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전문가 분들이 참 많다. 그 전문가 분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소위 말하는 '능력자', 즉 정말 전문가분들이 있는가 하면, 종종 "나 이 제품 언제부터 썼는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제품 사용 경력(?)을 들먹이고 전문가인양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나 나이 몇 살 먹었는데~", "나 경력 이만큼인데~"라고 말하며 자신을 높이는 사람들이다. 정말 짜증난다. 연륜이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묻어나는 것이 연륜인 법이다.

어쨌든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보고 있자면 이런 말들이 많이 보인다.

"스마트 폰을 쓰려면 쓰는 사람도 스마트해야 한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하도 질문을 해대니까. 정말 간단한 것 조차도 질문을 해대니 "공부좀 하십쇼." 라는 뜻으로 통하는 모양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쓰는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공부하지 않고 거저 배우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 날로 먹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물론 정말로 기계랑 친하지 않은 분들은 열외로 하고자 한다.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되는 것이 세상에 살다보면 하나씩 있는 법이다. 어떤 분들은 아무리 컴퓨터를 배워보려해도 잘 되지 않고, 어떤 분들은 스마트폰이 정말 사용하고 싶지만 '기계치'라 잘 쓰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메뉴얼을 읽어도 소용 없으니까.

그래도 위에 스마트폰을 쓰려면 사람까지 스마트해져야 한다는 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자고로 스마트폰이라 한다면, 전화기 자체가 '영리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기본적인 사용법만 익히면, 말 그대로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컴퓨터로 워드를 작성하고 싶은데 워드프로그램을 실행시키려면 도스창을 열어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실행시킬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어떤가. 일례로 네이버나 다음 메일을 스마트 폰으로 열어본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사이트에 가면 이메일을 편리하게 열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위에도 언급한 '기계치'인 분들은 도대체가 IMAP이 뭔지, POP3이 뭔지부터 모른다.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을 해놓아도, 마냥 피카소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푸시 기능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은, 스마트폰에서 '다음'이나 '네이버'메일을 보기 위해서는 5분, 10분 이런식으로 설정해줘야 하는 것도 모른다. 왜 자동으로 이메일이 안오지? 와도 5분이나 10분씩 늦는거지? 라고 의아해 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스마트폰은 더이상 스마트해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첨부파일을 보는 방법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 고장날까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시킨다.
2. 스마트폰을 USB드라이브로 인식시킨다.
3. (안드로이드의 경우)스마트폰의 외장메모리에 폴더를 만들어 영화를 복사한다.
   (아이폰의 경우)아이튠스로 동기화시킨다.
4. 어플을 실행시켜 동영상이 들어있는 경로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4가지 과정이 '최소한'의 과정이다. 물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는 분들이야 이 과정은 순식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와 같은 과정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쓰지마세요.

이 사회에는 여러 직종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 중에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중년남자'를 예로 들어보자. 이메일을 언제어디서든 확인하라고 윗대가리들이 갈구고, 그래서 그는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아래아한글도 볼 수 있고, 엑셀도 볼 수 있으니 말그대로 스마트한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왠걸. 일단 위에 언급했던 이메일 설정부터가 빡세다. 게다가 파일들을 어딘가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아이폰은 MS파일을 보기 위해 어플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이것은 차라리 고행에 가깝다. 여기저기 커뮤니티를 가입하고 질문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다.

검색해보세요.
스마트폰은 쓰는 사람이 스마트해야죠. 공부좀 하세요.
이것도 모름? 뭥미?

간혹, 가뭄에 단비처럼 누군가 친절히 답변을 자세하게 달아주면 그처럼 고마울때도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힘든데 이제는 얼굴도 모르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에게까지 개무시를 당하는 것이다. 이러면서까지 스마트폰을 써야하나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행한 것이 십몇년 이렇게 된 것도 아니고 불과 2~3년인데.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도 급격히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양극화 된 것이다. TV뉴스채널을 보면 심지어 스마트폰 전문가라는 사람이 친절하게 어플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얼리아답터'라고 해서, 신제품을 먼저 구입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분들의 제품 리뷰를 보면 거의 '장인'에 가깝다. 정성을 들여 제품을 분석하고, 공들여 리뷰를 쓴다. 순전히 새로운 제품을 사용해봤다는 기쁨으로, 그리고 그 정보를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메뉴얼보다 더 자세히 리뷰를 쓴다. 내 생각에 진정한 전문가란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다. 제품 하나를 치열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 무지한 유저들에게 정보의 단비를 뿌려주는 사람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가. 모르면 물어보기도 겁이 나는 세상이다. 스마트폰 좀 썼다하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붙이지 못한다. 고작해야 '스마트폰 쓰시려면 스마트해지세요' 같은 핀잔만 듣는다.
스마트폰은 일단 사용하기 쉬워야 하고, 기계치인 사람들도 별다른 설정없이 메뉴얼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야 한다. 나는 아이폰의 메뉴얼이 '북마크'에 있는 것도 아이폰을 구입하고 아주 우연히 알게되었다. 그럴거면 스마트폰 쓰지 마세요, 라는 말은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교수수준의 지식을 갖지 않으면 스마트폰은 꿈도 꾸지 말란 말 같다. 누구나 사서,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쓸줄 모르는 사람도, 운전대 잡으면 레이서로 변하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이 운전초보(그러나 자칭 스마트폰 전문가)한테 그럴거면 운전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상처가 될까?

다양한 IT기기들이 말그대로 우후죽순처럼 튀어나오는 요즈음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니 인간성마저 디자털화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IT기기는 점점 더 인간처럼 변해가는데, 인간은 오히려 IT기기화 되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쓰시려면 사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합니다" 라는 말이 "당신은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라는 말과 동일하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1. Favicon of http://s-my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성주 2011.02.07 20:49 신고

    스마트폰 예전부터 무척이나 쓰고 싶어 갤럭시s질렀는데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직도 제대로 사용하진 못해지만 정말 편하기도 하고 아직 버그가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2. Favicon of http://trendinsight.biz BlogIcon 김시연 2011.02.08 01:56 신고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에요!!! 스마트폰, 편하게 쓰자고 만들어진건데, 쓰려면 공부를 해야하다니,,ㅋ

  3.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시스템즈 2011.02.08 10:26 신고

    처음 스마트폰을 샀을 때, 인터넷을 뒤져가며 봐도 모르는 기능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나중엔 내가 왜 휴대폰을 쓰면서 공부까지해야하나 싶어 화도 나더라구요. 내 마음대로 배경하나 못바꾸는게 뭐가 스마트하다고 선전한건지 회사에 따지고 싶었어요;ㅅ;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4. 이스터 2011.02.08 10:31 신고

    스마트폰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과는 달리 기능이 많은 컴퓨터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과는 달리 제대로 이용하려면 배워야되는게 대단히 많죠. 하지만 그 이전에 애초에 이런면을 불러일으킨 주원인중 하나는 그냥 남들도 다하니까라는 군중심리에 편승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서는 알아볼려는 노력도 없이 무조건적인 문의만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예로 게시판 공지에도 반드시 읽어보고 따라하셔요. 라고 친절하게 적힌 공문조차 무시합니다. ㅡㅡ;; 피처폰때도 피처폰의 모든기능을 전부활용할줄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사실 모든기능을 이용해보는사람들은 파워유저이고 이런분류가 스마트폰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죠... 네 필자도 피처폰때부터 한번 구입한 기기 뽕뽑아보자라며 적어도 기능의 80%는 이용했습니다.) 피처폰때도 사실 기능이 많아서 복잡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접근성이 낮았기 때문에 기능을 많이 활용하지 않았을뿐이죠.

  5. 호루스 2011.02.08 11:05 신고

    컴퓨터도 도스 시절부터 생각하면 많이 쉬워진거죠. 단순히 예를 들면 컴퓨터 사용법부터(전원 넣기부터), 워드 한글 엑셀 등을 가르치는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시절도 있지만 요즘 그런 학원 찾기는 참 힘들죠.

    스마트폰도 초창기라 그렇지 한 5년 정도 시간 흐르면 자연스레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6. 써머바디헬프미 2011.02.08 11:29 신고

    PDA시절부터해서 윈모폰(거의 비슷비슷하지만..)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까지..

    초기에 고생하는건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나 처음에 헤매는 스마트폰 왜 이런거 모름?

    이러는 사람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것 뿐이지요

    그나저나 로그인상태인데 왜 이름이랑 비밀번호 쓰라고 나오는건지;;

  7. Favicon of http://sue.jogosloucos.com.br BlogIcon jogos da sue 2011.08.11 19:22 신고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8. BlogIcon Masdar 2011.08.16 19:50 신고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9. Favicon of http://www.onlinebettingaus.com BlogIcon online betting 2011.10.14 06:54 신고

    응용프로그램과 콘텐츠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진정 멋진 기계가 될 듯 해요~ ^^

듀얼코어 스마트 폰이 온단다. 지난 한 해. 스마트 폰 시장에서 참패를 맛봐야 했던 LG와 모토로라에서 발매할 예정이다.[각주:1] 스마트 폰에 듀얼코어라니. 머지않아 스마트 폰에 키보드를 연결하고, 모니터를 연결해서 컴퓨터 대용으로 쓰는 세상도 오겠지. 그러면 덩치 큰 데스크 탑이나 노트북들도 차츰 전문직에만 사용하는 제품들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꼭 성능이 전부일까?

애플의 아이폰 3GS에 열광했던 사람들이 과연 아이폰의 기계적 성능에 얼마나 관심을 보였을까? 오히려 아이폰의 CPU나 메모리 보다는, 내부의 인간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편리함, 감성적인 디자인에 더 열광한 것 아니었을까? 사실, 아이폰 3GS는 모토로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폰들보다 액정 해상도도 낮았으며, HDMI포트도 없었고, SD카드를 넣을 수도 없었다. 다이렉트로 음악을 넣을 수 있는 직관성도 없었으며 배터리도 교체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이폰에 열광하고 있으며 지금도 아이폰에 열광하고 있다. 이것이 꼭 기계적인 성능 때문일까?

스마트 폰은 어디까지나 스마트 폰이어야 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내가 쓰는 용도 이외에 '컴퓨터'를 대신해서 스마트 폰을 쓰는 경우는 없다. 일정관리는 다이어리와 펜으로, 영화는 컴퓨터 모니터나 극장으로, 책은 종이책으로 보는 것이다. 스마트 폰에서 내가 요구하는 것은 많지 않다. 단순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인터넷 검색, 이메일 확인 정도에 문서를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스마트 폰은 아무리 그 영역이 컴퓨터를 넘보고 있다 할지라도 그 근본은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 기기'이다. 그리고 나는 스마트 폰이 그 기능에만 충실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의 기능들은 부수적인 편의성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스마트 폰에 고성능이 필요한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자꾸 아이폰이야기를 하니 내가 애플빠가 된 기분이긴 하지만 아이폰은 그야말로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스마트 폰이 아닐까 싶다. 물론 블랙베리도 있지만 아이폰이야 말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게 만드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차별화된 메시지 창이라던가 UI들이 그렇다. 손에 딱딱 달라붙는 터치감도 그렇다. 안드로이드 폰들도 처음에는 아이폰의 UI를 어느정도 가져왔던 것도, 이러한 아이폰의 인터페이스가 인간 친화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성능에 중점을 둔다. 사실 모토로이 같이 스펙이 딸리는(?) 폰도, 조금만 더 정성을 쏟으면 충분히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 사실, 성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핸드폰의 주 역할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성능은 2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얼마나 편리하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얼마나 편리하게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직 제조사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꼭 핸드폰의 외관이나,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닌, 핸드폰 자체의 편의성등을 고려한 신선한 제품이 올해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않은채 계속 스펙만을 중시하다보면, 다른 제조사들이 아이폰을 따라잡을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영원히 없을 것이다.

써놓고 보니...대한민국이 '스펙중심 사회'라는 것을 잊었다. 그러니 나는...헛소리를 지껄인 기분.
  1. http://www.zdnet.co.kr/Contents/2011/01/02/zdnet20110102144500.htm [본문으로]
  1. lodlin 2011.01.03 13:42 신고

    요즘 점점 글들이 좋아지는군.
    아주 맘에 든다

  2. Favicon of http://grooo.tistory.com BlogIcon grooo 2011.01.03 13:59 신고

    사람 쓰라고 만든 폰은 아직 아이폰밖엔 없는듯해요...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겠죠... 하긴 아이폰은 1년 기획하는 폰이고 다른폰들은 안 그러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까요....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3 14:30 신고

      맞는 말씀이네요 ^^

    • 안드롯 2011.02.10 11:31 신고

      구글폰 쓰고 있지만 아이폰으로 가고 싶내요 국내제품이라면 애국심에 그냥 쓸까 하는 생각도 해봐지만 되는것 보다 안돼는것도 많고 하드웨어 스펙은 좋은데에 비해 버그성도 많고 2.4업그레이드 하면 또 어느폰은 해주고 어느폰은 안해주고 징징 소리가 또 나올것 같아요

모토로이가 발매된 시기는 올해 2월 7일이다. 예약판매를 한 유저들이 모토로이를 받아본 시점이 이 무렵이고 대리점에는 2월 10일날 부터 판매가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두 달 반 전에 모토로이는 세상에 등장한 것이다.

모토로이는, 정말로 이런 제품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최초에 지적된 문제는 발열과 MP3 튐 현상, 불안정하고 느린 시스템이었다. 그래도 많은 모토로이 유저들은 '최초의 안드로이드 폰' 이라는 자부심에 초기 불량 정도로 생각을 하고 넘어갔다. 버그 픽스를 해 주겠지. 모두 그렇게 생각했고 실제로 모토로라는 그렇게 하긴 했다.
문제는 이러한 버그들이 한 번에 잡히지 않은 것이다. 현재 모토로이가 출시 된지 두 달이 훨씬 넘었건만, 아직도 모토로이의 버그는 존재한다. 나는 모토로이를 구입해서 센터 교환까지 합쳐 총 5번 교환, 세번의 보드 교환, 두 번의 마이크 교환, 한 번의 카메라 모듈 교환, 두 번의 SD카드 모듈을 교환 받았다. 박스를 뜯었을 때,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새제품을 보는데 액정에 먼지가 들어가 있다면?

모토로이 유저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지만, 그래도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교환, 수리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기에 한동안 잠잠했었다.
그런데 모토로이 유저들을 정말로 분노하게 만든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내장 메모리 문제이다.

모토로이의 내장 메모리는 512MB. 외장 메모리는 32기가 까지 지원한다. 문제는 모토로이를 구입한 사람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때 '외장메모리'에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구입했다는데 있다. 내장 메모리에는 시스템설치를 위한 공간쯤으로 생각하고, 기타 어플리케이션은 외장 메모리에 넣으면 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외장 메모리는 MP3, 영화등을 넣을 수는 있지만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할 수는 없다. 모든 어플리케이션들은 오로지 '내장 메모리'에만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사실, 모토로라의 문제는 아니었다. 구글의 정책이 반영된 것이며, 모든 안드로이드 폰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SKT에서는 얼마전에 HTC의 디자이어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http://www.androidpub.com/272555#10

HTC의 디자이어에는 SKT의 자체 프로그램인 SKAF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발매가 된다는 것이다.
SKAF는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일종의 미들웨어, 즉 안드로이드 OS와 SKT의 어플리케이션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모토로이를 봤을 때 보여지는 수많은 NATE관련 어플들은 이 SKAF와 연동이 되어 있는 것이다.

SKAF관련 어플이 내장메모리 용량을 대략 3~40메가 정도 잡아먹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모토로이의 내장 메모리에 SKT어플리케이션 관련해서 약 100여메가 정도의 파티션을 별도로 할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토로이는 현재 100메가 정도의 용량이 따로 놀고 있으며 그 부분을 럽님께서 지적해 주셨다.

http://lovepoem.tistory.com/667

모든 상황은 이 분의 블로그를 보시면 알 수 있다. 현재 SKT와 모토로라에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이며 SKT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모토로이 사용자들은 SKAF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을까?

문제는 내장 메모리에 있다. 사실 512MB라는 용량이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개개의 용량으로 봤을 땐 그렇게 적은 용량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512MB를 모두 사용했을 때 이야기고. 안드로이드 OS가 내장 메모리에 설치가 되어있으니 대략 256MB정도는 쓸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 120MB정도를 SKT가 할당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략 100MB 정도는 '나중을 위해서' 그냥 파티션으로 할당해 놓은 상태인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100MB정도면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이 하나당 1MB라고 가정했을 때 대략 100개 정도를 더 설치할 수 있는 용량이다.
모토로이 유저들이 바라는 것은, SKT의 어플리케이션들, 즉 멜론이나 TMAP등을 따로 사용자가 설치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마치 마켓에 있는 어플들처럼, 강제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필요에 의해서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부에 할당된 100MB의 파티션을 어플 설치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렇다면 내장 메모리의 한계를 어느정도는 극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토로이는 정말로 잘 만들어진 핸드폰이다. 만약에, SKT에서 급하게 출시하지 않았다면 완벽한 형태로 제조되어 나왔을 것이다. 모토로라다운 혁신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스펙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그러나 모토로이는 너무 일찍 나와 문제라는 것이 중론이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사실 지금의 형태로 나왔어야 정상이라는 뜻이다. 5월에는 모토로이의 또 다른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있고, 이 업데이트에는 통화품질, 발열문제등이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발열문제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통화품질문제는 분명 고쳐질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사실, 요즘세상에 통화품질 때문에 고민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좀 웃기기도 하다.

5월달에는 더 많은 안드로이드 폰들이 모토로이보다 더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을 하고 나타난다. HTC의 디자이어부터 시작을 해서, 삼성의 갤럭시, 모토로이의 전신인 드로이드, 팬텍의 시리우스 등이 출시하게 된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모토로이는 이 휴대폰들보다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미 스마트 폰을 구입하려는 유저들의 눈에 모토로이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모토로라를 믿고 구입해준 유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정도는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90여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베타테스터가 되었으면 최소한 유저들의 요구 정도는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다못해 어떤 게임들도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면 피시방비라도 준다는데, 모토로이를 구입한 유저들은 '모토로라'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최초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한 유저들이다. 이런 유저들에게 등을 돌린다면, 유저들은 2년 후에 더 이상 모토로라 제품이나 SKT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까.

  1. Favicon of http://kimhansol.com/ BlogIcon 김한솔 2010.04.28 18:16 신고

    저도 모토로이 유저인데... 엄청 공감됩니다...

  2. tunsten 2010.04.28 18:48 신고

    결국 SK는 개방형 안드로이를 가지고 자기네들 앱스토어에서만 쓸수 있게
    개조했네요.... 윈도우가 예전에 MSN이랑 익스플로어 윈미를 OS 설치시
    기본으로 까는 것이 독점이라고 소송걸리듯이..
    법적이 문제가 많은 부분이네요..

  3. asdf 2010.04.28 20:34 신고

    애플빠를 까는 애플의 폐쇄성을(아이폰을 쓰고 있긴합니다만...)
    SK가 고대로 보여주는군요 뭐 아얘 와이파이를 틀어막던 애들이니 ㄱ-;;

  4. 그렇죠 2010.04.29 00:24 신고

    제가 애플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그 강제성 때문이죠.
    그런데 애플 사용자들은 그거에 대해서 아무 반감없이 쓰고 있죠.
    오히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쌍수를 들고 칭찬하고 있고,
    아무도 이 포스트같이 애플스토어 삭제하게 해주세요~라고 안하는게 이상해요.

    • 감사합니다. 2010.04.29 11:03 신고

      어제 위 포스팅과 관련된 기사에 /그렇죠 님과 같은 댓글을 달았더니 저보고 아이폰을 써보랍니다.ㅋㅋ
      제가 지금 쓰고있는 핸드폰이 뭔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삼성 만세 = 애플 만세" 라는게 소비자 입장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르는걸까요 모르는척하는걸까요?

    • 23 2010.04.29 14:04 신고

      바보라 애플스토어 삭제하게 해주세요라고 말못하는게 아니라 애플스토어가 있어 불편하지 않으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거죠. 모터로이와는 반대로 저장공간이 넘쳐나는데 왜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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