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부터 깔고 이야기하자. 나는 심형래를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접대를 했든 회사돈을 빼썼든간에, 그것은 지금 내가 하려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다. 예컨대 루니가 축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이야기 하려 하는데 루니의 사생활을 들먹거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심형래가 한국 영화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의 개인사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고, 그러니까 잠깐 접어두자.

작가이기도 한 SF컬럼니스트가, 심형래는 SF영화에 딱히 공헌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 기사는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SF와 팬터지를 구분하는, 이른바 장르에 대한 차이까지 설명했다. 심형래 영화가 SF였던 적은 없다. 엄밀히 따지면, SF와 팬터지를 구분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SF와 팬터지의 논란은 15년전 PC통신때도 있었다. SF가 Science Fiction 이지만, Super Fantasy가 되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 SF든 팬터지든간에, 어쨌든 현실에서는 일어 날 수 없는 일들이거나 밝혀지지 않은 일들을 다룬다. 그렇다면 우리는 로저 젤라즈니의 '엠버 연대기'를 사이언스 픽션으로 읽어야 하는가 아니면 팬터지로 읽어야 하는 고민이 생긴다. 그와 유사한 소설들이 많다.

장르문학의 불모지와도 같은 대한민국에서, 사실 SF와 팬터지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 경계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장르소설을 대한민국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그 정의 부터가 분명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필자가 '하이텔' 팬터지 동호회 시솝 이었던 시절에 이러한 토론을 줄기차게 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심형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SF와 팬터지의 경계가 모호한 , 팬터지라는 용어보다는 SF라는 용어가 더 자연스러운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가 '장르 영화' 를 도전했다는 것에 있다. 엄밀히 따지면, 특수촬영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를 한단계 상승시켰다는 것에 있다. 흔히 특수촬영 = SF(혹은 팬터지)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상황에서,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어 낸 심형래에게 SF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매겨진 것도 이상할 것은 없는 것이다. 누구도 시도해보려 하지 않은, 어찌보면 그 모든 것들이 순수 국산 기술을 이용해 만들었다면, 심형래는 영화판에서 그래도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 CG가 국산기술이 아님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데, 심형래만 CG로 영화를 만드냐는 비난은 납득하기 어렵다.

심형래가 아무리 비난을 받아도, 그리고 받아야 할 비난은 당연히 받아야 겠지만, 그가 영화계에서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코미디, 로맨스 물이 판을 치던 한국 영화 판에서, 심형래는 CG를 이용한, 비주류 영화에 뛰어 든 것이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인정을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형래의 몰락이 안타까운 이유는, 다수의 대중(그리고 영화판 관계자들)이 그를 비난 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업적은 흙탕물에 가려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말았다. 심형래가 테크놀로지를 신봉하지만 않았다면, 그의 업적은 최소한 이렇게 밑바닥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1. 우키키키 2011.09.13 05:43 신고

    누가 심형래 기술이 순수국산기술라고함.디워 미국판 엔딩보면 알겠지만 특수효과관련 스텦 태반이 임시로 고용된 외국인들임.라스트갓파더 특수효과는 한국인력이 아예스텦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고 심형래영화는 특수효과는 괴물의 특수효과 인력구성과 크게 다를게없음 외국인력이 핵심을 맏고 국내인력이 보조로 붇는식의 괜히 cg기술 국산화하려던 산자부같은데서 영구아트에 투자했다가 다시 투자금회수해 중천같은 영화에 투자한게 아님
    정말 살펴보면 살펴볼수로 심형래가 기술적으로는 한국영화산업에 기여하것은 하나도없음 심형래가 sf던 판타지던 영화를 만든건 그가 바보개그맨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공한 감독이라는 존중과명예를 얻기위한 수단으로 선택한거지 한국영화에 무슨 기여를 하고싶은것때문에 한게아님.가난한 사람이 부자되면 명예를 추구하는거와같은 심리덕에 영화에 뛰어든것 뿐이고 영화판에서 명예를 얻기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장르가 sf고 판타지인거 뿐이지 영화를 대하는 태도는 조폭찌라시영화를 만드는 제작자,감독들과 별차이가 없음. 아니 존중받을 작품 인력에대해 무시하고 비하하는 언론플레이덕에 영화시장에 더 해악을 많이 끼치는 존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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