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K-5

 

나는 프로사진 작가도 아니고, 상업작가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예술가가 어디가서 "나는 프로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다만, '프로다운 마음가짐'은 늘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프로'라는 것은 내 일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의미없는 공셔터를 날리려고 하지 않으며, 최대한 의미없는 단어들을 내뱉으려 하지 않는다. 예술가에게는 이런 프로다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반면, 어디가서 그것을 내세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내가 DSLR카메라 구입에 대한, 그것도 '조언'씩이나 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DSLR을 사용한지 5년이 흘렀고, 그 이전에는 필름 카메라, 그러니까 SLR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 생활을 했다. 많지는 않지만,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보급기에서 중급기로의 기변등을 거치면서 몇 가지 깨달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많은 분들이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DSLR을 구입하여 후회없는 사진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아래 제시할 10가지 사항들만 잘 고려를 한다면, 이제 막 DSLR에 입문하려는 분들은 아마도 만족할 만한 사진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 무엇을 찍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답은 명쾌하지 않다. 많은 입문자들이 카메라를 구매하기 위해 조언을 구할 때, 대부분의 '고수'들이 해주는 답변은 이렇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세요."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다. 나는 스냅사진도 찍고 싶고, 친구들도 찍어주고 싶으며, 블로그, 음식사진, 풍경사진, 인물사진 같은 것들도 찍어보고 싶다. 용도를 한정해야 한다는 것은 우선 사진생활을 '즐기는' 것에 제한을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입문자들은 보통 '스냅사진'을 많이 찍게 되는데 그러면 보통 보급형 바디에 표준 줌렌즈 하나를 추천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보통 스냅사진'을 찍는 것이지 '늘 스냅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진을 좀 더 배워 갈 수록, 인물사진이나 고급 풍경 사진 등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렇다면 자신이 '스냅사진 용도'로 구매한 카메라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카메라를 구매한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그러니까 카메라를 구매하려고 마음 먹은 이 시점에는 '무엇이든 찍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스냅은 물론이거니와 풍경, 인물, 음식, 패션 등, 무엇이든 찍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찍겠다'는 생각을 가진 후에는 어떤 카메라를 골라야 하는가.

 

2. 예산

 

그 이후에는 내가 가용할 수 있는 금전적인 문제가 등장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무엇이든 찍겠다'의 '무엇'이 좀 더 구체화 될 것이다. 예컨대 내가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금액이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100만원 보다 저렴한 카메라를 구매해야 한다. 왜냐하면 100만원 짜리 카메라를 구매하게 되었을 때,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액세서리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가비용들은 적지 않다. 바디와 렌즈킷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카메라를 딱 100만원에 구매했을 경우, 추가 배터리(꼭 필요하다), 메모리(성능이 좋고 유명한 제품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속도나 안정성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만 해도 벌서 10만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DSLR들은 화소수가 커서 고용량 파일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16기가 이상은 구매해야 한다.

카메라는 이렇게 예산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 여기서부터는 1번에서 이야기한 '무엇이든 찍겠다'는 의욕적인 생각이 '현실'로 바뀌는 과정이다. 사실 '무엇이든 찍겠다'고 생각하며 카메라를 선택하면 정답은 풀프레임 카메라일 것이다. 그러나 풀프레임 카메라는 가격이 기본적으로 200만원을 넘게 된다. 그러니 현재 자신의 재정상태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예산에 맞게 카메라의 등급이 자연스럽게 매겨질 것이다.

 

3. 카메라의 등급

 

예산이 정해졌다면 그 다음에는 카메라의 등급에 대한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DSLR은 크게 입문기, 보급기, 중급기, 플래그십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외부로 버튼이 얼만큼 나와있는가, 즉 '얼마나 신속하고 편리하게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는가'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나누어진다.

 

입문기는 일단 DSLR이 갖는 최소한의 기능과 버튼 또한 가장 기본적인 버튼들만이 나와있다. 대표적인 카메라로 캐논의 100D 라던가 니콘의 D3000정도의 카메라들이 있을 것이다. 이 카메라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첫 입문자들에게는 이러한 입문기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보급기는 입문기보다 약간 더 우수한 조작성, 편의 기능들이 있고, 중급기보다는 다소 부족한 느낌을 주는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DSLR을 구매하게 되면 이 보급기를 구매한다. 보급기는 입문기보다 조금 더 편하게 사진을 표현 할 수 있다. 니콘의 D7000 시리즈나, 캐논의 600D 같은 카메라들이 여기에 속한다. 보급기는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급기에 비해 뭔가 2% 아쉬운 면이 있다.

 

중급기는 일반적으로 준프로급이나 하이 아마추어들이 많이 선택한다. 일단 조작성이나 기능들이 때로는 플래그십 카메라에 필적할 정도이다. 그러나 보급기와 가격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예컨대 중급기 바디 가격이면 보급기에 돈을 약간 더 보태서 괜찮은 렌즈 하나를 더 추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급기는 확장성, 표현의 편리성 등이 우수하고, 대체적으로 화질(혹은 화소수가 더 높기때문에)이 더 높으며, 무엇보다도 만듦새가 다르다. 중급기들은 방진방적은 기본으로 제공을 하며, 바디도 마그네슘 합금을 이용하여 보다 단단하다. 그래서 무게도 더 무겁다. 보급기 중에도 간혹 방진방적 기능을 제공하는 카메라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보급기와 중급기 사이에서 선택을 하면 된다.

 

플래그십은 그냥 최상위 카메라라고 보면 된다. 사진을 업으로 할 것이 아니라면 플래그십 카메라는 돈이 남아돌지 않는 이상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여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다.

 

입문기 카메라는 카메라의 사용 용도가 많지 않거나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선호하는 분들이 구매하면 좋다. 예산의 문제도 있다. 가지고 있는 금액이 100만원 이하라면, 입문기에 괜찮은 렌즈 하나를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는 입문기를 크게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성향이 '나중에 시큰둥'해지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입문기를 추천하겠다. 관심은 있으나 집중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돈을 굳이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런 분들은 입문기에 번들 렌즈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면 보급기 부터는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사진이라는 취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보급기와 중급기 사이에서 갈등할 것이다. 예산이 정해져 있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겠지만, 예산이 애매한 경우가 있다. 예컨대 보급기 + 괜찮은 렌즈 와 중급기 + 싸구려 번들렌즈 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어떤 카메라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경우라면 나는 주저없이 보급기 + 괜찮은 렌즈 쪽으로 추천하고 싶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해 오면서 '카메라 바디'는 그저 값비싼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렌즈는 여전히 광학기술이라는 섬세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반면, 바디는 날이 갈 수록 신제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바디보다는 렌즈에 투자하는 쪽이 더 옳다. 보급기 이상으로 올라가면 중급기보다는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있을지언정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제로 해외 사진 사이트에서 보급기 카메라들을 검색해보면 보급기로도 멋진 사진들을 찍는 경우들이 많다. 게다가 최근 보급기종들은 성능도 좋아져서 가급적이면 보급기에 좋은 렌즈를 추가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디는 언제건 교체할 수 있다.

그리고 바디는 '신형', 즉 새로나온 것들이 좋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필름 카메라 시절의 이야기다. 바디는 늘 신형이 나오고, 기다리다보면 늘 가격이 떨어진다. 이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4. 메이커

 

어느 메이커의 카메라를 구매하는 가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렌즈구성'이라는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남들이 다 캐논을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나도 따라가지는 마음에 캐논 카메라를 구입하고 렌즈들을 구매했는데, 훗날 니콘이 더 좋아 보여 기변을 하려고 한다면 렌즈들을 처리하기가 골치아파지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일편단심'이 좋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캐논과 니콘, 소니를 많이 추천하고, 나도 위 세 기종을 추천한다. 펜탁스는 수입사가 바뀌면서 렌즈 수급이 더 힘들어졌고, 렌즈 가격들도 더 비싸졌다. 소니의 경우는 여전히 매니악한 모습이 있으나 '칼짜이즈'라는 매력적인 렌즈들이 있다. 문제는 이 '칼짜이즈'렌즈들이 비싸다는 것이다.

캐논이나 니콘은 저렴한 단렌즈들이 즐비하다. 조리개 1.8 값을 가진 단렌즈들이 화각별로 구비되어 있다. 여기서부터는 '취향'의 문제다. 개인적으로 색감은 캐논이 더 마음에 들고, 바디 성능은 니콘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선택하기 힘들다면,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사진작가가 사용하는 메이커의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렌즈가 없어서 못찍는 사진은 없을 것이다. 다만 캐논은 좀 더 대중적이고, 패셔너블 한 데 비해, 니콘은 만듦새가 탄탄하고, 조작성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색감의 경우 호불호가 나뉠 수 있으니 두 메이커의 '무보정'한 사진들을 검색해서 본다면 선택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크롭바디, 풀프레임 바디

 

예산이 된다면 무조건 풀프레임 바디가 좋다. 그러나 예산이 빠듯하다면 역시 보급기 + 괜찮은 렌즈, 중급기에 싸구려 렌즈와 같은 딜레마가 생긴다. 만약에 여러분들의 예산이 중급기 + 괜찮은 렌즈와 풀프레임 + 저렴한 렌즈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면 나는 '풀프레임 + 저렴한 렌즈'를 선택하라고 권하겠다. 보급기나 중급기나 모두 '크롭바디'일 경우에는 차라리 보급기에 좋은 렌즈를 추가하는 것이 낫겠지만, 풀프레임일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센서의 크기에서 오는 결과물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풀프레임 기종들은 만듦새들이 좋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카메라를 쓸 수 있다. 예컨대 아직도 상업사진 작가들 중에는 5D나 5D mark 2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두 모델은 나온지 몇 년이나 지난 모델들이다. 풀프레임 카메라는 센서의 크기만으로도 구매할 가치가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풀프레임 바디에 50mm F1.8 짜리 단렌즈 하나만 써도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성능좋은 중급기에 훌륭한 렌즈들을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일 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지금까지 그렇게 이용해 왔고, 여전히 풍경사진에는 펜탁스 K-5(크롭바디)에 광각 줌 렌즈를 이용한다. 그러나 처음 구매를 하고, 예산에 큰 차이가 없다면 되도록 풀프레임을 구매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크롭바디나 풀프레임이나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풀프레임 센서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6. 중고 제품, 새제품

 

나처럼 지지리도 중고 구매를 못하는 사람들은 새제품을 구매하자. 그러나 중고제품 구입에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중고제품도 나쁘지 않겠지만, DSLR입문자들이라면 대체로 중고 구매가 서투를 것이다. 특히 카메라의 경우, 중고로 구매할 때는 점검해야 할 사항이 많다. 수명이 정해져 있는 셔터 박스라던가, 센서의 스크레치, 그리고 핀(초점)은 잘 맞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정품이냐 아니냐에 따라 수리가능 여부, 혹은 수리가 가능하더라도 추가금액 여부가 정해진다.

중고거래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카메라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우선 현찰박치기라는 점(안전거래라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제품의 상태에 대해 보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있다. 내 경우 카메라 바디는 무조건 새제품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만듦새가 복잡해지다보니 초창기 모델들은 아무래도 오류나 버그같은 것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고 오류나 버그가 수정된 제품들을 구매하는 것이다.

중고제품을 구매할 때도, 카메라 커뮤니티나 남대문, 용산, 충무로 샵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샵'에서 구매를 할 때는 비교적 이름이 널리 알려진 샵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사진 커뮤니티에 질문을 하면 매번 나오는 샵들이 있는데 이런 곳은 가격이 다소 비싼 대신 카메라에 대해 '자체 보증'을 몇 개월 정도 해주기 때문에 어쩌면 샵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괜찮을 수도 있다.

신제품을 구매할 때도 가장 좋은 것은 공식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인데, 공식 매장은 정가이기 때문에 보통 인터넷으로 구매를 한다.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는 역시 사진 커뮤니티를 '검색'만 해봐도 많은 유저들이 찾는 온라인 샵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최저가를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며, 구매 전에 꼭 전화를 걸어 정품인지, 중고인지 아닌지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7. 렌즈

 

카메라를 구입했다면 그 다음으로 렌즈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가장 큰 고민은 '줌 렌즈'냐 '단렌즈'냐의 선택이다. 카메라를 처음 구매할 때 패키지로 제공해주는 '번들 킷'이 있다. 이 번들 킷은 일반적으로 18-55mm 정도의 줌 렌즈이며, 조리개값은 최대 개방이 f3.5부터 시작하고 망원으로 갈 수록 F5.6까지 늘어난다. 이 번들 렌즈는 사실 나쁘지만은 않다. 어떤 메이커든, 그 메이커를 최초로 선택한 구매자는 향후 자신들의 '잠재적 구매자'이므로 번들 렌즈는 첫 인상을 남기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번들렌즈로도 괜찮은 결과물을 뽑아낸다면 더 좋은 렌즈는 '더 좋은 결과물'을 뽑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어쨌든 처음 구입한 바디가 '크롭바디'라면 번들이든 혹은 표준 줌이든 '줌렌즈'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다양한 화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줌렌즈를 통해 자신이 가장 많이 쓰는 화각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중에 렌즈를 추가하고자 하면 자신이 번들 줌 렌즈로 어떤 화각의 사진들을 가장 즐겨찍었는지를 본다면 답이 나온다.

반면 '풀프레임 바디'를 구매한 유저들에게는 차라리 '단렌즈'를 하나 사는 것이 좋다고 본다. 추천하는 화각은 50mm F1.4 렌즈이다. 이 50mm F1.4 렌즈는 풀프레임에서 사용하기에 따라 풍경, 스냅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을 보자.

 

Canon EOS 6D

 

이 사진은 캐논 6D에 50mm 단렌즈로 촬영한 풍경사진이다. 광각렌즈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광각의 느낌이 살아있다.

 

Canon EOS 6D

 

혹은 이런 식으로 꽃을 찍을 수도 있다. 접사까지는 안되더라도 어느 정도 예쁜 꽃을 찍을 정도는 된다.

 

Canon EOS 6D

 

아니면 이런 식으로 카페 등의 스냅 사진도 찍을 수 있다.

 

50mm 렌즈는 필름 카메라 시절 '표준 렌즈'였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이 50mm렌즈에서 시작했다. 단렌즈는 줌렌즈처럼 찍고 싶은 피사체를 편리하게 '당길 수' 없다. 대신에 '다가가야'하는 것이다. 이 '다가가는' 행위 자체가 사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로버트 카파'의 유명한 명언 "만약 당신의 사진이 훌륭하지 않다면, 충분히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에서 알 수 있다. 이것은 사진 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살바도르'나 '뱅뱅클럽'등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어쨌든 풀프레임에서 50mm화각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사진들이 나올 수 있는 무척 재미있는 화각이라 보면 되겠다.

그 이후, 용도에 맞게 렌즈를 늘려가면 된다. 스포츠 촬영이나 새와 같은 피사체를 많이 촬영한다면 망원 줌렌즈를 구입하면 된다. 풍경사진을 많이 찍는다면 광각 줌렌즈를, 패션이나 인물 사진, 스냅을 자주 촬영한다면 다양한 화각의 단렌즈를 구매하면 된다.

 

8. 액세서리

 

카메라를 구매하면 필수적으로 사야하는 것들이 있다. 일단 메모리 카드가 있다. 카메라를 구입할 때 사은품으로 주는 '이름모를' 중국산 메모리는 일단 비상용으로 놓아두자. 그리고 샌디스크나 삼성같은 메모리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두 제품 모두 평생 AS를 제공해주며 성능도 만족스럽다.

 

배터리는 사용환경에 따라 틀리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두 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상황이 어찌되었든 간에 배터리는 두 개가 필요하다. 세 개는 관리가 힘들고 두 개까지가 딱 좋다.

 

메모리와 배터리는 필수품이다. 그렇다면 선택사항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세로그립이다.

세로그립을 사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뽀대. 둘째는 세로 사진을 찍을 때의 편리함과 카메라를 쥐었을 때의 파지감, 셋째는 배터리 시간 등이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카메라쪽 세계는 '뽀대'가 우선이다. 사진을 아무리 잘찍어도, 뽀대가 나지 않으면 개무시하는 이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플래그십은 굳이 세로그립을 달지 않아도 일체형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중급기 이하는 보통 별도의 세로그립을 판매한다.(입문기는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로그립을 구매한다. 미관상 '뽀대'가 나기 때문이다.

세로 사진을 찍을 때도 팔을 위로 들 필요 없이 세로그립만 달아 놓으면 가로사진을 찍듯 편리하게 찍을 수 있다. 손이 큰 사람들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이 훨씬 더 좋아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세로그립에는 여분의 배터리를 넣을 수 있어서 '두개의 배터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에 대한 압박이 사라진다. 게다가 세로그립은 AA배터리 홀더를 함께 제공하므로 유사시에는 AA배터리를 이용하여 촬영 할 수 있다.

그러니 여유가 된다면 세로그립은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장점은 사실 단점도 될 수 있다.

우선 뽀대를 우선시 하다보니 카메라가 무거워진다. 나중에 다양한 종류의 렌즈들을 구비하고 카메라가방에 이것저것 넣어보면 '가볍게 다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가 무거워지니 힘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그립감의 향상이나 세로사진을 찍을 때의 편리함은 사진을 찍는 개인의 방식에 따라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세로그립에 여분의 배터리를 장착해서 무겁게 다니느니 그저 여분의 배터리 하나를 가방에 넣어두고 배터리를 교환하는 쪽이 더 편리할 수도 있다.

그러니 세로그립은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무방한' 액세서리라고 보면 된다. 언제건, '꼭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때 구입해도 늦지 않다.

 

의외로 중요한 것이 필터다.

요즘에는 대체적으로 필터들이 전부 괜찮지만, 보통 프로텍터 대용으로 사용하는 MCUV필터는 호야나 켄코 제품으로 구매하면 된다. B+W같은 고급제품은, 구매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

또하나 필요한 것이 ND필터이다. 내 6D는 최고 셔속이 1/4000에 불과하다. 거기에 50mm렌즈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하면 노출오버가 되는 때가 있다. 그때 셔터속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ND필터이다. 대부분의 보급기종들 셔터속도가 1/4000임을 감안해보면 ND필터는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ND필터는 일종의 선글라스와도 같아서 ND필터를 렌즈에 장착하고 뷰파인더를 바라보면 평소보다 뷰파인더가 더 어둡게 보인다. 보통은 ND4 정도가 나을 것 같으며 켄코의 제타 필터나 B+W필터를 추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B+W필터를 구매했다.

 

9. 가방

 

카메라 가방은 개인의 취향 문제이니 크게 이야기 할 것이 없지만, 다만 이것하나는 명심해두자.

나는 카메라 가방을 용도별로 총 네 개를 가지고 있다. 배낭형 가방 1개와 숄더 백 3개가 있다. 배낭형 가방은 주로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쓰는 로우프로에서 나온 큰 가방이다. 숄더 백 3개 중에 두 개는 돔케 F-2와 F-3X인데 F-2는 단거리 여행을 갈 때, F-3X는 하루 정도 시간을 잡고 출사를 나갈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빌링햄의 소형 가방은 서울에서 간편히 나갈 때 이용한다.

카메라 가방은 최소 2 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가벼운 출사용으로, 다른 하나는 여행용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다. 여행용은 주로 배낭형 가방을 구매하면 되고, 가벼운 출사용 가방은 그냥 작고 저렴한 숄더 백 정도를 선택하면 되겠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사진을 찍으러 나갈 때, 가지고 있는 렌즈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경우 그 바리바리 싸간 렌즈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가장 자주쓰는 렌즈는 카메라에 장착하고, 여분의 렌즈 하나 정도만 가방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집을 나서면 될 것이다.

추천하는 가방은 돔케의 F-3X이다. 크기도 적당하고, 제법 디자인도 좋다. 여행용 배낭은 로우프로가 저렴하고 괜찮다.

 

10. 이제 사진을 찍자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사진을 찍으러 나가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와 다시 맞닿게 된다. 1번에서 이야기했던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무엇인든 찍겠다'는 심정으로 나왔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멋진 풍경을 찍자니 여행을 떠나기가 선뜻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며 찍자니 도촬로 싸대기를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찍을 것인가가 바로 여러분들이 키워야 할 능력인 것이다.

여러분들이 카메라를 매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아마 수많은 유혹에 시다릴 것이다. '고급 카메라'를 든 다른 사람들의 무시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적당한 피사체가 없어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이나 찍고, 그마저도 생각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아 카메라를 '잘못 샀나? 더 좋은 것을 살 걸 그랬나?' 싶은 후회감 같은 것들이 여러분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이 일단 자신의 장비를 마련했다면, 그 장비에 '애정'을 쏟아 붓길 권한다. 기계를 사람 대하듯, 감정이입 시키는 것이 권장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만, 일단 카메라에 애정을 갖게 된다면 수많은 유혹과 좌절들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내가 가진 카메라에 이름을 붙여주고, 어디를 가든 늘 가지고 다녀보자. 근사한 피사체는 의외로 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찾지 못할 뿐'인 것이다. 남의 장비가 더 좋아보인다 하더라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언젠가는 '여러분들도 그것 보다 더 좋은 장비를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내가 장담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사진이라는 취미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다 보면, 돈을 모아서라도 '내가 꿈꾸던' 장비들을 구매하게 된다. 그러니 지금은 '내가 가진 장비에 최선을' 다해보자. 플래그십 바디에 백통을 달고 와서 여러분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여러분들에게 영감을 제공하지 않는다. 여러분이 최신기종의 플래그십 바디를 구매할 때도, 어쩌면 그 사람들은 그때 여러분을 무시했던 그 장비를 (구관이 명관이라 자위하며)그대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보다는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해 집중해보자. 여러분의 손에는 도구가 쥐어져 있다. 그 도구는, 내 수족과도 같다. 눈을 감고서라도 그 도구를 조작 할 줄 알아야 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처럼 잠들기 전에 연습을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키우는 훈련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누가보더라도 환상적인 사진 한 장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사진 한 장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1. 엘가이 2013.07.29 17:37 신고

    내용 잘 읽고 갑니다.
    그리고, 진심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__)

 

PENTAX K-5

 

필카 시절

 

나는 최초의 카메라였던 미놀타 XD-5를 친구에게 물려주고 대신에 니콘 F80D를 당시 롯데백화점에서 100여만원에 구입했다. 거기에 50mm F1.8 단렌즈를 하나 달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10여년 전 일이다.

니콘의 F80D는 당시 중/보급기 SLR카메라 중에 기능상으로는 출중한 편이었다. 무엇보다도 튼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캐논'에서 나온 EOS 5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EOS 1도 아니었고, 오로지 EOS 5여야만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뽀대'였다. 니콘의 F80D는 '배터리 그립'만 있어서 세로 셔터의 기능이 없었지만, EOS 5에는 세로그립을 장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캐논 카메라와 나는 인연이 없었다. DSLR시대로 넘어와 내가 최초로 구입했던 200만화소 짜리 디카인 캐논 A20이후로도 내가 캐논 카메라를 구입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나는 펜탁스의 화려하고 진득한 색감이 좋았고, 사실 펜탁스의 DSLR은 보급형이든 중고급형이든 기능은 정말로 뛰어났다. 나는 K100D Super를 시작으로 K200D, K-5에 이르기까지 펜탁스 바디 세 대를 신품으로 구입했다. 그리고 이 카메라들은 여전히 하이퀄리티의 이미지를 뽑아준다. 특히 K-5의 경우에는 이전의 펜탁스 다운 색감(발색이 강하고 진한)에서 몇 발자국 물러나있지만, 여전히 선택의 여지가 넓은 색을 보여주었고, 현재도 내 메인바디로써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풀프레임

 

뽐뿌가 찾아왔다. 충성에 마지않던 펜탁스의 풀프레임 소식은 간간히 들려오긴 했으나 정작 발매일은 요원하기만 했다. 게다가 펜탁스의 장점이었던 마운트의 변화 루머가 들려왔고, 심지어 수입사가 세기로 바뀌면서 렌즈수급또한 힘들어졌다.

무엇보다도 정체되어 있는 펜탁스의 렌즈군이 슬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약 5년 정도 펜탁스를 이용했지만, 펜탁스 렌즈의 협소함은 늘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 펜탁스의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수동렌즈'는 컬렉션의 즐거움이나 뛰어난 화질로 인해 한동안 즐거웠지만 그것도 한때 뿐이었다. 슬슬 수동렌즈에 피곤함을 느꼈고, 무엇보다도 근래에 발매된 50.8 렌즈가 2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에 기가 질려버렸다.

여전히 펜탁스 K-5와 시그마 17-50, FA35mm(이것도 새제품은 구하기 힘들뿐더러 상당히 비싸기까지 하다. 나는 중고로 구입했다.)가 주력기종이지만, 더 이상 펜탁스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나로서는 의미가 없어보였다.

그래서 나는 펜탁스의 '기기적 편의성'을 뒤로 하고, 다른 종류의 편의성에 눈을 돌리기로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보다 다양한 렌즈군이 저렴하게 배치되어 있는 그런 브랜드의 카메라. 소수 매니아들만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 비록 장삿속에 욕을 할 지언정, 필요한 렌즈들을 제때 구비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 수입사(정작 보따리상과 다름없지만)가 아닌, 정식 법인이 국내에 진출해 있는 브랜드를 원했다. 캐논과 니콘, 두 메이커가 있었지만 나는 캐논을 선택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캐논은

 

장사를 잘하는 집단이다. 가만히 보면 마케팅이 애플 + 삼성의 그것을 교묘히 혼합시켜놓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캐논이 주로 어필하는 것이 '패션'과 '화질'이다. 그냥 막찍어도 특별한 보정이 필요없을 정도로 예쁘게 나오는 사진. 대체로 패션업게에 종사하는 작가들은 '캐논'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예쁜 색감과 한편으로는 패션 아이템으로써도 캐논은 여성층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다. 거기에 렌즈별로 차등을 두고, 다양한 렌즈군을 구비하고 있다. 보급형 렌즈의 경우,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웃 오브 포커싱에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조리개 F1.8 렌즈들을 약간의 갈등만으로 지를 수 있도록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포진시켜 놓았고, 프로작가 및 장비병 환자들을 위한 고급렌즈군을 (상당히) 값나가는 가격으로 책정하여 마케팅적 차별화를 꾀했다. 게다가 걸출한 사진작가인 '김중만'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상당히 성공하였으며, '캐논슈터'라는 명칭을 만들어 내는 영리함까지 보여주었다. 니콘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은 중장년층의 눈길을 끌었으며, 일찍이 올림푸스, 파나소닉, 삼성과 같은 업체들은 미러리스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펜탁스는 이러한 트랜드에 대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를 지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프로사진작가들에게 어필하였지만, 캐논은 젊은층, 하이엔드를 지향하며, 남들과 같은 것을 갖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패션에 민감한 세대들에게 어필하였다. 

어쨌든 펜탁스는 K-5이후로 K-5 II, K-5 IIS라는 상위기종을 냈지만 K-5만큼의 반향을 이끌어내긴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일관성없는 수입사의 마케팅, 부족한 AF렌즈군, 기기적 아이덴티티를 분명하게 가지고는 있지만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마이너적 성향을 지속시키고 있는 탓에 눈에 띄는 발전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으며, 게다가 리코에 흡수합병 된 이후로는 미러리스 쪽으로 더 힘을 싣고 있는 모양이어서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불만족스러웠다.

 

6D

 

는 이러한 상황에서 내 눈에 띄었다.

니콘에서 보여주는 견고함, 펜탁스의 기기적 성능에 대한 특출함 등은 없었지만, 그리고 (흔히 장삿속이라 부르는) 등급에 대한 무차별적 차등은 불만이었고, 이러한 불만으로 인해 애초부터 내 삶에 캐논의 흔적은 A20이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6D라는 바디 자체는 매력적이다.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했고, 2020만화소라는 고화소를 채택했음에도 200만원대의 (풀프레임 치고는)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되었다는 점에서 나는 주목했다. 그런데 이 6D가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가루가 되도록 까였던 모양이다. 화이트 홀 현상, 1/4000 의 보급형 수준의 셔터속도, 그리고 조작의 불편함 등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나는 이러한 단점들을 중심으로 6D에 대한 간략한 사용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1. 화이트홀 현상

 

화이트 홀이란 어떤 상황하에서 노출 과다로 인해 사진이 날아가버리는 것을 이야기 한다. 아래 사진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Canon EOS 6D

 

그러나 이와 같은 사진은 노출에 대한 몰이해가 가져다 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노출이 너무 과한 것이다. 조리개는 최대 개방에, 셔터 속도가 빠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쉽게 보정이 된다.

 Canon EOS 6D

 

위 사진은 노출과다 사진을 라이트룸 5로 보정하였다. 보정이라고는 하지만 노출값만 살짝 조정해주면 된다. 내 경우는 라이트룸5를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며 구독하고 있다. 굳이 라이트룸이 아니더라도 캐논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이용하면 이런 사진들은 충분히 되살릴 수 있다. 다만 RAW로 찍어야한다는 것이 선행조건이지만 최근 메모리의 대용량(그리고 저렴한 가격)화로 인하여 중요한 장면은 RAW+JPEG으로 촬영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특별한 화이트홀 현상을 볼 수 없다. 만약 6D가 화이트홀 현상이 '문제점'으로 이슈가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화이트홀은 촬영상태에 따라 고급기종에서도 보일 수 있다.

 

2. 1/4000 셔터스피드

 

주광, 특히 햇빛이 강한 날에 밝은 단렌즈를 이용하면 종종 노출오버가 뜬다. 일반적으로 '풀프레임'이라 하면 '중급기'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캐논답게) 1/4000 초로 셔터스피드에 제한을 두었다. 노출오버가 되면 위처럼 사진이 전부 날아가버리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뒷배경이 날아가는 사진들을 선호하기 때문이 이와 같은 제약이 큰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다. 물론 이 단점또한 해결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6D는 확장감도인 ISO 50을 지원한다. 그럼에도 문제가 생긴다면 ND4 정도의 필터를 구입하여 이용하면 되는데, 사실 1/4000 속도가 필요한 때는 직접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드물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조리개값이 2.0 정도만 되도 충분히 뒷배경이 날아가며, 간혹 1/8000 이라는 초고속 촬영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단순히 노출 오버로 인해 불편한 정도라면 충분히 조리개 밑 ISO감도로 극복할 수 있다. 정 거슬리다면 ND필터를 장착하면 된다.

 

3. 조작감

 

고급기종일수록 버튼들이 많이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용하는 버튼들을 보자면 몇 개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ISO감도, 화이트 밸런스 버튼, 그리고 노출 설정, AF포인트 이동(측거점 이동), 측광 버튼 정도일 것이다.

캐논 6D는 이 중에 화이트 밸런스 버튼이 없다. 대신에 퀵버튼(Q)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Q버튼을 이용하면 굳이 메뉴로 들어가지 않아도 대부분의 필요한 메뉴들을 변경할 수 있다. 이 퀵버튼을 내 경우에는 아예 화이트밸런스 버튼으로 이용하고 있다. 퀵버튼은 나중에 다시 눌렀을 때 마지막에 설정한 메뉴로 들어가는데, 아예 화이트밸런스 쪽에 맞춰두면 Q버튼을 눌렀을 때 바로 화이트 밸런스 설정을 할 수 있다. 화이트 밸런스 버튼이 있다면 한 번 만 누르면 되지만 Q버튼은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야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는데 이 정도가 귀찮다면 귀찮겠지만 내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픽처 스타일은 SET버튼에 할당을 시켜두었다. 그 이외에는 사진에 지장을 줄 정도의 조작감은 없었다. 오히려 심플하여 뷰파인더를 보며 엄지손가락으로 조정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훨씬 편할 정도였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5D MARK 3의 가격은 360만원 대이다. 6D는 200만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오픈마켓 기준)

위의 단점들이 160만원의 값어치를 한다면, 이는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만큼의 값어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에 대한 대가가 160만원이라면 나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인 것이다. 대신에 6D는 와이파이와 GPS기능이 내장되어있다. 혹자는 다른 캐논 카메라에 외부 장비를 달면 된다고 하지만 간편함과 편리함(그리고 금전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차라리 내장되어 있는 것이 훨씬 편하다. 없어도 상관없지만 정작 있으면 유용한 것이 바로 GPS와 와이파이 기능이다. 특히 와이파이 기능의 경우, 6D에서 사진을 찍고 스마트 폰과 연결하면 간편하게 사진을 전송받아 스마트 폰 용 보정 어플로 간단히 보정도 할 수 있다. 6D가 Wifi의 AP역할을 하므로 스마트 폰과 다이렉트로 연결이 된다. 다만 배터리의 소모는 감수해야 할 것인데, 잠깐잠깐 쓰는 거라면 큰 소모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캐논 6D는 아마추어 뿐만이 아니라 프로들에게도 적합한 카메라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아마추어들에게는 편리하게 사진을 찍고 SNS나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다. 가볍고 작아서 요즘 유행하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도 유용하다.

프로들에게는 적당한 화소(2020만 화소)로 인하여 스튜디오 촬영에 적합하다. 일단 실내에서 1/4000을 초과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을 찍고 즉시 스마트 폰이나 와이파이가 내장된 PC에 연결이 되므로 촬영후 클라이언트들에게 바로바로 보여 줄 수 있어서 편할 것이라 본다. 여행작가들에게는 GPS기능이 유용하겠다. 특히 어디 이름모를 산골에 멋진 풍경을 찍었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가보려 했을 땐 GPS기능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 폰 어플을 이용해 GPS가 없는 카메라들도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지만, 역시 내장되어 있는 것의 편리함이란 따라올 수 없다. 게다가 상판에 와이파이 및 GPS 수신을 위해 강화 플라스틱으로 된 것을 제외하면 앞뒷면은 마그네슘으로 만들어져 있어 적당한 내구성도 보장한다.

 

EF 50mm F1.4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에 표준렌즈는 50mm였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오면서 표준이었던 50mm의 화각은 준 망원이 되어 버렸다. (크롭바디 기준, 1.5는 75mm, 캐논의 1.6 크롭은 80mm)

이 렌즈에 대해서 할말이 많지는 않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풀프레임 카메라에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할 렌즈가 있다면 당연히 50mm F1.4 렌즈다. 물론 L렌즈인 50mm F1.2 렌즈도 있지만, 가격이 일단 넘사벽이고, 당연히 비싼만큼의 값어치를 하겠지만 역시나 내가 막눈이라 그런지 50mm F1.4로도 차고 넘친다는 느낌이다. 아주 잠깐 써봤던 50mm F1.8도 가격을 감안한다면 나쁜 렌즈가 아님을 감안하면 50mm F1.4는 상당히 괜찮은 렌즈라고 볼 수 있다.

 

색감

 

내가 니콘이 아닌 캐논을 선택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렌즈 때문이며(니콘도 렌즈는 다양하다), 둘째는 색감이다.

캐논의 색감은 무채색에 가까운 클리어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펜탁스의 색감이 화사하다면, 캐논의 색감은 다시 가라앉아 있으며, 때로는 '묵직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펜탁스가 '자연적 이미지'에 강점을 보이는 색감이라면, 캐논은 '도시적 이미지'에 적합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물' 색감으로 인해 캐논을 추천하지만, 나는 다소 무채색에 가까운 색감이 더 마음에 든다. 게다가 설정이나 다른 유저들이 만든 픽처스타일을 적용하면 콘탁스 ND의 색감을 어느 정도 맛볼수도 있다. 보정에 편하고, 특히나 다양한 렌즈군으로 인해 이러한 기본적인 색감을 화각별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역시

 

만듦새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8방향 버튼을 누르면 안의 기판(?) 같은 것이 살짝 보인다. 방진방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먼지 유입은 신경이 쓰인다. 또한 측광을 나타내는 표시(스팟, 중점 등등)는 뷰파인더가 아닌 상단 액정에 보이는 것이 다소 불편하고, 화이트 밸런스 표시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부분들은 작지만 때로는 크게 다가 올 수 있는 자잘한 불편함이다. 가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캐논 6D는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카메라다. 매력적인 색감, 다양한 편의 기능, 가벼운 무게(그러나 실상 상위기종에 비해 '많이' 가볍지는 않은)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이나 여행작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건을 가지고 있다.

장비란 분명 비싼 것이 좋다. 문제는 이러한 장비의 가치가 영원하냐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카메라 바디들은 단순히 전자제품으로 전락해버렸다. '평생 안고 갈' 장비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에 트랜드에 맞춰 기능들이 추가 된 전자제품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 와중에 캐논 6D를 평가절하 시키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모름직이 카메라란..."으로 시작되는 편견들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나는 6D가 다른 캐논 카메라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가끔 그런 것들이 있다. '태생이 모호하지만 의외의 값어치를 보여준' 그런 것들. 예컨대 펜탁스에서는 K200D(보급형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급형의 스펙을 갖춘)가 그랬고, 니콘의 D7000 시리즈 같은 것들이 있다. 자신들도 모르게 '팀킬'을 할 수 있을 만한 제품들. 6D의 상위버전인 5D MARK 3와 비교하면 분명 5D MARK 3가 우위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는다면 200만원이라는 가치에 비해 더 훌륭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6D다. 6D는 장담컨대 캐논이 한 실수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6D와 같은 제품은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6D보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진 6D MARK 2같은 것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제품을 만들면서 캐논은 더 이상 실수를 할일은 없을 것이다. 5D MARK 3와 확실하게 차별화를 두었다고는 하지만, 그 '확실한 차별화'는 모호하다.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것이다. 캐논에서 나왔지만 캐논의 다른 제품들과는 다른 어떤 '이질감'같은 것이 6D에서는 느껴지며, 그래서 이 카메라에 더 애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내 메인 장비는 (크롭바디인) 펜탁스의 K-5지만, 6D또한 충분히 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쩌면, 플래그 십 바디를 가진 유저들도 6D를 써본다면 오히려 6D를 더 많이 이용할지도 모르는 그런 카메라가 아닌가 싶다.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Canon EOS 6D

 

  1. kafkaid 2015.02.10 09:07 신고

    리뷰 잘 봤습니다. 눈길이 가는 사용기라 생각이 듭니다.
    저도 k-5 쓰다가 6d로 기변 예정 중입니다.

'고수'님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PENTAX K-5

 

 

1. 최대한 가볍게


다녀야 한다. 우리는 기자가 아니니까. 크기가 작은 단렌즈 두어 개라면 몰라도, '혹시 몰라서' 집에 놓고 온 렌즈가 필요한 일은 정말 드물다. 어떤 순간을 찍을 때, 지금 내 카메라에 마운트되어 있는 렌즈로 찍을 수 없는 순간이라면, 가방 속에 들어있는 렌즈로 바꾼다 해도 찍을 수 없다. 무슨 말이냐고?

망원렌즈를 광각렌즈로 바꾸는 순간, 단렌즈를 줌렌즈로 바꾸는 순간, 줌렌즈를 단렌즈로 바꾸는 순간 여러분들이 보았던 그 찰나의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뜻이다. 나중에라도 찍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나중에라도 찍은 그 순간은 그저 시간이 먹다 버린 찌꺼기 뿐이다. 


우리는 출사를 나갈 때, 쓸데없는 걱정들을 하게 된다. 혹시 망원렌즈가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혹시 광각렌즈가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가방이 무거우면 일단 몸이 피곤해진다. 렌즈 서너개를 넣기 위해서는 일단 가방이 커야하고, 그러면 부피도, 무게도 커진다. 도심에서는 특히 더하다. 그 복잡한 곳에서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피사체가 나타난다해도 여러분들은 그 피사체가 좋은지 판단할 기력조차도 없을 것이다. 

가방은 최대한 가볍게 꾸리자.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이자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http://www.thesartorialist.com)'의 운영자인 스콧 슈만은 심지어 카메라만 달랑 들고 다닌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는 목적'을 생각해보자.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카메라와 렌즈뿐이다. 거기서 굳이 필요한 것을 추가하자면 여분의 배터리나 메모리, 간단한 청소도구 정도. 

명심하자. '장비는 가볍게, 카메라의 메모리는 가득 채워서'.

 

PENTAX K-5


PENTAX K-5

 

2. 장비가 아닌

 

시간에 투자하자. 한번 지나간 시간을 장터에서 중고로 구매할 수는 없다. 내게 있어서 중고로 되팔 수 없는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시간'이다. 한 장의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위해 오랜 시간 한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이 과연 시간 낭비일까? 긴 시간 장터링을 해서 '쿨매'를 구했다고 외치면서, 좋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오후 한나절을 소비했다고 비난 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다음으로 중요한 장비는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싸구려 렌즈 하나만 있어도, 시간만 투자하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PENTAX K-5

 

 

3. 좋은 모니터

 

PENTAX K-5

 

는 하나쯤 가지고 있자. 기껏해야 손톱만한 스마트 폰 액정이나 책 한 권 크기의 랩탑 모니터로 사진을 감상할 거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충분하다. 고수들은 카메라 장비보다는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모니터에도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SLR클럽 메르카츠님의 다음(링크) 사용기를 읽어보자. 내 사진생활에 큰 전환점이 된 사용기다.

사진을 찍는 취미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행위'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찍은 뒤에는 감상을 해야하는데, 되도록이면 정확한 색 표현력을 가진 모니터로 감상을 하거나 보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사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모니터'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사진을 감상'하기 위한 작업인 셈이니까.

'좋은 모니터'라고 하니 몇 백만원짜리 최고급 모니터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링크의 사용기를 보면 저렴한 광시야각 모델을 선택해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20만원대 초반에 ips패널을 장착한 저렴한 모니터들이 많다. 예의상 이정도 모니터만이라도 갖춰보자.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가 남다를수 있다.

 

PENTAX K-5

 

4.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더 낫다?

 

PENTAX K-5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더 낫다고들한다. 이러한 일반론에 태클을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전 구간 조리개값 2.8 인 줌렌즈는 단렌즈보다 '편하다'고 말 할 수 있다. 특히 '크롭바디'를 쓰는 사람들에게 줌렌즈는 정말이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조리개값을 조금만 포기한다면, 그러니까 뒷배경 날아가는 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면 단돈 30여만 원에 줌렌즈를 단렌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단렌즈의 장점이라면 역시나 작고, 가볍게, 좋은 화질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단렌즈의 장점이 다른 면으로는 단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작고, 가볍지만 화각에 따라 렌즈를 교환해야하고(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쓰니 당연한 행동이지만) 무엇보다도 쓸만한 단렌즈는 가격이 비싸다. 1.4의 조리개값을 가진 단렌즈가 신품 가격으로 30여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보면 차라리 개방조리개 값을 포기하고 성능좋은 표준 줌 렌즈 하나를 마운트 하고 다니는 것은 어떨까.

서드파티들의 2.8 표준 줌렌즈는 중고가격으로 대략 20~30만 원 선에 거래된다. 핀이 잘 맞는 줌렌즈 하나를 구매하면 출사를 나갈 때 무척 유용하다. 특히 '최대한 가볍게' 다니고자 한다면 일단 줌렌즈 하나를 마운트 하고 각 구간별 특성을 익힌 후에, 가장 많이 쓰는 화각의 단렌즈 하나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17-50 줌 렌즈 하나를 구입하여 이용해보니 평소 내가 자주 쓰는 화각이 30mm라고 한다면, 30mm 단렌즈를 하나 구매해서 함께 쓰면 되는 것이다.

 

PENTAX K-5

 

 

5. 많이 걷자

 

PENTAX K-5

 

내가 차가 없으니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차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그 차 때문에 사진을 못찍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처럼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나라에서는 차가 없어도 어디든 여행을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걷는' 것이다. 걸어다니면 차를 타고 가면서 놓쳤던 수많은 피사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스쳐지나갔던 모든 풍경들을 걸어간다면 모두 담을 수 있다. 차 안에서는 '다음에 담지 뭐' 라고 생각하지만, 다음은 없다. 얼마나 '멀리'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찍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마치며

 

PENTAX K-5

간혹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경하다보면 렌즈 사용기등을 볼 수 있다. '차트의 곡선이 아름답네요', '차트상에서 보면 선예도가 예술이네요', '날카로운 화질과 색감이 마음에 들어요' 등등

솔직히 나는 이런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다. 나는 초보니까. 좋다니까 좋은가보다 싶지만 그것이 가격과 연결이 될 때면 문제는 달라진다. 코딱지만한 웹용 사이즈로 우리가 도대체 판단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여건이 되면 이런저런 장비들을 구입해서 써보고 팔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진' 그 자체이다. 클라이언트가 똑딱이 하나를 던져주고 작품 사진을 찍어오라면 웃으면서 찍어 올 수 있는 것이 프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를 얼마나 활용하여 사진을 찍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수'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런 말을 들어본적도 없거니와 듣고 싶지도 않다. 사진은 '예술'인데 '예술'에서 '고수'란 없다. 누가 얼마나 더 창조적이느냐, 어떤 시선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소설가 이외수씨와 공지영씨를 사이에 두고 누가 더 고수냐고 논쟁하지 않는 것과 같다. 사진은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일정한 수준에 오르면 모두가 똑같아진다. 단지 누가 어떤 피사체를 발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다고 장비를 등한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화각의 손실 없이 풍경사진을 찍고 싶다면 당연히 풀프레임 장비를 사야한다. '필요한' 장비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별 필요도 없는데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 해서, 무시당한다 해서(카메라로 누구를 무시한다는 행위 자체가 웃긴다), 그래프 상의 스펙이 좋다고 해서 장비들을 다 구입한다면 그만큼 비합리적인 사진 생활도 없다.

나도 얼마전까지는 팔고 사고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가 어떤 장비를 산다면, 그 장비는 '끝까지' 이용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언젠가는 쓰다가 팔아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모셔두기 바빠서 제대로 장비를 활용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한 번 사면 다시는 방출하지 않는다, 는 생각을 가져보라. 지를 때 더 신중해진다.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애착을 갖으며 오랜시간 이용을 하게 된다.

'새로운 장비'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가진 장비에 '익숙'해져야 한다. 일단 가진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자. 못쓸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많이 걷고, 최대한 셔터를 많이 눌러야 한다. 이것이 전제가 되지 못하면 여러분들의 사진 생활은 공허해질 뿐이다.

나는 사진 초보다. 고수도 아니다. 멋들어지게 뒷배경을 날리거나 천조가리 몇 장 걸친 모델들의 사진에도 관심이 없다. 내가 얼만큼 사진을 즐길 수 있는가, 얼만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얼만큼 풍요로운 사진생활을 할 수 있느냐가 주된 관심사일 뿐이다. 위에 열거한 글들은 바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다. 수많은 장비들이 나를 풍요롭게 해주지는 못한다. 단 한 개의 렌즈라도, 수많은 결과물, 그리고 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이 블로그를 찾는 많은 '초보 찍사'님들도 이렇듯 풍요로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설렁탕을못먹는홍첨지 2012.12.17 07:57 신고

    좋은 글입니다. 많은 생각과 lx7 뽐뿌를 같이 얻어갑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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