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느껴왔던 건데, 내가 돈을 주고 어플을 샀다고 하면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왜 돈을 주고 그런 것을 사서 쓰냐는 것이다. '무료 어플'도 많은데.


나는 그 사람들을 욕하고 싶지 않다. 사실,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무료 어플'도 잘만 골라서 잘만 사용하면 충분히 쓸만하다. 그런데 나는 '왠만하면' 정품으로 쓰자는 주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어플리케이션' 같은 경우는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싼 것도 아닌데, 내가 정말 필요하다면 돈 몇 천 원 정도는 투자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실제로 나는 어플을 거의 몇십만원어치는 지른것 같다. 그리고 보통 그 어플들을 다 쓰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나름대로 써 보고 이것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고 안쓰는 어플은 '수업료' 쯤으로 생각한다. 내가 돈이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러나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고작 몇 천 원 정도가 들어가는 거라면, 나는 충분히 지불할 의향이 있다. 어쩌면 옛날 잘 살았던 시절의 버릇이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불법으로 어플들을 쓰자면 방법은 많다. 일단 아이폰은 탈옥하면 된다. 안드로이드는 탈옥도 필요없다. 그냥 웹에 돌아다니는 설치 파일만 있으면 바로 인스톨을 시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옛날에 모토로이를 썼을 때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돈을 주고 어플을 구입했다. 

그렇다면 왜 어플들에게 돈을 쓰는가. 내 경우에는 세 가지 이유로 어플들에 돈을 투자한다. 

첫째는 자존심이다.
아무리 그래도 몇 천 원이 아까워 불법을 쓴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무척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업데이트 문제이다.
불법은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못하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불법으로 쓰면, 업데이트가 되었을 때 업데이트 된 파일을 또 찾아서 깔아야 한다. 이렇게 사후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가장 난점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제작자들에 대한 고마움과 쾌감이다.
제작자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해하겠는데 '쾌감'은 또 무엇이냐, 고 생각하실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프로그래머'들이 의외로 괄시당하고 사는 나라이다. 재능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많은데,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이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스마트 폰 어플' 들에 쏟아 붇는다. 정말 기발하고, 편리한 어플들이 많다. 나는 이런 프로그래머들이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고작 몇 천 원으로 그들의 기를 살려줄 수 있다면? 충분히 지불 할 수 있다. 만약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프로그래머' 가 되겠다고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쾌감' 이란, 일종의 쇼핑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나는 가끔 심란하면, 쇼핑을 즐긴다. 아이쇼핑이든, 실제로 가서 뭘 지르든, 쇼핑을 하면 마음이 풀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밖에 나가서 쇼핑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럴 때면 앱스토어를 들어가 어플들을 쇼핑한다. 가끔 '할인' 하는 어플도 있고, '한시적 무료' 로 풀리는 어플들도 있다. 이런 어플들을 찾아서 쇼핑할 때면, 그 쾌감은 밖에 나가 뭔가를 지르는 것 만큼이나 짜릿하다. 단돈 몇 천 원에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어플도 돈 주고 다운 받을 만 한 것이다.

사람마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른 법이다. 나는 이렇게 정품을 선호하지만, 무료만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고, 불법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당신이 스마트 폰 유저라면, 적어도 '꼭 필요한' 유료 어플 정도는 한 번쯤 돈을 지불하고 구입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1. 호연 2011.07.08 18:30 신고

    좋은 논지의 글인데
    유료 어플 사용, 불법 유료 어플 사용, 무료 어플 사용이 용법적으로 혼재된 것이 아쉽습니다.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17 신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주의해서 쓰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2. Favicon of http://ilogin.tistory.com BlogIcon 큄맹 2011.07.08 19:27 신고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작은것 같지만 문화 소비란 측면에서 가급적 제값을 주고 사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것 같네요 ㅋ 저도 지른 어플만 얼마인지 예측도 안되네요 ㅋㅋ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16 신고

      그렇지요. 일본에서도 정품 게임을 사려고 줄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myahiko.tistory.com/ BlogIcon 무량수 2011.07.09 08:09 신고

    어플의 문제는 인터넷의 발달 하면서 모든 것은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e북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가 없었던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힘든 이유고, 여타 PC용 소프트웨어들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지요. 개인들이 이러니 기업들도 소프트웨어는 모두 공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구요.

    덕분에 부분유료화라는 제도가 탄생했는데, 기업들에게는 괜찮은 제도였던 반면, 소비자에게는 과도한 지출을 유도하는 장치가 되어 버렸지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인터넷이라는 곳이 원래 "공유"정신을 바탕으로 생성되고 또 그렇게 되어야 정상인데,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여기저기 철옹성이 지어지게 되었지요.

    돈 다발이라는 만능키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여기저기 제한이 걸리고 "공유"정신이란 정의감(?) 같은 것에 의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있구요. 해커들은 이런 생각으로 활동하죠.

    저는 한국에서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를 신뢰의 부족에서 찾고 싶습니다. 특히 손으로 만질수 있는 물체가 없는 상태의 무엇을 산다는 것에 거부감도 있을 수 있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매자들의 심리에서 발현 된 것이지요.

    반면 외국에선 그 신뢰가 남아 있었기에 아니 문화 속에 물건 거래에 신뢰라는 단어가 있었기에 그렇게 성장했던 것일 수도 있구요. 주식 거래와 신용카드 등의 신용자본의 발달이 된 것만 해도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돈이 많이 오가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달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말해도 맞는 말이 되긴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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