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6s Plus




  영감이 떠오른다. 한 남자는 테이블에 앉아 냅킨 한 장에 펜으로 예언처럼 떠 오른 그 영감을 열심히 적는다. 미국 드라마 매드맨(Madmen)의 한 장면이다. 바(Bar)에 근사한 여인이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바텐더는 칵테일 한 잔과 메모지 한 장을 들고 여자의 테이블을 찾는다. "저쪽에 앉아 있는 남자분께서 사는 겁니다." 그날 처음 만난 남녀가 함께 밤을 보내고, 남자가 눈을 떴을 때, 여자는 화장실 거울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놓고 떠난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어느 로맨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흔한 클리셰지만 우리는 이런 장면들에서 일종의 낭만을 경험한다. 메모지, 펜, 립스틱, 거울. 저물어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이 아니던가. 


  이제 우리는 영감이 떠 오르게 되면 더 이상 노트와 펜을 꺼내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메신저의 아이디를 교환한다. 모든 것들은 클라우드 안에, 0과 1이라는 숫자의 조합으로 저장된다. 그리고 이 디지털 메모들은 스마트폰으로, 컴퓨터로, 태블릿으로 언제 어디서나 보고 지울 수 있다. 늘 깔끔한 상태로 메모들을 분류 및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스마트한 사람'이라는, 작위(爵位)를 부여한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에 종이와 펜은 구닥다리로 전락해버렸다. 그럼에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계승한다며 스마트폰(혹은 태블릿)에 펜을 달고 노트의 기능을 추가했다. 그것은 마치 디지털 음원에 잡음을 집어 넣고 비닐 레코드의 감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그런 것들이 종이와 펜에 대한, 일종의 모욕이라 생각한다. 감성은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근래들어 고급 노트와, 고급 펜의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다시 비닐 레코드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필름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도 늘었다. 당장에는 기쁜 소식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의 아날로그로의 귀환이라. 그럴 듯하다. 아니, 오히려 반가워해야 할 상황인가. 


  종이와 펜은, 세상 그 어떤 디지털 매체 보다도 더 오랜시간 살아남아왔다. 아무리 최신 기술의 저장장치라 하더라도, 평생을 쓸 수는 없다. 이론상 광디스크는 거의 반편생 쓸 수 있지만, 지금 CD나 DVD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은 '파일(File)'화 되어있고, 필요가 없으면 언제나 지워버릴 수 있다. 그러나 종이나 펜은 사정이 다르다. 종이에 펜으로 쓴 메모들은 쉽게 없애버릴 수 없다. 종이에 펜으로 무엇인가를 적는 그 순간 글(text)은 생명력을 얻는다. 찢어버리거나, 지워버리려 해도 흔적은 남는다. 내 손의 감촉, 노트 뒷면에 희미하게 새겨진 자국들이 그렇다. 


  종이에 펜으로 무엇인가를 적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들에게 일종의 예의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보다 더 오랜시간 살아 남은, 그리고 살아 남을 종(種)이 아니던가. 종이와 펜은, 디지털 라이프에서 지친 인간들의 도피처나 다름없다. 우리는 아날로그를 단순히 호기심, 혹은 유행의 한 부분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실상 아날로그 적 삶은 지금 이 시대에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당장이라도 우리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마치 질식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특히 종이와 펜에는 우리가 얕봐서는 안될, 어떤 아우라 같은 것이 존재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이 종이와 펜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성을 지는 아날로그 필기구들에게서 깊은 존경심 같은 것을 갖게 된다. 그러니 잠깐 디지털 기기들을 손에서 놓고, 조금은 경건하고, 약간은 예의를 갖추며 종이와 펜을 맞이해보자. 그리고 무엇이든 좋으니 첫 문장을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여러분들은 그 문장을 컴퓨터의 파일 지우듯 지우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1. Favicon of http://zoahaza.net BlogIcon 조아하자 2016.04.24 21:53 신고

    저도 메모를 디지털로 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래도 스케줄러는 아날로그식으로 씁니다. 감성적이라서가 아니라 그게 더 빠르고 효율적이더군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4 신고

      저도 급할 땐 디지털로 메모를 하지만, 결국에는 수첩에 전부 옮겨 적습니다. 펜을 꺼내서 바로 적는 것이 사실은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수첩과 펜을 가지고 다닙니다. 좋은 덧글 감사드려요 ^^

  2. Favicon of http://sequestered.tistory.com BlogIcon 이리오시 2016.04.24 23:05 신고

    추억일 뿐, 그 도구만의 감성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날로그 -> 감성으로 이어가는 종류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거죠. 생각해보세요. 종이와 펜 이전의 수단이 있었겠고, 그럼 그 이전에 더 어렵게 기록하고 혹은 외웠었던(예를 들자면) 그 방식이 아날로그이고 종이와 펜이 디지털이라고는 할 순 없는거잖나요. 일부는 공감하지만 처음에 썼다시피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3 신고

      감성이라는 표현은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실 펜이나 종이도 개발되어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방법들이 동원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리오시님 말씀대로 '디지털'이라고 말하지는 않지요. '디지털'은 개념이 다릅니다. 그리고 디지털나름의 감성도 존재하고 있지요. 당장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영화 '접속'이나 '후 아 유' 같은 것들이 있겠습니다. 어쨌든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25 00:23 신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로운 설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구분을 하게 되거든요. 각각의 영역별로 그러기에 종이와 펜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디지털 기기로도 활용하고 그 가운데서 계속적인 영감을 얻고 창의성을 기르면 되겠지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0 신고

      시대의 흐름을 거부할 수도 없으니 적절하게 조화를 하면 좋겠지요. 저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적절하게 구분하여 이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다만, 간혹 종이와 펜을 이용할 때, 이들에게 대한 어떤 경외심 같은 것이 느껴져서요. ^^

  4. Favicon of http://booklikedream.tistory.com BlogIcon 다재다능르코 2016.04.25 23:43 신고

    전자책이 나와도 여전히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듯, 알파고가 나와도 여전히 '사람'이 더 가치를 갖듯 ㅎ 아무리 디지털기술이 발달해도 '아날로그'특유의 특성들은 따라오기 힘든것 같아요 ㅎ





Canon EOS 6D



일전에 광화문의 스타벅스를 간 적이 있었다. 그렇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첨단기기들, 그리고 모든 아름다운 IT기기들의 박람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바로 그 스타벅스 말이다. 그곳에서, 나는 참으로 진귀한 풍경을 목도했다. 모두가 최신형의, 예쁜 노트북을 펼쳐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남자가 구석자리에 앉아 상판이 거의 벗겨진 채 간신히 '델'이라는 상표만 확인 가능한, 원래의 형태조차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낡은 노트북 한대를 펼쳐놓고, 역시나 평범해 보이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어떤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로 인상깊었다. 그 노트북은, 마치 여기저기 헤진 낡은 가죽가방을 보는 것 같았다. 빈티지(Vintage)란 진정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지, 라고 품위있게 과시하는 듯 보였다. 정말로 멋졌다, 고 밖에는 더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고백하건데, 내게는 디지털 결벽증이 있나보다. 씽크패드 노트북을 쓸 때나, 2G 휴대폰을 쓸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모든 유형의 물건들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흠집'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나는 내가 쓰는 제품들에 흠집이나 생채기가 생기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파우치를 씌우고, 백팩의 노트북 수납칸에 고이 모셔둔 채 다녔다. 내 몸에 난 흉터는 거슬리지 않는데, 내 손에 쥐어져 있는 이 공산품들이 상처가 나면 왜 그리도 신경이 쓰일까. 이쯤 되면 디지털 결벽증에 걸렸다고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어여쁜 IT 기기들에 생채기가 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외로 사회적 이해관계와 심리상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전한 문화는 '중고거래'이다. 특히 IT, 그것도 모바일 분야에서 중고거래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약정'이라는 무형의 감옥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고거래는 더욱 더 활기를 띠게 된다. 그리고 중고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외관'이다. '외관'이 얼마나 깨끗한지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다. 새것은 부담스럽고, 그런데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흔적들은 보고 싶지 않은 구매자들이 '외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편 중고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계를 판매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한다. 그들은 최신 디지털 트랜드에 민감한 사람들이다. 혹은 다양한 제품들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경험주의자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디지털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다음에 중고로 파는 경우'이다. 당연히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외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애플에서 '리퍼비시'라는 생소한 서비스 방식을 들고 왔을 때, 유저들은 이런 방식의 서비스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마치 '새로운 제품'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런 방식을 지지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은 고장 난 부분만 수리를 해주는 것이 깔끔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두 의견 모두 맞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리퍼비시' 방식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외관'이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에 있다. '외관'에 찍힌 자국이라던가, 떨어뜨려 생긴 생채기들이 있으면, 서비스 센터에서는 고장의 원인을 소비자 과실로 여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융통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폰이 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서비스 센터에 갔다가, 휘어졌기 때문에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휜 부분을 폈다는 에피소드들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그것이 결국 제품상의 초기 불량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초기불량인지, 혹은 소비자의 과실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제품의 '외관에 문제가 생기면' 1차적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Canon EOS 6D



자, 이쯤에서 내가 디지털 결벽증에 걸리기 전의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휴대폰이 떨어진다 한들, 노트북의 모서리가 벗겨지고, 키보드가 번들거려도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왜냐하면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새로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장이나서, 회복 불능 상태가 아닌 다음에야, 표면에 보이는 상처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 아이폰을 바꿈질하기 시작하고, 맥북의 외관에 손톱만큼의 스크래치라도 날까봐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아이폰이나 맥북을 활용하는데 투자하는 시간보다, 이들을 보호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 된 상황이 아닐까. 

이미 현대의 디지털 기술은 폭주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처럼 '속도'에 연연하던 시절은 지났다. 지금 시대는 '기능'의 시대이다. 어떤 종류의 '기능'을 지원해 주느냐, 혹은 그렇지 못 하느냐로 나눠지는 것이다.  

내 씽크패드 노트북은 2011년에 구입했다. 액정을 한 번 교환하고, SSD를 달아주고,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해주었다. 4년차를 맞이한 이 노트북은 여전히 (게임을 제외하고)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기기의 교체주기가 빨라졌다고 하지만, 반면에 어느 시점에서는 더 이상 '최신형' 기기들이 극적인 진보를 한 것도 아니다. 몇 년 쯤 전 제품들이어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결벽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너무 쓸데 없는 것들에 우리의 시간을 낭비한다. 아이폰이나 맥북의 외관을 원래의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우리는 그 좋은 기기들을 '즐기는' 시간들을 제물로 바쳐야 했다. 그것은 마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외모에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조금 벗겨지고, 조금 찌그러지더라도, 이 디지털 제품들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늘 중고로 판매할 것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결국 남의 것을 '대여' 한 것과 느낌상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언젠가 팔아야 할 물건, 혹은 너무도 아꼈는데 흠집 하나로 인해 마치 내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내가 소유한 제품들의 생채기들 조차도 '내 것'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바꿔서 생각해보자.

모르긴 몰라도 조금 더 생산적이고, 조금 더 내 IT기기들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이다.  

  1. Favicon of http://ilogin.tistory.com BlogIcon 큄맹 2015.10.26 02:03 신고

    특히 제품들의 재질이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넘어 간 이후 그런 경향들이 더 심해진거 같네요.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해요!!

  2. Favicon of http://medgongbu.tistory.com BlogIcon 김배당 2015.10.26 09:08 신고

    오래 전에 서랍에 모셔두었던 소니 바이오 노트북을 꺼내봐야겠네요... 8년 전쯤 사서 몇 년간 사용하고 데스크탑으로 갈아탄 뒤 사용하지 않았던 녀석인데 동작하려나..궁금합니다.

  3. Favicon of http://dusdjajrwk.tistory.com BlogIcon 마무리한타 2015.10.26 11:16 신고

    모르ㅜ는걸 이렇게 또 하나 알게되는거 같은기분이 즐거운걸요 ㅎㅎ

  4. Favicon of http://jisick-in.tistory.com BlogIcon ♠헤르메스♠ 2015.10.26 23:05 신고

    예전에는 흠집이 나면 자꾸 신경쓰이곤 했는데, 흠집이 계속 늘어갈수록 오히려 신경을 안쓰게 되네용.

  5. Favicon of http://zoahaza.net BlogIcon 조아하자 2015.10.26 23:10 신고

    저는 아직도 5년 전쯤에 50만원 주고 산 노트북 써요 게임할 때에는 애로사항이 있지만 블로그 하는 용도로 아니면 업무 처리할 용도 정도로는 아직도 쓸만합니다 앞으로도 심하게 고장만 안나면 계속 쓸려구요 ㅋㅋ

답답함 때문에 지하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시간의 압박으로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아 방향이 헷갈려서 역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한 분에게 방향을 여쭤보게 되었다. 그 분은 서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셨고, 나는 천천히 지하철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아이폰으로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되는데 굳이 왜 물어봤을까?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어떤 낯선 씁쓸함을 맛보았다. 아이폰으로 확인하면 될 걸 굳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시간을 빼앗아 가며 물어보았다는 사실이 왠지 남한테 폐를 끼친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엔 하다못해 피처폰에도 지하철 노선도가 있는데 왜 굳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쳐가면서까지 길을 물어보았을까?

혹시 내게 어떤 습관 같은 것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스마트 폰이 대중화되어가면서 모든 것이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버스를 기다리며 담배를 빼어물고 불을 붙였다가 막 타려는 버스가 도착했을 때 아깝디 아까운 장초를 버려야 했던 시절은 지난 것이다. 어플리케이션 하나면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을 알 수 있다. 그 시간의 오차도 매우 적어서 때로는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집에서 불편하게 기차표를 예매해야 하는 일도 없어졌다. 그냥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마트 폰으로 예매를 하고, 서울역에 가서 '무인 승차권 발급기' 같은 기계로 내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표가 나온다. 어디 그 뿐인가? 영화가 보고 싶다면 '앱'으로 예매를 하고 역시 '발급기'로 발급받으면 끝이다. 동영상이 보고 싶어지면 인코딩 노가다를 할 필요도 없다. 밖에서 원격으로 컴퓨터를 켜고, 실시간 인코딩을 하면서 영화를 보여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배터리가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편리함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에는 필연적으로 어떤 종류의 건조함을 동반한다.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는 '끈끈한 감수성' 같은 것이 없는 것이다. 예컨대 기차표를 예매할 때, 사람들 틈에서 줄을 서고, 매표소에 있는 직원과 기차 시간을 '의논'하면서 표를 구매하는 일은 이제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집에 전화를 걸어서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컴퓨터좀 켜달라고 말 할 일도 없다. 자동 매표기가 있는데 굳이 매표소 직원과 없는 표좀 구해달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달라고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다. '기계의 안내 문구 하나면 포기도 쉬워지는 세상'인 것이다.

낯선 사람과 페이스 투 페이스로 소통을 하는 시대는 이미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들이 스마트 폰의 편리함으로 사라져 가는 것이다. 버스 노선을 모를 때, 친절하게 어떤 버스를 타서 어디에서 갈아타고 어디서 내리면 된다는 식의 '기본적인 소통'은 한낱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무너져 내린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소통, 즉 '소셜 네트워크'가 과연 이러한 '페이스 투 페이스' 식의 소통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트위터나 페이스 북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인가? 불특정 다수의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고 '인맥'을 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국 숫자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상에서 나 홀로 절규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가? 메신저 어플로 절친한 친구와 시도때도 없이 대화를 나누고,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본다고 한들, 결국 휴대폰의 배터리가 떨어져 나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꺼진 검정색 화면에서 보여지는 공허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란 사람 대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디지털로 걸러지지 않는' 시선과 소리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통은 종말을 맞이한 것 같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는, 언젠가 내가 말했듯이 점점 더 '인간처럼' 변해가지만, 인간은 점점 더 '기계처럼' 되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소통은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진 '기계' 혹은 '디지털'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한 번씩 거쳐가는 것이다. 컴퓨터 대 컴퓨터, 스마트 폰과 스마트 폰의 대화. 우리가 흔히 '소통'이라 부르는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방식의 대화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인간의 대화'가 아닌 '기계간의 대화'와 다를바 없다. 영화표나 기차표를 예매할 때, 우리는 편리함때문에 기계를 이용하는데, 그것은 곳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식이다.
아무리 기계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나오고, 아무리 인간이 조작하는 컴퓨터로 대화를 나눈다고 한들, '사람 대 사람'과의 대화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언젠가 '카카오톡'으로 프로젝트 회의 같은 것을 한다는 기사를 언젠가 봤을 때 나는 아연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로 흥분하며 그 열기를 느끼면서 토론을 하는 모습도 이제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는 나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이 곧 소통이라며. 그러나 가끔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길 때면, 아까도 말했듯이, 아니 이건 '사람 대 사람'의 대화가 아니니까 '아까'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든 위로 올려 내가 한 말을 볼 수 있으니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허공에 대고 홀로 외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러자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공감을 하고, 혹은 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는 그들의 그러한 모습을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소통은 종말을 고한것 같다. 1990년대, 내가 아직 고등학생이었을 때, 처음 PC통신을 접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비록 그 때도 '디지털을 한 번 거쳐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왠지 그 시절에는 아날로그식의 감성 같은 것이 있었다. 모뎀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전화는 언제나 통화중이었다. 가끔씩 전화를 써야 할 때는 PC통신을 이용하지 못했다. 모니터가 꺼지고, 대화가 멈췄을 때의 여운을 다음 날 혜화동의 어떤 술집, 혹은 카페에서 풀었다. 공허함은 잠시였고,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직 남아있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낡은 컴퓨터와 전화기에서 사람의 냄새가 났던 것도 같다. 진정한 '소셜 네트워크' 식의 소통은 어쩌면 그 시절이 정점이지 않았을까?


  1. 2011.03.01 07:43

    비밀댓글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전문가 분들이 참 많다. 그 전문가 분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소위 말하는 '능력자', 즉 정말 전문가분들이 있는가 하면, 종종 "나 이 제품 언제부터 썼는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제품 사용 경력(?)을 들먹이고 전문가인양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나 나이 몇 살 먹었는데~", "나 경력 이만큼인데~"라고 말하며 자신을 높이는 사람들이다. 정말 짜증난다. 연륜이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묻어나는 것이 연륜인 법이다.

어쨌든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보고 있자면 이런 말들이 많이 보인다.

"스마트 폰을 쓰려면 쓰는 사람도 스마트해야 한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하도 질문을 해대니까. 정말 간단한 것 조차도 질문을 해대니 "공부좀 하십쇼." 라는 뜻으로 통하는 모양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쓰는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공부하지 않고 거저 배우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 날로 먹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물론 정말로 기계랑 친하지 않은 분들은 열외로 하고자 한다.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되는 것이 세상에 살다보면 하나씩 있는 법이다. 어떤 분들은 아무리 컴퓨터를 배워보려해도 잘 되지 않고, 어떤 분들은 스마트폰이 정말 사용하고 싶지만 '기계치'라 잘 쓰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메뉴얼을 읽어도 소용 없으니까.

그래도 위에 스마트폰을 쓰려면 사람까지 스마트해져야 한다는 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자고로 스마트폰이라 한다면, 전화기 자체가 '영리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기본적인 사용법만 익히면, 말 그대로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컴퓨터로 워드를 작성하고 싶은데 워드프로그램을 실행시키려면 도스창을 열어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실행시킬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어떤가. 일례로 네이버나 다음 메일을 스마트 폰으로 열어본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사이트에 가면 이메일을 편리하게 열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위에도 언급한 '기계치'인 분들은 도대체가 IMAP이 뭔지, POP3이 뭔지부터 모른다.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을 해놓아도, 마냥 피카소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푸시 기능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은, 스마트폰에서 '다음'이나 '네이버'메일을 보기 위해서는 5분, 10분 이런식으로 설정해줘야 하는 것도 모른다. 왜 자동으로 이메일이 안오지? 와도 5분이나 10분씩 늦는거지? 라고 의아해 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스마트폰은 더이상 스마트해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첨부파일을 보는 방법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 고장날까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시킨다.
2. 스마트폰을 USB드라이브로 인식시킨다.
3. (안드로이드의 경우)스마트폰의 외장메모리에 폴더를 만들어 영화를 복사한다.
   (아이폰의 경우)아이튠스로 동기화시킨다.
4. 어플을 실행시켜 동영상이 들어있는 경로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4가지 과정이 '최소한'의 과정이다. 물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는 분들이야 이 과정은 순식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와 같은 과정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쓰지마세요.

이 사회에는 여러 직종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 중에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중년남자'를 예로 들어보자. 이메일을 언제어디서든 확인하라고 윗대가리들이 갈구고, 그래서 그는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아래아한글도 볼 수 있고, 엑셀도 볼 수 있으니 말그대로 스마트한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왠걸. 일단 위에 언급했던 이메일 설정부터가 빡세다. 게다가 파일들을 어딘가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아이폰은 MS파일을 보기 위해 어플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이것은 차라리 고행에 가깝다. 여기저기 커뮤니티를 가입하고 질문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다.

검색해보세요.
스마트폰은 쓰는 사람이 스마트해야죠. 공부좀 하세요.
이것도 모름? 뭥미?

간혹, 가뭄에 단비처럼 누군가 친절히 답변을 자세하게 달아주면 그처럼 고마울때도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힘든데 이제는 얼굴도 모르는 '스마트폰 전문가분들'에게까지 개무시를 당하는 것이다. 이러면서까지 스마트폰을 써야하나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행한 것이 십몇년 이렇게 된 것도 아니고 불과 2~3년인데.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도 급격히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양극화 된 것이다. TV뉴스채널을 보면 심지어 스마트폰 전문가라는 사람이 친절하게 어플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얼리아답터'라고 해서, 신제품을 먼저 구입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분들의 제품 리뷰를 보면 거의 '장인'에 가깝다. 정성을 들여 제품을 분석하고, 공들여 리뷰를 쓴다. 순전히 새로운 제품을 사용해봤다는 기쁨으로, 그리고 그 정보를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메뉴얼보다 더 자세히 리뷰를 쓴다. 내 생각에 진정한 전문가란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다. 제품 하나를 치열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 무지한 유저들에게 정보의 단비를 뿌려주는 사람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가. 모르면 물어보기도 겁이 나는 세상이다. 스마트폰 좀 썼다하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붙이지 못한다. 고작해야 '스마트폰 쓰시려면 스마트해지세요' 같은 핀잔만 듣는다.
스마트폰은 일단 사용하기 쉬워야 하고, 기계치인 사람들도 별다른 설정없이 메뉴얼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야 한다. 나는 아이폰의 메뉴얼이 '북마크'에 있는 것도 아이폰을 구입하고 아주 우연히 알게되었다. 그럴거면 스마트폰 쓰지 마세요, 라는 말은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교수수준의 지식을 갖지 않으면 스마트폰은 꿈도 꾸지 말란 말 같다. 누구나 사서,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쓸줄 모르는 사람도, 운전대 잡으면 레이서로 변하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이 운전초보(그러나 자칭 스마트폰 전문가)한테 그럴거면 운전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상처가 될까?

다양한 IT기기들이 말그대로 우후죽순처럼 튀어나오는 요즈음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니 인간성마저 디자털화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IT기기는 점점 더 인간처럼 변해가는데, 인간은 오히려 IT기기화 되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쓰시려면 사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합니다" 라는 말이 "당신은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라는 말과 동일하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1. Favicon of http://s-my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성주 2011.02.07 20:49 신고

    스마트폰 예전부터 무척이나 쓰고 싶어 갤럭시s질렀는데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직도 제대로 사용하진 못해지만 정말 편하기도 하고 아직 버그가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2. Favicon of http://trendinsight.biz BlogIcon 김시연 2011.02.08 01:56 신고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에요!!! 스마트폰, 편하게 쓰자고 만들어진건데, 쓰려면 공부를 해야하다니,,ㅋ

  3.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시스템즈 2011.02.08 10:26 신고

    처음 스마트폰을 샀을 때, 인터넷을 뒤져가며 봐도 모르는 기능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나중엔 내가 왜 휴대폰을 쓰면서 공부까지해야하나 싶어 화도 나더라구요. 내 마음대로 배경하나 못바꾸는게 뭐가 스마트하다고 선전한건지 회사에 따지고 싶었어요;ㅅ;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4. 이스터 2011.02.08 10:31 신고

    스마트폰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과는 달리 기능이 많은 컴퓨터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과는 달리 제대로 이용하려면 배워야되는게 대단히 많죠. 하지만 그 이전에 애초에 이런면을 불러일으킨 주원인중 하나는 그냥 남들도 다하니까라는 군중심리에 편승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서는 알아볼려는 노력도 없이 무조건적인 문의만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예로 게시판 공지에도 반드시 읽어보고 따라하셔요. 라고 친절하게 적힌 공문조차 무시합니다. ㅡㅡ;; 피처폰때도 피처폰의 모든기능을 전부활용할줄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사실 모든기능을 이용해보는사람들은 파워유저이고 이런분류가 스마트폰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죠... 네 필자도 피처폰때부터 한번 구입한 기기 뽕뽑아보자라며 적어도 기능의 80%는 이용했습니다.) 피처폰때도 사실 기능이 많아서 복잡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접근성이 낮았기 때문에 기능을 많이 활용하지 않았을뿐이죠.

  5. 호루스 2011.02.08 11:05 신고

    컴퓨터도 도스 시절부터 생각하면 많이 쉬워진거죠. 단순히 예를 들면 컴퓨터 사용법부터(전원 넣기부터), 워드 한글 엑셀 등을 가르치는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시절도 있지만 요즘 그런 학원 찾기는 참 힘들죠.

    스마트폰도 초창기라 그렇지 한 5년 정도 시간 흐르면 자연스레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6. 써머바디헬프미 2011.02.08 11:29 신고

    PDA시절부터해서 윈모폰(거의 비슷비슷하지만..)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까지..

    초기에 고생하는건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나 처음에 헤매는 스마트폰 왜 이런거 모름?

    이러는 사람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것 뿐이지요

    그나저나 로그인상태인데 왜 이름이랑 비밀번호 쓰라고 나오는건지;;

  7. Favicon of http://sue.jogosloucos.com.br BlogIcon jogos da sue 2011.08.11 19:22 신고

    그래서 정말 공감갑니다.^^

  8. BlogIcon Masdar 2011.08.16 19:50 신고

    그러면 컴퓨터가 과연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콘만 클릭하면 워드가 열리고, 사람은 작성만 하면 되는 것이 정말로 '편리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9. Favicon of http://www.onlinebettingaus.com BlogIcon online betting 2011.10.14 06:54 신고

    응용프로그램과 콘텐츠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진정 멋진 기계가 될 듯 해요~ ^^

과거에 편지를 보내던 시절을 기억한다.
낡은 모나미 볼펜으로, 혹은 좀 살았던 애들은 파커 볼펜으로 우리는 하얀 백짓장에 글을 쓰고, 우체통에 편지를 보내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편지를 기다린다.
지금 생각해보니 꼭 택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제를 하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기다리고, 물건을 받고.

어쨌든

이제는 디지털 시대이고, 인터넷 시대. 우리는 스마트 폰을 손에들고 과거에는 종이와 펜으로 했던 일을 전화기 하나로 끝낸다. 편지?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이 있는데 왜 편지를 쓰겠으며 메모장과 캘린더가 있는데 왜 다이어리가 필요하겠는가.
과거의 소통은 온가족이 함께 쓰는 유선전화기와 문방구에서 백원이면 한 묶음을 살 수 있었던 편지지가 전부였다. '펜팔'이라는 것이 있어서 모르는 외국 사람과 편지를 주고 받을 수도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편지를 한 통 써서 감동을 시킬 수도 있었다.

감동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내가 감동을 받아본게 언제였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수첩으로 빼곡히 집주소와 전화번호, 생일을 적어두었던 기억이 있지만 이제는 스마트 폰 주소록에 달랑 전화번호와 이메일만이 적혀있다. 메신저는 내 주변 사람들의 생일을 알아서 알려주고, 단축 번호만 누르면 바로바로 연결이 되니 우리는 전화번호를 외울 필요도 없다.

그런시대에 트위터가 등장했다. 이른바 인터넷으로 나누는 잡담들이다. 쉬는 시간 교실에서, 사내 흡연실에서 자판기 커피 한 잔 들고 노닥거리던 것을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트위터는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구석이 있다.
밤을 새워가며 정치에 대해 토론을 하고, 문학을 이야기하고, 최신 IT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혼자서 떠들고 있음을 우리는 언제부턴가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어딘가 모여서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커피나 따뜻한 차(혹은 소주나 막걸리)를 앞에 두고, 어쩌다 있는 외박의 시간들. 모두가 둘러 앉아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고, 웃고, 화를 내고, 자리를 떠나 잠시 조용한 밤공기를 마시던 어떤 순간들 말이다.
트위터에는 그런 것들이 부재되어 있다. 그저 읽고 쓸 뿐이다. 상대방의 의견에 동참하지 못하겠으면 그냥 접속을 종료해버리면 그만이다.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없으니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알 수 없다. 저 사람은 그저 진실'처럼' 말하나 보다, 저 사람은 그냥 화가 났나 보다, 라고 생각할 뿐인 것이다. 그게 인터넷이고, 디지털이며 트위터인 것이다.

오늘 논문을 쓰기 위해 참조문헌 목록을 적으려다가 문득 내가 펜과 종이를 찾고 있음을 알았다. 스마트 폰에 입력해 놓으면 끝인데...라고 생각하니 나는 지금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사람들과, 말하자면 이 시대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나는 그들과 정말로 잡담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사람인가? 아니면 트위터인가? 이 가상의 공간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오늘, 나는 모토로이 때문에 잠시 내버려두었던 몰스킨 노트와 몽블랑을 꺼냈다. A4 용지로 출력한 논문에 뭔가를 적으면서, 만년필의 서걱거림을 느끼면서, 사람들이 스마트 폰의 가상 키보드 보다 블랙베리의 키보드를 더 선호하면서도, 왜 키보드보다는 만년필이나 펜을 더 선호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과거의 어떤 것에 대해 향수를 가지고 있지만 애써 그 향수를 지우려고 하는 건 아닐까?
기계는 만능이 아니고, 그렇다면 종이와 펜이 만능이냐하면 그것은 아니지만, 결국 종이와 펜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최소한 그것들이 소실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결국 시대가 지나 먼지 쌓인 종이에 적힌 과거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기분좋은 향수에 빠질 수 있도록은 해주는 것이 종이와 펜이 아닐까 싶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것이 진정한 '소통'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은 사람들이 모여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혹은 힘들게 펜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기다리는 며칠의 기다림이 지금보다는 최소한 '인간적인' 소통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어쩌면, 거짓 소통에 속아 정말로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주말 오후의 어느날이다.

  1. BlogIcon ^0^ 2014.04.20 17:08 신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2. BlogIcon ^0^ 2014.04.20 17:08 신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