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존댓말로 써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고해성사 같은 것이니까요. 신부님께 반말로 고해성사를 할 수는 없지않을까요? 저 혼자 내뱉는 말들이라면야 반말로 내뱉을지언정.

저는 일전에 이런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당신들은 '블로거' 맞습니까?)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이 포스팅의 덧글 중에 무량수님 덧글이 있었습니다. 저는 무량수님 덧글을 보고, 설마...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제 상황이 딱 무량수님께서 덧글을 달아주신 그런 상황입니다.

저는 현재 풀타임 대학원 생으로, 그리고 전업 작가로 있습니다. 말이 멋있어서 전업 작가지 그냥 이런저런 글들로 연명해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는 평론가 타이틀을 달고 어떤 신문에 컬럼 비슷한 것을 쓴 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글을 써서 돈을 버니 전업 작가라 해도 괜찮겠지요.

그러다가 블로그 수익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글 쓰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블로그로 생활비나 벌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얼마 전 부터 집중적으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저의 포스팅과는 앞뒤가 맞지 않지요? 네. 즐기면서 블로그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생활비' 라는 이름의 지우개에 지워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생활비' 핑계를 대도, 너는 어차피 돈에 환장한 블로거 아니냐고 하신다면, 네.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요즘 우울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저런 일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압박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압박은 블로그에 대한 압박입니다. 사실 저는 IT전문 블로거가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 더 고백해야겠습니다. 네. IT 쪽이 아무래도 방문자 수가 많네요. 저는 인문학이라던가, 소설, 작가들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은데 그러면 찾아주는 분들이 없습니다. 블로그 스피어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이 가만히 보니 '연예', '정치', 그리고 'IT' 더군요. 연예 블로깅은 도저히 쓰지를 못하겠더군요. 왜냐하면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 대해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써봐야 기껏 루머를 재생산 해내는 것 밖에는 없지 않겠습니까? 정치요?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요즘 정치가 어디 정치던가요? 진정한 보수, 진정한 진보들이 있던가요? 그래서 저는 IT 관련 글들을 씁니다.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이니까요. 저는 전자제품을 좋아하고, IT 관련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이, 그리고 현재 IT 관련 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적는 것이 즐겁거든요.

문제는 언제까지 IT 관련 재탕만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가만히 보니 이쪽도 먹히는 키워드가 있더군요. 언제까지나 그런 것들로 울궈먹을까 싶은 겁니다.

그래서 저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제 저는 가식적인 말도 안하겠습니다. 사실 '당신들은 '블로거' 맞습니까?' 이 포스팅에 썼던 말들은 진심이었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즐기고 싶습니다. 네. 제가 돈에 환장했다면 제 블로그는 이미 광고로 떡칠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광고 딱 두 개 달았지요. 돈도 안되는 올블릿, 다음 애드뷰, 역시 돈도 안되는 알라딘 달았습니다. 즐기면서 글을 쓰고, 그래서 일정부분 보답도 받는다면 그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겠지요. 아직은 공부만 하는 제게, 블로그는 생활비나 용돈벌이로는 괜찮았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글을 쓰고, 방문자 수가 많으면 좋지요. 그런데 IT에 집중된 이 블로그 사회에서 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비주류' 분야인데요. 어느새 IT 블로그가 되어버린 제 블로그를 보며, 뭐랄까. 제 블로그가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께 거짓말을 했습니다. 저도 방문자수 신경쓰고, 다음뷰 저도 제가 누른 적이 있습니다. 베스트 글이 하나 생기면, 그 날은 마음이 설레여서 아무 일도 못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속물' 이네요. 여러분들께 이렇게 고백을 하니, 마음은 시원한데, 가슴은 답답합니다. IT, 연예, 정치만이 인기를 얻는 이 곳에서, 저와 제 블로그가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당신들은 '블로거' 맞습니까?' 와 같은 포스팅을 쓸 때의 마음이 되살아 나지 않고, 뭐랄까 절망감과 자괴감 같은 것이 생겨납니다. 왜 이런 것들로 인해 절망감과 자괴감이 생겨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내가 쓰고 싶은 것들을 좀 써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별히 제 블로그가 어떤 한 분야에 치우쳐져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앞으로는 '속물' 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봐야 겠습니다.
제가 블로거라는 것이, 참으로 한심해지는 요즈음 입니다.




  1. 2011.07.08 15:49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28 신고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지내보겠습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러가지로 신경쓰면 쉽게 지치더라구요. ㅎㅎ

  2. Favicon of http://namsieon.com BlogIcon 남시언 2011.07.08 16:12 신고

    전문지식이 있는 IT 블로거는 아니지만,
    어쨋거나 IT 관련 글만 게속해서 발행하다가...(IT도 다 같은 IT가 아니고, 인기있는 IT주제가 있는반면 비주류이지만 유용한 정보성 IT가 잇는거 같습니다 ㅠ) 서서히 잡블로그로 바뀌고있는 1인입니다...;;;;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IT블로그는 정말 외로워요....
    소설이나 작가등에 대해 적으셔도 소비자 니즈는 있을테니 하고싶은걸 하시는게 더욱 빛나지 않을까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27 신고

      앞으로 그러려고 노력중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더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

  3. Favicon of http://blog.daum.net/happy-q BlogIcon 해피로즈 2011.07.08 16:44 신고

    이런 글 쓰기 쉽지는 않으셨을텐데 용기를 내신 거네요.
    어떤 심정이실지 짐작이 됩니다.
    저야 뭐 뭐라 해드릴 말도 없고^^
    힘내시라고 추천 힘껏 눌러 드리고 가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26 신고

      추천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를 다 까발리는 것 같아서요...하지만 괜찮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어야지요 ^^

  4. Favicon of http://j4blog.tistory.com BlogIcon 재준 2011.07.08 16:52 신고

    저도 속물인 것을 고백해야하나요? :)

    예전에 써둔 글을 트랙백으로 엮어봅니다.

  5. Favicon of http://myahiko.tistory.com/ BlogIcon 무량수 2011.07.08 21:54 신고

    블로거라는 이름을 달고 산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돈버는 도구로 생각한 그들에게는 이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이런 어려움 조차 느끼지 못했을 것이구요.

    제 닉네임이 등장하니 왠지 낯 부끄러워지는군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생각의 파장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제가 블로거인게 자랑스럽습니다.

    먼 훗날 혹은 당장 내일이 될 지도 모르는 죽음이란 단어 앞에서 블로거로서 나는 떳떳했음을 자랑하는 날이 오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블로거들이 떳떳함을 자랑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06 신고

      그렇지요. 저도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모르겠더군요. 이렇게 하면, 이렇게 욕먹으러 같고, 저렇게 하면 내가 마음에 안들고. 많은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 케니 2011.07.08 21:58 신고

    처음 이 블로그 글을 읽고 IT 관련 블로그에서 이렇게 글을 잘쓰는 블로거가 있다는데 대해 감명받았습니다. 광고 다세요. 어떻게든 수익 올리시길 바랍니다. 이 블로그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7.09 00:05 신고

      덧글 보고 눈물 날뻔 했습니다. 제 블로그의 가치를 말해준 분이 안계셨기에..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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