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전문가 분들이 참 많다. 그 전문가 분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소위 말하는 '능력자', 즉 정말 전문가분들이 있는가 하면, 종종 "나 이 제품 언제부터 썼는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제품 사용 경력(?)을 들먹이고 전문가인양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나 나이 몇 살 먹었는데~", "나 경력 이만큼인데~"라고 말하며 자신을 높이는 사람들이다. 정말 짜증난다. 연륜이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묻어나는 것이 연륜인 법이다.

어쨌든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보고 있자면 이런 말들이 많이 보인다.

"스마트 폰을 쓰려면 쓰는 사람도 스마트해야 한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하도 질문을 해대니까. 정말 간단한 것 조차도 질문을 해대니 "공부좀 하십쇼." 라는 뜻으로 통하는 모양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쓰는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공부하지 않고 거저 배우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 날로 먹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물론 정말로 기계랑 친하지 않은 분들은 열외로 하고자 한다.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되는 것이 세상에 살다보면 하나씩 있는 법이다. 어떤 분들은 아무리 컴퓨터를 배워보려해도 잘 되지 않고, 어떤 분들은 스마트폰이 정말 사용하고 싶지만 '기계치'라 잘 쓰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메뉴얼을 읽어도 소용 없으니까.

그래도 위에 스마트폰을 쓰려면 사람까지 스마트해져야 한다는 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자고로 스마트폰이라 한다면, 전화기 자체가 '영리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기본적인 사용법만 익히면, 말 그대로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컴퓨터로 워드를 작성하고 싶은데 워드프로그램을 실행시키려면 도스창을 열어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실행시킬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어떤가. 일례로 네이버나 다음 메일을 스마트 폰으로 열어본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사이트에 가면 이메일을 편리하게 열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위에도 언급한 '기계치'인 분들은 도대체가 IMAP이 뭔지, POP3이 뭔지부터 모른다.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을 해놓아도, 마냥 피카소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푸시 기능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은, 스마트폰에서 '다음'이나 '네이버'메일을 보기 위해서는 5분, 10분 이런식으로 설정해줘야 하는 것도 모른다. 왜 자동으로 이메일이 안오지? 와도 5분이나 10분씩 늦는거지? 라고 의아해 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스마트폰은 더이상 스마트해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첨부파일을 보는 방법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 고장날까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시킨다.
2. 스마트폰을 USB드라이브로 인식시킨다.
3. (안드로이드의 경우)스마트폰의 외장메모리에 폴더를 만들어 영화를 복사한다.
   (아이폰의 경우)아이튠스로 동기화시킨다.
4. 어플을 실행시켜 동영상이 들어있는 경로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4가지 과정이 '최소한'의 과정이다. 물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는 분들이야 이 과정은 순식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와 같은 과정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쓰지마세요.

이 사회에는 여러 직종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 중에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중년남자'를 예로 들어보자. 이메일을 언제어디서든 확인하라고 윗대가리들이 갈구고, 그래서 그는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아래아한글도 볼 수 있고, 엑셀도 볼 수 있으니 말그대로 스마트한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왠걸. 일단 위에 언급했던 이메일 설정부터가 빡세다. 게다가 파일들을 어딘가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아이폰은 MS파일을 보기 위해 어플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이것은 차라리 고행에 가깝다. 여기저기 커뮤니티를 가입하고 질문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다.

검색해보세요.
스마트폰은 쓰는 사람이 스마트해야죠. 공부좀 하세요.
이것도 모름? 뭥미?

간혹, 가뭄에 단비처럼 누군가 친절히 답변을 자세하게 달아주면 그처럼 고마울때도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힘든데 이제는 얼굴도 모르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에게까지 개무시를 당하는 것이다. 이러면서까지 스마트폰을 써야하나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행한 것이 십몇년 이렇게 된 것도 아니고 불과 2~3년인데.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도 급격히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양극화 된 것이다. TV뉴스채널을 보면 심지어 스마트폰 전문가라는 사람이 친절하게 어플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얼리아답터'라고 해서, 신제품을 먼저 구입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분들의 제품 리뷰를 보면 거의 '장인'에 가깝다. 정성을 들여 제품을 분석하고, 공들여 리뷰를 쓴다. 순전히 새로운 제품을 사용해봤다는 기쁨으로, 그리고 그 정보를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메뉴얼보다 더 자세히 리뷰를 쓴다. 내 생각에 진정한 전문가란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다. 제품 하나를 치열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 무지한 유저들에게 정보의 단비를 뿌려주는 사람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가. 모르면 물어보기도 겁이 나는 세상이다. 스마트폰 좀 썼다하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붙이지 못한다. 고작해야 '스마트폰 쓰시려면 스마트해지세요' 같은 핀잔만 듣는다.
스마트폰은 일단 사용하기 쉬워야 하고, 기계치인 사람들도 별다른 설정없이 메뉴얼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야 한다. 나는 아이폰의 메뉴얼이 '북마크'에 있는 것도 아이폰을 구입하고 아주 우연히 알게되었다. 그럴거면 스마트폰 쓰지 마세요, 라는 말은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교수수준의 지식을 갖지 않으면 스마트폰은 꿈도 꾸지 말란 말 같다. 누구나 사서,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쓸줄 모르는 사람도, 운전대 잡으면 레이서로 변하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이 운전초보(그러나 자칭 스마트폰 전문가)한테 그럴거면 운전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상처가 될까?

다양한 IT기기들이 말그대로 우후죽순처럼 튀어나오는 요즈음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니 인간성마저 디자털화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IT기기는 점점 더 인간처럼 변해가는데, 인간은 오히려 IT기기화 되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쓰시려면 사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합니다" 라는 말이 "당신은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라는 말과 동일하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1. Favicon of http://s-my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성주 2011.02.07 20:49 신고

    스마트폰 예전부터 무척이나 쓰고 싶어 갤럭시s질렀는데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직도 제대로 사용하진 못해지만 정말 편하기도 하고 아직 버그가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2. Favicon of http://trendinsight.biz BlogIcon 김시연 2011.02.08 01:56 신고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에요!!! 스마트폰, 편하게 쓰자고 만들어진건데, 쓰려면 공부를 해야하다니,,ㅋ

  3.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시스템즈 2011.02.08 10:26 신고

    처음 스마트폰을 샀을 때, 인터넷을 뒤져가며 봐도 모르는 기능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나중엔 내가 왜 휴대폰을 쓰면서 공부까지해야하나 싶어 화도 나더라구요. 내 마음대로 배경하나 못바꾸는게 뭐가 스마트하다고 선전한건지 회사에 따지고 싶었어요;ㅅ;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4. 이스터 2011.02.08 10:31 신고

    스마트폰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과는 달리 기능이 많은 컴퓨터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과는 달리 제대로 이용하려면 배워야되는게 대단히 많죠. 하지만 그 이전에 애초에 이런면을 불러일으킨 주원인중 하나는 그냥 남들도 다하니까라는 군중심리에 편승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서는 알아볼려는 노력도 없이 무조건적인 문의만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예로 게시판 공지에도 반드시 읽어보고 따라하셔요. 라고 친절하게 적힌 공문조차 무시합니다. ㅡㅡ;; 피처폰때도 피처폰의 모든기능을 전부활용할줄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사실 모든기능을 이용해보는사람들은 파워유저이고 이런분류가 스마트폰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죠... 네 필자도 피처폰때부터 한번 구입한 기기 뽕뽑아보자라며 적어도 기능의 80%는 이용했습니다.) 피처폰때도 사실 기능이 많아서 복잡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접근성이 낮았기 때문에 기능을 많이 활용하지 않았을뿐이죠.

  5. 호루스 2011.02.08 11:05 신고

    컴퓨터도 도스 시절부터 생각하면 많이 쉬워진거죠. 단순히 예를 들면 컴퓨터 사용법부터(전원 넣기부터), 워드 한글 엑셀 등을 가르치는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시절도 있지만 요즘 그런 학원 찾기는 참 힘들죠.

    스마트폰도 초창기라 그렇지 한 5년 정도 시간 흐르면 자연스레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6. 써머바디헬프미 2011.02.08 11:29 신고

    PDA시절부터해서 윈모폰(거의 비슷비슷하지만..)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까지..

    초기에 고생하는건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나 처음에 헤매는 스마트폰 왜 이런거 모름?

    이러는 사람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것 뿐이지요

    그나저나 로그인상태인데 왜 이름이랑 비밀번호 쓰라고 나오는건지;;

  7. Favicon of http://sue.jogosloucos.com.br BlogIcon jogos da sue 2011.08.11 19:22 신고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8. BlogIcon Masdar 2011.08.16 19:50 신고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9. Favicon of http://www.onlinebettingaus.com BlogIcon online betting 2011.10.14 06:54 신고

    응용프로그램과 콘텐츠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진정 멋진 기계가 될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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