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워를 아직 보지 않았다. 그러나 휴가때 볼 예정이다. 내가 이 블로그에서 하고 싶은 말은 디워의 내용에 대한 글이 아니다. 디워를 둘러싸고 있는 논란들에 대한 글이다.
여자친구와 함께 하는 블로그에 우울하고 사회적인 시각이 담긴 글은 쓰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곧 SUE와 함께 볼 영화이니 최대한 막말은 자제해서 최대한 간단히 적어본다.

언젠가 심형래 감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용가리 나올때 즈음 하여 어떤 잡지사와의 인터뷰 였던 것 같은데.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쨌든 심형래 감독은 이런 말을 했었다.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기술이다."

내가 이 말을 왜 기억하고 있느냐 하면 나는 당시에 미친놈 처럼 소설을 쓰던 시기였다. 그러니까 글쟁이니까 스토리 없는 영화는 보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사실, 당시 그 말 때문에 나는 심감독에 대한 약간의 반감은 있었다. 한편으로는 기술력이 좋은데 스토리까지 더 좋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심형래 감독 말은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만 하다.
일단,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전문적으로 스토리를 담당하는 파트가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그 쪽에서 기본적인 이야기는 뽑아줄거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 스토리 파트를 심감독이 너무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디워에 스토리가 필요하긴 한가. 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스토리라는 것은 얽히고 섥힌 복잡한 플롯을 말한다. 진중권씨가 개연성을 들먹이고 서사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디워에 그런 것은 필요가 없다.

진중권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 분에 대한 말이 참 많더라. 개인적으로 백분토론을 보고 외모도 말투도 내가 아는 교수님과 너무 닮아서 놀랐다. 진중권씨는 이런말을 했다. 영화 300은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디워는 그런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 조차도 없다. 라고.
주인공이 왜 그렇게 해야하고 주인공이 하는일도 없는데 갑자기 하늘이 도와서 결말을 맺었다. 이것은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하는 복잡하고 얽히고 섥힌 플롯들이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의 이야기가 있으면 그 이야기에 '사건' 들은 존재하나 그 '사건' 의 해결과정이 생략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중권씨가 망각하고 있는 사실은 사건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고 어거지로 그 사건들이 해결되었을 지언정 일단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는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중권씨는 디워를 폄하하기 바빠 '서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 자체가 없다' 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야기가 없으면 영화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냥 진중권씨 마음에 들지 않는 어설픈 이야기겠지.

이 세상에 아무리 '싸가지가 없는' 사람이라도 '기본적인 싸가지'는 가지고 있는 법이다. 그런 '기본적인 싸가지' 조차도 없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아니, 아예 인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트랜스포머는 봤는데 트랜스 포머의 이야기가 난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다른 행성 로봇이 지구를 굳이 지켜줘야 하는가? 큐브 때문이라지만 어차피 없애버리면 그만일 것을 굳이 지구를 지켜야 할 이유는 뭔가? 지구인들이 귀여워서?
트랜스 포머의 주인공은 뭔가 한 일이 있는가?
트랜스포머의 주인공은 자신의 자동차를 자기 돈주고 사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자동차를 자기 손으로 운전한 것도 몇 장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트랜스포머의 내용은 도대체 뭘까? 어찌보면 디워보다도 더 내용이 없어보이는 것이 트랜스포머다. 마케팅 이야기가 나오는데 트랜스포머의 마케팅은 딱 두 가지였다. 마이클 베이 + 스티븐 스필버그. 로봇의 변신장면.  어차피 둘다 시각적 효과가 마케팅의 공통분모라면 다른 이면, 즉, 마이클 베이 + 스티븐 스필버그 마케팅 보다는 심형래 감독의 인간승리가 차라리 더 그럴듯 해 보인다는 것이다. 천대받던 인간 하나가 세계적으로 이슈를 만들었다는 것은 영화 내용에서 보여지는 잘짜여진 인간승리가 말하는 희망보다는 더 현실적인 희망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나도 노력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것이 영화의 내용이 아닌 실제 인물에 의해서 그려진 것이므로 영화 이상의 효과를 준 것이다.

애국심을 말하는데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애국심은 미국인들의 애국심에 비하면 그렇게 광적이지도 않다. 사실 한국사람들은 어떤면에서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기까지하다. 그것은 '대한민국을 떠나서 다른 나라에서 살고싶어요' 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이나 정치에 무관심한 것들이나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은 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러워 하며 정치에 열광하고 군대에 간 것을 자랑스러워 하니까.(꼭 그런 것만은 아니기도 하지만.) 트랜스포머에서 보여지는 미국만세는 헐리우드의 전통이나 마찬가지이다. 왜 로봇들이 그 커다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중국도 아니고 러시아도 아니고 로봇의 천국인 일본도 아닌 미국에서 그 난리를 피우느냐 이다.
미국인들은 그 힘든 역경을 딛고 결국 그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개척정신을 베이스로 깔고 영화를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디워에 애국심이 어디 있는가? 애국심과 한국적인 정서를 혼돈하면 안 될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자신이 좋으면 그것을 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디워가 보고 싶으니까 본것이고 심형래 감독을 응원해주고 싶으니까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디워관련 논란에서 내 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심형래 감독이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를 반기고 있다. 심형래는 어떻게 보면 한국의 주성치 이기 때문이다. 주성치가 소림축구를 만들었을 때 누가 주성치보고 웃기는 연기만 한 싸구려 배우라고 욕한 사람이 있었던가? 주성치는 현재 홍콩 영화의 자존심으로 남아있다. 주윤발과 이연걸이 헐리우드에서 되도 않는 영어로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고 있을 때 주성치만이 홍콩에 남아 홍콩영화를 알렸기 때문이다.
심형래 감독은 디워를 헐리우드를 겨냥한 세계적인 영화라고 말했지만 솔직히 심감독이 '나는 미국인이고 이 영화는 미국에서 만들었소.' 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았다. '한국 감독이 한국 기술로 헐리우드에 먹히는 영화를 만들겠다' 라고 말한 것이지 않는가? 그걸가지고 한국영화가 아니라고 비꼬는 시민논객도 백분토론에 있더라. 유치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심형래의 기술력을 자랑하겠다는 마음만 있었다면 굳이 심형래가 영화 종반부에 아리랑을 삽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우삼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2 나 페이첵을 감독했을때 누구도 오우삼에게 홍콩영화를 세계에 알렸다고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우삼 영화에 홍콩을 말해주는 코드는 오우삼 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나 디워는 틀린 경우 아닌가? 이 두 가지 경우역시 혼동하면 안되는 경우이다.

진중권씨는 심형래와 황우석을 비교한다.
만약에 심형래 감독이 "디워의 CG기술은 사실 국산 자체 기술이 아니라 외국에서 가져온 기술이다."라거나 "디워의 CG원천기술은 애초부터 없었다. 여기저기서 따온것이다." 라면 국민들이 배신감 느끼고 사기당했다는 기분이 들겠지.
단지 영화 내용만으로 심형래감독을 황우석 박사와 비교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웃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됐든 나는 심형래 감독이 성공해서 손익분기점을 넘었으면 좋겠다. 영화가 스토리가 개판이든 CG가 화려하든 나는 사실 별 관심이 없다. 단지 한국에서 장르영화가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한국에서 장르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니까.
그렇다면 심형래 감독은 더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지금의 열정과 함께 정말 멋진 SF영화 하나 더 내뱉지 않을까?

  1. Favicon of http://arthome.tistory.com/ BlogIcon 몸부림 2007.08.14 08:25 신고

    미흡한점은물론있다. 하지만칭찬할것도많다.
    이영화가심형래감독의전부는아닐것이다. 실패없이 성공이 없듯이 누구든 만들고 해냈다는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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