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APPLE 홈페이지>



애플이 새로운 '맥북'을 발표한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이 완전히 새로운 맥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 그리고 의구심이라는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끔 만들었다. 1kg이 채 되지 않는 무게. 이어폰 잭과 USB-C타입의 충전겸용 포트 한 개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포트도 존재하지 않는다. 응당 노트북이라면 있어야 할 팬이 없으며, 화면은 레티나 화면이고, 색은 무려 세 가지 색을 적용시켰다. 


얼핏보기에 이 새로운 '맥북'은 아이폰 -> 아이패드를 잇는, 캐주얼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연장선상처럼 보인다. 아마도 골드, 스페이스 그레이의 색이 추가되어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고, 포트가 하나 밖에 없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가격은 무척 애매하다. 우리나라 돈으로 159만원. 고급형은 199만원이다. 아이패드 에어2의 최고급형 가격이 99만 9천원임을 감안하면, 아이폰, 아이패드와 이어지는 '캐주얼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범주에 넣기엔 다소 비싼 가격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 새로운 '맥북'의 CPU성능에 의심을 갖는 유저들이 늘었다. 그러나 키노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새로운 '맥북'에 들어가는 기술력들이나 만듦새를 고려해 본다면 누군가는 납득할만한 범주에 있는 가격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맥북'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일까. 우리는 이미 휴대성 = 맥북 에어, 성능 = 맥북 프로 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분류에 익숙해져 있다. 그 안에, 맥북 에어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성능이 좋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새로운 제품군이 포함된 것이다. 이 포지션이 애매하다면 애매할수도 있고, 보다 구체적이라면 구체적일수도 있다. 


아마 다수의 아이패드 유저들은 아이패드에 별도의 키보드를 장착하여 문서작업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로 문서작업을 함에 있어서 성능의 제약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문서작업이 고성능을 요구하지는 않으니까. 

아이패드에 별도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장착해서 작업하는 것이 처음에는 간단하고, 편리해보이지만, 이내 "차라리 이럴 바에야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는 게 낫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문서 작업을 위주로 하는 유저들에게 절실한 것은 아이패드만큼 가볍고, 키보드가 달려있는 그런 랩탑일 것이다. 그렇다면 맥북에어가 있다. 지금까지는 맥북에어가 이런 조건에 부합했지만, 맥북에어의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액정에 있지 않을까. 이미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접한 유저들은 그 깨끗한 화면이 아마도 계속 맴돌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나온 '맥북'의 포지션은 좀 더 명확해진다. 이 제품은 '학생'들과 같이 가성비를 요구하는 집단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이 제품은 출장을 자주 다니고, 문서작업을 위주로 하는 유저들, 그리고 CEO들을 위해 포지셔닝 된 것은 아닐까. 무게와 크기를 위해서라면 160만원 정도는 고민하지 않고 지불할 수 있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디자이너, 사진작가 들에게는 성이 차지 않을 스펙이지만, 별도의 블루투스 키보드와 아이패드를 연결해서 작업을 하던 여행작가, 출장을 자주 다니는 직장인들과 CEO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다. 부족한 USB포트에 대해서는 최근 거의 대세처럼 굳어진 클라우드 시스템들(드롭박스, 아이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등)을 이용하면 그럭저럭 해결될 것이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싸다고 느껴지는 가격, 그리고 함께 출시된 액세서리들을 보고 있자면 쉽게 지갑을 열기가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이동성'이라던가 '휴대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던 유저들에게는 특히나 더할 나위 없는 제품이 아닐까.


iPhone 5s


"맥이 윈도우보다 좋은 점이 뭐요?"

가끔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맥이 윈도우보다 좋은 점이 뭘까? 나는 이런 질문에는 보통 대답을 잘 하지 못한다. 아이폰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과의 유기적 관계성이라던가, 맥 OS X의 몇몇 장점, 그리고 디자인 정도를 이야기하지만, 상대방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공인인증서 되요? 은행거래 되요? 한글 워드 되요? 이런식으로 집요하게 다시 묻는다. 그러면 나도 이들을 납득시킬 자신이 없으니 그냥 윈도우를 쓰는 것이 편할 것이라는 말만 해 줄 뿐이다.  


사실 맥은 맥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공인인증서, 은행거래, 한글 워드라던가 기타 오피스의 사용이 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제외하면 전부 편한데, 글을 오래 써 온 나조차도 이러한 편리함을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어쨌든 중학생 시절, 세운상가에서 애플 II+ 카피 모델을 구입한 이후, 내 첫 맥은 작년에 구입한 '맥미니(2012 Late 모델)'였다. 16기가로 램을 확장하고, 23인치 LG IPS 모니터를 연결해서 주로 사진작업을 많이 했다. 맥미니를 사용하다보니 맥북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 전에는 밖으로 나갈 때 아이패드와 씽크패드 랩탑을 함께 가지고 다녔지만, 아이패드의 경우 '생산성' 보다는 '소비성'에 더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듯한 느낌이라 아무래도 손이 조금 덜 갔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아이패드의 미덕은 '뷰어'기능인데, 나는 책부터 시작해서 모든 '읽는 것들'은 종이를 선호하고, 동영상 같은 것들도 밖에서는 제대로 집중해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패드나 아이폰에 잘 넣어가지고 다니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휴대성에서만큼은 장점이 있어서 3세대 구뉴패드를 팔아버리고 아이패드 에어가 나오기를 기다렸건만, 구입해서 잠시 사용했던 아이패드 에어는 '만듦새'때문에 화가 나서 환불처리 해버렸다. 어차피 빌려서 쓰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 1세대도 있고 하니 아이패드는 다음 세대를 기약하기로 하고, 사실 금연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뭔가 몰입할 것이 필요했던터라, 담뱃값을 미리 땡겨쓴다는 생각에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하스웰 레티나 맥북 프로를 구매하기로 했다. 

본 사용기는 '맥을 쓰고는 싶은데, 과연 나에게 필요할까'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서 작성되었다. 물론 하스웰 버전 레티나 맥북 프로의 구입을 염두해 두고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베이스는 어디까지나 '맥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것이니 '고수'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드리겠다.


1.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사이에서 갈등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무게였다. 맥북 에어의 무게가 1.35kg이며, 내가 구입한 13인치 레티나 맥북프로는 1.57kg 이다. 내가 현재 서브 노트북으로 쓰고 있는 씽크패드 X201i(12인치)의 무게가 1.53kg 정도이니 굳이 사양이 낮은 맥북에어를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 씽크패드를 늘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대략 200g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다. 

두께 또한 맥북 에어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얇은 편이다. 그래서 예전 컴팩 랩탑을 사용할 때 쓰던 '제로 쇼크3' 파우치에 딱 맞는다. 

외관의 제질은 스크레치에 약해보여 상판 만이라도 필름을 붙이고는 싶은데 상판에 필름 붙이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아마도 레티나 액정에서 발생하는 발열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또 생각해보면 그리 쉽게 스크래치가 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우선 필름 붙이는 것은 보류해 두었다. 

두 개의 선더볼트 포트가 있는데 이 선더볼트 포트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다. 그 밖에 USB 포트가 2개, HDMI 포트가 1개, SD 메모리 슬롯이 1개 있는데 포트 갯수만 놓고 보자면 다소 빈약하다고 볼 수 있는 구성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최근에 나오는 전형적인 맥북의 형태 그대로이다. 그러나 더 얇아졌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수 있다. 


2.


만약에 무게나 배터리 시간 때문에 맥북 에어와 레티나 맥북 프로를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여기서 맥북의 활용성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약 단순한 문서작업이나, 웹서핑을 주로 하는 학생/직장인들은 차라리 맥북 에어가 더 나을 수 있다. 왜냐하면 비록 200그램의 차이지만 무게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터리 시간도 레티나 맥북 프로는 9시간 정도를 쓸 수 있지만 맥북 에어의 경우 대략 12시간 정도를 쓸 수 있다고 하니 잦은 외근이라든가, 밖에서 활동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맥북 에어가 더 좋은 선택이다. 가벼운 당일치기 출사를 갈 때도 맥북 에어가 휴대하기 좋아서 편리할 수 있다.


레티나 맥북프로는 에어에서 무게를 약간 포기하고, 대신에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약간의 성능을 더 가져왔다. 일단 

일단 13인치에서 레티나가 꼭 좋지만은 않다. 최적화되지 않은 웹사이트라던가, 어플들에서는 화면의 글씨가 다소 뭉게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화면 해상도 설정도 '레티나 최적화'를 선택하면 화면 크기가 1280 * 800 인데 그보다 한 단계 위인 1440 * 900 해상도가 적당하다. 그 위 해상도인 1680 * 1050도 있으나 글씨가 작아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진편집에는 유리할 수 있다. 다음 비교 화면을 보자.



1440 * 900 해상도




1680 * 1050 해상도




1680 * 1050 해상도가 작업공간에서는 그래도 꽤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만 글씨가 작아서 다소 무리가 될 수 있는 여지도 있으니 참고하자. 레티나 최적화 화면은 1280 * 800 이지만 비레티나 화면도 일반 노트북화면과 비교하면 소위 말하는 '넘사벽'이다. 

맥북 에어는 보다 활동적이고, 라이트한 작업들을 하는 분들에게 적합하며,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는 사진편집이라던가 기타 작업들을 하면서도 적잖게 움직여야 하는 분들이 이용하면 적합하다. 특히 '하루 동안 많이 돌아다니는 경우' 라면 맥북 에어가 좋겠지만,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경우'라면 레티나 맥북 프로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이 둘의 차이는, 하루 동안 많은 곳을 다니거나 외근을 자주하는 직장인이라면 그날 가지고 다니는 소지품의 무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얇고 가볍고 신속하게 써야하는 노트북이 필요하다. 반면에 느긋하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레티나 맥북 프로의 무게가 부담이 덜하다. 물론 이걸 매고 하루종일 들고 다니려면 맥북 에어보다는 부담스럽겠지만, 여행이라면 다른 짐에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3.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발열 또한 마찬가지다. 미세한 미열 정도가 느껴질 수는 있는데 거의 무시할 정도의 수준이다. 트랙패드의 편의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키보드의 감촉 또한 나름대로 괜찮다. 한동안 씽크패드의 키보드 감촉에 익숙해져 있어서 과연 맥북의 키보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적응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는 이미 맥북을 한 번 교환 받았다. 시작음부터 시작하여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사용하는 것은 교환 받은 맥북이다. 교환받기 전의 맥북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액정 잔상'이다. 새로 교환 받은 맥북에는 잔상현상이 있는지 아직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13인치는 맥북 액정이 어느 회사제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사실 LG 아니면 삼성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내 맥북은 LG 패널을 쓴 것 같고, 대체적인 평들이 LG패널은 잔상이 남으나 색감은 좀 더 낫고, 삼성패널은 잔상이 없으나 색감이 LG보다는 약간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의견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들은 주관성이 많이 개입되기 때문에 판단은 유저의 몫이다. 


4. 


맥의 장점이 있다. 

앉아있으면 뭐라도 하게 만든다. 맥북은 더 그렇다. 가지고다니면 꼭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압박(?) 같은 것이 느껴진다. 설령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 웹 서핑을 하더라도, 맥을 가지고 있으면 뭐든 해야하는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 소개해드리겠지만 한글과 컴퓨터에서 '맥용 한글'을 출시했다. 이로써 '액티브 X'를 이용해야하는 인터넷 사이트 이용을 제외하고 맥이 일반 윈도우보다 불편할 것은 없어보인다. 나는 게임 마니아도 아니다. 그저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이 업인 사람인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맥은 이제 더할 나위 없는 생산성을 제공해주었다. 


만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내가 과연 맥북을 사야 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고민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맥북은 하드웨어의 만듦새 부터가 견고하다.



ifixit.com 에서 분해한 맥북프로. 사진 출처 : 9to5mac.com



물론 개인이 이 맥북프로를 손쉽게 개조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애플제품들이 그렇다. 더 높은 사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문 전에 미리 추가를 해야하며, 그 비용도 만만찮다. 하드웨어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업그레이드가 용이하지 못한 맥북이 별 매력이 없어보이겠지만,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큰 관심이 없는 유저들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쓰면 그만인 것이다. 


5. 


맥북을 사야한다면, 바로 하스웰 레티나 맥북 프로 13인치이어야 한다. 15인치는 너무 크다.(그래도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15인치가 더 좋긴 할 것이다.) 맥북 에어의 성능에는 만족하지 못한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는 아주 큰 만족을 줄 것이다. 아직 이틀 써봤을 뿐이지만, 만족도는 기존의 어떤 노트북들보다도 좋았다. 다만, 기본형(4g 메모리, 128g SSD)보다는 적어도 8g의 메모리를 장착하고 256gb의 SSD를 장착한 중급형 정도는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맥북 프로 기본형을 산다면 차라리 맥북 에어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1. 정나래 2014.03.10 18:09 신고

    방금 맥프레 기본으로 주문했는데... 에어로 바꿔야하나여...ㅠ_ㅠ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4.03.10 23:46 신고

      이미 주문하셨다면 굳이 바꾸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화면에서 일단 에어보다 좋으니까요. 레티나 화면은 진리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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