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K-5

 

당진가는 길 어딘가에서 이런 풍경을 만났다. 모든 것이 평화로운 어떤 날이었던 것 같다.

햇빛이 눈 부셔 이 장면을 찍고 잠시 눈을 감고 있어야 했다. 감은 눈으로, 풍경의 실루엣이 비춰보이는 듯 했다.

때로는, 어떤 장면이 영원히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아마도 이 풍경이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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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K-5 With Sigma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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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n

K-5 With Sigma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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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대한 가볍게


다녀야 한다. 우리는 기자가 아니니까. 크기가 작은 단렌즈 두어 개라면 몰라도, '혹시 몰라서' 집에 놓고 온 렌즈가 필요한 일은 정말 드물다. 어떤 순간을 찍을 때, 지금 내 카메라에 마운트되어 있는 렌즈로 찍을 수 없는 순간이라면, 가방 속에 들어있는 렌즈로 바꾼다 해도 찍을 수 없다. 무슨 말이냐고?

망원렌즈를 광각렌즈로 바꾸는 순간, 단렌즈를 줌렌즈로 바꾸는 순간, 줌렌즈를 단렌즈로 바꾸는 순간 여러분들이 보았던 그 찰나의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뜻이다. 나중에라도 찍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나중에라도 찍은 그 순간은 그저 시간이 먹다 버린 찌꺼기 뿐이다. 


우리는 출사를 나갈 때, 쓸데없는 걱정들을 하게 된다. 혹시 망원렌즈가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혹시 광각렌즈가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가방이 무거우면 일단 몸이 피곤해진다. 렌즈 서너개를 넣기 위해서는 일단 가방이 커야하고, 그러면 부피도, 무게도 커진다. 도심에서는 특히 더하다. 그 복잡한 곳에서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피사체가 나타난다해도 여러분들은 그 피사체가 좋은지 판단할 기력조차도 없을 것이다. 

가방은 최대한 가볍게 꾸리자.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이자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http://www.thesartorialist.com)'의 운영자인 스콧 슈만은 심지어 카메라만 달랑 들고 다닌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는 목적'을 생각해보자.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카메라와 렌즈뿐이다. 거기서 굳이 필요한 것을 추가하자면 여분의 배터리나 메모리, 간단한 청소도구 정도. 

명심하자. '장비는 가볍게, 카메라의 메모리는 가득 채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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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비가 아닌

 

시간에 투자하자. 한번 지나간 시간을 장터에서 중고로 구매할 수는 없다. 내게 있어서 중고로 되팔 수 없는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시간'이다. 한 장의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위해 오랜 시간 한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이 과연 시간 낭비일까? 긴 시간 장터링을 해서 '쿨매'를 구했다고 외치면서, 좋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오후 한나절을 소비했다고 비난 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다음으로 중요한 장비는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싸구려 렌즈 하나만 있어도, 시간만 투자하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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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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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하나쯤 가지고 있자. 기껏해야 손톱만한 스마트 폰 액정이나 책 한 권 크기의 랩탑 모니터로 사진을 감상할 거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충분하다. 고수들은 카메라 장비보다는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모니터에도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SLR클럽 메르카츠님의 다음(링크) 사용기를 읽어보자. 내 사진생활에 큰 전환점이 된 사용기다.

사진을 찍는 취미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행위'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찍은 뒤에는 감상을 해야하는데, 되도록이면 정확한 색 표현력을 가진 모니터로 감상을 하거나 보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사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모니터'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사진을 감상'하기 위한 작업인 셈이니까.

'좋은 모니터'라고 하니 몇 백만원짜리 최고급 모니터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링크의 사용기를 보면 저렴한 광시야각 모델을 선택해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20만원대 초반에 ips패널을 장착한 저렴한 모니터들이 많다. 예의상 이정도 모니터만이라도 갖춰보자.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가 남다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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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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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더 낫다고들한다. 이러한 일반론에 태클을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전 구간 조리개값 2.8 인 줌렌즈는 단렌즈보다 '편하다'고 말 할 수 있다. 특히 '크롭바디'를 쓰는 사람들에게 줌렌즈는 정말이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조리개값을 조금만 포기한다면, 그러니까 뒷배경 날아가는 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면 단돈 30여만 원에 줌렌즈를 단렌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단렌즈의 장점이라면 역시나 작고, 가볍게, 좋은 화질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단렌즈의 장점이 다른 면으로는 단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작고, 가볍지만 화각에 따라 렌즈를 교환해야하고(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쓰니 당연한 행동이지만) 무엇보다도 쓸만한 단렌즈는 가격이 비싸다. 1.4의 조리개값을 가진 단렌즈가 신품 가격으로 30여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보면 차라리 개방조리개 값을 포기하고 성능좋은 표준 줌 렌즈 하나를 마운트 하고 다니는 것은 어떨까.

서드파티들의 2.8 표준 줌렌즈는 중고가격으로 대략 20~30만 원 선에 거래된다. 핀이 잘 맞는 줌렌즈 하나를 구매하면 출사를 나갈 때 무척 유용하다. 특히 '최대한 가볍게' 다니고자 한다면 일단 줌렌즈 하나를 마운트 하고 각 구간별 특성을 익힌 후에, 가장 많이 쓰는 화각의 단렌즈 하나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17-50 줌 렌즈 하나를 구입하여 이용해보니 평소 내가 자주 쓰는 화각이 30mm라고 한다면, 30mm 단렌즈를 하나 구매해서 함께 쓰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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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많이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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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차가 없으니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차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그 차 때문에 사진을 못찍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처럼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나라에서는 차가 없어도 어디든 여행을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걷는' 것이다. 걸어다니면 차를 타고 가면서 놓쳤던 수많은 피사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스쳐지나갔던 모든 풍경들을 걸어간다면 모두 담을 수 있다. 차 안에서는 '다음에 담지 뭐' 라고 생각하지만, 다음은 없다. 얼마나 '멀리'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찍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마치며

 

PENTAX K-5

간혹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경하다보면 렌즈 사용기등을 볼 수 있다. '차트의 곡선이 아름답네요', '차트상에서 보면 선예도가 예술이네요', '날카로운 화질과 색감이 마음에 들어요' 등등

솔직히 나는 이런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다. 나는 초보니까. 좋다니까 좋은가보다 싶지만 그것이 가격과 연결이 될 때면 문제는 달라진다. 코딱지만한 웹용 사이즈로 우리가 도대체 판단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여건이 되면 이런저런 장비들을 구입해서 써보고 팔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진' 그 자체이다. 클라이언트가 똑딱이 하나를 던져주고 작품 사진을 찍어오라면 웃으면서 찍어 올 수 있는 것이 프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를 얼마나 활용하여 사진을 찍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수'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런 말을 들어본적도 없거니와 듣고 싶지도 않다. 사진은 '예술'인데 '예술'에서 '고수'란 없다. 누가 얼마나 더 창조적이느냐, 어떤 시선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소설가 이외수씨와 공지영씨를 사이에 두고 누가 더 고수냐고 논쟁하지 않는 것과 같다. 사진은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일정한 수준에 오르면 모두가 똑같아진다. 단지 누가 어떤 피사체를 발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다고 장비를 등한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화각의 손실 없이 풍경사진을 찍고 싶다면 당연히 풀프레임 장비를 사야한다. '필요한' 장비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별 필요도 없는데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 해서, 무시당한다 해서(카메라로 누구를 무시한다는 행위 자체가 웃긴다), 그래프 상의 스펙이 좋다고 해서 장비들을 다 구입한다면 그만큼 비합리적인 사진 생활도 없다.

나도 얼마전까지는 팔고 사고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가 어떤 장비를 산다면, 그 장비는 '끝까지' 이용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언젠가는 쓰다가 팔아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모셔두기 바빠서 제대로 장비를 활용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한 번 사면 다시는 방출하지 않는다, 는 생각을 가져보라. 지를 때 더 신중해진다.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애착을 갖으며 오랜시간 이용을 하게 된다.

'새로운 장비'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가진 장비에 '익숙'해져야 한다. 일단 가진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자. 못쓸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많이 걷고, 최대한 셔터를 많이 눌러야 한다. 이것이 전제가 되지 못하면 여러분들의 사진 생활은 공허해질 뿐이다.

나는 사진 초보다. 고수도 아니다. 멋들어지게 뒷배경을 날리거나 천조가리 몇 장 걸친 모델들의 사진에도 관심이 없다. 내가 얼만큼 사진을 즐길 수 있는가, 얼만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얼만큼 풍요로운 사진생활을 할 수 있느냐가 주된 관심사일 뿐이다. 위에 열거한 글들은 바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다. 수많은 장비들이 나를 풍요롭게 해주지는 못한다. 단 한 개의 렌즈라도, 수많은 결과물, 그리고 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이 블로그를 찾는 많은 '초보 찍사'님들도 이렇듯 풍요로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설렁탕을못먹는홍첨지 2012.12.17 07:57 신고

    좋은 글입니다. 많은 생각과 lx7 뽐뿌를 같이 얻어갑니다. (음?)

 

PENTAX K-5

 

 

PENTAX K-5

 

2012. 11. 12

Asan

 

Pentax K-5 With Sigma 17-50mm F2.8 EX DC H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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