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복잡하다. 머릿속은 한없이 엉켜있는 거미줄같고, 인간관계또한 쉽지않다. 할일은 또 왜 이리 많은가. 필요한게 있으면 동네 수퍼에서 하나씩 사던 세상은 백만 년 전에 지났다. 마트라는 존재가 생기면서 우리의 복잡한 사고 방식에 '기왕 온 김에...' 라는 사고가 하나 더 추가된다. 자잘한 영수증들이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 듯, 자잘한 할일들은 때로 우리를 궁지에 몰아 넣기도 한다. '깜빡' 잊은 것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서'다. 가난한 예술가들이여. 비서는 고사하고 '애인'도 만들기 힘든 이 마당에.


아이언맨을 보면 '자비스'라는 컴퓨터 비서가 등장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가끔은 시니컬한 농담을 주고 받는 그 0과 1로 된 존재를 보며 우리는 생각한다. "내게도 저런 비서가 있었으면..."

물론 우리는 '자비스'같은 냉소적이고 똑똑한 비서를 구할 수는 없지만 대신에 스마트 폰이 있다. 2년 약정이면 월 몇 만원 정도에 여러가지를 도와주는 비서. 우리가 손에 들고 있는 이 '스마트 폰'의 용도란 대체 무엇일까? 한번쯤 생각해 본 문제일 것이다. 무료 메시지를 주고 받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오늘 먹은 점심 사진을 올리는 정도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여러분들은 '놀고 먹는 비서'에게 2년 동안 몇 만원이라는 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마트 폰을 빡세게 굴릴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스마트 폰이 우리 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뮤즈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다. 한달 이용료를 상쇄시키도 남을, 그런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1 에버노트로 첫줄 쓰기


예술가, 특히 작가들 만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보호받아야 할 존재는 없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지만) 작가들은 특히나 예민하고, 민감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최신기술에는 둔감하다.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200자 원고지 매수를 계산할 수 있는 워드 프로그램과 그 워드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정도만의 성능을 가진 컴퓨터 한 대 뿐이다. 디지털 기술이 마치 스스로를 반도체 속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 듯이 생각하는 작가들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오로지 펜과 종이로만 글을 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스마트(Smart)'가 아니라 '스타트(Start)' 이다. 첫줄을 쓰지 못해 좌절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어떤 작가들은 '근사한' 첫 문장을 생각해 놓고도 이내 잊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이 삶이 너무 복잡하니까, 자잘한 영수증들을 처리해야 하고 마트에서 '기왕 온 김에...' 다른 뭔가를 사야 할 것들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떠 오른 영감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법이다. 마치 한 번의 불장난 이후로 권태기에 접어들어 바로 다른 상대를 찾는 젊은 연인들 같다. 

우리에게는 '나의 새로운 소설에 쓸 첫 문장'을 영원히(Ever) 기억(Note)해 줄 비서가 필요하다. 에버노트가 그렇게 해 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작가란 존재는 지극히 예민하고 민감한 존재여서 '기계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쓰게 되는 것에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버노트는 예민한 작가들에게 상처를 줄 만큼 복잡하거나 디지털 적이지 않다. 오히려 지극히 단순한, "이럴거면 뭣하러 이런 프로그램을 쓰지?" 라고 생각할 정도의 도구이다. 

우리가 근사한 '첫 문장'을 생각했을 때 필요한 것은 '기록'하는 도구이다. 펜도, 종이도 없이 산책을 나왔는데 마치 손에 쥔 나비처럼 손만 펴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그 아름다운 문장이 순식간에 떠 올랐다면, 그러나 화장실을 가도 들고 다니는 '스마트 폰'이 손에 들려 있다면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에버노트를 실행시키고, 거기에 내가 생각한, 그 보석같은 첫줄을 입력하면 된다. 

여기까지는 세익스피어도 충분히 할 수 있을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인생에는 늘 변수가 있다. 우리가 '스마트 폰'을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고장을 내거나 택시에 놓고 내렸을 때, 그렇게 하겠다며 계획하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든 돌발상황은 말 그대로 '돌발적으로' 발생한다. 만약에 여러분의 소중한 첫 문장이 담긴 스마트 폰을 잊어버리거나 파손시켰다면? 그래도 문제는 없다. 에버노트는 '동기화'를 하고 있으므로, 여러분들의 PC,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 폰등 '에버노트에 접속되는 모든' 장비에서 첫사랑 보다도 더 소중한 첫 문장을 되찾을 수 있다. 심지어 '삭제'를 하더라도 휴지통에 보관이 되어 있어서 술에 취한 채 "이까짓 빌어먹을 첫 문장!"이라며 호기롭게 지웠다가 후회를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버노트의 확장성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PC에서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와 함께 쓰면 편리하며 익스플로러에서도 확장기능으로 작동한다. 특히 모바일 장치의 경우, 현존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지원하므로 이보다 더 편리할 수 없다. 



#2 에버노트로 구상하기


종이에 끄적거린다. 배경은 이렇고, 등장인물은 누구며,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그런데. 빌어먹을 이게 아니야. 두 줄을 좍좍 긋거나, 혹은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게 된다. 어찌됐든 소중한 노트는 상처를 받고 훼손되는데, 이 것도 적당해야 '멋'이 있어보이지 늘 지우거나 찢어버린다면 남는 건 노트의 표지 뿐이리라. 

에버노트는 '노트북'을 폴더 단위로 정리 할 수 있는 '스택'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쓰고자 하는 작품이 있을 경우, 그 작품의 제목(혹은 가제)을 하나의 '스택'으로 만들고, 하위 노트북들을 '인물', '배경', '사건' 등으로 나누어서 정리하면 쉽게 볼 수 있다.





다음에서 '소설1'은 '배경, 사건, 인물'의 노트를 담는 '스택'이다. 이 스택은 PC버전 프로그램에서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에버노트를 PC에 처음 설치하면 이렇게 미리 분류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이제 우리는 복잡하지 않다. 그냥 에버노트를 실행시켜서 내가 쓸 소설의 제목을 보고 배경, 사건, 인물등에 대해 정리 해 둔 것을 보기만 하면 된다. 


#3 에버노트로 진행상황 체크하기


창작의 고통이 너무 오래되면 이내 생계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만일 당신이 출판사와 계약한 작가라면 편집자는 당신의 글에 대한 진척상황이 궁금할 것이다. '창작의 고통'은 여러분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언제 뭘 썼는지 기억조차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벼랑끝에 선 상황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획적인 글쓰기를 해야한다. 물론 에버노트가 도움을 줄 것이다. 





에버노트에는 이렇게 '체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아이폰에는 타자기 아이콘 옆의 'A'를 터치 하면 나온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에디트 창에서 옆으로 스크롤 하면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PC나 맥용 프로그램에는 그런거 없이 바로 보인다.



에버노트의 체크기능은 유용하다. 마트에 갈 때 물품 리스트를 작성할 때도 유용하다. 간단한 하루의 일정을 정리할 때도 편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편리한 것은 글을 쓸 때 그 진행상황을 손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2에서 언급했던 '스택'에 전체적인 진행상황을 위와 같이 정리해 놓고 이용해보자. 에버노트의 에디터 기능은 놀라워서 다양한 편집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에 편집자가 진행상황을 요구한다면 위와 같은 사진 한 장을 캡춰해서 이메일로 보내주자. 편집자도 당신의 상태를 '일목 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에버노트로 자료수집하기


작가들에게 자료수집이란 데이트를 하기 전 상대방의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를 뒤지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 자료가 없이 쓰는 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자료를 필요로 한다. 자료는 여러 형태의 글쓰기, 이를테면 소설, 자기계발서, 논문 등을 쓸 때는 필수적이다. 자료가 없는 글이란 영혼이 없는 동상과도 같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가. 사실 우리가 '씨발' 만큼이나 많이 쓰는 '스마트'라는 용어의 본질은 바로 '자료정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원할 때 편리하게 볼 수 있어야 '스마트' 한 삶을 사는 것이다. 에버노트는 자료수집과 정리에 있어서는 최강자이다. 이 챕터는 약간 복잡할 수 있다. 


먼저 우리에게 '스마트 폰' 만 있다고 생각해보자. 예컨대 인터넷 뉴스에서 '소설거리'가 될 만한 기사를 찾았는데 이 기사를 나중에 찬찬히 다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가장 편한 방법으로는 주소창의 링크를 복사하여 에버노트에 붙여 넣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어떤 '사진' 같은 것을 보관하고 싶다면 어떨까. 예를 들면 지금 나는 이 블로그를 쓰기 위해 사진을 넣었는데 나는 어떻게 이 사진을 편리하게 넣을 수 있었을까? 아주 간단하다. 


에버노트는 가입을 하면 개인에게 할당된 '이메일주소'를 준다. 우리는 화면을 캡춰해서 글에 자료로 넣고 싶지만 스마트 폰으로 저장한 사진을 PC로 옮기려면 '케이블로 연결'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에버노트에는 사진을 '에버노트로 보내기' 기능이 있다. 에버노트에서 제공해준 이메일 주소로 사진을 보내면 곧바로 '에버노트 어플이나 프로그램'으로 전송된다. 



1. 사진첩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준비한다. 캡춰를 했거나 직접 찍었거나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사진이어도 상관없다. 




2. 사진을 메일로 보내기를 선택한다.





3. 사진을 첨부하고 받는 사람 이름에는 에버노트에서 제공해준 이메일 주소로 입력하자.

 



4. 그러면 받는사람에 다음과 같이 에버노트 이메일 주소가 입력된다. 에버노트에서 제공해준 이메일 주소를 주소록에 등록해두면 편하다.




5. PC용 에버노트 프로그램의 '노트'에 자동으로 사진들이 전송되어 있다.






그 이외에 에버노트 클리핑 기능이 있다. PC에서 인터넷 웹페이지를 에버노트에 저장하고 싶을 때 이용한다. 에버노트를 설치 한 후, 웹사이트에서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하단에 add to evernote라고 표시되는데 이를 클릭해주면 자동적으로 에버노트에 웹사이트가 저장이 된다. 혹은 '윈도우키 + Prt Sc(프린트 스크린)' 키를 누르면 자신이 원하는 화면을 캡춰해서 자동으로 에버노트에 저장시킬 수 있다.





웹페이지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Add to Evernote 4.0' 이라는 메뉴가 뜬다. 클릭하면 웹사이트가 저장된다. 



#5 마치며


이 포스팅이 '작가'에게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다른 예술분야에서도 충분히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기본적인 활용법을 알려드렸다. 사실 이 정도만 알아도 활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나는 에버노트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는 따로 있다. 에버노트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어플, 프로그램, 스마트 기기를 그저 내 방식대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 다른 '동료작가'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포스팅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활용하지 않으면 매달 나가는 돈이 너무도 아깝지 않을까?

에버노트는 활용법이 무궁무진하여 여러가지로 응용하여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록하고 저장한다는 측면에서 에버노트는 '생산성'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비스'처럼 시니컬한 농담을 싸질러대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비서역할은 톡톡히 해낸다.

  1. Favicon of http://omphalos.tistory.com BlogIcon omphalos 2012.08.23 20:17 신고

    에버노트 좋지요. 클리핑 너무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좀 느리더군요. 메모하나 하려면 짜증;;;
    그래서 에버노트는 주로 스크랩용으로만 쓰고 ,메모는 솜노트를 쓰고 있습니다.

제목이 좀 과격했다. 그래도 나는 이 글은 꼭 쓰고 싶다. 아마 대다수의 인터넷 매체들은 자신들만은 '찌라시'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론'을 펼치고 있으며, 대중에게 공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솔직히 누구나 착각은 한다. 그것이 '인터넷 언론 매체' 일지언정.

한때 채팅방에 들어가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이' 이러면 버릇없다고 채팅방에서 강퇴당하던 90년대 초반이다. 그 때도 물론 난잡하게 활동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일종의 예의라는 것이 있었다.
그 시절의 '사용기'나 '감상기', '소개기' 등은 지금 생각해봐도 세련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하고, 느낀점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하려 함과 동시에 개성도 있었다. 그 때는 정말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읽고 있는 글 하나하나는 모두 '정보' 였던 것이다. 그런 글들을 '캡춰' 해두고, 메모장에 복사해 두고두고 읽은 적도 있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기사거리라고 클릭해서 봤는데 맞춤법 틀리는 것은 예사다. 오타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다. 급하게 쓰다보면 오타정도야 있을 수 있겠지. 그런데 맞춤법이 틀린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것뿐인가? 문장의 문맥이 어색해서 이 기사를 쓴 사람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눈꼽만큼이라도 배웠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정보또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 힘들다. 어디 외국 매체를 번역해왔는데 그 번역이 오역이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차라리 그 기사에 딸려 있는 '덧글'이 더 읽을만 하다.
낚시성 제목에 내용은 뭣도 없는 기사들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든다. 마치 예고편의 화려한 액션을 보고 그 영화를 보러 갔는데 예고편의 액션이 전부인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이 경우는 돈이 아깝겠지만 낚시에 걸려들어 읽은 기사를 보고 난 후에는 시간이 아깝다.

이런 영양가 없는 기사들은 인터넷 난독증을 양산한다. 제대로 된 글이 없으니, 제대로 읽지를 못하는 것이다. 명색이 다수의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는 글이라면 세련미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기본조차 되어있지 못하니 대중들은 점점 난독증에 걸려서 이게 무슨 글인지 이해를 못하게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기사들 조차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태반이니까. 최대한 옳게 이해하려 해도, 그 범위는 한정되어 있어서 내 생각에 '이해' 라는 조각을 그저 억지로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인터넷 얼론 매체들에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공정성? 기대하지도 않겠다. 제발 낚시성 기사나 이해불가 기사들은 좀 지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소한 기본적인 정보전달의 기능만은 충실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글들을 읽은 사람들은 나중에 그것에 익숙해져서 결국 제대로 된 글 조차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 매체들은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일자리 창출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질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우울해진다. 정확한 정보전달이야말로 언론이 가져야 할 미덕이자 모토여야 한다. 독자들도 주의해야 한다.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걸러서 읽어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얼른 버리는 것도 좋다. 인터넷이 발전되어 더 많은 정보와 더 편리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깨진지 오래다. 인터넷은 마치 옛날 난지도 쓰레기장 같다. 정보의 무덤이 바로 인터넷이다. 그러니 우리는 무덤속에서 보물을 찾아 헤매는 것과 다름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보물을 찾아 모험을 하기에는 글쎄, 너무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닐까?

나는 컴퓨터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컴퓨터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접했고, 최신정보나 기술들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습득했다. 모교에서 컴퓨터 관련 부서에서 일 년간 일도 했다. 팀장이든 누구든 윈도우를 깔 일만 생기면 나를 찾았다. 컴퓨터에 관해서 물어볼 것이 생기면, 사람들은 언제나 내게 전화를 했다. 내 자신이 컴퓨터를 좋아했으므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컴퓨터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일단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또한 그렇다. 예전에는 최고급 사양을 지향했지만 이제는 현실에 타협을 보고 구입을 한다. 게임도 잘 안하게 된다. 그냥 '답답하지 않게'만 돌아가면 충분했다. 한 때 '스타2'를 한다고 오버클럭도 했지만, 이젠 그 조차도 관심이 없다. 과거처럼 '극한의 오버'를 체험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적정선에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쓰면 되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오버를 해도 안해도 체감이 오지 않았으므로, 그 오버 조차도 풀어놓고 쓴다. 

무엇보다도 컴퓨터를 켜놓으면 요즘엔 답답한 마음이 먼저 든다. 논문이나 글을 쓰기 위해서 컴퓨터를 켰는데 한 시간 넘게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리고 있는 내 모습 부터가 한심스럽다. 미드 몇 편을 다운로드 받아 멍하게 하루를 때우는 모습도,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나누는 대화들이나 트위터, 페이스 북의 방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새로고침을 몇 번씩 누르는 모습도 짜증난다. 무엇보다도 컴퓨터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거슬린다. 특히 노트북 처럼 작은 컴퓨터들은 발열과 소음때문에 여름에는 불쾌한 기분이 앞선다. 스마트 폰 또한 마찬가지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인터넷을 보게 된다. 뉴스를 보고, 스포츠 뉴스도 보고, 연예 가십기사도 읽는다. 그런 것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이렇게 시간을 때우는 것이 몹시도 불편하다. 근래에는 그렇게 느껴지고 있다.

이렇게 컴퓨터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언젠가는 컴퓨터를 끈 채 잠깐 시간을 보내봤다. 단순히 책을 읽고, 뉴스는 좀 멀리해본다. 일정은 노트로 관리를 하고, 글은 대학노트에 만년필로 써본다. 밖에 나가 산책도 좀 하고,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다녀보기도 한다. 기차표 예약도 컴퓨터가 아닌, 직접 가서 표를 구입한다. 영화도 극장에 가서, 시간이 맞으면 표를 구입하고 아니면 다른 할거리를 찾는 것이다.

일단 이렇게만 해도 피로감이 50%는 사라지는 기분이다. 그러니까 내가 컴퓨터를 함으로써 무의식중에 받는 스트레스가 50%는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컴퓨터는 용도가 따로 있었다. 기껏해야 게임에 PC통신 정도였다. 그 때는, 컴퓨터가 신기했으니, 화면에 움직이는 영상들, 타인과의 대화가 신기했으니 그렇다 쳐도, 요즘에는 너무도 많은 것들을 컴퓨터에 의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컴퓨터를 좀 꺼보고 싶다. 글을 쓰거나 블로깅을 하거나, 논문을 쓸때야 어쩔 수 없다지만, 그 이외에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횟수를 줄여보고 싶다. 아예 꺼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컴퓨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도 내 새해 목표는, 글을 쓰는 시간을 제외하면 최대한 컴퓨터를 오랜시간 끄고 사는 것이다. 그 대신에 좀 더 내 자신을 켜두고 살아야겠다.
  1. 바바 2011.01.03 23:31 신고

    좋은글 잘봤습니다.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좋은 기계를 쓰는것보다 현명하게 기계를 쓰는 것이 더 중요한 것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3 23:35 신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어떤 기기를 살 때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사려합니다 ^^

  2. Favicon of http://windtalgia.tistory.com BlogIcon 유토니움 2011.01.04 00:33 신고

    많이 가진 만큼 많이 얽매인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4 13:17 신고

      단순한게 좋은 것 같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3. Favicon of http://unji-s.tistory.com BlogIcon 운지(運指) 2011.01.04 01:24 신고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저도 언제부턴가 컴퓨터에 너무 얽매여서 사는게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는 컴퓨터나 인터넷이 없이도 재미있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4 13:17 신고

      가끔은 컴퓨터를 멀리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www.kyotime.com BlogIcon Kyotime 2011.01.04 08:35 신고

    으으 하루에 저와 가장 많이 붙어있는 것이 내복이고, 그다음이 컴퓨터네요.
    그 다음이 회사 사람들, 어떻게 된게 인생의 동반자라 하는 여보야는 보는 시간이 이리도 짧은것인가요. ㅠㅠ 이상한 월드입니다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4 13:18 신고

      안타깝네요 ㅠ.ㅜ 저도 지금 제가 사는 세상이 좀 이상해보이긴 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드려요 ^^

  5. Favicon of http://thebiggestdreamer.tistory.com BlogIcon soraholic 2011.01.04 17:31 신고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저도 컴퓨터를 좋아해서 주변에서 뭐 안되거나, 혹은 윈도우 다시 깔거나 할 때 항상 호출받고, 저 자신도 그런 걸 싫어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기상과 함께 자연스러운 부팅, 집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부팅 하다보니 뭔가 자괴감을 느끼게 되곤 합니다.

    언제 한 번 컴퓨터 없이, 혹은 스마트폰 없이 시간을 보내 보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1.04 22:55 신고

      기계는 우리를 편리하게 하지만 또 피곤하게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광고를 넣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실, 블로그에 광고를 넣어봐야 더 지저분해 보일 뿐, 돈이 들어와봐야 십원 이십원이겠지 싶기도 하고, 나름대로 '작가'의 자존심 같은 것도 있어서 한동안은 광고없이 운영을 했다. 말이 운영이지 운영했다고 해봐야 몇 주에 한 번씩 글을 쓴 정도였으니 내가 무관심한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넣었다. 
인형에 눈깔을 쳐박으면 얼마나 주더라? 이십원 삼십원? 빈 백지에 글자를 박아넣어봐야 1원도 안들어온다. 말하자면, 돈 안 되는 글쓰기를 나는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들어 특별한 직업 없이 글을 쓰고, 공부만 하는 내게, 최소한 커피믹스 값 정도는 내가 벌어와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이, '글쓰는 스킬'을 요구하는 직장이 참 적다는 것이다. 지역적인 한계 때문인 것도 있지만, 글쓰는 재주를 요구하는 직장들이 드문 것이다. 요컨대 글쓰는 재주 하나만 가지고는 이 세상을 살기가 정말 힘들다. 그런데 나는 왜 그랬을까? 나는 왜 이 길을 택해야 했을까? 인형 눈깔박는 것만도 못한 이 직업을 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분명.

그 괜찮다는 직장 몇 개를 아버지 앞에서 호기롭게 거절하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처음으로 글을 팔았던 것이 2000년도였으니 꼭 십 년 전이다. 당시 돈으로 150만원. 나는 그 돈으로 씽크패드 노트북을 구입했다. 그리고 몇 번의 계약들이 더 있었지만, 장편소설 하나 내겠다고 모두 거절해다. 그 장편소설은 계약금 백만원에 출판하여 그렇게 끝이 났다. 
그러니 나는 글을 팔아서 총 250만원의 수입을 얻은 것이다. 십 년 동안.

그런데 나는 글쓰기를 멈출 수 없다. 이미 발을 빼기도 어려울 정도로 깊이 담근 탓도 있겠지만, 나는 이 직업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조금만 헛디뎌도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것을 뻔히 아는데. 알고도 이런 길을 가는 나는 병신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괜찮아. 이 사회에는 나같은 병신도 필요한 법이다. 
작가들이 힘들게 산다는 이야기는 어려서부터 꾸준히 들어왔지만, 정말로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백지에 글자를 박는다. 

글을 팔아서 먹고 살만해지면, 다시 이 블로그에 광고는 없을 것이다. 핑계 참 잘 댄다고? 아...백지에 눈깔좀 박아보겠다는데. 이런걸로 핑계대는 바보는 없겠지.

 
  1. lodlin 2010.12.11 13:20 신고

    지금 너의 상황을 잘 말해주는 것 같네. 재미있는 수필처럼 아주 즐겁게 읽었네. ^^

  2. 김대성 2010.12.24 11:57 신고

    오늘 처음 왔는데 공감가는 글들이 보이네요. 힘네세요. 광고가 인형 얼굴에 눈알 박기 ^^

  3. Favicon of http://woosang84.tistory.com BlogIcon 심우상 2012.09.07 12:13 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시는 열정을 높이 사고 싶네요. '성공한'이란 표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세간에 말로 표현하자면, 성공한 사람들은 한가지 일에 몰두한 것이 특징이란 얘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느끼고도 있고요. 전 한가지 소신을 갖고 글을 쓰시는 필자분이 멋있다는 생각입니다. 돈을 위한 글쓰기가 아닌 진정한 글쓰기를 하고 계신다면 부나 명예는 추후에 따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동안 여는 사람처럼 빠르게 성공에 도달한게 아닐 뿐, 그 시기는 더 늦게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저도 어린나이라 많은 것은 모르나, 자신의 재능을 찾고 그것에 열정을 담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이렇게 몇 자 남기고 갑니다. 저도 블로거지만, 글 잘쓰는 재주를 매우 부러워하는 사람중 하나랍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소설을 출간했을 때 일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럴 듯한 SF소설 한 권 쯤은 있어야겠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외국 작품처럼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쨌든 출판제의가 들어왔고 계약금은 정말로 적었지만 나는 수락했다. 그때의 들뜬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제목을 정하고 글을 쓰고 책표지를 막 상상할 무렵, 출판사 담당직원이 내게 책 제목을 바꾸자면서 이런 말을 했었다.

서태지도 처음에는 쇼프로그램에서 춤췄어요.

누구나 처음부터 자신의 뜻대로 뭔가를 이루기란 힘들다는 뜻인것 같았다. 어쨌든 책은 망했고(그래도 2012년 주인공보다는 많이 팔렸으리라 생각한다. 영화를 본 분들은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후부터 나는 내 소설의 근본을 뜯어고치는 작업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소설을 쓴다고 하면 내게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꼭 하는 말이있다.

소설가들은 다 그러잖아요.

사실, 소설가들의 편견이란 대한민국의 정치와도 같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바로 잡을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이 포스팅을 통해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가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다. 덧붙여서 시멘트 못 처럼 강하게 박혀있는 소설가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눈꼽만큼이라도 흔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소설가는 언제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설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속에 많이 집어 넣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전에도 포스팅했던 이상일 것이다. 이상의 소설을 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메인테마로 삼는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만을 쓰다보면 글에서 삼고자 하는 주제가 한 방향으로 치우치기 십상이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만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정치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그 소설에는 분명히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잘 드러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쓴 정치소설을 한 쪽만 읽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 소설을 읽고 서로 상반된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으리라.
그래서 소설가는 객관성을 유지하는 시선. 즉 건축가가 조감도를 보듯, 사회전반을 아울러서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이 내 소설을 읽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가가 가져야할 가장 큰 미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이렇나 객관석이 없다면 내가 쓴 글은 어느 한 쪽에서는 환영받을지 몰라도 다른 한 쪽에서는 환영받지 못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일에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일이다. 그렇기에 소설가들만 할 수 있는 일, 즉 소설 안에 장치를 넣어두는 방법도 있다.  겉보기에는 객관성을 유지하는 듯 싶어도 행간에 자신의 의견을 살짝넣어두는 것이다. 너무 이중적이라고? 그럴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소설가들처럼 이중적인 인간들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가들은 조금은 이중적인 성향이 필요하다. 허구의 세계를 창조해야하기 때문이다. 내 삶이나 이념, 사상을 그대로 소설화시킨다면 그것이 일기와 뭐가 다르겠는가?

어쨌든 객관적인 척 하려고 해도 객관적인 시각을 기본적으로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다. 그러니 소설가들은 언제나 객관적이 되려고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2.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이 소제목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데?
물론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란 없다.
그러나 소설가들은 자신의 글이 완벽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비록 완벽함에 도달 할 수 없음을 알고 있을지라도, 그 완벽함을 향해 나아갈수는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내 소설도 처음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글을 계속해서 쓴다는 것은, 보다 완벽한 글을 쓰기위한 과정이다. 그렇게 쓰다보면 어느새 차츰차츰 완벽에 가까워지는 나의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명심하자.
그렇다고 해도 완벽한 소설이란 있을 수 없다. 설령 그런 소설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그저 내 글이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것 뿐이다.

3. 나는 소설가다.

헤더 리치 & 로버트 그레이엄의 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해보자.

작가가 하는 일이란 사실 단순하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채 종이나 화면 앞에 앉아 있는 것이다. 단어는 차례로 등장한다. 그 중에 몇 단어는 지우고, 때로는 이미 써놓은 단어를 쳐다보기도 하면서 한 줄 한 줄 써나간다. 작가는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각주:1]

마지막 문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가는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굳이 책을 출판하지 않았더라도, 글을 쓴다고 마음먹고 실제로 글을 쓰고 있다면 우리는 모두 작가다. 일반적으로 작가라고 하면 책도 몇 권 쓰고 어느정도 이름도 있는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위의 책은 이런 것이 그저 하나의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다. 다만 대중에 발표되지 않았을 뿐.

내가 경험해봐서 아는데 계속 글을 쓰다보면 언젠가는 길이 생기게 마련이다.

4. 계속해서 글을 쓰자.

나는 소설을 18년간 꾸준히 써왔다. 누가 봐주던 안봐주던 PC통신 게시판이나 인터넷 게시판에 꾸준히 소설을 올렸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게임스토리 작가도 해봤고 컨텐츠 업체에서 의뢰도 들어오고 책도 낼 수 있었다.
글을 계속해서 쓴다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당신이 소설가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계속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야구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백업선수가 끊임없이 배트를 휘두르며 기다리는 것과 같다.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대타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고 연습의 결과로 홈런이나 멋진 안타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주전도 할 수 있다.
소설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벤치멤버라고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만일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무시한 채 손을 놓고 있다가 정작 기회가 다가왔을 때 내 놓을 글이 없다면 그것 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5. 소설가는 여자를 좋아한다?

사실 과거의 우리나라 문학계에 대한 루머들을 보면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정말 글쓰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은 보통 가정적인 사람들이 많다. 만일, 당신의 남자친구가 소설가인데 지나가는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면 뺨을 날리기 전에 왜 봤는지 물어보기나 해보자. 어쩌면 그 남자친구는 지나가는 여자를 여자가 아닌 소설에 써먹을 대상으로 보고 관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간혹가다가 소설가들은 경험을 해야 한답시고 여러 불건전한 사고들을 치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꼭 직접적인 경험만이 소설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에 대해서는 다음에서 다시 살펴보자.

6. 경험

경험은 많이하면 많이 할 수록 좋다. 그러나 안좋은 경험을 일부러 할 필요까지는 없다. 예를 들어 나는 노점장사를 3년을 했다. 본의아니게 하게 됐지만 내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런데 만약에 내가 노점장사를 할 필요가 없음에도 단지 소설가는 경험을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노점일을 할 것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만 그 고생의 대상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거나 혹은 자신에게 상처로 돌아올 것 같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노점일을 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고 이 상처는 아직도 치유중이다. 이러다 죽는거 아냐? 싶을 때도 몇 번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했기에 내가 약이 되었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작가라고 모든 경험을 다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경험은 잊지 말도록 하자. 그 경험이 당신과 당신의 글을 바꿔 놓을 것이다.

7. 소설가들은 술을 많이 마신다?

나는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 술이 들어가야 글 좀 쓸 수 있다는 작가도 있는데 이것은 사람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간혹가다가 소설가라면 술 좀 마시고 췻기에 좋은 문장이 나오는 법 아냐? 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술을 마시면서 글을 쓰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별로 좋은 방법은 되지 못한다.
그래도 작가들마다 습관은 있는 것 같은데 내 경우에는 그 습관이 바로 담배와 커피다.
나는 평소에는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우지는 않는데 꼭 글만 쓰려고 앉으면 담배를 한 갑은 피우는 것 같다. 지도 교수님 말씀으로는 처음에만 그렇고 막상 끊고나면 담배는 글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그래서 최근에는 담배의 힘을 빌려보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커피는 좀 다르다.
커피나 차 종류는 글을 쓸 때 확실히 도움을 준다. 이런 따뜻한 음료는 나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기분은 심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이 되지만 어차피 소설이란 마음과 정신을 옮겨적는 행위이기 때문에 따뜻한 차 종류는 도움이 많이 된다.


소설가들 처럼 핑계가 많은 사람들도 없다. 그리고 소설가들처럼 자기합리화가 강한 사람들도 없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도 편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핑계나 자기합리화는 나쁘다기 보다는 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몸부림과도 같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때로는 노동에 버금가는 고통을 수반한다. 하지만, 7번에도 언급했듯이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안락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즐기며 글을 쓴다면, 이보다도 즐거운 일은 세상에 또 없을 것이다.
사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내 자신에게도 보다 더 좋은 글을 써보자고 다짐을 하게 된다. 내 자신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일종의 슬럼프 상태라면, 이 포스팅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 헤더 리치 & 로버트 그레이엄, 베이직 북스, 361면. [본문으로]
  1. 으아 2011.03.20 16:05 신고

    수고하십니다.
    이런 비주류 소설가들이 많다는건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비주류 전선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오늘이 죽기 마지막 날에 할 그 일을 하려고 합니다.
    줄리안님도 그런 일을 하고 계신 거겠죠?

  2. 2014.02.11 03:3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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