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바일 시장은 혼전중이다. 아이폰 5를 두고 이래저래 말도 많다. 출시시기 부터 스펙까지. 심지어 스티브 잡스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글들이 각종 커뮤니티를 장식한다. 삼성또한 마찬가지다. 갤럭시S2(세느)가 곧 출시 될 예정인데 이 갤럭시S2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스펙부터 '죽인다'.

삼성을 비롯한 다수의 스마트 폰 제조자들은 아이폰5를 따라잡기위해 '스펙'을 강조했다. 어쨌든 대한민국 사회가 '스펙'위주의 사회로 돌아가다 보니 한국의 모바일 시장또한 다를바 없는 것이다.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은 '아이폰보다 스펙이 좋다'는 광고들이다. 듀얼 코어 CPU. 4인치 이상의 액정. DDR2 메모리...
그런데 여기서 삼성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애플은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할 때 '스펙'에 대한 자랑은 크게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볼 수 있는데 '스펙'에 대한 이야기가 전체 발표회에서 갖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애플은 자사의 신제품에 '스펙' 보다는,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번에 '아이패드2'의 발표회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패드2의 스펙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아이패드2에서 추가된 기능들과 어플들로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아이패드2의 발표회라기 보다는 개러지 밴드나 전면 카메라, 스마트 패드를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설명을 해준 강의 성격이 더 강해보였다.

애플에게 있어 '스펙'이란 그저 거들 뿐인 것이다.

애플의 아이패드2는 하드웨어적으로는 별로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다. 요즘 추세에 걸맞게 듀얼코어 CPU를 설치했고, 배터리 향상이 더 늘어났다는 점, 전면 카메라가 추가되었다는 점뿐이다. 정작 아이패드2에서 관심이 가는 것은 개러지 밴드와 같은 어플이나 전면 카메라와 스마트 커버를 이용하여 즐기는 페이스타임 같은 것들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 설명회 말미에 인문학을 강조했다. 스펙보다는, 아이패드로 '사람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는 것을 중요시 한 것이다. 스펙이야 추가하면 되지만, 그 제품을 가지고 유저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그리고 즐길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어렵다. '스펙'에 신경쓰고 경쟁할 시간에, 그런 것들은 다 신경을 끄고 '사람들이 재밌게, 그리고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애플의 철학인 것이다.

문제는 타 회사들이 이러한 애플의 방식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들은 '아이폰보다 더 큰 화면' '아이폰보다 더 화려한 액정' '아이폰 보다 더 빠른 속도' 만을 강조하지 '아이폰 보다 더 재밌고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과 대항 할 수 있다는 삼성은, 이런 부분을 이미 간과해버렸다. 이는 구글또한 마찬가지다. 제품의 스펙은 세월이 흐르면 변하게 되고, 무용지물이 되어버리지만, '재미와 유용함'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삼성보다 스펙이 더 좋은 스마트 폰이 나오면 사람들은 삼성을 버리고 더 좋은 제품을 찾는다. 그러나 애플보다 더 재미있고, 유용한 활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유저들은 계속해서 애플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스펙은 변하게 되어있고 언젠가는 구시대의 유물 대접을 받게 되지만 '활용법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거나 변하는 경우는 결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은 이른바 '스펙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물론 어느 나라인들 그러지 않을까. 이러한 '스펙위주'를 삼성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 폰 제조사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우리나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재밌고 유용한 인재들'이 많고 많지만, 이러한 인재들은 '스펙'에 묻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의 이러한 사고방식, 즉 '스펙보다 더 중요한 활용'을 중시하는 이러한 사고관은 인문학, 즉 인간과 그대로 연결이 된다. 삼성이 애플을 따라잡고 싶다면, 스펙보다는 이러한 부분을 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스테디 셀러 모델인 갤럭시S도 그보다 더 '스펙이 높은' 갤럭시S2가 나오면 구 시대의 유물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된다.
그보다는 갤럭시S로도 충분히 즐겁고 유용하게 활용하는데, 갤럭시S2를 구입하면 '보다 더 재밌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어필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갤럭시S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삼성 제품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이용자들 또한 '갤럭시S2'를 선택할 것이다. 이렇듯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을 애플은 예전부터 이용해왔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다수의 제조사들은 이러한 마케팅을 등한시 한 채, 스펙의 향상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 5는 분명 지금의 제품보다 월등한 향상은 없을 것이다. 그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듀얼코어 CPU에 액정 크기만 좀 더 늘렸을 확률이 높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스펙 별거 아닌데?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다를바 뭐있어?'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별반 차이없는 스펙을 가진 아이폰 5'로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확실히 차이가 나는 활용성'을 스티브 잡스는 어필 할 것이다. 그러면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아이폰 5의 스펙' 같은 것은 순식간에 지워지고, 아이폰 5로 즐길 수 있는 활용성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유저들은 여전히 아이폰 5를 구입하겠지.

삼성의 갤럭시S2는 삼성제품 치고는 보기 드물게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초기대작이다. 그러나 삼성은 마케팅면에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인해전술로 유저들을 확보하려 하지만, 전자제품이 가지는 일정한 수명이 지났을 때, 이전의 이용자들을 묶어둘 '뭔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스펙으로 사람들을 영원히 묶어둘 수는 없다. 다른 제조사들도 '스펙'을 올리지 못해서 못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의 성공으로 인해서 애플에게 자사의 부품을 공급하고 싶어하는 제조사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애플도 강력한 하드웨어 기기를 만들 기술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소비자를 묶어두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아이폰 4를 즐겁게 사용하셨습니까? 여전히 아이폰 4로 즐겁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에는 더 활용성이 높은 아이폰 5를 선택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라고 스티브 잡스는 제안하는 것이다. 심지어 아이폰3GS까지 아직도 OS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을 보고, 애플에게 있어 하드웨어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산 제품이 버려지지 않고 아직도 '즐길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다시 애플의 제품에 지갑을 열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제품들은 그렇지 않다. 기존의 삼성제품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보다 '월등히' 향상된 스펙의 제품 출시에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것을 느낄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S2의 속도와 성능, 스펙을 강조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삼성의 스마트 폰을 가진 사용자들은 어떤 기분이 들 것인가?

삼성이 변해야 하는 것은 간단하다. 삼성은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폰의 인기가 하드웨어적인 특성인줄 알았지만 스티브 잡스는 하드웨어보다는 인간을 이야기했다. 기껏 애플보다 더 스펙이 좋은 기기를 만들어놨더니 이제와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삼성은 기계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스펙을 버리고, 활용성을 중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치열한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아무리 많은 수의 제품을 쏟아낸다 한들, 단순히 제살깎아먹기에 불과한 자멸의 길로 갈 뿐이다. 그러니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의 스펙을 가진 기술자들 뿐만이 아니라, 한 명의 인문학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1. Favicon of http://damduck01.com BlogIcon 담덕 2011.04.08 16:04 신고

    와~~ 처음 와본 블로그 같은데
    좋은 내용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최근 국내는 남을 평가하는데 미쳐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대의 자격증 도입
    소셜미디어 강사 자격증까지..

    이런 스펙이 과연 실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3 신고

      요즘 군대에는 자격증도 도입하나봐요 ^^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 유쾌한인생 2011.04.08 17:12 신고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여 많이 공감하고갑니다

  3. Favicon of http://ghyonn.tistory.com BlogIcon ghyonn 2011.04.09 01:24 신고

    안 그래도 오늘 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올해 삼성이 걱정됩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2 신고

      한 잔 드셨군요 ^^
      올해 삼성은 저도 걱정됩니다.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4. jjee 2011.04.09 03:46 신고

    삼성은 이미 외국에서 나가는 광고에 인문학이 담긴 광고를 많이 제작하고 있어요.
    다만 그런 광고의 방향성이 나라마다 각각 다르죠.
    한국처럼 스펙을 중요시하는 나라에서는 스펙위주의 홍보를,
    일본에서는 예술성이나 오다쿠적인 측면에서 유명뮤지션이나 스타워즈패러디같은 홍보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상황설정으로 재미와 휴머니즘이 섞인 광고를 많이 내보내죠.
    유럽은 다인종 다문화가 고루 즐긴다는 측면의 광고가 많구요.
    삼성의 브레인들이 그렇게 멍청이들은 아니에요. ^^
    국내 시장에 그런게 먹히니까 그렇게 하는거죠.
    상업광고는 관객을 선도하는 영화랑은 다릅니다. 철저히 시장에 맞추죠.
    국내의 삼성광고는 늘 지금 가장 핫한 연예인이 나와 춤을 추거나 날라 다니거나
    기능을 강조하죠. 그런 광고가 먹히는 시장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나와서 아무리 선한 얼굴로 인문학스러운
    휴머니즘을 강조해 봤자 아무 임팩드도 없다고 여깁니다.
    아이폰 나오기전까지, 그러니까 약 1년반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삼성 디자인이 세계에서 제일 예쁜줄 알고 살았었죠.
    그런 디자인이 먹히던 시장이었으니까요. ^^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2 신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삼성이 미국에서 광고한 3D TV 광고를 봤습니다. 저는 꼭 광고 뿐만이 아니라, 삼성이 제품을 만들 때 애초부터 스펙 위주로 플랜을 짠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CF도요. 광고만 인문학을 외쳐봐야 마인드 자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드리려 한 것이고요 ^^
      아무튼 찾아주셔서 좋은 덧글 감사드립니다 ^^

  5. phlebus 2011.04.09 13:30 신고

    삼성은 지금 현재에 아주 만족하고 있을거에요.
    그저 지금처럼 2등만 하면서 돈만 쪽쪽 빨아먹으면 된다는 생각이죠.
    굳이 1등이 되기 위해서 전혀 모르는 어둠속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투자를 하고 도박을 하는 기업이 절대 아니죠.
    언제나 2등만을 목표로 달리면서 돈만 챙기는 기업이니까요.
    그러다 1등 기업이 휘청이는 순간이 오면 냉큼 1등으로 치고 올라가는 전략을 써왔죠.
    가전에서도 그랬고 반도체에서도 그랬죠.그외의 지금까지 삼성이 해온 사업들을 보면 언제나 목표는 2등이었죠.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 당연히 기사에는 KT의 반응도 나와있다. 기사의 내용은 KT가 애써 덤덤하게 대응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나 떨고 있니?' 식으로 겁을 집어먹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과연 KT가 떨고 있을까?

떨고 있는 척 SHOW 를 하는 것은 아닐까?

우선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SKT의 간단한 역사부터 이야기해야 겠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잠시 망각하고 있는 진실이다.
SKT는 실제로 2G 시절을 평정했었다. USIM칩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 SKT는 모토로라의 덕을 많이 보았다. 사실, 지금의 SKT는 모토로라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기기는 역시 모토로라! 라는 인식이 뿌리박혀있던 시절, 스타텍은 부의 상징이었다. 011 번호의 대명사와도 같았다. 그 이후에 나온 레이저는 스타텍의 재림이었다. 그 면도날 처럼 예리했던 '레이저'는 면도날이 아닌 '양날의 검'이었다. 레이저는 모토로라와 SKT를 모두 흥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모두 망하게 만들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의 성공이후, 영화배우 미키 루크 처럼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물론 미키 루크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에 의해 재기에 성공했지만, SKT는 대런 아로노프스키처럼 모토로라를 재기시키지는 못했다. 게다가 KT가 출시한 아이폰은 SKT가 2G 시절 끌어모은 고객층을 뺏어가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SKT는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한다. 바로 삼성이다. 이쯤에서 SKT는 시장구도를 '안드로이드 + 심비안 + MS' 와 '아이폰'으로 양분시켰다. 삼성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모토로라는 그냥 한 물간 영화배우 신세로 전락시켜버린 것이다.

물론 KT는 아이폰으로 스마트 폰의 선구자가 되었다. 공유기가 별로 없던 시절, KT는 여기저기에 WiFi망을 깔았다. 3G 데이터 요금의 압박에 시달리던 스마트 폰 유저들에게 WiFi는 마른 하늘에 쏟아지는 소낙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SKT가 갤럭시S로 맹공을 펼칠때, KT는 말없이 넥서스 원을 도입했다. SKT는 오로지 '서드파티' 제품군만 있었지만 KT는 레퍼런스 폰을 챙겼던 것이다.

국내 1위 통신사라던 SKT가 만약에 정말로 국내 스마트 폰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려는 자신이 있었다면 아마도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와서, 그것도 '못 이기는 척' 아이폰을 도입한다고 하는 것은 갤럭시S만으로는 국내 시장을 평정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였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수십개의 안드로이드 폰을 쏟아부어도, 아이폰과 비등비등한 판매량을 고려해볼때 이제는 자신들도 아이폰을 도입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봉착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KT가 또 하나의 레퍼런스 폰, 즉 넥서스S를 공급하게 된 것도 한 몫한다. 모토로라를 버리고 선택한 삼성은 자사의 첫 구글 레퍼런스 하드웨어인 넥서스S를 KT에 공급하기로 함으로써 SKT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삼성을 탓할 수는 없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 삼성은 언제나 '트랜드를 쫓아' 가는 기업이므로, KT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SKT가 아이폰을 도입해도, KT가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 폰 시장에서 KT는 이미 '트랜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독점으로 공급한다 해도, 그 약발이 곧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KT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아이폰 이용자가 SKT와 정확히 50:50으로 나뉜다 해도 기존의 KT망을 이용하던 아이폰3GS유저와 아이폰4 유저가 한순간 SKT로 몰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아이폰3GS유저가 SKT에서 출시하는 아이폰5로 넘어간다 해도, 그 수는 많아봐야 기존 3GS사용자의 50%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KT는 나머지 50%의 손실은 어디서 채워넣을 것인가?

바로 삼성과 모토로라다.

삼성은 넥서스S를 비롯하여 갤럭시S의 후속 모델까지 KT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찬양일색인 모토로라의 새로운 스마트 폰 아트릭스도 KT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언론마저 대대적으로 삼성과 모토로라의 외도를 기사화 시켰다. 이것은 SKT측에서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기사를 읽은 고객들이 '왜 삼성과 모토로라가 SKT를 떠났을까?' 라는 의문을 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도 견고하던 그들의 관계가 이렇게 무너질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SKT의 아이폰 도입 기사가 뜨면서, SKT도 더 이상 안되겠나보다, 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언론의 기사들은 KT의 입장에서 공짜로 자사를 홍보해주는 효과를 주게 되었다. '레퍼런스 폰은 모두 KT'라는 인식도 KT에게 여유를 줄 수 있다. 그러니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해서 KT가 울상을 지을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삼성은 SKT에 갤럭시S를 독점 공급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아이폰 대항마' 였다. 아이폰이 갤럭시S의 대항마라는 인식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이 KT에 갤럭시S 2와 넥서스S를 출시한다면, 더 이상 하드웨어적으로 '대항마'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같은 통신업체에서 발표했으므로 아이폰과 동등한, 혹은 '레퍼런스 폰을 만드는 기업' 이미지가 더 강하게 올 것이다. 요약하자면 SKT의 갤럭시S는 아이폰의 대항마였지만 KT의 갤럭시S 2는 아이폰과 동등한, 혹은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폰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다. 시장의 구도는 자연스럽게 기존의 갤럭시와 아이폰의 구도가 아닌 '구글'과 '애플'로 나뉘는 것이다.

그렇다면 SKT가 아이폰을 통해서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SKT가 아이폰을 도입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폰은 여전히 인기있는 스마트 폰이지만 국내에서 그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폰의 약발은 아이폰4의 예약판매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제 아이폰 효과는 그 정점에서 평행선을 긋던가 아니면 하락할지도 모른다. KT는 아이폰으로 울궈먹을때까지 다 울궈먹었다. 녹차로 따지자면 두세번 우려낸 것이다. SKT가 애플로부터 건네받은 티백은 이미 향이 약간 빠져있는 티백이다.
SKT도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전세가 역전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 모양이다. 블랙베리 토치를 밀어주고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객들은 SKT의 아이폰이냐 KT의 아이폰이냐를 두고 고민을 하겠지만 모든 아이폰 구매고객들이 '아무런 고민없이 전부 SKT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SKT의 이익은 그저 소박할 뿐이다.

SKT가 아이폰을 도입한다고 해서 KT가 불리할 것은 없다. 지금이야 아이폰 위주로 스마트 폰 시장이 발전했지만 애플 못지않은 장사꾼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폰7이 기다리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처럼 무럭무럭자라고 있다. 세계1위 업체인 노키아는 마이크로 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지금이야 구글 VS 애플이지만 후에는 MS + 구글 VS 애플이 될 것이다. SKT는 아이폰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구글의 차세대 레퍼런스폰 넥서스S와 모토로라의 프리미엄폰 아트릭스에 전력을 했어야 할지도 몰랐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폰7을 독점 공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하나의 파이를 둘이 나눠먹느니, 그것도 상대방이 이미 절반쯤 먹은 파이라면, SKT에게는 차라리 새로운 파이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오늘따라 KT의 SHOW라는 문구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마음속으로는 'olleh!'를 외치고, 겉으로는 SHOW를 하는 KT. 그들이 울상을 지으며 흘리는 눈물이 아마도 '악어의 눈물'은 아닐까?


  1. Favicon of http://duffy.tistory.com BlogIcon Duffy 2011.02.25 11:43 신고

    스타택 이야기 재미있었네요 ㅎㅎ 근데 미키 루크 얘기는 도무지 모르겠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2.25 14:26 신고

      미키루크 이야기는 미키 루크가 몰락의 길을 걷다가 대런 감독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레슬러'라는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했고 그 영화를 계기로 미키 루크가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 kt가 웃지는 못할겁니다 2011.02.25 13:37 신고

    모토로라는 어차피 skt에서 나가도 별일 없습니다
    그동안 소비자에게 해놓은 개차반이라..
    (저도 모토로라는 안씁니다..공짜로 줘도..)

    문제는 삼성인데 skt는 국내단말기 최대소비자입니다
    (한국은 imei화이트리스트규제로 통신사만 휴대폰을유통할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삼성이 skt를 우대하면 통신사 줄세우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kt를 우대하지는 못하는게 skt가 가진 유통망과 자금력이 크거든요
    삼성의 자가당착인데 그동안 skt에만 우량단말기를 밀어줌으로서
    skt의 이름값을 너무 크게 키워놓아서
    삼성은 포기해도 skt는 포기않는 고객이 태반입니다
    같은 단말기라면 skt에서, 통신사를 고른다면 skt라는거죠..
    그 통신사를 포기하게 만든 아이폰이 그래서 대단한거죠.
    삼성이 kt에서 하듯이 skt에 물먹이면 skt는 lg와 손 잡으면 그만입니다..

    kt가 불리할건 없지만 그렇다고 이득일 것도 없다는거죠..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2.25 14:26 신고

      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 그러나 SKT도 그동안 많은 욕을 먹었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차츰 바뀌고 있음을 감안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지나가다 2011.02.25 15:27 신고

    사실 아트릭스와 넥서스s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잘됬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sk 쓸 생각이 없거든요.

    sk가 확 망해서 현대로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재계에서 위에서부터 이미지 좋은 기업으로 내려오면 어느새 현대 이하까지... 그나마 제일 이미지 좋은 현대한테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삼성 한국에 있는 다른 제국 (법이 달라? 아니면 법을 무시?)
    LG 넌 왜 항상 삼등이니(꼴등아니니 다행이다만 NC보다는 잘하겠지?)
    SK 축구이용해 먹는 나쁜 야구기업
    현대차 국민이 봉이냐
    롯데 일본...기업
    현대 왜 금강산에 들어가서 털리는지...
    CJ ... 영x투자 열심히
    두산 왜 국방을 고따구로 만드는 것이냐 손대는 무기마다 문제가 생겨
    효성 사돈 잘두셔서 족헸습니다.

  4. 5345 2011.02.25 16:29 신고

    저하고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네요..

    못해도 본전치기인 KT입니다..

  5. 00 2011.02.25 19:22 신고

    삼성을 우습게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스마트폰이 아닌..일반 폰 중에는 삼성이 대부분입니다.

    삼성과 KT가 스마트폰으로 불화(?) 있을때 KT 피쳐폰은 못 봐줄 수준이였지요


    그리고 서울이 아닌 지방 50만명 정도의 도시만 가도
    와이파이 망은 KT 꺼 밖에 없답니다...

    모토글램 쓰는 제가 약정기간 채우고 KT 간다고 다짐한 이유랍니다.

  6. 돌돌이똥개 2011.03.23 21:54 신고

    와 정말대박이네요 하나하나 다읽어봣어요 케이티 정말대박이군요 아이폰유저가 에스케이로간다고 해도 삼성과모토로라가있다... 거기서 완전 소름돋앗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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