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 웨이>를 보고 왔다.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고 이승무 감독이 연출을 맡은 '헐리우드' 영화였기에 이슈가 된 영화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기대를 많이 했다. 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예고편만 봐도 병맛'이라는 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던데 나는 달랐다. 예고편을 보고 이 영화가 정말 보고 싶었다. 내 개인적인 취향도 많이 반영되어 있을것이리라. 그런데,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사람들에게 많이 까인다. 왜 그럴까? 그렇게 '병맛' 영화였나?

나는 개인적으로 <워리어스 웨이>같은 '비현실적' 내용의 영화에 어떤 논리관계를 따지는 것 부터가 오류가 있다고 본다. 스타워즈에서 C3PO나 R2D2가 어떻게 논리적으로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하는지 과학적인 설명을 원하는 것과 같다. 스토리의 측면에서 논리가 맞지 않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지적받아야 할 일이겠지만, <워리어스 웨이> 같은 경우, 블로거들의 글들을 보면 '논리적으로', 혹은 '그냥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부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워리어스 웨이>가 '웨스턴 무협(?)'을 표방한 장르라고 본다면 그냥 SF나 팬터지를 보듯이 이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워리어스 웨이>에서 또 하나 지적이 되는 부분은 바로 스토리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기념비적인 데뷔영화 <크로우>도 사실 스토리는 단순했다. 브랜던 리가 살해당했고, 무덤에서 튀어나와 복수를 한다는 스토리다. 이러한 단순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크로우>는 호평을 받았다.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영상, 브랜던 리의 멋들어진 연기같은 것이 팬들을 열광시켰기 때문이다. <워리어스 웨이>도 사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장동건은 '최고 검객'이고, 그러나 자신이 쓰러뜨린 '그 전까지 최고 검객'의 후손인 아기 '에이프릴'을 죽이지 못하고 아이와 함께 서부로 도망가 자신을 쫒는 악당(?)들과 마을을 위협하는 악당과 대결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오히려 이 킬링타임용 영화가 스토리 정도는 기본을 갖췄다고 본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의외의 면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한 개의 마을'이라는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상황들을 이야기로 만들어 놓은 것 치고는 훌륭하다고는 못해도 욕먹을 정도의 스토리는 아니었다. 액션과 그래픽을 강조한 영화에서 기본적인 스토리가 잘 되어 있다면 그리 욕먹을 것도 없다.

장동건의 연기력 논란도 있다. 장동건은 왜 단문만 짧게 이야기하느냐, 너무 인상만 쓴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다. <워리어스 웨이>에서 논리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면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동양'의 무사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면 그 또한 웃겼을 것이다. 사실 장동건이 '영어'로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는 자체가 나는 오히려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장동건의 연기는 이미 물이 올라있는 상태다. 기존에 그가 밟아왔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장동건의 능청스러운(?)표정들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자신을 찾는 자객을 죽일 때 했던 한 단어 '프리'를 내뱉을 땐 아 진짜 괜찮은데?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장면들이 몇 장면 나온다. 그리고 아름다운 동화의 한 장면 같은 영상도 있다. 나는 영화를 감상할 때, 그래픽을 꼼꼼히 보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색하다기 보다는 그저 볼만하다는 생각이었다. 여기저기서 차용한듯한 그래픽이나 영상 연출도, 사실 그대로 배꼈다기 보다는 감독이 원하는 모습으로 옮겨놓은 모양새이다.

자. 나는 나름대로 이 영화에 대한 변명을 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영화에 냉소적인가? 그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먼저 제목에 문제가 있다. 근래에는, 영화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사람들을 끌기 위해서는 일단 제목이 괜찮아야 하는데 <워리어스 웨이>의 제목은 그냥 <닌자 어쌔신>같은 기분이 드는 제목이다. 차라리 처음에 생각했던 <런드리 워리어>가 오히려 나을 뻔 했다. 감독과 주연이 한국인이라는 것도 씹히는데 한 몫한 것 같다. 우리는 심형래의 영화를 보고 '애국심 마케팅' 이라고 하는데 한국 감독과 배우가 헐리우드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응원'이 왜 애국심 마케팅으로 연결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디 워>의 경우,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헐리우드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었고, <워리어스 웨이>도 마찬가지 경우다. 한국 배우나 감독이 허리우드에 진출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톨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데, 하나는 '애국심 마케팅'이고 다른 하나는 '유치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에는 열광한다. 만약에 <워리어스 웨이>가 제목이 바뀌고, 감독과 주연이 바뀐 상태에서 내용과 그래픽만 똑같이 만들어냈다고 한다면 지금보다 욕은 덜 먹었을 것이다.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을 했다면 굉장한 B급 액션 영화 정도로 생각했겠지.

장동건은 비와는 다르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걸어온 길과 유사하다. 충분히 외국에서 먹힐정도로 인상적인 배우임에는 틀림없다. 이승무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자본만 풍부하다면 발전가능성이 충분한 감독이다. 이승무 감독의 상상력에 나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워리어스 웨이>가 우리나라 배우와 감독이 연기하고 연출했으니 봐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다. 최소한 다음 작품을 위한 격려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난이 아닌 비판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고 비단 이것이 <워리어스 웨이>에 국한된 말은 아니다. 곧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 파더>가 개봉을 하게 되는데, 영화 개봉 전부터 '예고편'만 보고 말들이 많다. 편견은 버려야 한다. 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그렇게도 관대하면서, 영화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의견이 다르니 그럴 수 있겠지만, 나는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거기에 편견이 있으면 더 이상 그 영화를 영화로서 감상 할 수 없게 된다.

워리어스 웨이
감독 이승무 (2010 / 한국,미국,뉴질랜드)
출연 장동건,제프리 러시,케이트 보스워스,대니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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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funnygames.co.uk/cake-shop.htm BlogIcon cake shop game 2011.08.22 10:39 신고

    좋은 텍스트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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