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무척이나 두꺼운 도스또예프스끼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세 권을 구입했다. 읽으려고 하니 뭐랄까. 책은 가벼운 편인데 두께가 두꺼워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불편했다.

iPhone 4


어디 괜찮은 이북은 없나 고민을 해보았다. 교보문고는 일전에 아이패드 어플이 아직 나오지 않아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 이북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여기저기서 들은 적이 있는 '리디북스' 라는 곳을 찾게 되었다. 일단 아이패드로 어플을 다운받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과연, 찾는 책의 전부는 아니어도 필요한 책들은 찾아 볼 수 있었다.



책을 구입하면 나오는 책장이다. 처음에 리디북스 어플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두 권의 책을 무료로 준다. 그리고 현재 진행하는 행사에 따라 책을 더 주기도 한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이미 종이책으로 샀으므로, <죄와 벌>을 구입했다. 가격도 종이책보다 저렴하다.


어플을 실행시킨 화면이다. 글자가 커서 좋다. 가독성은 상당히 좋다. 일전에 판매했던 이북 단말기들에 비하면 퀄리티는 훌륭하다. 아래 나오는 메뉴들은 화면의 가운데를 터치하면 사라진다.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검색' 버튼을 누르면 사전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원서를 볼 때 유용하다.


리디북스에서는 원서를 구매 할 수도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리너스'와 '율리시즈' 원서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이 두 소설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단어를 길게 누르면 단어나 문장을 선택해서 SNS서비스로 공유 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책갈피 기능도 있다.


다양한 책들이 준비되어 있다. 원하는 책들이 전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청을 한다면 차차 늘어 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나는 리디북스와 단 하나의 관계도, 인연도 없는 사람이다. 단순히 아이패드로 도스또예프스끼의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이고, 우연히 리디북스를 보니 원하는 책들이 있었을 뿐이다. 넓은 아이패드의 화면으로 책을 읽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두께나 부피를 고려하지 않고 짐을 챙겨도 된다. 화면이 넓어 쾌적하다. 또한 일전의 이북 단말기들은 페이지를 넘길 때 화면이 깜빡거리는 것이 무척 신경쓰였는데 아이패드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글자도 큼직하여 나이드신 분들이 읽으시는데도 부담이 없다.

그런데 이런 이북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다.
그래도 책은 종이를 넘기면서 보는 맛이 최고라는 것이다. 종이의 질감과, 냄새, 잉크의 번짐, 두툼한 무게감 등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매력 아닐까? 생각해보니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펜, 메모지를 준비해 놓고 좋은 구절이 있으면 그것을 메모지에 적어 책의 한 페이지에 꽂아 두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 할아버지가 나타나도 절대로 디지털 상에서는 구현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책을 선물할 때, 책의 빈 장에 간단한 메모를 적어주는 낭만도 흉내낼 수 없다. 책은 어디까지나 책이다. 책의 존재는, 종이와 잉크 만으로도 위대한 것이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편하게 책을 읽더라도 나는 종이책 사기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책을 모으는, 그래서 그 책에서 풍겨나오는 그 모든 것이 좋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디지털'에서 벗어나고 싶어 '책'을 손에 쥐었던 내가, 이제는 그 '책'마저도 '디지털'로 읽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약간 슬픈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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