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필자는 LG의 24MP76HM IPS 광시야각 모니터를 구입한 사용기를 올렸다. 

그 전에 필자가 LG측에 사용된 패널이 궁금하다고 문의를 남겼는데, LG측에서 감사하게도 답변을 주었다. 

일단 LG 24MP76HM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AH-IPS 패널을 썼다. 




크린 샷에서 볼 수 있다시피, 패널 명이 LM238WF2-SSC1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G에서 솔직히 패널 명을 알려줄 것이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직접 알려 준 것을 보면 어딘가 자신이 있다는 의미 같기도 해서 일단 구글링을 해보았다.

검색 결과 모니터 종류와 탑재된 패널 명이 적혀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링크)



조금 의외의 결과였는데, 에이조에서 나온 EV2450에 사용된 패널과 동일하다. 실제로 EV2450모델을 검색했는데 작년 가을 무렵에 나온 에이조의 신제품이었고, 가격은 (에이조 치고는 저렴한) 40만원 대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실제로 이 모델의 디자인(좁은 베젤)이 필자가 구입한 24MP76HM과 거의 유사했다.


에이조의 고급라인이 아닌 보급형 제품으로 보이긴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어쨌든 에이조의 제품군에 들어가는 패널이라는 데서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한편 이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제품군들의 패널을 구경 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 우리가 흔히 구입하는 델 모니터도 LG의 AH-IPS의 패널을 이용하는 듯 싶다.


  1. 2015.03.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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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다시 팬택 사태를 끌어 올리는 것이 우스울 수도 있겠다. 쌍용차 사태를 봐온 우리들로써는 낯선 풍경도 아니다. 벤처의 신화라고까지 불렸던 팬택의 몰락은, 그래서 사람들에게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서 가려졌다. 하지만 팬택 사태를 곱씹어 볼 필요는 있다고 판단했다. IT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희미해져 버린 대한민국에서, 팬택의 몰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팬택의 흥망성쇠는 어딘가 익숙하다. 어쩌면 팬택이라는 회사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택은


재기발랄한 회사였다. 다소 컬트적인 면도 있었다. 팬택이 공략해야 할 소비자 층은 10대 학생들부터 20대 초중반 사회 초년생들이 대부분이었다. IT에 관심이 많거나,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들은 애플이나 삼성 제품에 집중되어 있었다. 팬택은 그 틈새시장을 그럭저럭 잘 공략해 나갔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팬택의 한계였다. '스카이'라는 프리미엄 급 브랜드를 버리고, '베가'라는 생경한 브랜드를 들고 나타났을 때부터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던 삼성이나, 스마트 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도 다른 제품들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경쟁사 LG와는 사정이 달랐다. 팬택은 오로지 스마트 폰만 만들었다. 그것이 처음에는 약이 되었고,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내성이 성겼는지 오히려 독으로 변해버렸다. 삼성이나 애플의 공세 속에서 팬택이 견뎌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팬택의 스마트 폰에는 부수적인 수입을 유발시키는 그 무엇인가가 없었다. 이를테면 액세서리 같은 것들 말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산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그리고 아이패드를 구입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맥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삼성은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려 놓았고, 삼성 모바일 프라자 같은 직영점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으며, 심지어는 전용 케이스를(무척이나 비싼 가격에) 팔기 시작했다. 갤럭시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을 구입하면서, 기왕이면 깔맞춤으로 정품 케이스나 커버를 구입하자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팬택에는 이런 것들이 없었다. 팬택이 운영해오던 '랏츠'는 사실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팬택 제품들 전용 액세서리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한데 매장만 있다한들 소용이 없는 것이다. 팬택을 컬트적이고, 매니악한 기업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했던 CF조차 그 개성을 잃어버렸다. 이병헌의 '단언컨대'는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속 CF가 에러였다. 마치 논문의 자기표절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물론 좋지 못했다. 사람들은 '단언컨대'를 외치는 이병헌만 기억했다. 


우리나라 IT의 딜레마, 창조성


스티브 잡스가 입버릇처럼 '혁신'을 물고다니다 보니 국내 기업들조차 '혁신'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혁신이 아닌 것도 혁신이라고 우기는 판이 된 것이다. 그런데 혁신의 비료는 창조성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석유가 나지 않듯 창조성도 고갈되어 있었다. '혁신을 강요하지만 창조성은 용납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앞에 붙어있던 'IT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져버렸다. 삼성이 전 세계적으로 갤럭시를 쉴새 없이 팔아치우고 있지만, 그런다한들 그것이 IT 강국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긴지 오래되었다. 팬택의 몰락 또한 이와 같은 우리나라 현실의 분위기에 떠밀려 발생한 일이다. 팬택은 이제 세계 IT 시장에서 곧 난파선이 될지도 모를 우리나라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팬택은 훌륭한 회사였지만, 발전은 더뎠다. 그렇다고 그들이 현실에 안주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끊임없이 신제품을 냈고,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팬택이 더 괜찮은 회사가 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싹수가 노란 것이 아닌, 팬택은 떡잎이 나쁘지 않았던 회사였다. 고음질 하이파이 음악 감상 기기로 회생한 아이리버의 경우와 같이, 팬택도 조금 더 궁리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를 맞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팬택은 충분히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견에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이나, 엘지와 차별화 되는 부분이다. 삼성이나 엘지가 어떤 시스템에 묶여, 그 안에서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놓고 내용물만 바꿔 제품을 찍어내는 것과 달리 팬택은 오히려 더 자유로운 영혼에 가까웠다. 그들은 원한다면 삼성이나 엘지, 아니 애플보다 더 창조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그런 기회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팬택에서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약간 자만했을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나라처럼 말이다. 


나는 팬택을 응원한다


고백하건데 팬택의 제품을 구입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팬택을 응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다. 가끔씩 보여주던 팬택의 게릴라 적인 면모들이 마음에 들었다. 이들이 얼마든지 삼성이나 엘지를 엿먹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 안타깝다. 나는 팬택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팬택을 응원하고 싶다. 그들이 세계의 IT를 지배하는 일은 없어도, 매니아들만 팬택을 찾는다해도 팬택은 존재해야한다. 삼성이나 엘지는 이미 글로벌 기업화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팬택은 그렇지 않다. 팬택은 어찌보면 우리나라 IT의 마지막 '가능성'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능성 조차 사라져버린다면,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IT 회사'를 차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팬택이제 막 IT업계에 진출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팬택의 몰락은 '우리나라에서 IT는 절대로 안돼'라는 비관적인 양상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 거대 통신사들의 갑질, 대기업들의 물량공세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팬택의 모습은 그래서 우리나라 IT의 어두운 이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한민국은 한때

 

IT 강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막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화 되고, MP3 플레이어들, 모바일 기기들과 '대작' 게임들이 등장할 무렵이었다. 이 시점은 2000년 무렵, IT 버블 시절과 관련이 있다. 희망적인 시대였다.

IT라는 거품이 꺼질 때쯤, 스마트 폰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옴니아라는 바람에서, 애플의 아이폰이라는 태풍이 몰아쳤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에는 '무료 와이파이'들이 생겨났고, '무제한 3G 요금제'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그것이 꼭 '아이폰'의 영향이냐고 반문하신다면, 100%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아이폰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싶다. 어쨌든 그렇게 대한민국은 개척해야할, 비옥함이 흐르는 IT의 '기회의 땅'이 되었다. 아마 해외의 IT 업계들은 대한민국을 보면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와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는 어딘가 유사한 점이있다. 무엇보다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국내에서 대박을 친 이후, 해외 유수의 게임사들이 국내의 게임업계 문을 두들겼다는 것이다.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노키아, HTC 등이 스마트 폰의 전략적 공략처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대부분의 외산게임들은 문을 닫거나 문닫기 직전의 상황이 되었다. 아이폰이 들어온 후 4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존재하고 있는 외산 스마트 폰은 소니가 거의 유일하다.

 

모토로라도, 야후도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배틀필드에서 철수했다. 그들이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모토로라나 야후가 IT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 진출한 업체들도 아니었다. 이들은 예전부터 대한민국이라는 전쟁터를 꿋꿋이 지키고 있었다. 좋았던 시절도 물론 있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로, 야후도 네이버나 구글 이전에는 황금기였다.

 

IT 폐허가 된 대한민국

 

은 이제 몇몇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외산기업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그나마 삼성조차도, 한국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대한민국에 아예 정식 스토어나 지니어스 바 같은 CS 센터를 두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삼성에게 버림받고, 애플에게 초컬릿이나 받아먹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LG와 팬택만이 힘겹게 이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힘겨워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이제 IT의 폐허가 되었다. 프로그래머들은 힘겨워하고, 유저들의 불만은 차츰 쌓여가고 있으며, 잡다한 디지털의 찌꺼기들만 거리에 굴러다닌다.

무엇이 대한민국를 IT의 폐허로 만들었을까. 어쩌면 국내 시장은 이미 자신들의 텃밭이라 생각하고 외국으로 눈을 돌려버린 대기업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시장은 자국의 대기업이 지배했다고 생각하며 건성건성 지원해주는 외국계 기업들 때문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IT분야는 대부분 외국기업체들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폰. IT업계의 앙꼬와도 같은 부분들은 전부 외국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자국 기업의 제품을 이용하려 해도, 그들은 모방에서 창조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더디게 밟아간다. 그러니 '모방품'이 '창조품'으로 변하는 시간에, 차라리 안쓰고 말겠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IT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트랜드를 이끌어가야 한다. 프로그래머들이 포르쉐를 끌고 다닐 정도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 경쟁이 있어야 한다.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엔지니어들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한다. 그렇게 하기위해서 대기업의 역할은 크다. 해외 시장도 중요하지만, 국내 시장이야 말로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텃밭이다.

'IT 강국 한국의 삼성, 엘지'가 더 듣기 좋은가, 아니면 'IT 변방 한국의 삼성, 엘지'가 더 듣기 좋은가. 자국의 IT가 발전해야지만, 세계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보자.

갤럭시 시리즈나 옵티머스 시리즈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스마트 폰 업계의 트렌드가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대기업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꿋꿋이 삼성과 엘지를 구매하려는 소비층이 유지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국 고객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결국 기술의 발전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삼성의 광고가 그렇지 않았던가?

우리는 폐허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과거 IT 강국의 역사가 재건되지 말란법은 없다. 우리의 의식과, 대기업들의 노력, 중소기업들의 발전이 있으면 가능하다. 경쟁속에 발전이 있음을, 영원한 일인자란 존재하지 않음을 누군가가 인식이라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ku ku 2013.01.05 10:15 신고

    엠비 고소영 정부가 최초로 한일이 정통부 없앤겁니다.
    지금도 고려대동창회 가보면 지들이 정통부 없앴다고 자화자찬이 만발합니다.
    그래서 고려대는 화이트칼라들 사이에서 삽질고대로 불리는 겁니다.
    삽질고대... 지금 현실은 성균관대에 개발렸고, 경희대와 한양대에 멱살잡혀 있습니다.
    특목고 외고 출신들은 점점 삽질고대가는것 쪽팔려하고 외면합니다.

엘지에서 최초에 '안드로 원'이라는 스마트 폰을 출시했을때, 시장의 반응이 그렇게까지 싸늘하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물리 쿼티 키보드를 장착했고, 화면과 스펙, 그리고 감압식이라는 불리한 면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팔려는 나갔다. 귀여운 디자인에, 물리 키보드가 한 몫 했으리라는 예상이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물리 키보드가 그렇게 먹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데 키보드를 빼서 타이핑 해야 한다는 것은, 일단 뭐든 '빨리빨리' 해야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그 이후 엘지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발표하고 모두 처참한 패배를 당한다. 물리 키보드가 달린 옵티머스 큐는, 그럭저럭 괜찮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LG텔레콤(U+)으로만 발표하여 큰 빛을 보지는 못했다.

엘지가 스마트 폰 시장에서 차츰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끊임없이 뭔가를 발표는 하고, 출시도 하지만 결국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과거에 스타였던 운동선수가 한동안의 공백기를 가진후 갑자기 등장했지만 기량이 예전만 못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한 때 피처폰에서는 삼성과 더불어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엘지는 이제 팬텍에 까지 밀렸다. 팬텍은 베가 시리즈로 여성층을 공략, 의외의 선전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엘지가 이렇게 스마트 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사후관리다. 안드로 원의 경우, 이클레어로 출시되었지만 프로요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주 않는다고 하여 사용자들의 원성을 받았다. 현재도 엘지 제품들은 전부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버전'으로 들어가 있다.
보면 진저브레드로 올려줄 만한 기술력은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일까?
엘지는 국내 스마트 폰 시장에 늦게 뛰어든 경우인데, 그래서그런지 상당히 위축되어 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들의 야심작이었던 옵티머스 2X를 발표했을 때, 유저들의 마음은 이미 엘지를 떠나 있었다. 바로 그 전 모델에서 유저들이 톡톡히 당했다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엘지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사용자들이 이전 모델로 인해 화가 난 마음을 되돌려야 하는 것인데 무조건 신제품만 출시를 하고, 그런데 그 신제품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신통치 못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엘지의 상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미줄에 엉켜 있는 듯한 상황임에 분명하다. 스펙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시장에서, 괜찮은 스펙의 제품을 출시했지만 반응은 시원찮고, 그렇다고 애플처럼 어떤 감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도 아니기에,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같은 사후관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패닉상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데 엘지는 그 조차도 두려워하고 있다. 각종 스마트 폰 커뮤니티에서는 엘지의 스마트 폰인 '옵티머스'라는 이름이 적절치 못한 이름이라고 지적한다.
이 '옵티머스'라는 이름은 상당히 남성적인 이름인데, 그렇다면 구매 대상을 '남성'으로 정해놓았다는 이야기고, 하지만 엘지가 한 번이라도 핸드폰 가게를 둘러보았더라면 알 수 있듯이 '남성'을 대상으로 만든 스마트 폰은 널리고 널렸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스마트 폰에 관심있는 유저들의 성별이 남성임을 고려할 때, 옵티머스는 여성에게도 어필하지 못했고, 남성 유저들도 공략하지 못한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정체성의 부재다.
애플의 장점은 트랜드를 만든다는 것이고, 삼성의 장점은 이러한 트랜드를 자신들의 것으로 소화하여 유행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팬텍의 경우에는 이러한 트랜드를 하나의 타겟(여성)으로 집중시켜 틈새를 공략해 나간 것이었다.
반면에 엘지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평이한 디자인, 평이한 UI, 평이한 스펙. 엘지의 모든 것들은 평범하다. 심지어 CF조차도 평범하다. 엘지의 휴대폰! 하면 뭔가 내세울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삼성이나 애플은 그렇다치고 HTC조차도 자랑으로 내세울 것들이 있다.

악순환의 연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엘지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는 회사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다.
LG스마트 폰이 옛날 같지 않다는 변화가 필요하다. 네이밍도 바꾸고, 디자인도 바꿔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펙이 전부가 아님은 이미 애플이 보여주었고, 스펙으로 밀고나가려면 확실히 밀고나가야 한다는 것은 삼성이 보여주었다. 엘지가 스마트 폰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정체성으 확립시켜야 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물리 쿼티 키보드'가 달린 스마트 폰을 예쁜 디자인으로 꾸준히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냈으면 지금보다는 덜 했을지도 모른다. '물리 키보드가 달린 스마트 폰을 사려면 엘지를 사면 된다' 라는 정체성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엘지전자 제품들을 좋아한다. 기왕이면 엘지로...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가끔은 LG가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LG가 심기일전하여, 현재 상황을 조금이라도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포스팅을 마친다.

 
  1. Favicon of http://boycrow.tistory.com BlogIcon 까마귀 소년 2011.06.24 22:39 신고

    네티즌의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하죠
    헬지 -ㅅ-
    소비자입장에선 치고받고 싸워서 더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6.25 22:27 신고

      예전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지요. 명실공히 휴대폰 분야에서 삼성과 1,2위를 다투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엘지를 좋아하는데 좀 씁쓸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대한민국의 구조상 '한국의 스티브 잡스'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같은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지만, 그 책을 아무리 읽어보고 똑같이 따라 한다 해도 결국 '대한민국 구조의 현실'에 부딪혀 그냥 뼈빠지게 일하는 IT업계 프로그래머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구조의 현실'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일단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 첫번째가 '창의력', 두번째가 '그 창의력을 지지해주는 회사'다. 우리나라는 '창의력을 지지해주는 회사'가 없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다. 창의력을 지지해주는 회사들이 있다고 한들, 대기업의 자본에 밀려 그냥 그런 회사로 전락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지금 삼성에서는 갤럭시 S의 화이트, 핑크버전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삼성의 실수다. 만약에 갤럭시 S가 더 많이 팔리길 바랐다면, 애초부터 세가지 색상의 갤럭시S가 나왔어야 했다. 아이폰 4가 나올 시점에서 그것과 대항하기 위해 내놓았다면, 이야기는 끝난거다. 갤럭시S를 사용하고 장단점이 이미 다 알려진 상황에서, 핑크색, 화이트색을 따로 발매한다고 더 잘팔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색상으로 울궈먹기 전에, 아이폰 4에 대항하는 뭔가를 새로 '개발' 했어야 옳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과 애플의 사이에는 더 큰 갭이 존재한다. 회사와 개발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창의력으로 중무장한 젊은 엔지니어들이나 프로그래머들은, 대기업에 입사하자마자 무장해제 당해버린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IT업계에 뛰어든 젊은이들은, 어느샌가 과거의 자신처럼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온 젊은 신입사원들을 갈구고 있는 관료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대단한 것은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IT업계의 메시아를 자청한다. 내가 이런 것을 만들었으니 앞으로 이런 것들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애플=스티브 잡스가 되는 것이다. 애초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북'을 들고 복귀했을 때, IT업계의 경쟁은 이미 스티브 잡스 VS 다른 회사들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IT업계의 비전을 제시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교육시스템에서 일단 그 창의력이 봉인된다. 사회에 나가서 그 창의력은 소멸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과 KT에서는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한 태블릿 PC를 내놓았다. 아직 아이패드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만들어냈다. 기술력은 정말 대단하다. 문제는 그 태블릿 PC를 누구에게 팔것이냐하는 문제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만들었으니, 우리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만든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애플과 대항하고 싶다면, 애플보다 더 발전하고 싶다면 애플이 만들었던 것을 다른 방식으로 재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RIM의 블랙베리가 대단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이다. 액정도 작고, 어플리케이션도 그리 많지 않은 이 스마트 폰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왜 스마트 폰하면 블랙베리를 먼저 떠올리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게다가 일관성있는 제품 철학을 떠올려보자. 물론 블랙베리도 터치 제품이 나오지만, 블랙베리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무조건 어플리케이션이 많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블랙베리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삼성에서 '바다' OS를 만든다고 했다. 사실, 그 바다 OS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자체 OS로 스마트 폰을 구동시킨다는 것은 괜찮은 도전이다. 그런데 요즘에 바다OS에 대한 이야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바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면 애플과 싸워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오산이다. 애초부터 아이폰과 구글 탑재폰의 싸움의 승패는 결정난 것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은 전세계적으로 널리고 널렸다. 모토로라에서도, 삼성에서도, 대만의 HTC에서도, LG에서도 만든다. 그런데 이 모든 회사들이 다 합쳐서 싸워야 하는 것이 아이폰이다. 애플에서 만든 단 한 종류의 스마트 폰. 그 하나를 이기기 위해 여러 회사들이 연합해서 싸우고 있다.

애플은 매년,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에 환호하고, 마치 콘서트를 연상시킨다. 스티브 잡스는 IT업계의 락스타다. 매년 새로운 곡을 발표하고, 전세계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우리가 아이폰에 열광하는 것은, 곧 스티브 잡스에 열광하는 것과 같다. 만약에 삼성에서, 그리고 LG에서, 팬택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CEO가 나타나 매년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그 기술을 바로 상용화 시킨다면, 사람들은 그 CEO에 열광할 것이고, 그것은 곧 삼성, LG, 팬택에 열광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애플 타령은 그만 할 때가 됐다.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싶다면, 그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면 된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모셔오고 싶다면,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내가 비록 IT업계에 몸담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 위에 내가 적은 이야기들은 IT에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뭐가 문제인지는 아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폰의 등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분명 치명타가 되겠지만 결국에는 약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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