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박완서 선생의 1973년 작 '부처님 근처'에 대한 이야기는 책소개에 나온 것처럼 '비극적' 가족사를 담아냈다기보다는 '비극적' 가족사를 한 모녀의 '화해의 계기'로 승화시키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글이다.

'절'이라는 배경을 통해 한국 불교의 미신사상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점이 독특하다. 그 안에 6/25라는 비극적 전쟁, 이념의 갈등, 그리고 모녀간의 화해가 짧은 분량안에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숨겨야 했던 과거를 품고 살아야만 하는 그 시대의 여성상을 '토해낸'것이리라 보여지지만 한편으로는 그와는 또 다른 주제, 즉 '부처님 근처'로 가기 위해 천번의 절을 해야하고, 앞다퉈 초를 켜고 보시금을 내야하는 한국 불교의 그릇된 모습을 살짝 들춰내기도 한다. 주인공 모녀는 결국 '부처님 근처'로 갔을까? 싶은 질문을 남겨둔 채 소설은 마무리를 짓는다.

뒷편에 부록처럼 딸려나온 짤막한 소설은 그저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전례동화 정도로 생각되지만, 페미니즘적 관점으로 볼 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나이어린 신랑에게 시집을 간 한 여인의 기지를 담고 있지만, 그렇게 살아야 했던 시절의 여인들 모습을 간결하게 묘사했다.

'부처님 근처'도 그렇지만 짧은 내용 안에 하나의 주제를 집요하게 집어 넣는 것이 박완서의 매력이리라. 복잡하지 않은, 그러나 박완서 선생의 밀도있는 글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책이라 하겠다.

 


부처님 근처

저자
박완서 지음
출판사
가교 | 2012-01-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박완서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담긴 자전적 소설!박완서 서거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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