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휴가로 여기저기 떠날 때, 나는 책을 구입했다. 원래 내가 거주하고 있는 캠퍼스 자체가 아마도 휴가지와 별 다를 바 없어 별달리 휴가를 떠나야 할 필요성을 못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래 열거한 책들 중에는 읽은 책도,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도 있다. 모두 시중에서 팔고 있는 책이므로 관심있는 분들은 서점에 가서 뒤적거려봐도 좋다. 책을 읽기에 지금 만큼 좋은 시기가 또 있을까.

1. 광기의 역사 - 미셸 푸코, 나남 출판

이 책을 처음부터 정독을 한다는 것이 힘들 것 같아 소설 자료용으로 틈틈이 뒤적거리고 있다. 두꺼운데다가 종이 질은 얇아서 그냥 봐도 질리게 보이지만 실상 내용은 흥미롭다. 아직은 뒤적거리는 수준이라 정확한 내용을 적을 수는 없지만 인간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고찰이 필요할 경우 유용한 텍스트이다. 어쨌든 인문학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건드려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

2. 파일로 밴스의 정의 - S.S.밴 다인, 북스피어

미국판 셜록 홈즈 파일로 밴스의 추리담이다. 자신의 추리를 꽁꽁 숨겨두었다가 나중에서야 밝히는 과정이 짜증나고 답답하긴 하지만 결말에 가서는 무릎을 치게 만든다. 지난 일요일, 교내 분수대에 앉아 열심히 읽었던 책.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탐정 중에 최고봉을 꼽으라면 역시 셜록 홈즈. 구관이 명관인 법.

3. 이와 손톱 - 빌 S. 밸린저, 북스피어

숨막히는 반전이 있는 스릴러물. 반전에 익숙한 분들이야 읽는 도중에 눈치를 챌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말 부분에서 주는 충격은 놀랍고 또 경쾌하다. 텍스트 만으로 사람을 흥분시키는 소설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다른 스릴러 소설들이 1회성인데 반해 이 소설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만 한 소설이다.

4. 마더 나이트 - 커트 보네거트, 문학동네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보를 잊는 풍자의 황태자. 바로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 마더 나이트이다.
이 소설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신에 미국 스파이로 활약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특유의 블랙 유머와 풍자적인 기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 5 도살장' 을 재밌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5.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 - 더글러스 애덤스, 이덴슬리벨

더글러스 애덤스가 히치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왔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 더글러스 애덤스는 역시 특유의 코믹한 문체가 그대로 나타나 있는 책. 이런류의 소설을 매우 좋아하지만 왠지 더글러스 애덤스의 미국식 유머는 너무 가볍게 느껴져 꺼려지지만 기분 전환 용으로는 제법일 듯한 책.

6. 설국열차 - 장 마르크 로셰트, 자크 로브, 뱅자맹 르그랑, 현실문화

프랑스의 유명한 만화책 설국열차. 박찬욱 제작, 봉준호 감독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유명해진 바로 그 만화이다. 아직 구입해놓고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한국을 대표하는,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두 감독이 참여할 영화의 원작을 미리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본 만화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다소 거북살 스러운 그림체.

7. 리스본 행 야간 열차 - 파스칼 메르시어, 들녘

그저 제목이 멋있다는 이유로 덥썩 구입했다. 이른바 '의식 추리물' 이라고도 하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울 것 같은 책.

8. 음향과 분노 - 윌리엄 포크너

역시 '심리 소설'. 이 소설은 대단히 난해한데 그 이유는 등장인물의 의식의 흐름들이나 생각들이 곳곳에 두서없이 적혀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 한 가족사를 현란하고 파격적으로 서술하여 화재가 된 작품. 지금 읽고 있는 소설 중에 하나이다.

9.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마르셀 프루스트

첫 장만 계속 반복해서 보게 되는 소설. 총 열한 권을 구입했다.
첫 장만 계속 반복해서 보게 되는 이유는 그 첫 장에 적힌 문장들이 너무도 몽환적이기 때문에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프루스트의 문체나 번역이 상당한 만연체라 산만해서 읽기 힘든 이유도 있다. 그러나 그 때문인지 이 소설은 무척이나 몽환적이고 특히 어제 처럼 비오고 천둥치는 밤에 읽고 있자니 더욱 더 몰입하게 되는 소설. 이 열한 권을 구입하고 책장에 진열해 놓았을 때의 기쁨이란.


이 중에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태반이지만 어차피 내게는 책을 읽어야만 하는 시간만이 존재하기에.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책을 샀음에도, 아직도 구입하고 싶은 책은 널려있다. 돈을 떠나서 기숙사에는 책을 둘 곳이 만만찮은데. 다 읽은 책은 빨리 집으로 갖다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 Favicon of http://hyony.tistory.com BlogIcon 미친광대 2009.08.28 02:40 신고

    '음향과 분노' 라.. 음향과 분노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음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왠지 끌리는 제목이네요.

    • Favicon of http://juliantime.net BlogIcon juliantime 2009.09.01 03:30 신고

      먼저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첫 부분밖에 못읽어서 제목의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나중에 다 읽으면 리뷰를 한 번 할게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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