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광고를 넣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실, 블로그에 광고를 넣어봐야 더 지저분해 보일 뿐, 돈이 들어와봐야 십원 이십원이겠지 싶기도 하고, 나름대로 '작가'의 자존심 같은 것도 있어서 한동안은 광고없이 운영을 했다. 말이 운영이지 운영했다고 해봐야 몇 주에 한 번씩 글을 쓴 정도였으니 내가 무관심한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넣었다. 
인형에 눈깔을 쳐박으면 얼마나 주더라? 이십원 삼십원? 빈 백지에 글자를 박아넣어봐야 1원도 안들어온다. 말하자면, 돈 안 되는 글쓰기를 나는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들어 특별한 직업 없이 글을 쓰고, 공부만 하는 내게, 최소한 커피믹스 값 정도는 내가 벌어와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이, '글쓰는 스킬'을 요구하는 직장이 참 적다는 것이다. 지역적인 한계 때문인 것도 있지만, 글쓰는 재주를 요구하는 직장들이 드문 것이다. 요컨대 글쓰는 재주 하나만 가지고는 이 세상을 살기가 정말 힘들다. 그런데 나는 왜 그랬을까? 나는 왜 이 길을 택해야 했을까? 인형 눈깔박는 것만도 못한 이 직업을 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분명.

그 괜찮다는 직장 몇 개를 아버지 앞에서 호기롭게 거절하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처음으로 글을 팔았던 것이 2000년도였으니 꼭 십 년 전이다. 당시 돈으로 150만원. 나는 그 돈으로 씽크패드 노트북을 구입했다. 그리고 몇 번의 계약들이 더 있었지만, 장편소설 하나 내겠다고 모두 거절해다. 그 장편소설은 계약금 백만원에 출판하여 그렇게 끝이 났다. 
그러니 나는 글을 팔아서 총 250만원의 수입을 얻은 것이다. 십 년 동안.

그런데 나는 글쓰기를 멈출 수 없다. 이미 발을 빼기도 어려울 정도로 깊이 담근 탓도 있겠지만, 나는 이 직업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조금만 헛디뎌도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것을 뻔히 아는데. 알고도 이런 길을 가는 나는 병신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괜찮아. 이 사회에는 나같은 병신도 필요한 법이다. 
작가들이 힘들게 산다는 이야기는 어려서부터 꾸준히 들어왔지만, 정말로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백지에 글자를 박는다. 

글을 팔아서 먹고 살만해지면, 다시 이 블로그에 광고는 없을 것이다. 핑계 참 잘 댄다고? 아...백지에 눈깔좀 박아보겠다는데. 이런걸로 핑계대는 바보는 없겠지.

 
  1. lodlin 2010.12.11 13:20 신고

    지금 너의 상황을 잘 말해주는 것 같네. 재미있는 수필처럼 아주 즐겁게 읽었네. ^^

  2. 김대성 2010.12.24 11:57 신고

    오늘 처음 왔는데 공감가는 글들이 보이네요. 힘네세요. 광고가 인형 얼굴에 눈알 박기 ^^

  3. Favicon of http://woosang84.tistory.com BlogIcon 심우상 2012.09.07 12:13 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시는 열정을 높이 사고 싶네요. '성공한'이란 표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세간에 말로 표현하자면, 성공한 사람들은 한가지 일에 몰두한 것이 특징이란 얘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느끼고도 있고요. 전 한가지 소신을 갖고 글을 쓰시는 필자분이 멋있다는 생각입니다. 돈을 위한 글쓰기가 아닌 진정한 글쓰기를 하고 계신다면 부나 명예는 추후에 따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동안 여는 사람처럼 빠르게 성공에 도달한게 아닐 뿐, 그 시기는 더 늦게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저도 어린나이라 많은 것은 모르나, 자신의 재능을 찾고 그것에 열정을 담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이렇게 몇 자 남기고 갑니다. 저도 블로거지만, 글 잘쓰는 재주를 매우 부러워하는 사람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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