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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락함. 높은 천장.

바람이 유난하던 날이었다. 맛이 있지도, 그렇다고 먹지 못할 것도 아닌 점심식사 후의 쾌적함. 그리고 안락함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장소. 

이 카페는 이질적인 장소에 위치해 있다. 대로변 가장자리의 낡은 원룸촌 입구에 우두커니 서 있다. 그 밑으로 편의점이, 그리고 집을 알아보겠냐고 묻는 부동산업자가 있다. 개도 없다. 창 밖으로 중국식당과 무너진 거리, 그리고 자동차들이 스쳐지나간다. 길을 건너면 학교가 보이지만, 누구도 그 학교를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높은 간판에는 스피커가 달려있고, 어떤 노래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스피커의 역할은 음악을 내보내 주는 것. 바람이 분다. 라이터 불은 춤을 추고, 담배연기는 생성되자마자 소멸되며, 담뱃재는 바람에 흩어지는 공기처럼 사라져간다. 

커피는 크고 넓적한 머그잔에 담겨 수명을 재촉한다. 어쩌면 당뇨병을 유발시킬지도 모를 시럽을 넣고, 그저그런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본다. 나른하다. 피로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짓한다. 이번에는 그러나 졸음이 카페인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그냥 오후의 어떤 시간에 벌어진 흔한 싸움박질이다. 바깥풍경이 카페인을 도왔다. 바람. 논. 중국음식점. 지나가는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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