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1시 30분 쯤, 더워서 열어놓은 창문 밖으로 '합창'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TV를 크게 틀었나? 싶어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했는데 이제는 어떤 남자가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목사인 모양이었다. 근처에 교회가 있었던가? 생각했지만 아무리 근처에 교회가 있었던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늦은 밤에 찬송가를 부르냐는 것이다.
나는 불교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성경에 나오는 좋은 구절을 인용해주기도 한다. 이는 내가 기독교 중학교, 천주교 고등학교 등을 다니며 젊은 시절에 다양한 종교를 접했기 때문이리라. 부모님이 불교셔서, 나는 정말이지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란것이다.

그러나 편견없이 타종교를 접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든일이다. 특히 늦은 밤에 어디선가 찬송가소리가 들려올 정도면 더욱 그렇다. 중들이 치는 목탁소리에 잠을 못잤다면 나는 그 또한 타종교인들이 당연히 비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종교적 편견, 혹은 대립각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절에서 목탁소리는 보통 새벽 네 시쯤 들린다. 주변에 절이 있다면 하는 이야기다. 수요일과 일요일 아침에는 찬송가소리와 종소리가 울린다. 사실, 내가 전에 살던 집에서는 근처에 교회가 있었는데, 일요일 아침마다 울리는 교회 종소리, 교회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들리는 찬송가 소리가 싫지많은 않았다. 어떤 목가적인 분위기가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몸에 잠자리에 들려는 밤 11시 30분에 들려오는 찬송가 소리는, 종교적 편견을 차치하더라도 불편했다. 그 소리는 비록 열두 시쯤에 끝났지만, 아마도 평소에는 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비추어봤을 때 어떤 신도의 집에서 예배라도 봤나보다 하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언젠가 또 다시 늦은 밤에 찬송가 소리가 들린다면, 그래, 주정뱅이가 골목에서 주정하는 소리보다는 낫지, 라고 생각하며 단념해야겠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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