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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범인(凡人)들이다. 때문에 안식을 얻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들처럼, 우리들도 우리에게 맞는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늘 방황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명필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보드를 구입했다. 무려 30만원 대의 키보드다. 키보드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도 아닌, 심지어 일본에서 프레스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나온 키보드다. 회사 이름은 '토프레'. 이들이 개발한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는 기존의 기계식과는 가격을 비롯해 여러가지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내가 구입한 키보드는 이 회사에서 만든 키보드 중, 가장 호불호가 갈린다는 '리얼포스 하이프로'라는 제품이다. 키캡에는 홈이 파여있어서 기존의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때 잉베이 맘스틴의 팬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가 유행을 탔던 적이 있었다. 90년대 이야기다. 당시 잉베이 맘스틴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는 지판이 움푹 파여있었다. 국내 기타업체인 콜트에서도 비슷한 기타를 생산한 적이 있었다. 지판이 움푹 파여있으면 속주에 유리하다는 말을 그 무렵 본 것 같아 나도 콜트에서 나온 바로 그 기타를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이 키보드 역시 키캡이 움푹 파여있는 것이다. 아마도 '속타'를 위해서 그렇게 만든 모양이다. 짐작컨대 이 키캡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과거 잉베이 맘스틴의 팬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상상이다.

 

  이 키보드는 어디를 봐도 불친절하다. 우선 ESC 키를 비롯한 상단의 펑션키들이 숫자키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ESC나 펑션키를 쓸 때면 필연적으로 숫자키를 손가락이 넘어가야 한다. 마치 고갯길을 넘는 기분이다. 디자인은 투박하기 그지 없어서 80년대 후반 컴퓨터를 구입하면 번들로 끼워주던 키보드를 연상시킨다. 살짝 태닝을 한듯, 아이보리색을 가지고 있다. 회색의 투톤은 좋게 말하면 레트로 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구리다. 다른 키보드에 있는 F키와 J키에 있는 돌기도 없다. 대신 다른 키보들에 비해 조금 더 움푹 파여 있다.

 

  키감도 고르지 못하다. ESC를 비롯한 윗줄의 키감과 방향키, 키패드의 키감이 전부 다르다. 심지어는 한글이 새겨진 자판의 키감도 조금씩 틀리다. 45g 균등이지만, 키압이 그렇다고 낮지도 않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키보드는 아무렇게나 만들어 놓은, 누가보면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 키보드일 수도 있다. 차라리 내가 가지고 있는 레오폴드의 FC660C 키보드의 키감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둘다 같은 '무접점 방식'인데, 차이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키보드가 갖는 매력은, 위에 언급한 단점들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무엇보다도 키감이 매력적이다. 기존 토프레의 리얼포스 키감은 흔히들 이야기하는 '초컬릿 부러뜨리는' 느낌을 준다. 키를 타이핑 할 때 마다 초컬릿을 톡하고 부러뜨리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프로는 그와는 좀 다르다. 쫀득쫀득하다는 표현도 틀리다. 하이프로만의 정체성을 가진 키감이랄까.

 

  움푹 파인 독특한 키캡도 익숙해지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움푹 패인 키캡이 손가락을 감싸는 느낌이다. 물론 내 손가락이 작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손가락이 두꺼운 분들이라면, 오히려 움푹 파인 키캡의 튀어나온 가장자리 부분 때문에 난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타이핑을 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둥글둥글한 키캡은 리얼포스의 레트로한 디자인을 완성시키는 포인트다. 기존의 각진 키캡이 아닌,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키캡은 보기에도 편안해 보인다. 하이프로 키보드를 보다가 다른 키보드를 보면, 오히려 다른 키보드의 디자인이 날이 서 있는 것 같은 공격적인 디자인처럼 보인다. 모서리가 둥근 이 키캡은 하이프로의 디자인을 좀 더 레트로하게 보이게끔 만든다. 일견 타자기를 연상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 키보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하면 그 독특한 키감에서 나오는 독특한 타이핑 소리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이 키보드를 고민도 하지 않고 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키보드는 각각의 키 위치들에 따라 다른 소리들이 나는데, 전체적으로 타이핑을 했을 때 나는 소리는 기계식이 만들어 내는 인위적인 '찰칵' 소리와는 다르다. 키캡이 철로 된 보강판을 두들기는 소리처럼 느껴지는데, 자칫 날카롭고 건조할 수 있는 소리가 내부에 들어 있는 러버돔으로 인해 어느 정도 중화가 된다. 소음은 적지 않은 편이지만, 그 소리가 시끄럽거나 거슬리지는 않는다. 기계식 키보드는 자신이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는 타이핑음을 만들어내지만, 하이프로는 소리 그 자체에 정체성이 담겨 있어서, 누가 들어도 "음, 이건 하이프로 키보드군" 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자연스러운 타이핑 소리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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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들에게 키보드는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컴퓨터로 글을 쓰는 작가라면 적어도 '자신만의 키보드'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키보드는 내 손과 어울려야 하고, 내가 듣기에 편안한 타이핑 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내 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리가 일종의 자극제가 되어 오히려 일을 하는데 더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니 키보드를 주로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키보드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리얼포스의 하이프로는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타건을 해 볼 가치가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특히 장문의 글을 써야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무접점' 방식은 축복과도 같다.

 

  나는 현재 두 대의 무접점 키보드(하이프로, FC660C), 그리고 흑축 키보드 한 개(FC750R), 그리고 갈축 키보드(볼텍스)와 적축 키보드(볼텍스)를 각각 한 개씩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는 적축이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그보다는 리얼포스의 하이프로가 장시간 타이핑하기에는 훨씬 편안하다. 키압은 물론 적축보다는 무겁지만, 전체적인 만듦새 자체가 타이핑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가격은 무척 비싼편이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러버돔이 굳어 버리며, 간혹 보강판에 녹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감수하고 마치 야생마를 조련시키듯, 적응만 잘 된다면, 리얼포스의 하이프로는 그야말로 '인생키보드'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6.11.15 18:34 신고

    저도 하나쯤.... 갖고 싶은 최종 키보드 중에 하나네요...ㅎㅎ 가장 갖고 싶은 녀석은 해피해킹 녀석이긴 합니다...ㅎㅎ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11.16 16:10 신고

      저도 해피해킹이 탐나긴 했으나 제 전공에 방향키가 없는 건 힘들어서요. ^^
      대신에 fc660c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

  2. Favicon of http://talkingof.tistory.com BlogIcon 사진의미학 2017.03.11 20:39 신고

    리얼이....
    키보드 키캡이 뭔가 빈티지 한 느낌이 나네요 ㅎ

  3. KAraso 2017.08.06 11:31 신고

    안녕하세요. 뜬금없이 굉장히 죄송합니다만 혹 리얼포스 해당모델을 아직 가지고계신가요?



Canon EOS 6D



왜 우리는 키보드에 열광하는가


어느 해 부터인가 우리는 '복고'라는 이름의 열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만년필, 비닐 레코드, 필름 카메라. 레트로(Retro)는 이제 하나의 문화적 유행어가 되었다. 

사실, 복고가 유행할 것이라는 것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었으리라. 날로 발전해 나가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편리함을 얻는 대신 피곤함도 함께 얻었다. 디지털의 발전은 모든 지구인들을 24시간 일에 빠져 있게 만들었다.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피곤한 관계를 지속시켜 나가며, 스스로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매일 같이 자각하기 위해 애를 쓴다. 문자를 읽고도 답장을 하지 않는다는 '읽씹'이라는 용어는 현대인이 얼마나 디지털에 의존하여 소통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편리함이 가져다 주는 스트레스를 어디에 풀 길이 없는 사람들은 하나 둘, 저마다의 취미를 갖기 시작한다. 레고라던가 프라모델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키덜트'라는 용어의 등장은 현 시대의 장난감 산업을 아동에서 성인층으로까지 확대시켰다. (개인적으로) 집중해야 할 무엇인가가 현대인들에게 필요했던 것이고,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장난감들은 디지털의 세상에 쩔어있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꼭 맞는 취미였다. 마치 아무리 값비싼 음식을 먹어도,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치찌개가 계속 생각나는 것과 같다. 그러니 현대인들은 근본적으로 향수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 거의 대부분을 키보드와 마우스에 의존하여 산다. 입력장치(Input Devices)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임과 동시에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터널 증후군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늘 피곤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키보드'는 이러한 시기에 맞춰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고가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타이핑을 할 때의 그 쾌감을 빼 놓을 수 없다. 키를 누름으로써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 손맛 등은 타이핑을 함과 동시에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기계식'이라는 이름이 주는, 반(反) 디지털스러움이 일련의 매니아들 만의 전유물에서 대중성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고급)기계식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 등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다른 원인 중 하나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들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젊은층에게 스포츠 선수 만큼이나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고급 기계식 키보드를 이용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계식 키보드를 전시해 놓은 대형 마트들도 속속 눈에 띈다. 

용산을 가보면 별도의 타건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키보드 샵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의 레오폴드 FC660C


지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키보드는 위에서 언급한 기계식 키보드는 아니다. 그보다는 좀 더 고가이며, 좀 더 모호한 위치에 있는 '정전용량무접점'이라는 방식의, 쉽게 말하면 '향상된 멤브레인' 형태의 키보드이다. 나는 키보드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3가지로, 첫째 키캡의 감촉, 둘째 키보드를 타이핑 했을 시 나는 타이핑 음, 셋째로 타이핑을 했을 때의 손가락 느낌을 꼽는다. 이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는 위의 세 가지 덕목 중 어느 하나 일치하지 않거나, 혹은 모두 일치하는 키보드이다. 쉽게 말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형태랄까. 


흔히 입문용으로 많이 애용한다는 '청축' 키보드는 '딸깍'하는 클릭음이 매력이다. '갈축'은 청축의 구분감은 가지고 있으되, 딸깍하는 소리가 청축만큼 시끄럽지 않다. '리니어'라고 불리는 '적축'과 '흑축'은 소음도 청축이나 갈축만큼 크지도 않고, 구분감도 거의 없으나 '쫀득함'이 매력이다. 그런데 이 정전용량무접점 키보드는 쫀득하고 구분감은 있는데 어딘가 기계식 키보드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서걱거림이랄까, 도각거림이랄까. 그래서 흔히들 '초컬릿 부러지는 느낌'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혹자는 스펀지를 두들기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전용량무접점이라는 방식은 토프레(Topre)라는 일본 회사에서 최초로 사용했다. 그래서 토프레 사에서 나온 '리얼포스' 키보드는 현재 가장 고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나는 Vortex 사의 적축 키보드와 갈축 키보드, 그리고 레오폴드 사의 흑축과 청축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사실 정전용량무접점 키보드는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가격이 너무 고가였고, 키보드 샵에서 타건을 해 본 바에 의하면 일단 내가 앞서 언급했던 '키보드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3가지' 전부에 포함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축의 기계식 키보드를 소유하고 나니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의 키보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러나 단순 호기심 만으로 30만원이 넘는 리얼포스를 살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저가형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를 구입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좋건 싫건 어쨌든 구매하면 되도록이면 되팔지 않는 것이 내 철칙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타협한 것이 레오폴드의 FC660C 키보드였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이 키보드를 구매했다. 위에 언급한 이유 말고도 몇 가지 이유에서 나는 레오폴드의 FC660C 키보드가 내 눈길을 끌었다. 



Canon EOS 6D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디자인이었다. 필자는 근래들어 90년대 PC통신 시절을 종종 회상하곤 하는데, 레오폴드의 FC660C는 과거 PC통신 시절 애용햇던 키보드와 색이며 디자인이 상당히 유사했다. 완전한 하얀색은 아니고 약간 아이보리 색감이 들어간 올드하면서도 세련된 색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독특한 점은 키가 전부 66개만 존재하는 미니 키보드라는 것이다. 같은 무접점정전용량 방식을 이용한 해피해킹 프로2는 키가 60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방향키가 없어 나같은 사람에게는 불편한 키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키보드는 방향키과 Insert 키, 그리고 Delete 키가 있다. 펑션키는 없기 때문에 Fn 키를 이용하여 조합하여 사용해야 한다. 한글 워드 같은 프로그램에서 단축키를 불러 올 때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서 책상 위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책상 위에 맥북을 얹어 놓으면 키보드의 길이에 걸려서 다소 불안정했으나 이 키보드는 그럴 염려는 없다. 


키감은 쫀득함과 서걱거림의 중간 어디 쯤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처음 키보드를 타이핑 했을 때, 처음에는 쫀득거림을, 조금 타이핑을 하다보면 그 쫀득거림에 더불어 서걱거림이 동시에 느껴졌다. 흑축은 평소에는 쫄깃한 맛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이 피곤할 때는 키를 누르는 것이 피곤할 정도로 키압이 강한데, 이 키보드는 그런 면에서 흑축보다는 덜 피로하다. 



Canon EOS 6D


전체적으로 이 키보드는 마치 '타이핑에만 집중하게 하는' 키보드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런저런 기능성을 배제시킨 채, 오로지 타이핑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쓰거나 장시간 타이핑을 할 때 이 키보드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한참 논문을 작성하는데 손에 피로함보다는 타이핑의 즐거움이 더 많이 느껴졌다. 기계식이 타이핑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면, 정전용량무접점 키보드는 뭔가 정갈한 느낌이 난다고 할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준다. 그것은 아마도 복고적인 디자인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이 키보드도 물론 단점은 존재한다. 함께 딸려 온 케이블이 가격에 비해 너무 허접하다. 기존 레오폴드 키보드는 구입했을 때 동봉된 케이블 선이 금도금에 고급스러웠는데, 하얀색 FC660C에 들어간 케이블은 상당히 싼티가 난다. 키보드 가격은 20만원이 넘는데, 케이블이 너무 성의 없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단점으로는 백스페이스 키에 쇳소리가 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내 경우에 그렇게 심하게 느껴지지 않아 크게 문제는 없는데, 예민한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윤활'이라는 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전체적으로 키보드의 만듦새는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디자인과 키보드의 색이 마음에 든다. 고전적인 세련미가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키감을 제공하고 있으며, 적응의 문제가 있으나 키보드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얻는 공간의 이득도 상당히 좋다. 과거 경험해 본 레오폴드의 AS 도 구입을 결정하는 데 한 몫했다. 다만 스테빌라이저의 소음 같은 경우는 다른 키보드 들도 유사한 문제가 있다하니 그렇다쳐도, 저렴해보이는 케이블 문제는 레오폴드에서 조금 신경을 써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에 어느 정도 익숙한 유저들에게 권한다. 특히 '흑축'을 마음에 들어했다면 이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도 좋아할 확률이 높다. 다만 확실한 구분감, 그러니까 청축이나 갈축류의 키보드를 선호하는 분들이면 꼭 미리 타건을 해보신 후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 키보드 샵에서 타건하는 것과 새제품을 타건하는 것이 차이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을 하셔야겠다. 

기계식이나 고급 키보드를 처음 구매하는 '초보' 유저분들은 이 키보드를 구입하시면 머지 않아 되팔 확률이 높으므로 되도록 권하지 않는다. 그냥 값비싼 멤브레인 키보드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 청축 -> 갈축 -> 적축 -> 흑축의 순서대로 경험해 본 분들이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을 찾는 것 같다. 그 분들에게는 메이커, 그러니까 해피해킹이냐, 리얼포스냐, 한성이냐, 레오폴드냐의 선택의 문제인 듯 싶다. 레오폴드의 FC660C는 최소한 만듦새에서 실망스럽지는 않았음을 유념해 두시면 되겠다.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5.06.30 08:23 신고

    음.. 저도 요즘.. 정전용량무접점에 눈이 가더라구요...ㅠㅠ크기도 점점 작은 것으로..ㅠㅠ

  2. 김민수 2015.10.23 19:13 신고

    잘 읽었습니다. 궁금했던 키보드 세계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풍문으로는 기계식도 아닌 리얼포스가 끝판왕이라기에 뭔지 검색해 봤다가 가격에 흠칫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저가형으로 나온 청축을 노려봐야겠습니다. 딸깍거리는 소리 때문에 타이핑 할 때 정말 신이날 듯 합니다.

  3. 2016.09.21 23:58 신고

    고급 키보드를 처음 샀다고 '초보'는 아니죠
    저는 지금 리얼포스 55g 균등 모델 쓰고 있지만
    팔,구십년대의 키보드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은 싫어할 수 있고, "이런 게 이렇게 비싸"라고 생각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허세끼로 쓰고 있긴 하지만요
    타건감이 끝판왕이 아니라 가격이 끝판왕입니다.(사실 더 비싼게 존재하긴 함)

    리얼포스 쓰는 진짜 이유는 그다지 갈아탈 키보드가 없기 때문이죠
    사무실 보스가 쓰시는 무접점도 기계식도 아니지만 30만원 넘는 키보드도 쳐보고(이건 배열이 구려서..)
    기계식 청축도 쳐보았지만 (타건감이 별로.. 손으로 누를때 스위치가 딸각 눌리면 그다음은 허공을 누르는 느낌이 싫어서..)
    다음은 갈축 흑축 같은거 안쳐봤으니 한번 쳐봐야죠

    사실 만원대 이하의 키보드들도 쓸만합니다. 타건감도 좋죠
    문제는 덜컹거리는 소리, 흔들거림, 스프링소리죠(왼쪽 컨트롤키의 누르는 방향에 따라 잘 안 눌리는 현상도 있습니다)
    3만원 정도하는 아이솔레이트 방식은 위의 문제도 전혀 없고 타속도 좋습니다만 키보드의 면적이 큰 단점이 있습니다.(타속이 젤 좋은 건 낮은키방식이죠)

  4. Favicon of http://talkingof.tistory.com BlogIcon 사진의미학 2017.03.11 20:43 신고

    무접점은 아직 사용한 경험이 없고, 앞으로도 계획은 없는데...
    그래도 기계식 체리축은 2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소음 흑축을 곧 커스텀으로 제작해 볼 계획이 있습니다.

    확실히 기계식 스위치의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다른 방식의 키보드를 사용해 보면 뭔가 손가락이 불편합니다.ㅠ

  5. 도미 2017.08.27 09:14 신고

    U2715H 모니터 사용기를 찾다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상세하면서도 정갈한 리뷰가 참 좋네요. 좋은 글들 감사합니다.


Canon EOS 6D


기계, 인간과 접촉하다


지금 이 시대에, 그러니까 하이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를 열광시키는 것들이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클라우드, 고성능 PC. 기술의 발전은 정점에 이르렀고, 기술의 정상에 서서, 우리는 문득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우리를 거쳐왔던 그 모든 것들을 다시금 돌이켜본다. 기술의 시작, 비닐 레코드, 카세트 테이프, 흑백 TV, 비디오, 만년필, 모뎀, PC통신, 브라운관 모니터, 그리고 여러분들은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처음으로 컴퓨터라는 것을 마주했을 때, 여러분들이 최초로 컴퓨터 키보드라는 것을 타이핑 했을 때의 그 순간을.

우리가 처음 키보드를 누르던 그 순간을 기억해보자. 키 하나를 누를 때마다, 키보드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소리와 함께, 모니터에는 내가 선택한 키에 인쇄된 문자가 새겨졌다.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은, 어린 시절 미지의 세계와 소통하는 첫번째 접촉이었다. 그렇지. 우리가 그 미지의 세계와 처음으로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키보드'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부품


키보드는 컴퓨터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중에 가장 저렴하고, 또 가장 무시당하는 주변기기에 불과했다. 기계식 키보드가 비교적 흔하던 시절에는, 키보드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다. 키보드에서 소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키보드라는 주변기기는 소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제대로 입력만 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은 차츰 키보드에서 사라진 소리들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펀지를 누르는 것 같은 멤브레인 형태의 키보드나, 노트북에서나 흔히 쓰이던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에 싫증을 내거나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옛날, 기계식 키보드에서 들려오던 그 경쾌한 타이핑 소리, 그리고 손가락에서 느껴지던 그 감촉은 컴퓨터로 하는 작업들을 보다 더 신나게 만들어주었다. 키보드에서 울려퍼지던 그 경쾌한 소리는, 돌이켜보면 아마도 음악같은 것이었나보다.

그러나 지금의 키보드는, 더 이상 작업의 능률을 높여주지 않는다. 키보드는 컴퓨터를 구성하는 부품중에 마우스와 더불어 가장 저렴한 부품으로 전락했다. 아무도 키보드에서 나는 소리라던가, 타이핑의 감촉 등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입력이 잘되고, 버려도 별로 돈이 아깝지 않을 그런 키보드를 원했다. 


기계식 키보드


IBM의 모델 M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도 '버클링 방식'이라고 불리던 키보드였다. 타이핑 할 때, 스프링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질 정도로 소음도 컸고, 손가락에 힘도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아론'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키보드를 구입했다. '아론 기계식 키보드'는 추억할 만 한 키보드였지만 그렇게 좋은 느낌을 주지 못했다. 세월이 흘렀다. 전부 옛날 이야기들이다. 청계천에서, 용산에서 낡은 키보드들을 구하러 다니던 적이 있었다.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였지만, 타이핑 감이 괜찮았던 키보드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내 시들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그냥 키보드는 키보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맥을 쓰면서 애플 무선 키보드와 유선 키보드를 구입해서 썼다. 그러나 가끔,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미련들이 생겼다. 행여라도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키보드를 치는 장면이 나오면, 그 소리를 유심히 들었다. 마치 담배를 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내뱉는 담배연기를 맡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다가 레폴드에서 나온 기계식 키보드를 얻었다. 체리 청축을 쓴 키보드였다. 딸깍딸깍.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기계식 키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완벽했다. 완벽한 타이핑 소리. 키를 누를 때 완벽하게 걸리는 느낌. 그 소리는, 그러니까 체리 청축은 너무도 완벽해서 인위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너무 시끄러웠다. 


갈축


인터넷을 검색해봤다. 기계식 키보드를 구성하는 '스위치'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회사는 '체리'라는 회사다. 체리에서 나오는 스위치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청축, 갈축, 적축. 그 외에 백축과 흑축도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청축과 갈축, 그리고 적축이 많이 쓰인다. 청축은 타이핑 할 때 소리가 나서 '클릭'이라 부르며, 갈축은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으나 타이핑 느낌은 청축과 유사하여 '넌클릭' 방식이라 부른다. 적축은 리니어 방식이다. 소리도, 타이핑할 때 걸리는 듯한 그런 느낌도 거의 없다. 리니어(Linear)의 사전적 의미는 '직선'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타이핑해보면 키보드가 쑥쑥 들어가는 느낌이다. 

어느 날 필자는 작정을 하고 용산을 갔다. 그리고 키보드들을 전시해 놓은 곳을 찾아 청축, 적축, 갈축, 백축, 흑축을 전부 타이핑 해보았다. 그래서 결국 필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축은 갈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청축만큼 요란하지도 않고, 적축만큼 정숙하지도 않다. 쫀득쫀득한 느낌에, 적당히 요란하다. 사람으로 치면 청축은 말이 많고 유쾌한 사람, 적축은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갈축은 약간의 비밀을 간직한 채 적당히 말을 받아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농담을 던질 줄 아는, 마치 단골 술집의 바텐더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갈축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면서도 적축과 적잖이 갈등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언젠가는, 적축 키보드를 하나 더 구입할지도. 


Vortex


내가 이 회사를 알게 된 것은 클리앙에 체리 키보드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였다. 기왕이면 체리 스위치만 쓴 서드파티 업체가 아닌, 아예 체리에서 만든 키보드를 써보자고 마음먹고는 3497모델과 1867모델간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올렸다. 그런데 어느 분께서 vortex사의 키보드를 고려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주셨고, 나는 즉시 검색에 들어갔다. 

vortex사는, 아마도 얼마 전까지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Vortex라는 회사 자체가 생겨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각주:1] 

그러나 Vortex는 키보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회사였다. 




<출처 : Vortex 국내 공식 홈페이지 (www.vortexgear.co.kr)>


Vortex 키보드는 다양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맥북처럼 키보드에 불도 들어온다. 그러나 내가 vortex 키보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하얀색의 풀배열을 가진 Type F 키보드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다른 키보드들을 봤지만, 이 키보드만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없었다. 문제는 키감촉이나 타이핑 소리였다. 같은 체리사 갈축이라도 제조사들에 따라 소리, 키감촉들이 전부 틀렸다. Vortex의 갈축을 타이핑해보고 싶었지만 용산에는 청축 밖에는 타이핑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은 믿고 써보는 것이었다. 


Vortex와의 첫 만남


Canon EOS 6D


실제로 받은 Vortex 키보드는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약간 달랐다. 뭐랄까, 뭔가 기묘한 느낌이랄까. 키보드에 들어오는 불빛은 무척 밝았지만, 밝기 조절이 가능했다. 게다가 이 키보드에는 '숨쉬기 모드'가 있다. 실제로 설명서에도 'Breathing Mode'라고 나와있다. 이 숨쉬기 모드를 설정하면 좌측 윈도우 키를 제외하고 전체 키보드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한다. 왜 이름을 '숨쉬기 모드'라고 했을까. 마치 빛이 숨을 쉬는 듯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인 듯 한데, 개인적으로 이 '숨쉬기 모드'라는 네이밍 센스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살아 숨쉬는 '무엇'과 함께하는 기분이다.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불을 끄면 제법 분위기가 있다. 밝기를 최대로 하면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실정도지만 밝기를 '2'나 '3'정도로 하면 나름대로 은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키보드 감촉은 예상과 다르게 '훨씬' 더 좋았다. 



타이핑 소리는 생각보다 컸지만, 요란스럽지는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이다. 손가락에 적당히 '걸리는' 느낌도 있다. 엔터키의 소리가 다른 키들과는 달랐지만, 아마도 키캡의 길이 때문일 것이다. 적당히 쫀득거리는 느낌이 계속 뭔가를 타이핑하고 싶게 만든다. 

그렇다고해서 구입한지 몇 시간 만에 완전히 적응했다고는 할 수 없다. 어딘가모르게 아직도 어색한 감이 남아있어서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할 듯 싶다. 


더 많은 글을 쓰기 위하여


키보드에 투자를 했다. 몇 백 원짜리 모나미 볼펜으로도 글은 쓸 수 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만년필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컴퓨터로 대부분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키보드는 사실 컴퓨터의 그 어느 부품보다도 중요하다. 키보드가 작업의 능률을 과연 올려줄까? 이 블로그가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타이핑을 하는 재미가 있다면, 여러분들은 아무리 긴 글이라도 피로감없이 즐겁게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도구가 바로 키보드인 것이다. 

필자는 이 키보드를 맥에 물렸다. 맥에서만 쓸 수 있는 몇 가지 단축키들의 위치가 다르지만 쉽게 적응할 수 있다. karabiner라는 맥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키보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일반적인 키보드들이 캔커피라면, 기계식 키보드는 로스팅이 잘 된 고급 커피와도 같다. 깊은 맛이 있다고나 할까. vortex는 최상급으로 로스팅된 커피라고 할 수 있다. 


  1. (Vortex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쿨앤조이의 쿨앤조이막귀님 글 참고 : http://www.coolenjoy.net/bbs/cboard.php?board=review&no=21581)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4.12.24 08:25 신고

    맥용 기계식키보드가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 수요가 적다보니.. 정말 없네요.ㅠㅠ 있으면 가격대가 너무 높고..ㅠㅠ

  2. Favicon of http://freaking.tistory.com BlogIcon 지식전당포 2015.03.10 15:07 신고

    안녕하세요, 지식전당포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잉이라는 사이트에서 블로거 님의 좋은 글과 사진을 불법 수집한것 같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구글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님의 트래픽을 빼앗아갈 수 있습니다.


    http://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w6jUsK56iKYJ:www.5ing.co.kr/1130731+&cd=2&hl=ko&ct=clnk&gl=kr

    • Favicon of http://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5.03.19 16:27 신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그 사이트에 연락을 해서 글삭제를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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