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나는 뽑기에는 소질이 없는 편이다.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대부분 한 두번씩은 교품을 해야하거나, 아니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양품'은 잘 뽑지를 못한다.

아이폰4를 구입하고, 3일정도 지났을 무렵, 우연히 지인의 아이폰4와 비교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한 것이 느껴진 것이다. 바로 액정의 '밝기'다.

PENTAX K200D

최대 밝기의 동일한 조건에서 찍은 사진. 왼쪽은 나의 아이폰4, 오른쪽은 아이팟터치 1세대 제품이다.

알아보니 이것이 그 유명한 '오줌액정'이란다. 닌텐도 DSL을 가지고 있는데 그 또한 아래 액정이 오줌액정(그러나 심하지 않은, 약간의 밝기차이가 있는)인 것이다.
어쨌든 오줌액정을 뽑았다는 사실에, 그나마 색은 균일하다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자고 일어나니 내 아이폰이 다시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PENTAX K200D

아이폰4만 따로 찍은 사진. 누렇게 보이지 않는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게 보면 누렇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오히려 하얀색에 가깝다.

PENTAX K200D

아이팟터치 1세대만 따로 놓고 찍은 사진. 하얗긴 하지만 오히려 푸르스름한 색이 돈다.

아이팟터치 1세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누렇지는' 않으나 '푸르스름한' 빛깔이 돈다.

웹서핑을 해보니 이 이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오줌액정이냐 아니냐 말들도 많다. 하긴, 비아냥 거리는 것이 아니라 요즘에는 대부분 전문가분들이다 보니 "당신것이 오줌액정이요, 나 아이폰만 두개째. 그러니 나 전문가." 라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다. 보통 '푸른끼'가 도는 하얗게 밝은 액정이 '양품'이고, 전체적으로 약간 어둡고 다른 '양품' 아이폰과 비교하여 누런끼가 도는 액정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줌액정인 것이다.

하지만 오줌액정에도 '종류'가 있는데 '부분 오줌액정' '그라데이션 액정(?)', '전체적으로 누런 액정' 등으로 나뉘나 보다. 내 아이폰은 세번째에 해당하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나와 같은 '오줌액정'을 받은 분들은 '서양에서는 누런색을 선호', '오히려 누런색이 눈이 편안', '서양인들의 망막 색깔' 등을 들어 자위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다수의 아이폰' 들이 푸른색이 도는 액정을 가지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검은 백조가 된 기분이 들어 위축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한가지 의심스러웠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내 것만 보면 하얀색' 이라는 점이다.
아이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나도모르게 내 아이폰이 '오줌액정'인 것을 잊어버리곤 하는데 만약에 진짜 오줌액정이면 언제어디서 보아도 누렇게 보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내 아이폰은 하얗게 보인다.

얼마전에 지하철을 탔는데 옆에 앉은 분이 아이폰4를 가지고 계셔서 염치불구하고 액정을 비교해본 적이 있었다. 그 분도 나와 비슷한 색감을 가진 아이폰이었다. 오늘 용산에 나가서 어떤 아이폰 액세서리 업체의 주인과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도 내 아이폰을 보더니 '안 누런데요?' 라고 말한다. 그러니 '내 것만 보면 하얀색' 이라는 것은 참 이상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정말로 오줌액정인가?

나는 옛날부터 모니터의 색 온도를 6500k로 맞춰놓고 썼다. 왜냐하면 눈이 더 편안했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6500k(6300k 일지도 모른다.)가 자연색에 가장 근접하다고 했다. 실제로 6500k로 모니터를 맞춰쓰다가 9300k로 모니터를 맞춰놓으면 푸른 색이 감돌아 눈이 상당히 불편하다.
실제로 내 아이폰을 보다가 전시된 아이폰이나 '양품'아이폰을 보면 눈이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서양인도 아니고, 눈동자가 푸른색도 아닌데 6500K가 편안히 보이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아이폰4의 액정도 마찬가지다. '푸른색을 띠는 양품'이 아닌 내 아이폰도 액정의 색감은 훌륭하다. 특히 웹사이트를 PC버전으로 해서 볼 때, 작은 글자도 선명하게 보이는 점은 놀랍다. 다른것과 비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오줌액정'이라 부르며 싫어하는 것일까?

그것은 다수의 아이폰4가 '푸른색을 띠는 양품'으로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폰4가 약간 '누런빛'을 띠고, 소수의 아이폰4 만이 약간 더 밝고, 약간 더 푸른 빛이 감돈다면 그 아이폰은 아마도 불량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심각한 '오줌'만 아니라면, 약간의 색 차이와 밝기의 차이는 색온도 차이로 생각하고 편안하게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있을 수 없는 이야기겠지만 어쩌면 애플에서 '색온도'를 조절해주는 뭔가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어쨌든 이와 같은 밝기의 차이로 인한 문제로 아이폰4의 '오줌액정'유저들이 비싼 아이폰을 스트레스 받면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흔히 말하는 '양품 액정' 아이폰을 구입했다면 이런 글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포스팅 자체가 '오줌액정'을 뽑은 나만의 자기위안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로 내 아이폰이 다른 '양품' 아이폰에 비해 눈이 더 편안했고, 선명한 이미지또한 변함없었다. 그러니 다른 아이폰에 비해 색이 좀 누렇게 느껴진다던가, 혹은 약간 어둡게 생각되어도 실망하지 말자. 어차피 애플에서는 이 문제가 불량사유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그것이 괘씸하긴 하지만 우리는 핸드폰보다 더 중요한 일들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 게다가 위에도 써 놓았듯, 오히려 '푸른빛'이 감도는 것보다는 눈이 더 편하게 느껴지니 심각하지 않다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아이폰4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우리가 받은 아이폰4가 흔치 않은 '적당한 색온도를 가진 흔치않은 양품' 일지도.

  1. Favicon of http://gdubu.tistory.com BlogIcon 감성두부 2011.02.07 19:53 신고

    아...액정에 대해서 별 생각없이 쓰고 있었는데 내일 회사가서 사람들꺼랑 비교해보고 싶은 욕구가 드네요 ㅋㅋㅋ 그래요 뭐 어떻습니까 쓰는데 지장없으면 그게 최곱니다!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rakolkako BlogIcon 라콜카코 2011.02.10 14:52 신고

    확실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아이폰4 받아본 후에 제가 쓰던 2.5세대 아이팟터치랑 비교해 보니 확실히 아이폰4가 좀 전체적으로 누런색이더군요. 저도 그래서 오줌액정인줄 알고 좀 슬펐는데, 아이폰 관련 까페 어디선가 글을 읽다보니 아이폰4는 IPS 패널이고 아이팟터치는 TN 패널이라서 아예 패널 자체가 다르다고 하네요. IPS 패널이 좀 더 노란 느낌, TN 패널이 푸른 느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폰 4끼리 비교를 해봐야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저는 맘상할까봐 아예 아이폰 4끼리 비교를 해보진 않았습니다. ㅎㅎ

  3. 아잉폰 2011.02.13 23:39 신고

    따로 놓고 보면 그냥 하얀색이군요..그냥 쓰는게 좋겠네요.

    그리고 오줌액정이라고 불리는 아이폰이 실은 표준 색온도인 6500K에 더 가까운 제품이라고 하더라구요.

  4. 요거 2011.02.19 08:50 신고

    아이폰 4가 선명한 이유는 4를 기준으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교체되어 그렇습니다... 오줌과는 관계없어요...

  5. 아이폰 2011.04.16 22:09 신고

    님같으면 하얀 화면이 누런색으로 나오면 기분 좋겠음? ㅡㅡ

  6. 모니터 2011.11.29 21:02 신고

    저또한 글쓴이와 같은생각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피쳐폰이지만 핸드폰을떠나서 모니터를볼때 9000k대로 마추고쓰면 이질감이 납니다. 물론 서양인도아니고 푸른눈도아닙니다. 그냥 이질감이납니다. 뭐 개인 취향이겠죠, 영활볼때나 글을읽을때나 이미지를볼때나 푸른색계열온도는 처음볼때는 아! 선명하다 라고느끼지만 진짜사진 같지가 않더군요. 푸른색의느낌은 옛날 사진작업할때도 많이느겼습니다. DSLR로 사진찍고 보정프로그램으로 보정작업해할때 처음 진짜처음보기는 전체적인 푸른색체가 맘에들었었는데 그후론 푸른색체가 이질감이들더군여ㅋ 나중에는 진짜 리얼한 자연색의느낌이 좋아서 색체보정은 하게되지 않더군요ㅎㅎ 따듯한 느낌이 바로곧 우리눈이 현세상을 바라보는 눈입니다~^^ 보정작업 많이하다보니 깨닫게된 내용입니다.ㅋ

  7.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992867288 BlogIcon 황인희 2012.03.21 22:53 신고

    ㅋㅋㅋ 와....
    엄청난 설득력이다..ㅋㅋㅋ
    저도 사실.. 따뜻한 느낌이(오줌...액정)이 더 좋음ㅋㅋ

  8. 공돌이 2012.11.28 13:20 신고

    저도 따듯한 느낌이 좋으나 ;;(밝기를 내리면 되더라구요)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조금더 저급한걸 구입는것같아서 오줌액정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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