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LX7

시험기간.

긴장감이 돌기엔 너무 아까운 날씨.

그래도 캠퍼스는 평화롭다. 시험조차도, 그들이 누리는 평화의 일부분.

어쩌면 가을 가장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캠퍼스 뿐일지도.

 

Panasonic LX7

 

PENTAX K-5

 

비에 젖은 어느 날의 마당은, 그 촉촉한 만큼이나 다양한 색이 존재했다.

 

때로는, 그 촉촉함이 어느 누군가의 눈물처럼

 

짭짜름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일상을 대하는 사람들의 종류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 일상의 유지. 내지는 일상의 뒤틀린 변화.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일은 오늘 보다 더 좋았으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분명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평범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작 본인은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의 일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빌어먹을 평범함. 빌어먹을 뒤틀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만 먹으면 그 평범한 일상은 순식간에 특별한 일상이 될 수도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그 특별한 일상은 순식간에 평범한 일상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인 우리의 두뇌 속 '인식'이 장난을 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두뇌'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상관일까? 두뇌가 만들어내는 정신적 장난은 시도 때도 없이 발기하는 성기처럼 컨트롤하기 어렵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의 일상은 신비해보이기까지 하다. 같은 일상이라도 어떤날은 그 일상이 짜증나고 어떤날은 그 일상이 더 없이 평온하다.
인간이 변덕스러운 이유는 인간이 가진 두뇌가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일상은 정액에 더럽혀진 침대시트처럼 짜증과 피곤함과 체력의 저하로 얼룩졌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히려 이런 스트레스가 나에게 잠깐의 숙면을 제공했다. 뭐랄까. 어떤 인과관계의 법칙이 적용된 것일까?

그러고 보니 나의 일상은 사람들을 대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사람들을 대하는 것으로 끝난다. 대인관계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나로서는 이런 것들이 마치 스트레스처럼 다가올 수 있지만 의외로 나는 적응을 잘한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소극적이다. 그러나 내 일은 자꾸만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고 나는 비교적 그 일을 잘 해내고 있다.
그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타인이기 때문일까?

내 일상에는 언제나 타인들이 존재한다.
그것이 때로는 평범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어쩌면 뒤틀린 일상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혹은 다행스럽게도.
좀 늦은 오후에 일어나 심란할때 언제나 그랬듯이 방을 정리했다.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거나 다른 방에 쌓아두고 꼭 필요한 몇 가지들만 추려서 놓아두었는데도 역시 조금은 어수선해 보인다. 그래도 책상만큼은 깨끗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최근에 새로운 글을 쓰고 있다.
I feel your sight 라는 제목의 단편을 잠깐 썼는데 역시나 생각대로 써지지는 않는다. 빨리 내 페이스를 찾아야 하겠지만 일단 머릿속이 그렇게 점잖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불가능해보인다. 8월 30일까지 끝내야 할 단편이 두개, 장편이 한 편이므로 I feel your sight 는 어쩌면 무뎌진 내 감각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했으므로 커피와 책을 읽어야 겠다. 월드컵의 열기는 재만 남은 캠프파이어 장작 처럼 식어버렸다. 월드컵에 한국도 없고 '체코'도 없다. 그러니 더 이상 볼 경기도 없는 셈이니 오히려 나에게는 더 잘됐다. 월드컵이 '끝'나고 나니 시간도 많이 생겨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이젠 슬슬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다시 잘 정돈해보자고 생각해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언제나 내 다짐이 내 생각처럼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렇고 요즘엔 좀 외롭긴 하다. 이것이 나의 금욕생활의 종말을 고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솔로로 지내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때로는 자유스럽고 즐겁기까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땜빵에 불과하다는 것이 불쾌하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 누군가를 만날 자신도 없다. 일단 사귀고 보던 식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나는 신중해졌다기 보다는 소심해진 것이 틀림없다.
내가 누군가를 '새로' '사귄'다는 것에 대해 겁을 먹고 있으니 말이다.
  1. Favicon of http://www.merian76.com BlogIcon merian76 2006.06.26 09:02 신고

    음... 누군가를 곁에 둔다는 건 쉬운일은 아니에요.
    나이와도 조금은 상관도 있고..
    하지만 님의 생각에 활력을 줄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괜찮지 않을까요? 뭐. 그에 따른 댓가가 좀 있겠지만.
    세상에는 공짜는 없으니까.. ^^

    • Favicon of http://www.juliantime.net BlogIcon julian 2006.06.26 10:08 신고

      안녕하세요.
      음. 먼저 저는 연애생활에 있어서 나이가 큰 작용은 안했어요. 보통은 비슷한 연령층을 만났었고...또 뭐랄까요. 최근 여성들은 자의식이 강해서 결혼이나 이런 것들보다는 '자기완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던 지라 결혼에 대한 문제는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제 생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좋긴하겠지만 단지 제게 활력을 준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만나면 그것도 좀 이기적인것 같고...;

      남녀관계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 경험이 많을 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네요.

  2. Favicon of http://www.merian76.com BlogIcon merian76 2006.06.26 11:09 신고

    윗글에 "나이와도 조금은 상관도 있고"의 의미는
    나이가 들수룩 사람을 만나는게 쉽지 않다는 뜻이었는데.
    제가 읽어봐도 뜻 전달이 제대로 안된듯.. 윽 우울해 --

    • Favicon of http://www.juliantime.net BlogIcon julian 2006.06.26 11:49 신고

      ㅎㅎ 그러셨나요. 그래도 결국은 나이가 많다면 이런 저런 제약(거기에 결혼도 포함되겠죠?)들이 있어서 사람을 만나는게 쉽지만은 않은 건 사실이네요. 님께서 의도한 뜻과는 약간 다를지는 몰라도요. 우울해 하지 마셔요.

  3. Favicon of http://www.merian76.com BlogIcon merian76 2006.06.26 17:48 신고

    아~ 요즘엔 기분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꿔요.
    으.. 조울증일까요?
    님도. 남은 하루 잘 보내세요~ ^^

    • Favicon of http://www.juliantime.net BlogIcon julian 2006.06.26 18:29 신고

      조울증이라기 보다는 날씨탓 아닐까요.
      힘이 들고 이럴때는 남자친구가 있으시다면 남친에게 기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간단히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겠네요.

써야 할 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이렇게 블로그만 끄적거리고 있다. 그 만큼 내 자신이 공허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하루를 의미없이 보내지는 않았건만. 뭔가 자꾸 부족하다는 기분이 든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히 불만스럽지도 않은 일상이지만 나는 자꾸만 가라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 정신이 활기차지 못한 것 아닐까.

자꾸만 내 스스로가 나의 일상과 타협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휴식도, 그렇다고 몰두할 수 있을 수도 없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그리고 무기력한 상황이 짜증스럽기도 하다.

나의 이런 기분에 대한 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존재하고 있다면 나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어쨌든 잠을 자자.
커피도 오늘은 집어치우고.
그냥 누워서. 편안하게 눈을 감아보는거야.

그러면 내일은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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