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논문학기가 다가왔다. 지금쯤이면 목차도 정하고, 이런저런걸 하고 있어야 할 시기인데.
요즘 기분이 무척 개같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뭐랄까. 다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원래 사람이란, 움직여야만 생존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최근에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자신을 탓해야지.

지도교수님이 내게 전화를 하셨다. 안부전화였는데. 정말 반갑더라. 슬슬 논문이야기를 드렸다. 어쨌든 언제까지 뭘 하겠습니다, 라고 말해야 나도 움직일 것 같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했다. 이제 바빠져야지. 솔로의 진정한 재미는 바빴을 때 생긴다, 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니 할일이 산더미다. 일단 소설을 4편 써야하고. 그걸 공모전에 보내는거다. 예전에 등단 입구에서 한 번 고배를 마신적이 있어서 자신감이 좀 떨어진 감은 있다. 지도교수님 말씀대로, 서두르지 말자. 그게 '솔로의 미덕' 아닌가? 내가 책임져야 할 것도 없다. 내 자신만 책임지면 된다. 이제 내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부어야겠다, 라고 생각해본다.

논문도 두 편이나 써야 한다. 올해까지. 그러니까 해야 할 일이 졸라 많은데 나는 이렇게 미그적거리고 있는거다. 삶이 그렇지. 당장에 코 앞에 닥쳐와야, 아...그 때 해놓을걸, 이라고 생각하는 것. 지금 이 순간이, 내가 뭘 하든 딱 좋은 순간이라는 것을 미래가 되서야 느끼는 것이다.

순간을 즐겨보자.

이게 요즘 나의 모토가 되었다. 이 순간은 이제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헛되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게임을 할 때는 원없이 그 순간의 재미를 즐기고, 책을 읽을 때는 책을 읽는 시간을 즐기며, 글을 쓸 때는 글을 쓰는 시간을 즐긴다.

요즘엔 올빼미 생활을 청산하기위해, 나름대로 컨디션 조절을 했다. 새벽 1시쯤,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잠이 든다. 잠이 안오면 억지로라도 자려고 한다. 머릿속을 비우니 잠은 오더라. 그리고 아침 9시쯤 일어나면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진다.
침대에서 미적거리면서 모토로이로 '뉴스' 같은 걸 보면서 잠을 깬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으로 오후에 뉴스를 본다는 것은 정말이지 시간낭비 같다. 박지성 기사를 보면, 이청용 기사도 보고 싶고, 이런 것들이 시간을 얼마나 낭비시켰던가. 그러니 아예 아침에 잠을 깨기위한 수단으로 뉴스를 보게 된다. 그리고 식도염 약을 한 알 먹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 조용한 카페를 찾아서,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하고, 담배를 몇 개피 피우고,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글을 좀 쓰고, 야구경기를 좀 보다가 저녁을 먹고 또 글을 쓴다.

최근의 내 생활패턴이다.
누가 보면, 정말 한량이라고 할 만한 삶이다. 부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다. 내년에, 아니 당장에 한 달 후에 내가 이런 생활을 또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기회가 있을 때, 순간을 위해서 산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만은, 커피 한 잔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달콤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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