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5



지난 번 오딘스트사의 HUD-MINI 사용기를 올린 바 있다. (외장형 DAC Audinst HUD-MINI, 그리고 오디오 이야기 참고) 당시에는 HUD-MINI를 미니오디오와 연결하여 사용기를 썼는데, 이번에는 좀 더 '변화'를 느낄 수 있고, 체감에 와닿는 헤드폰 과의 사용기를 올려보도록 하겠다. 


일단 기존 미니오디오와의 연결에서는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냐하면 이 연결방식이 '정석적'이라기 보다는 집에 있는 미니오디오를 활용하여 구성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다. 다만, 별도로 인티앰프와 스피커를 따로 구비하거나 아니면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액티브 스피커를 이용한다면 보다 월등한 성능차이를 느끼실 수 있겠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사용기는 HUD-MINI에 헤드폰인 슈어의 SRH440을 물린 후 감상기이다. 헤드폰으로 체감하는 HUD-MINI의 체감은 대단했다. 애플의 맥미니에 직결로 물린 SRH440의 음질은 마치 소리들이 막에 가로막혀 이리저리 방황하는 듯 싶었는데, HUD-MINI에 물렸을 때는 이러한 장막이 걷히고, 비로소 소리들이 제자리를 찾은 듯 풍성한 사운드를 내 준다. 

HUD-MINI와 슈어의 SRH440을 함께 물렸을 때의 감상을 몇 가지 곡들과 함께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1. Alison Krauss & Union Station


Paper Airplane 은 초반에 어쿠스틱 기타가 흘러나온다. 슈어의 SRH440 헤드폰은 '골든이어스 리뷰'에 의하면 극저역 부분이 상위버전인 840보다 부족한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저음성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440을 구입했다. Alison Krauss & Union Station은 포크/컨트리 밴드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어쿠스틱 밴드가 상당히 잘 어울린다. 클린하게 들린다. 마찬가지로 국내 밴드인 '버스커 버스커' 또한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려온다. 맥미니와 직결로 연결했을 때는 보컬인 Alison Krauss의 목소리가 답답하게 들렸고, 소리들이 가운데로 몰린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어쿠스틱 기타음은 묵직했지만 HUD-MINI에 물렸을 때는 소리들이 각자의 자리를 잡아 풍성해진 느낌이다. 


2. Gravy Train


미국의 아트락 그룹 Gravy Train의 1971년 발표된 (A Ballad of) A Peaceful Man 에 수록된 Alone in Georgia 의 도입부는 어쿠스틱 기타의 코드 스트로크, 그리고 플룻이 함께 연주된다. 어쿠스틱 기타의 기타 줄을 긁는 소리부터, 베이스 음까지 상당히 '감칠맛' 나게 들린다. 귀에 달라붙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SRH440이 플랫한 성향을 보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HUD-MINI와의 궁합은 아무래도 어쿠스틱이나 소프트한 쪽에서 보다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다. 


3. Medicine


Medicine 이라는 그룹의 Time Baby 3를 들어보았다. 그 이전에 Vision Divine을 들어보았는데 강렬한 헤비메탈 음악은 다소 무리가 있다. 뭐랄까, 육중함 보다는 조금 쏘는 느낌이 든다. 소리가 풍성하지만, 헤비메탈이나 락음악의 풍성함은 조금 다르다. 휘몰아치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SRH440과 HUD-MINI조합으로 들은 Vision Divine은 휘몰아친다기 보다는 예리한 칼날들이 달려드는 느낌이다. 반면에 Medicine의 Time Baby 3(영화 크로우의 주제음악이기도 했던)는 모던 락/얼터/펑크/노이즈 계열의 다소 소란스러운 밴드인데, 악기들의 소리들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규칙적인 소란스러움'의 느낌을 준다. 듣는 이에 따라 이러한 소란스러움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혹은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4. Megadeth


Megadeth의 Youthanasia 앨범에 수록된 Train of Consequences 를 들어보았다. 벅스의 320k mp3 파일 음원을 이용하였다. Vision Divine을 들었을 때 SRH440 때문인지, 아니면 HUD-MINI와의 조합때문인지 헤비메탈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듯 싶었으나 이는 오산이었다. 적절한 베이스와 마티 프리드먼의 현란한 기타 솔로를 그대로 살려준다. 데이브 머스테인의 날카로운 보컬에도 잘 어울린다. 다만, '머리를 흔들 정도로 신이 나지는' 않는다. 


5. Fall Out Boy 


Fall Out Boy 와 John Mayer 가 협연한 Beat It을 들어보았다. 이 음악은 아이폰5 + UE600조합에서 늘 신나게 들었던 음악이다. 메가데스와 마찬가지로 미칠듯이 신나는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뭐랄까, 음식을 먹는데 그저 맛있어서 막 먹는 것과, 조미료 맛 하나하나까지 느껴가면서 먹는 것과의 차이랄까. HUD-MINI와 SRH440간의 조합은 락/메탈 음악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단단한 음'을 유지시켜주고 있으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신이 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러한 성향은 HUD-MINI보다는 SRH440 때문일 공산이 더 크다. 왜냐하면 SRH440 자체가 모니터링 헤드폰임으로, 생선 가시를 발라내듯 음악을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6. Lucifer's Friend


반면에 Lucifer's Friend같은 소프트 락은 상당히 잘 어울린다. Gravy Train이나 Alison Krauss 와 비슷한 느낌이다. 도입부에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하는 'Good Times' 나, 익히 잘 알려진 곡 'My Love' 같은 곡은 편안하게 감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7. The Dave Brubeck Quartet 


익히 잘 알려진 'Take Five'의 경우 섹소폰 소리가 상당히 세련되게 들렸다. Blue Rondo A La Turk 의 도입부 피아노 소리는 산뜻하기까지 하다. 플랫한 SRH440의 성향이 HUD-MINI와 맞물려 좋은 효과를 들려주는 듯 싶다. 그러나 소리가 '밝다'는 느낌보다는 다소 무거운 듯한 느낌도 주는데 이것이 HUD-MINI의 영향인지 SRH440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다.


8. Mahler - Symphony 9 


카라얀과 베를린 필이 연주한 Malher Symphony 9의 경우, 필자가 아직 클래식을 많이 들어 보지를 못하여 조예가 깊다고는 할 수 없으나 '내가 클래식을 감상' 하고 있구나, 싶은 기분이 든다. 


9. Dire Straits


1982년 발표된 Love Over Gold 의 Telegraph Road 의 9분 35초부터 시작되는 기타 솔로는 '압도적'이다. HUD-MINI와 SRH440이 위치해 있는 포지션에 대해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귀에 착착 감기는 기타연주가 발군인 이 곡에서 HUD-MINI와 SRH440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들려주는 듯하다. 

같은 앨범의 Private Investigations 의 경우 3분 50초 이후에 흘러나오는 기타 솔로에서 이러한 느낌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총평을 해보자면 HUD-MINI는 '올라운드' DAC이라 한다면 SRH440은 이러한 HUD-MINI의 성향을 아주 잘 받아준다고 볼 수 있다. 그건 어쨌든 SRH440이 플랫한 성향이기 때문이리라. 전체적으로 아트락, 포크락, 프로그래시브 락 등에 잘 어울린다 할 수 있으며, 가요는 들어보지 않았으나 무리가 없어보인다. 다만 클래식의 경우 아직 경험이 미천하여 표현할 길은 없고, 헤비메탈의 경우 SRH440의 플랫한 성향으로 인해 '신나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메탈 본연의 묵직함을 충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메탈에는 좀 더 저음이 강한 헤드폰을 물리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iPhone 5


1. 우리가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가장 큰 가치를 두어야 할까.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 '절대적 가치'란 단연코 없다. 음질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오디오 장비'쪽을 알아보게 되고, 이것은 '완벽한 음'을 찾는 고행길과 다름없다. 예컨대 보물지도 한 장을 들고 바다 어딘가에 묻혀있을 보물을 찾아 가진돈을 전부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음질'에 가치를 둔 사람들, 이를테면 '오디오 마니아'들은, 음과 음, 그리고 다수의 악기들을 구분하는 데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하고, 필사적으로 매달리려한다. 이런 '오디오 마니아'들의 행위를 우리가 과연 비난 할 수 있을까. 음악감상이란 '상대적'인 행위인 것에 반해 '절대적'인 무엇인가를 찾는 것은 어쩌면 제한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도움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재하나에 몇백, 심지어는 몇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그러한 재력이 부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를 따져묻게 되는 것이다. 음악을 감상할 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인지하지 못하는 한, 망망대해 어딘가에 숨겨진 보물을 탐험하는 일은 아마 살아생전에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2. 소스(Source)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음악감상에는 심리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요소란 '음악을 감상 할 때의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컨디션이 무척 안 좋은 날은 아무리 값비싼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한다해도 만족스럽지 못한다. 오히려 고통스러운 소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반면에 기분이 좋거나 심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 혹은 우울하거나 '가라앉아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디바이스로 음악을 듣더라도 그 음질이나 퀄리티 여하에 관계없이 '감정적으로 깊이' 다가오게 된다. 

우리가 오디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심리적인 변화를 최소화 시키고, 언제나 '비슷한 상태'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무의식중에 변화하는 심리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심리적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장비를 찾는 것이다. 언제나 최적의 상태에서(혹은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서) 음악을 듣는 것이 리스너의 영원한 로망이지만, 그렇게 하기에 우리의 자금사정은 넉넉치 못하다. 비단 금전적인 문제 뿐만이 아닌, 여러가지 요소에서 우리는 제약을 받게 된다. 

앞서도 언급했듯, 나는 오디오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누구나 '찾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라캉이 이야기하는 object (a)일지라도 말이다. 

사실, 내가 비난하는 것은 (카메라나 기타 다른 취미생활에서도 그렇듯) '~체'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어떻게 그런 '구닥다리 시스템으로 음악감상을 합니까?' 라고 말하는 류의 사람들은 정말 진저리가 나는 것이다. 나는 Audinst HUD-MINI를 구입할 때,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용산의 한 오디오샵에서 국산 DAC를 가차없이 폄하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의 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비싼 것은 제값을 할테니까. 그러나 오디오는 카메라나 다른 취미들과는 달라서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변수도 많다. 오디오 장비들은 때로는 소유주들을 농락하기도 하고, 실망을 줄 때도 있다. 적어도 오디오 샵의 직원이라면,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의 한 부분일 뿐인 DAC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무조건 외제'라는 식의 발언은 조심스러워 했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음악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스(Source)'인 것이다. 소스가 좋지 못하면 몇천만 원짜리 오디오도 그저 몇만 원짜리 싸구려 MP3플레이어만도 못한 소리를 내 줄 뿐이다. 

서론이 길었다. 그러나 이 서론은 AUDINST사의 HUD-MINI에 대한 설명을 위해 필요했다고 본다. 


3. 저렴한 국산 DAC


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HUD-MINI다. 우선 HUD-MINI를 구입하기 전의 내 시스템을 보자면 정말 간단하다. 맥미니에 LG미니 일체형 오디오를 1500원짜리 AUX케이블로 연결해서 음악감상 중이었다. LG의 미니오디오가 한편으로는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연결해서 과연 소리가 좋습니까? 라고 누가 묻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물냉면을 먹고 싶은데 냉면국수가 없어서 집에 있는 일반 국수로 물냉면을 만들어 먹었을 때와 비슷" 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들을만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 사람심리가 그렇던가. 이 상태에서는 업그레이드를 한들, 딱히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DAC을 알아보았다. 아무래도, 아주 작은 변화라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설령, 그조차도 없다한들, 앞으로를 생각했다. 장소적 여건상 인티앰프에 괜찮은 북쉘프 스피커를 장만하기도 어려웠고, 그렇다고 저렴하게 인티앰프와 스피커를 어찌어찌 마련한다해도 언젠가는 또 업그레이드에 대한 생각으로 계륵이 되어버릴 공산이 컸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후회해도 '딱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의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했다. 최소의 비용을 감안한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Audinst HUD-MINI를 구입했다. 일단 가격이 부담이 없었고, 후에 내가 가진 조합으로 별다른 이득을 누릴 수 없을 때는 헤드폰 앰프로 이용하거나 아니면 앰프가 내장된 괜찮은 액티브 스피커를 하나 마련하면 될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연결은 2RCA to 3.5 스테레오 케이블을 이용했다. 일명 Y자 케이블을 구입한 것이다. 케이블은 카나레 제품을 구입했는데, 후에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케이블은 기존에 쓰던 싸구려 케이블과 별반 차이점이 없었다. 

사실 업그레이드를 함에 있어, '변화된 부분을 억지로 찾아 간신히 체감'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업그레이드다. 그런면에서 내 DAC 업그레이드는 실패했다. 확띄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두 가지 면에서 변화가 있었다. 사실, 나는 이정도의 변화만으로도 HUD-MINI를 구입한 것에 대한 소정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첫째로 소리의 변화는 분명있었다. 그런데 그 변화라는 것이 신중히 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몸으로 체감하는' 형식의 변화다. 예컨대 책꽂이에 책들이 꼽혀있다고 치자. HUD-MINI를 설치하기 전에는 책꽂이에 책들이 아무런 구분없이 아무렇게나 꼽혀있는 상황이라면, HUD-MINI를 설치한 후에는 작가별로, 혹은 제목별로, 아니면 가,나,다 순으로 어떻게든 정리를 해 둔 채 꼽아 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리저리 모여있던 음들이, 마치 누군가가 나와서 "이제 조별로 줄 좀 서 봅시다."라고 말하면 이리저리 각자 자기자리를 찾아 가는 식이랄까. 이정도의 변화는 사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체감할 수 없는 변화라고 하지만, 이 '체감하기 힘든' 변화도 익숙해지면 어느새 '체감이 되는' 수준이다. 


둘째로 이어폰을 맥미니에 직결해서 들었을 때와 HUD-MINI에 물려서 들었을 때 변화가 있다. 이 변화는 위의 첫번째 변화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 변화의 종류는 같다. 다소 안으로 모여있던 음들이 살짝 퍼져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맥미니에 직결해서 들었을 때는 4차선의 도로를 달리는 것이라면, HUD-MINI를 경유하여 듣게 되면 6차선 정도는 늘어나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는 식이다. 


일단은 실패한 업그레이드라 할지라도, 일단은 이선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우선 내가 지향하는 지점이 Hi-Fi가 아니라 PC-Fi였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이전보다는 듣기가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HUD-MINI를 썼을 때와 안썼을 때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듣기 편한가, 그렇지 못한가'. 


4. 여러 음악


들을 감상해보았다. 우선 기존의 HUD-MINI를 설치하기 전의 조합과 설치한 후의 조합이 '미니오디오'를 이용하여 들었을 때 큰 변화가 없었으니, 제대로 된 비교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용하면서 들어보았던 음악들에 대한 간단한 평을 남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 평은 '미니오디오 스피커'로 들었을 때의 감상이다. 


우선 라디오 헤드의 Karma Police를 들어보았다. 이 음악은 도입부에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음이 동시에 나오는데, HUD-MINI를 달기 전, 맥미니와 미니오디오를 직결로 연결했을 때는 소리가 다소 둔탁하게 여겨졌다. 울림이 좀 더 심했고, 마치 새로 산 제품에 붙어있는 비닐을 아직 떼지 않은 듯한 느낌이 났다. 반면에 HUD-MINI를 이용하여 이 곡을 들었을 때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비닐을 떼어 버린 느낌. 그리고 소리들이 골고루 분배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드림씨어터의 곡들을 들어보면 차이점이 좀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그들의 2집 Iamges and Words 의 첫 세 곡, 그러니까 Pull me under, Another Day, Take the time 을 차례로 들어보면, HUD-MINI를 설치하기 전에는 소리가 좀 더 둔탁하고 과격하다는 느낌이 있으나, HUD-MINI를 연결한 후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다소 완화되어 '편한 소리'로 바뀌게 된다. 요컨대 거칠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하기 힘든 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HUD-MINI가 하는 것이다. 


신촌블루스의 '아쉬움'이라는 곡에서도 역시 비슷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초반에 울리는 피아노 연주, 그리고 이어 나오는 정서용 씨의 보컬에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HUD-MINI가 없을 때는 정서용씨의 보컬이 다소 '앞'으로 나와있으며, 약간 거친 느낌(원래 허스키한 보컬이라지만)을 준다. 전체적으로 소리들이 앞으로 나와있어서 다소 소리가 크고 둔탁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HUD-MINI를 설치한 후에는 전체적으로 음들이 약간 뒤로 물러나면서 동시에 소리들이 좌우로 약간씩 더 벌어진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은 변화는 좀 더 음들이 '풍요롭게' 느껴지고, 보컬은 주변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게 되는 역할을 한다. 


5. 업그레이드는 실패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했기 때문에 '자기만족', '자기합리화', '플라시보 현상' 이런 것들은 없다. 스포츠 경기로 따지면 비긴 것과 비슷하다. 이기진 못했으나 성과는 있는 셈이다. 

우선 음들이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변했다는 점. 가장 저렴한 상태로, 할 수 있는 만큼의 업그레이드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얻었다는 점과 헤드폰, 혹은 이어폰을 이용하였을 때는 보다 나은 음악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HUD-MINI를 통해 얻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만약, 예컨대 뭔가 '극적인' 변화를 예상하시는 분들에게는 자신의 장비들이 '극적인 변화'에 어울리는 장비들인지 확인부터 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만약 괜찮은 스피커를 한 대 가지고 있다면, 그래서 노트북이나 PC의 내장 사운드로 음악을 감상하고 계셨다면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되겠지만 나처럼 변칙적인 방법, 그러니까 맥미니에 미니오디오의 AUX단자에 연결하여 음악을 감상하는 분들에게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울러 카나레 케이블이 이러한 변화에 한몫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에서는 그리 큰 역할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자신의 PC파이 예산이 20만원 이내라면, 케이블에 투자하는 것이 무의미 할지도 모른다. 만일 좀 더 멀리 바라보고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에게는, 건너뛰셔도 되겠지만, '저렴하게 투자한 만큼의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해 드리고 싶은 제품이다.

  1. 우리은하 2013.04.26 01:29 신고

    k701로 mx1은 큰변화는 없었지만 무난했고 mx2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오던데 mini는 어떨지요?
    지금 중국산 3만원짜리 dac이 있긴한데 안그래도 높은 고음이 더 제 귀를 찔러서 못듣겠거든요 저는 e888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음색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업글할지 조언부탁드립니다

  2. 우리은하 2013.04.26 01:29 신고

    k701로 mx1은 큰변화는 없었지만 무난했고 mx2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오던데 mini는 어떨지요?
    지금 중국산 3만원짜리 dac이 있긴한데 안그래도 높은 고음이 더 제 귀를 찔러서 못듣겠거든요 저는 e888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음색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업글할지 조언부탁드립니다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3.04.27 00:50 신고

      미니는 MX1과는 음색이 틀리다고 합니다.
      MX2랑은 편의성 차이가 있는 듯 한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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