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할 건 인정하고 싶다. 댁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것, 그 바닥에 대해서는 일가견도 있다는 것.

그게 어쨌는데? 도대체 그게 어쨌는데?

밑바닥에서 이토록 오랫동안 굴러먹은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댁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았다면 나보다 더 오래 산 만큼의 삶의 연륜을 보여줘야 되는거야. 지저분하게 당신들 과거에 잘나갔던 이야기 따위나 해대는 것이 아니라.

좋아.
당신들은 내가 밑바닥에서 이러고 있다고 해서 당신들 보다 못한 존재인 것 처럼 취급하던데.

내가 요즘 무슨 심정으로 살고 있는 줄 알아?
나는 내 인생에 밑바닥 경험을 딱 두 번 해봤어. 처음에는 군대에 있을 때였지. 좆나게 맞아도 탈영생각 한 번 안해보고 자살 생각 한 번 안하면서 독을 품고 개겼어. 그리고 살아남았지.
두번째? 두번째는 바로 지금이야.
나는 지금 독을 물고 있어.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감옥에서 그랬듯이. 나도 이 밑바닥 세상에서 나를 수련하며 탈출을 대비하고 있는거야. 이 밑바닥에 떨어지기 전보다 더 잘 나갈 시절을 대비하며 말야.

그리고 댁들 앞에 다시 나타날거야.

내가 멋지게 이 바닥을 탈출했을 때 그때도 댁들은 나를 지금처럼 대할 수 있을까?
당신들이 나를 당신들과 같이 취급하고 그 앞에서 내가 미소지어도 당신들은 그 미소의 진짜 의미를 모를거야.
나는 당신들 보다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은 걸 가졌던 적이 있었으며 더 오만했던 시기가 있었어. 그때 댁들은 나를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었지. 내 이름 조차도 함부로 부르지 못했을걸.
그거 알아?
댁들에게는 이제 미래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아직 미래가 있어. 나는 태어나면서 부터 가졌던 재능이란 것이 있지. 우리 부모님은 나의 재능을 32년 동안 연마시켰지. 당신들에게 애초에 재능이란게 있기는 한거야?

내가 지금은 자존심을 잠시 접어 학으로 만들고 댁들 앞에서 날개도 펴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 내가 날개를 폈을 때 당신들은 내 앞에서 벌레만도 못한 존재들이 되어 있을거야.

그때를 대비해서.
내가 다시 일어설 때를 대비해서

나는 지금 내가 가졌던 오만함과 자존심과 자만의 날개를 잠시 접고 있는 것 뿐이야.
하지만,
당신들이 모르는 곳에서 나는 지금도 나를 다스리고 있어. 나를 더 오만하고 더 강한 자존심과 더 이기적이며 날카롭고 냉정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또 다른 훈련을 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곧 그렇게 될 거야.

내가 지어보이는 그 미소를 그대로 믿지마.
우리가 같은 바닥에서 뒹굴고 있다고 해서 내가 그대들과 같은 류의 인간이라고 착각좀 하지마.
계속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언젠가는 내 발 끝에서 당신들은 더 처참해질 뿐이야.
당신들에게 동정이란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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