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에서 고객정보가 유출이 되었다. 대한민국 5천만 국민중에 3천 5백만 명의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갔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내 개인정보는 시냇물에 흐르는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 내 개인정보는 딱히 값도 나가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대한민국 최고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던 네이트에서 고객정보가 유출이 되었다한들, 놀랍지도 않았다. IT 강국 대한민국은 이미 예전에 그 명성을 잃었다. 이 모든 것들이 '기술자' 들과 '프로그래머' 들을 '멸시'했던 대한민국의 특성 때문이라고, 무자비하게 중소기업들이나 벤처기업들을 짓밟았던 대기업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겠다.
네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을 때, 내가 네이트에 화가 났던 것은(정말로 화가 났었는데), 개인정보 관리를 제대로 못했던 네이트의 멍청함 때문이 아닌, 바로 그 이후에 네이트의 대처방법들 때문이다.


왜 잘지내고 있던 우리가, 네이트의 멍청한 고객관리 때문에 '2차 피해 예방'을 해야 하는가? 메신저 피싱 부분에서는 웃음이 나왔는데, 네이트 온 메신저가 메신저 피싱의 온상이 아니었던가? 이미 이메일주소와 휴대폰 번호가 유출되었는데 스팸 메일과 보이스 피싱을 주의 하라는 말은 코미디다. 자기네들이 유출시켜놓고 왜 피해자가 이런 자잘한 것들을 조심해야 하는가? 가입해 놓은 사이트마다 비슷한 비밀번호들은 전부 교환해야 하고, 아니, 이런 것들은 이제 더 이상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앞으로는 더 많은 '스팸' 문자들, '스펨' 메일들 과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 메일과 메시지를 지우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다.

옥션도 그랬지만 네이트도 사과 한 마디 하고 끝이다. 누구는 소중한 개인정보를 다 날리고, 앞으로 소중한 시간들을 쓰레기나 삭제하면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데, 이들은 그냥 죄송하단다. 그러면서 우리 때문에 피해를 봤고, 그래서 죄송하긴 한데 뒷감당까지는 처리 못해주겠다는 거다. 그 원인들이 자신들에게 있는데도 말이다. 사람을 죽도록 패놓고, 내가 때려서 미안하긴 한데 병원에 안가면 죽을지도 모르니 병원에 가라, 그런데 그것까지는 책임져주지 못하겠다, 죽으면 병원에 가지 않은 네 책임, 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 세계적으로 호구가 되었다. 자랑처럼 이명박 대통령도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언론에 이야기 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대통령 개인정보도 유출되었는데 너네들이 뭘 그렇게 난리냐는 것 같은데 오히려 대통령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을 언론에 노출시킨 것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대통령은 호구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최근들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유출 시킨 곳에서는 '죄송하다' 한 마디면 끝난다. 아니,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대한민국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었는데 그냥 '죄송' 하단다. 이젠 당연한 모양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사이트에 가입하려면 주민등록 번호는 꼬박꼬박 물어보지.

어쨌든 터질 것은 터졌다. 고름이 터지고, 피가 철철 흐르는 중이다.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보인다. 네이트도 보아하니 보상 같은 것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이렇게 슬슬 묻혀가기만을 바라는 모양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모르겠지만 왠지 기대도 안된다. 다른 곳에서는 이제 개인정보 유출 같은 것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겠지. 전례가 있으니까. 옥션도 그렇게 넘어갔고, 네이트도 그렇게 넘어가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넘어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들을 하겠지.

아...생각만해도 얄밉고 억울해서, 이 글을...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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