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물 속에서 뒹굴렀던 지난 4년. 나는 배신을 당하며 배신을 배웠고 타인을 배신함으로써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흙탕물 속에서 힘들게 지켜왔던 것은 나의 가족, 내 하나 뿐인 친구, 사랑하는 여인.
가족들이 나를 존재하게 만들었고 무너진 내 삶의 파편들을 20년 동안 묵묵히 모으고 조각을 맞춰온 나의 친구. 그리고 집시처럼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순결한 영혼을 가진 그녀.

지난 내 인생에서 나에게 지금 유일하게 남은...내가 지켜왔고 또 앞으로도 지켜야 할 존재들.

4년의 시간중에 2년은 나에게 고통이었고 나머지 2년은 내가 웅크려온 시간.
이제 나는 조금 더 몸을 낮추고 정면 만을 꼬나보며 튀어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웅크려보자. 그러면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거야.

지난 내 인생에서 나에게 지금 유일하게 남은...내가 지켜왔고 또 앞으로도 지켜야 할 존재들.

나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내게 남은 이 극소수의 존재들을 제외하고는. 나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믿음은 곧 배신이었고 나는 경멸과 패배속에서 몸을 뒹굴어야 했다.
그 하찮은 족속들. 지금도 나는 그 틈에 끼어 있지만 머지않아 그 조속들의 틈에서 벗어나리란 것을 예감한다.

작은 시작들.

나의 웅크림의 끝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해주는 작은 시작들. 그 시작들이 나를 조금씩 지탱해주고 있다. 인내심. 끝없이 나를 괴롭히고 내 정신을 갉아먹는 상념들과 저속한 인간들 틈에서 나를 살아남게 해 준 것은 나의 인내심.
나는 4년을 견뎌왔고 더 떨어질 곳도 없는 곳에 떨어져 부러진 관절들과 찢어진 상처들을 치료하고 있다.
내 상처의 아픔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은 오로지 나의 인내심과 내가 지켜야 할 극 소수의 존재들.

머지않아 나는 튀어오를 것이다. 한껏 눌러놓은 용수철 처럼, 나는 이제 더 이상 눌릴 곳도 없다. 튕겨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환각같은 지난 세월은 나의 육신과 정신을 황폐하게 해 놓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몽롱한 악몽같은 과거들. 치유될 수 없으나 망각할 수는 있는 과거의 상처들.

그리고 오만했던 내 자신.

이제 접어두었던 그 오만을 꿰맨 상처의 틈속에서 끄집어 낸다. 내게서 죽어버린 것은 열정 뿐만이 아닌 아련한 오만의 기억들. 내게서 소멸된 그 무엇을 되살리기 위한 불씨를 기다리는 것은 고통과 황폐로 점철되어진 나의 시간들이다. 이제 내 시간은 조금씩 제대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나의 삶을 지탱시켜온 가족, 나를 지켜봐온 친구, 눈부신 그녀.

이들은 시침과 분침과 초침이 되어 나를 깨어나게 할 알람이 울리는 시간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다림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 내가 튀어올라 착지할 목표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의 웅크림이 끝날 시간이 다가온다.
남은 것은 아픔의 과거와 함께 묻혀졌던 나의 자존심과 자만심과 패배자들을 비웃던 오만함을 되찾는 것 뿐.
웅크림이 끝나고 튀어올라 착지할 지점을 나는 맨손으로 파내서 나의 잃어버린 이 무기들을 되찾을 것이다.
이제.
웅크림이 멈춤으로
시계가 돌아갈 것이다.
나의 시간을 표시해주는 나만의 시계가.

  1. Favicon of http://juliantime.net BlogIcon julian 2006.08.27 19:53 신고

    응. 자기도 이제 슬슬 움직일 시간 아냐?
    같이 날아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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