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K-5

 

비에 젖은 어느 날의 마당은, 그 촉촉한 만큼이나 다양한 색이 존재했다.

 

때로는, 그 촉촉함이 어느 누군가의 눈물처럼

 

짭짜름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PENTAX K-5

 

비가 오는 날에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골목은 늘 존재한다.

우리가 대문을 열고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공간. 우리를 보호해주는 마지막 공간은 골목이다. 전투기가 발진하는 활주로와도 같다.

골목에 첫발을 내딛고, 그렇게 그 공간을 벗어나면, 우리는 또 다시 사회와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면,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골목 안으로 들어선다.

상처투성이의 몸은, 우리들의 마지막 안식처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PENTAX K-5

 

분명 'Alley' 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골목의 영어제목을 'The Hole'이라고 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골목은, 깊은 삶의 구멍과도 같아서, 우리는 늘 이 조그마한 구멍속에서 삶을 시작하고 마감하는 것이다. 일상의 시작과 마무리는, 세월의 시작과 마무리로 변화된다. 우리 세상의 작은 구멍. 나는 그것이 '골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목'은 어머니의 자궁이며, 무덤이다. 이 미로와도 같은 골목. 세상의 작은 구멍들. 차츰 사라져가는 이 골목들을 나는 문득 기록하고 싶어졌다.

세상의 모든 골목들을 전부 찍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며.

 

K-5 와 SMC 55mm/2.0 로, 이천십이년시월십사일 새벽 미아리의 한 골목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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