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K-5




봄이 오기 조금 전


어떤 날 오후



Canon EOS 6D


PENTAX K-5


충청남도 서산에 태봉리라는 곳이 있다. 

딱히 볼 만한 경치도, 풍경도 없는 이 한적한 곳은, 그러나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어떤 것이 있다. 

도시의 삶을 살아왔던 내게 시골은 라캉이 말했던 소문자 a, 혹은 프루스트의 소설에 나오는 마들렌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음산하지만, 한적한 이 곳에서 아주 잠깐 눈에 띄는 풍경하나를 발견했다. 웅장하지도, 아기자기하지도 않은, 그러나 잠시 머물게 하고 싶은 기분이다. 

이제 시골은 사라지고 있다. 산의 높이가 낮아지는 대신, 아파트의 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시의 편리함이 시골에서의 한적함을 잠식한다. 

시골은 한 때 도시에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 안락의자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시골들이 사라져가고, 점점 그럴 듯한 도시화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Fin.



PENTAX K-5


충남지역에서 내가 사랑하는 지역 중 한 곳은 서산이다. 철새도래지 근처에는 괜찮은 피사체들과, 굴밥집들, 그리고 바다가 있다. 

서산지역의 바다는 동해 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은근함이라는 것이 있다. 소소한 반전 같은 것도. 그래서 서산에 가면, 마치 한 편의 잔잔한 미스터리 물을 보는 기분이 든다. 


모처럼 날씨가 괜찮아서 서산을 찾았다. 멀리서 보이는 공장 굴뚝, 마치 평야와도 같은 잔잔한 바다 가운데로 가느다란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는 듯 보였다. 이 세 개의 피사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고, 그래서 독특한 하나의 오브젝트가 되었다. 이 하나의 풍경은 시간을 역행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이 사진의 제목을 <Sea Field>라고 지어보았다. 


Pentax K-5

Sigma 17-50




PENTAX K-5


글쎄, 이런 이야기가 어떤 소용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카메라 장비질은 일종의 중독과도 같다. 장비를 바꾸면서 얻는 쾌감 같은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글은 그저 가난한 찍사의 몸부림 정도 밖에 안 보이는 것이다. 



PENTAX K-5


그런데 카메라 장비에 대한 나만의 룰 같은 것이 있다. 일단 내가 가진 장비로 할 수 있는 데 까지는 해보는 것이다.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추가하는 것은 그 뒤의 문제다.

얼마 전 야구장에 놀러갔는데 내가 가진 망원렌즈는 중고가 12만원 상당의 50-200 F3.5-F5.6 렌즈가 전부였다. 카메라는 펜탁스의 K-5. 이 카메라 역시 중고가는 저렴하다. 


PENTAX K-5


내가 이 장비들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대한 가까운 자리를 잡아서 선예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리개를 바짝 조인 후에 사진을 찍는 것 뿐이었다. 



PENTAX K-5


저렴한 장비로 스포츠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고감도에 유리한 바디가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렌즈의 성능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조리개를 조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게 감도를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삼각대를 쓰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준비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PENTAX K-5


사실 저렴한 장비로 괜찮은 사진들을 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았다. 물론 극적인 장면을 캐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에는 이보다 더 구형 필름 카메라로도 다이나믹한 장면들을 많이 찍은 작가들이 있었다. 장비는 중요하다. 그러나 장비의 한계는 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PENTAX K-5



PENTAX K-5



PENTAX K-5


PENTAX K-5


PENTAX K-5


  1. Favicon of http://julove0000.tistory.com BlogIcon 적샷굿샷 2014.06.03 10:32 신고

    사진이 역동적이네요 ^^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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