4를 구입했던 그 순간부터, 필자의 '아이폰'에 대한 첫사랑이 시작된 모양이다. 애플이 좋았다기보다는 '아이폰'이 좋았다. 끊김없이 부드러운 스크롤.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었던 갖가지 어플리케이션. 무엇보다도 음악감상을 하는 맛이 있었다. 한동안은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어팟을 내내 귀에 꼽고 다녔다. 그 뒤로 필자는 소위 말하는 애빠가 되어 여기저기에 아이폰 자랑을 늘어놓고 다녔다. 


매년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2년의 약정을 전부 채우지 않고 신형 아이폰으로 갈아치웠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리퍼'를 받았고, 그러면 마치 새 아이폰을 구입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폰을 쓰고 나니 내게는 별 쓸모가 없어보였던 아이패드까지 욕심이 생겼다. 아이패드2를 구입하던 날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냥 아이폰의 화면을 키워 놓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아이패드가 실제로 내 손에 들어왔을 때, 진정 애플은 대단한 회사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애빠들이 나와 비슷한 식으로 테크트리를 탔으리라. 아이패드를 갖고 나니 맥에 관심이 생기고, 그래서 우선은 저렴한 맥미니부터 시작했다. 이제는 맥미니에 레티나 맥북 프로까지 가지고 있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나의 애플 사랑은, 점점 '애플이라는 회사' 자체의 사랑으로 변해갔다. 아이폰은 어느새 6+가 내 손에 쥐어져 있었고, 아이패드 에어까지 가지고 있게 되었다. 나름대로 용도도 정해두었다. 맥미니는 일반적인 웹서핑이라던가, 서버, 자료 검색용으로 이용하고, 글을 쓸 때는 맥북프로로, 논문이라던가 이북을 볼 때는 아이패드를 이용한다. 나름 성실하게 애플 제품을 이용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무렵, '나의 애플'이 조금 이상해진 것을 느꼈다. 


스티브 잡스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의 애플은, 어딘가 모르게 예전같지 않았다. (적어도 내게는) 하나의 트랜드처럼 인식되어왔던 애플은 왠지 다른 평범한 IT회사와 별반 다를 바 없게 느껴졌던 것이다. 새로운 제품들이 매년 꼬박꼬박 나오지만, 나올 때마다 어딘가 중요한 하자들이 보였다. 아이폰 5때는 코스메틱 이슈들이 있었고, 아이폰이 휘어지는 현상도 있었다. 아이폰의 매력 중에 하나였던 부드러운 스크롤은 언제부터인가 버벅거리기 시작했고, 애플의 자랑이었던 iOS는 늘 버그에 시달렸다. 


국내에 애플 스토어가 들어오지 않은 것도 이상했다. 그렇게나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열광한 애플인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정식 애플 스토어 하나가 없는 것이다. 그 뿐인가. 여전히 itunes로 음악을 구입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애플이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이폰 6/6+가 국내에 출시되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는 마치 연례행사처럼 아이폰 6+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번 아이폰은 해도해도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아이폰이 휘어진다는 제보들이 들어왔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SSD가 64기가 부터는 TLC와 MLC가 혼용이 되고, 128기가는 전량 TLC가 들어간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성능이나 수명이 MLC가 훨씬 뛰어남에도, 아이폰 64기가 부터는 MLC와 TLC가 혼용되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다. 같은 제품인데, 어떻게 다른 부품을 넣을 생각을 했을까? 차라리 전부 TLC를 넣던가. 성능이나 수명을 떠나서, '장삿속'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이폰이 휘는 문제도 그렇다. 처음 구입했을 때부터 휘어져 온 아이폰을 인증하는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하나 둘 늘어나고 있었다. 손으로 눌러서 폈다, 센터에 가져가봐야 고객과실이라는 말만 들을 뿐이다, 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한 개인이 문제가 있는 아이폰을 센터에 가져갔더니 동의도 없이 무조건 유상리퍼를 진행하고, 비용을 청구했다는 뉴스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전부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문득 내 자신이 애플과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 그냥 혼자만의 '짝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라는 회의감 같은 것이 밀려왔다. 그렇게 애플에 열광을 했는데, 애플은 여전히 우리나라를 홀대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다시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던 그 시절을 회상한다. 애플의 키노트를, 자막도 없이, 단지 스티브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이유로 밤을 꼬박 새어가며 보던 그 시절을 말이다. 그때는 키노트 장소에서 누가 몰래 촬영하는 화질도 좋지 않은 화면을 보던가, 아니면 트위터나, 관련 커뮤니티의 소식들을 '새로고침'해가면서 감상했다. 그리고 다음 날, 팟캐스트에 키노트가 올라오면 다시 한 번 좋은 화질로 감상했다. 지금도 그 시절의 키노트들을 가끔 돌려 볼 때가 있다. 여전히 심장이 뛰고, 잡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열광하게 된다. 

그때가 좋았지, 그러니까 요즈음의 애플은, 그냥 불친절한 거대 IT기업 중에 하나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애플의 제품들을 구입한다. 그리고 구입할 때마다 늘 흥분이 되지만, 예전처럼 그 흥분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이제는 불평불만들이 점점 더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든 작업환경을 맥의 OS X과 iOS에 맞춰 놓았는데, 점점 불평불만만이 늘어난다. 그렇다고 다른 회사 제품을 구입해서 쓰자니 그들도 애플과 별반 다를 바 없어보인다. 그러니 울며겨자먹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플랫폼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많은 않은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 애플 제품을 쓰는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지겠지, 싶은 기대감도 이제 차츰 사라져간다. 팀 쿡의 애플은, 이름만 같을 뿐, 지난 시절의 애플과는 전혀 다른 회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음에도 나는 물론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면 늘 그래왔듯이 또 바꿈질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무렵이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애플의 제품이 좋아서 바꾼다기보다는, 기존의 아이폰이 '구리기 때문에' 바꾸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유기를 TP-LINK의 C7 Archer로 교환했는데, 이 공유기가 VPN서버를 지원해주지 않아서 직접 맥미니 서버로 VPN서버를 만들어 보았다. 한참 설정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클리앙의 맥당에 어느 감사하신 분께서 아이메시지를 통해 설정법을 알려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일단 여러분들이 맥미니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여야 한다. 맥미니 서버는 앱스토어에서 19.99달러에 판매를 하고 있다. 맥미니 서버는 구입후 어플을 깔듯 깔면 끝이 나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은 하지 않겠다. 


일단 VPN 항목으로 이동하여 스크린샷처럼 설정을 해 준다.


공유기에서는 포트를 4500번과 500번을 열어주어야 한다. 프로토콜은 UDP로 해주면 된다. 


아이폰으로 접속할 때는 VPN 항목에서 다음과 같이 설정해주면 된다.



이와 같이 설정하면 VPN 서버 설정이 완료되고 접속할 수 있다. 

티피 링크의 C7 Archer 의 사용기는 지금 작성 중이니 그때 참고들 하시면 되겠다. 


  1. 2015.04.09 23:03

    비밀댓글입니다



애플의 제품들은 과연 된장질


의 전유물일까. 애플제품들은 그냥 백치미넘치는, 겉모습만 예쁘장한 장난감에 불과한가. 이런 질문들은 아마도 애플제품들을 구입하려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부분들일 것이다. 나는 아이폰을 시작으로 아이패드, 그리고 맥미니를 차례로 구입하면서 애플제품이 업무용으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히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애플제품을 사서 뭐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포스팅을 해보았다. 나도 여러분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맥'은 제한된 기능만을 제공해줄 뿐이라고. 애플제품들은 카페에서나 그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고. 그러나 실제로 사용해보면 기능적인 면에서도 매력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맥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추가금액이 들어간다. 예컨대 '패러럴즈'를 구입해야한다. 패러럴즈란 맥OS내에서 가상으로 윈도우를 돌려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맥에서 기본지원하는 '부트캠프'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렇다면 맥을 샀으면서 왜 굳이 윈도우를 돌려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100% 맥OS만을 이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한컴'의 '한글' 프로그램때문이다.

한컴 한글을 안쓰면 되지않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대학생들의 레포트는 대부분 한글워드로 작성이 되어야 하고, 나같은 소설가들도 한글워드 프로그램은 필수다. 그러니 한글 워드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맥 OS에 가상으로라도 윈도우를 설치해야 한다. 패러럴즈는 실제로 십만원이 넘지만, 클리앙 같은 곳에서 검색해보면 저렴하게 패러럴즈를 구매하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패러럴즈는


놀라운 프로그램이다. 윈도우와 똑같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나는 패러럴즈를 구입해서 윈도우 8을 설치했다. 그리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League of Legend 를 설치해보았다. 옵션을 낮춰야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프레임이 오락가락하지만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패러럴즈에는 '동시실행모드'라는 것이 존재해서 윈도우의 프로그램들을 맥 화면 상에서 '마치 맥 프로그램인 것 처럼' 돌릴 수 있게 해준다. 


내 시스템은


우선 아이폰 4S, 뉴 아이패드(3세대), 2012년형 맥미니, 그리고 레노보 씽크패드 노트북이다. 

내가 맥미니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첫째로 크기가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 원활하다는 점이다. 기숙사에서 연구소로, 혹은 기숙사에서 집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이용할 수 있다. 맥북을 고려해봤지만 '아이패드'와 '씽크패드' 노트북과 활용도가 겹쳤다. 그래서 아직도 맥북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고, 현재까지는 맥북이 없다해도 불편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내 경우에는 아이패드와 맥북의 활용도가 겹친다. 특히 아이패드는 맥OS에는 없는 한컴의 한글워드 어플이 있다. 노트북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글작업을 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특히 소설쓰기의 경우 여러 서식을 쓸 필요가 없기때문에 맥미니에 쓰고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만 있다면 편리하게 어디서든 한글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나의 맥-아이패드-아이폰 활용법을 소개해보겠다. 윈도우가 설치된 씽크패드 노트북도 활용이 가능하다. 


업무 


먼저 나도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연구소 일을 하고 있다. 일들이 많으니 일정들이 가득하다. 

나는 일정관리를 아이폰-아이패드-맥의 기본 캘린더와 미리알림, 그리고 에버노트를 이용한다. 여기서 주의할점. 캘린더를 구매하는데 돈을 낭비하지 말길 바란다. 기본 캘린더들도 기능은 훌륭하다. 특히 icloud.com에 접속하면 일반 PC에서도 캘린더와 미리알림을 이용할 수 있다. 할일관리도 그렇다. 여기서 두 번째 주의할점. todo 어플이나 GTD관련 어플에 돈을쓰지 말라. 에버노트 하나면 끝이다. 

나는 출근하면 일단 연구소 컴퓨터(윈도우 PC)에 에버노트와 icloud로 캘린더를 띄워놓는다. 에버노트에는 내가 그날 해야할 할일들이 적혀있다. icloud 캘린더에는 일정들이 있다. 이 '할일'과 '일정'은 아이폰, 아이패드, 씽크패드 노트북, 기숙사에 있는 맥미니와 완벽하게 동기화가 되어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확인이 가능하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는 패러럴즈를 이용하여 PC용 MS오피스를 이용한다. 다만 그냥 살펴보기만 하는 경우는 애플이 만든 넘버스나 키노트 어플을 이용하여 본다. 


소설작업


몸이 피곤할때는 씽크패드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보통때는 책상에 앉아 맥미니로 패러럴즈를 띄워 놓고 한글을 실행시켜 글을 쓴다. 아무래도 화면이 큰 것이 좋을 나이가 된 것이다. 밖에 나와서, 그러니까 기차나 카페 등에서 글을 쓸 때는 아이패드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용하기도 한다. 간단한 상황설정에서 그림이 필요할 때는 아이패드로 대충 그려서 자료로 보관해둔다. 

여기서 중요한 점. 드롭박스를 이용하면 상당히 편리하다. 드롭박스에 한글 파일을 만들어놓고 글을 쓰면 어느 플랫폼에서나 글을 이어서 쓸 수 있다.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한 것이다. 작성한 문서를 드롭박스에 저장해두고, 집에와서는 드롭박스 폴더를 열어 이전에 작성했던 문서를 이어서 작성하는 것이다. 역시 저장은 드롭박스에 해 둔다.


논문작업


Papers 라는 어플을 이용하여 논문들을 관리한다. Papers는 윈도우용 프로그램도 있다. 학생증을 찍어서 Papers 사이트에 보내면 학생할인으로 Papers를 구매할 수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어플도 있다. 그러면 윈도우-맥-아이폰-아이패드로 언제어디서든 논문을 볼 수 있다. 논문작성은 역시 '한글워드'로 작성한다. 


사진


1차적으로 맥의 iphoto에 보관하고 2차로 외장하드 하나를 구매하여 백업해둔다. Aperture라는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사진을 보정하고, 외부에서 간단히 보정할 때는 아이패드와 카메라킷을 이용하여 포토샵 터치 등의 어플로 보정을 한다. 사진관리는 iPhoto가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포토스트림 기능을 이용해서 아이폰-아이패드 그리고 일반 PC와도 연동이 된다. Aperture 프로그램은 가격이 70달러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라이트룸이나 포토샵보다는 훨씬 저렴하며, 기능도 훌륭하다. 나는 대부분의 사진보정을 Aperture를 이용해서 한다.


음악/영화


맥에서도 당연히 영화감상을 할 수 있다. 무비스트라는 유료어플을 이용하면 된다. 가격은 4.99달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음악관리는 당연히 아이튠즈로 한다. 아이폰/아이패드 동기화면에서 윈도우의 아이튠즈보다 훨씬 유연하게 작동한다. 

벅스가 맥을 지원하는 것은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벅스를 이용하여 맥미니에 노래를 다운 받고, 아이폰/아이패드는 벅스 어플로 스트리밍 감상을 한다.


금융


그냥 스마트 폰 뱅킹한다. 이게 가장 편하고 간단하다.


기타


게임은 패러럴즈 상에서 원활하게 돌아간다. 다른 게임들도 그런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게임을 잘 하지 않으니 설령 게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해도 상관없다. 그 밖에 우리가 평소에 쓰는 작업들은 전부 맥에서 가능하다. 이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패러럴즈'와 클라우드 시스템(드롭박스), 그리고 에버노트의 활용이다.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프로그램들로써 굳이 맥을 쓰지 않는 분들도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를 활용하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맥 PC를 선택할 때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일단 가장 저렴하게 맥의 시스템을 접해볼 수 있는 것은 맥미니다. 이동시에도 유용하다. 만일 여러분들이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다면 맥북 구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외부에서 PC를 많이 쓰는 분들이 아니라면 굳이 비싼 맥북을 구입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다양한 활용도 측면에서는 역시 여유가 된다면 맥북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더이상 맥은 대한민국에서 이용불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윈도우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불편한점도 있다. 그럼에도 맥과 윈도우의 경계선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iMassage를 이용하여 친구들과 편리하게 대화를 할 수 있고, 다양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일정과 할일을 공유할 수 있다. 아이패드나 아이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들이 함께 있다면 그 효용성은 극대화된다. 

이 포스팅이 맥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맥을 구입할까 망설이는 분들, 맥이나 아이폰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분들에게 작은 지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그런데요. 2012.12.24 23:46 신고

    올리신 글에서만 보자면,
    윈도우랑 별 차이가 없어보이는데요.
    Aperture 제외하면 결과적으로 윈도우 사용하는 것에 비해 큰 차이점이 안보이네요.
    '더 편리하다', '더 낫다'가 아닌 단지 '다르다' 즉 방식의 차이 정도?
    근데 맥의 그 방식이 일반인들에게 윈도우보다 더 높은 편리성을 주지 않는다면...

  2. 아이맥유저 2013.01.02 21:40 신고

    안녕하세요!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처음에 구매하기전에 필요가 과연 있을까 했지만, 액티브액스에 조금만 사용하면 지저분해지는 윈도우를 보자면 많이 암울했었죠. 현재 2011 아이맥 사용하고 있으며, 메인컴이 아이맥 된지 한참되었네요. 업무용으로만 거의 윈도우 쓰는데, 가끔 어색하다는 ㅎㅎㅎ 나름 적응만하면 아주 괜찮은 시스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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