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미국시간) 아이패드 2 발표회에 깜짝 등장한 스티브 잡스는 발표회 말미에 '인문학'을 언급했다.
애플의 DNA가 '테크놀러지'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인문학'과의 접목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잡스가 '인문학'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은 차츰 '소멸'되어가고 있는 학문이다. 안타깝게도, '순수학문'이라 불리는 것들, 이른바 수학, 화학, 철학, 법학과 같은 과목들은 보다 대중적인 이름들로 탈바꿈되어왔다. 특히 철학의 경우는 현재 가장 위기를 맞고 있는 학문중에 하나이다. 이렇듯 순수학문들의 종말이 가까워오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 발언은 주목할만하다. 테크놀러지와 인간의 결합은 옛날부터 인간들이 꿈꾸어왔던 유토피아였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바로 현대 테크놀러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테크놀러지란 어차피 인간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런데 인간이 테크놀러지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 기술이란 더 이상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휴대용 기기'나 '컴퓨터'처럼 현대 사회에서 인간들의 수족과도 같은 IT기기들에 있어서 이러한 '인문학'의 적용은 참으로 절묘하고 스티브 잡스 답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의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혁신적인것은 아이패드2의 등장이나 새로운 악세사리들, 기능 같은 것들이 아닌 '인문학'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 진리는 아니겠지만, 이제 많은 IT 수업에서 우리는 '인문학'을 교양으로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법학을 공부하면 '법철학'을 부수적으로 공부하듯이 말이다. 또한 많은 IT기기들이 '인간'을 내세우며 광고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삼성이나 LG와 같은 기업들은, 곧 자사의 CF를 보다 '인간적으로' 포장해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어쨌든 긍정적인 효과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인문학'이 그저 팔아먹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기가 없는 현재의 상황보다 더 악화될 것이다. 단순히 '인기'만을 노리고 인문학을 접했을 때, 인문학의 근본적인 깊이는 등한시하고 어떻게 하면 기술과 인간의 '편리한' 결합을 할 것인가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테크놀러지와 인문학의 결합을 이야기 한 것은,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모든 삶의 법칙들의 근간에는 '인문학' 즉 '인간'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할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논리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왜곡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기본 철학이 곧 돈벌이로 이용되는 경우가 허다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차라리 주목받지 못했던 지금의 모습을 더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용을 당하느니, 때로는 없는 듯 지내는 것이 훨씬 더 나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1. bukhak 2011.04.02 16:10 신고

    좋은. 글. 시의적절한 진단입니다.

  2. bukhak 2011.04.02 16: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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