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더 이상 '혁신'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대신 '획기', '진보'와 같은 한단계 낮은 용어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갤럭시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삼성의 성공은 곧 유저들의 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끊임없는 피드백과 개갈굼 등이 삼성의 갤럭시를 정상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자면 삼성의 자체적인 노력도 있었다. 철저한 벤치마킹, 표절시비에도 꿋꿋하게 마이웨이를 걸은 것 등이 주효했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덧붙여 기술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었고, 구글과의 협업등이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애플은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잭 스패로우 선장과도 같았던 스티브 잡스를 잃은뒤 방황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이폰 4나 아이폰 4S가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전자제품이다 보니 완벽함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혁신'의 대명사쯤으로 불리던 애플은 '디자인의 혁신'은 이끌어 냈을지언정, 그 외에는 보여준 것이 별로 없었다.

여기저기서 애플의 위기론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스콧 포스탈 등 중역들이 하나 둘 회사에서 해고되었다.

 

애플이

 

전 세계를 열광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티브 잡스였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마법과도 같아서, 마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기다리듯 대중들은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만을 기다렸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도 남달랐다. 그의 화려한 언변은, 제품의 흠 조차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게끔 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점들은 늘 차기작에서 수정되어 나오곤 했다.

 

그러는 동안

 

삼성은 '되면 좋고 안되도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여러 갤럭시 시리즈를 뿌려댔다. 보급형 갤럭시, 중급형 갤럭시, 플래그십 갤럭시, 노트 형 갤럭시, 태블릭 갤럭시. 어쩌면 하나만 걸려봐라, 싶은 심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성공했다. 갤럭시 S3와 갤럭시 노트가 그렇다. 하나도 고마울 텐데, 두 개나 걸린 것이다. 게다가 TV드라마 등에 끊임없이 협찬을 한 덕에 갤럭시 탭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애플과의 끈질긴 소송에서 버텨낸 삼성은 이제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는 존재로 성장했다.

 

더 이상 혁신

 

이라는 단어를 애플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에 '획기', '진보' 같은 다소 낮은 단계의 용어들을 쓰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우리는 이제 애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애플에 바라는 것은 혁신이었다. 그러나 무엇이 혁신인가. 다른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과감하게 해냈던 것이 혁신 아니었던가. 스타일러스 펜을 없애버리고, 어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클라우드' 시스템을 보급화시키고, 스타벅스의 된장질 아이템을 노트북에서 아이패드로 바꿔버린 것이 혁신이다.

획기적이고 진보적인 아이템들은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그것은 삼성도, 엘지도, 심지어 팬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애플의 제품에 '그렇구나' 라며 만족하면 애플은 다른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획기', '진보' 같은 단어에 만족할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는 '획기적'이나 '진보적'인 제품들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혁신적'인 제품을 원했다. 그래서 그의 밑에 있는 직원들은 고달펐지만, 대신에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업체가 되었다. 그들이 몇 시즌 동안 챔피언 벨트를 차고 있었다면, 이제 챔피언의 자리는 너무도 위태로와졌다. 이들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유저들의 질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폰의 기본 맵의 단점을 인정하고 구글 맵을 허용했다는 것은 칭찬 받을 일이 아닌, 그들이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들은 이제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보다 다른 시각이 필요할 것이며, 애플이 다른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에 앞으로도 늘 획기적이고, 진보적인 제품을 내놓는다면, 애플은 과거에 그랬듯이 어느 한 켠으로 잊혀지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애플의 제품들은 획기적이고, 진보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팔리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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