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공식적인' 전기(傳記)라 할 수 있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0월 25일 오후 12시에 출간되었다. 나는 이 책을 오후 1시 20분 경에 구입했고, 한 시간 후인 2시 20분 경부터 읽기 시작하여 다음 날인 26일 밤 11시 50분 까지, 페이지 수로 총 925페이지인 이 전기를 전부 읽었다. 
나는 총 이틀 간 이 책을 읽었고, 하루 정도 책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읽고나서 바로 블로그에 올려도 괜찮았겠지만,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주의깊게, 이틀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읽었기 때문에, 그냥 건성건성 평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공들여 읽은 만큼, 평도 공들여 쓰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을 구입하는 독자분들의 상당수는 아마도 스티브 잡스의 팬이거나, 혹은 IT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라면 25,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 900페이지라는 살인적인 두께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스티브 잡스 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읽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IT 동향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 게이츠' 혹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뉴스 코퍼레이션의 현 회장인 '루퍼스 머독'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하여, 스티브 잡스만이 아닌, 현재 미국을(혹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거물들의 성격을 훔쳐 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을 읽기 위한 돈과 시간은 IT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전혀 아깝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도 문제점은 발견된다. 그 문제점은 때로는 문제점이 아닐 수도 있다. 예컨대 우리가 존경하는 스티브 잡스의 진실된 모습의 이면을 보며 우리는 적잖은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번역판을 구입하신 분들은 아마도 번역의 질에 대해 다소간 회의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맥락에서 생각해보자면, 우리는 애플이라는 IT의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 그리고 스티브 잡스라는 IT 업계의 스타에 대한, 생각컨대 불편한 진실들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때로는 '폭로'에 가까운 내용들을 담고 있고, 우습게도 국내 언론들(인터넷 미디어를 포함한)은 이러한 내용들을 선정적으로 포장하여 기사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900페이지를 전부 읽지 않고는 그 기사들이 설령 이 책에서 인용을 했다 하더라도 진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한낱 가십거리의 소스로, 혹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은 이 블로그를 통하여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애플' 제품이라고 생각되는 '스티브 잡스 전기'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이런 이면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국내 미디어의 어줍잖은 싸구려 가십거리들을 보고 스티브 잡스나 애플에 대해 오해를 하는 선량한 독자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본인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들을 해보았고, 그 부분들에 대해 다른 독자들과 교감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라는 IT업계의 거물의 진실들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만큼이나 잘 짜여져 있고 재미있다. 그러나 그 재미 이면에 보이는 다양한 이야기들, 생각거리들이 있다. 그 부분을 살펴보자.

불편한 진실 1

럭키 스트라이크 두 갑을 옆에 두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책의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었다. 한참을 읽다가 이 책을 언제 다 읽지? 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읽었던 페이지를 보면 어느새 1/3을 읽었다던가 하는 식이다. 적절한 때에 주변인물들의 인터뷰를 넣음으로써 지루함을 없애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은 오로지 '월터 아이작슨'만이 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이력을 본다면 아마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타임>의 편집장과 <CNN>의 CEO라는 경력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이 책의 서두에서는 월터 아이작슨이 처음에는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쓰고 싶지 않다는 대목이 나온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전기 작가로 월터 아이작슨을 선택했을 때, 그의 생각에는 아마도 그가 아직은 '전기 대상'이 될 준비가 안되어 있는, 필요할 때만 자신을 찾는 오만한 CEO로 비추어 졌으리라.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투병중이라는 사실에 그는 마음을 돌린다. 이미 그 전부터 마음을 돌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주 기묘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예컨대 총 4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장이 끝날 무렵에는 스티브 잡스의 '칭찬'으로 끝이 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 부분이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장'의 내용에는 온통 잡스의 독선적인 성격과 괴팍한 행동들에 대한 인터뷰 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는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라는 것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고, 잡스의 전기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에는 일관성이 없다. 심지어 초반 스티브 잡스의 어린시절을 묘사한 몇 장은 그를 '천재'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불우한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극복했지만 다소 괴팍스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아예 작정한듯 정해버린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삶이 전혀 틀리다고 볼 수는 없으나 초반에 잃었던 객관성이 중후반쯤에 등장하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잡스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는 천재, 혹은 다른 아이들보다 똑똑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비꼬기를 시도했다는 말일까?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꼭 그렇게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 경우에는 초반의 스티브 잡스를 묘사한 부분에는 확실히 객관성이 떨어진다. 

'불우한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업가' 와 같은 극적인 서사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카타르시스가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일관적인 묘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월터 아이작슨이 묘사한 스티브 잡스의 성격만큼이나 복잡하고 난해하게 작성되어 있다. 예컨대 책의 어느 한 부분을 펼쳐서 그 부분에 나오는 스티브 잡스의 성격을 보고 있지만 그 만한 난봉꾼도 없다. 그러나 전 내용과 이후의 내용을 읽고 나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러한 연결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애플의 수석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의 인터뷰가 그렇다. 스티브 잡스는 종종 자신의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훔쳐가는 경우가 있는데, 조나단 아이브(책에서는 조나선 아이브로 번역되었다.)의 경우도 다를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가 아니었으면 제 디자인은 빛을 보지 못했겠죠' 식의 끝마무리는 어딘가 엉성하게 느껴진다. 마치 사형선고가 확실한 죄수를 어떻게든 변호하려 애쓰는 국선변호인 같은 인상을 준다. 

이러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의 전개는 읽는 내내 짜증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이 책에서 스티브 잡스의 괴팍하고 용인될 수 없는 성격은 그저 '사족'일 뿐이다. 진실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영혼이며 그가 트랜드를 이끌어간 현대 IT 계의 정점이라는 점이다, 가 월터 아이작슨의 의도가 아닌가. 스티브 잡스의 괴팍한 행동들의 원인은 대부분이 그 주변사람들에게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심지어는 스티브 워즈니악 조차도, 스티브 잡스의 재능을 막은 인물이 되어 버린다. '개방형 플랫폼'을 주장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을 따랐다면, 현재의 애플도 없다는 식의 내용이다.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는데 스티브 워즈니악을 희생양으로 삼을 필요가 있었겠느냐가 내가 주장하는 핵심중에 하나이다. 즉, 월터 아이작슨은 인터뷰 대상들을 희생시킴으로써 스티브 잡스를 더 위대하게 보이게끔 했다. 정신분열증 환자 처럼 행동하는 스티브 잡스의 행동마저도 그를 위대하게 보이는 극적인 장치중에 하나일 뿐인 것이다.

불편한 진실 2

이 책의 가장 즐거운 점은 바로 인터뷰에 있다. 스티브 잡스 주변인물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그를 좀 더 잘 알아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상당히 불쾌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바로 펩시 콜라 CEO였던 존 스컬리를 애플의 CEO로 데려오는 장면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존 스컬리를 데려오기 위해 유비가 제갈량을 데리고 오기 위해 했던 노력을 그대로 답습한다. 잡스 이후 애플을 말아먹었던 장본인이 존 스컬리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존 스컬리를 데리고 온 것은 스티브 잡스였고, 이 둘의 관계는 거의 남녀간의 사랑처럼 묘사해놨다. 존 스컬리는 스티브 잡스가 기뻐할 일들을 하고 싶어하고, 그러나 이러한 존 스컬리를 비웃고 있던 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였다. 애초부터 스티브 잡스가 존 스컬리를 데려온 것 자체가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그는 IT 업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는데) '언제까지나 설탕물이나 팔며 살거냐는' 유명한 말을 인용하여 그를 데리고 온 스티브 잡스는 훗날 그를 맹렬하게 비난한다. 그런데 이러한 비난에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작슨도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그가 애플을 말아먹은 멍청한 CEO였을 지언정, 이 책에는 그를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했다. 오히려 스티브 잡스가 그보다 한 수 위라는 인식을 주어 상대적으로 존 스컬리를 바보 멍청이로 묘사해 놓았다. 이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 명백한 스티브 잡스의 성격적 결함은 그저 그가 어린 시절 '선불교'에 몸담았고, LSD와 요가 같은 것에 심취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양부 밑에서 자라났다는 '피해의식'때문이라고 그를 감싸는데 급급해 보인다. 이 책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의 괴팍한 성격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그의 선구자적 능력을 높이 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상처를 받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제리 맥과이어의 생일 파티에 그간 그가 사귀었던 여자들이 처음에는 그를 칭찬하다가 나중에 비난을 하는 장면이 떠오르게끔 한다.

언제나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이고, 이 책의 목적이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월터 아이작슨과 인터뷰를 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 잠시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마도 굉장히 불편한 기분을 느꼈으리라고, 분명히 그들에게도 미국드라마 식으로 따지면 '스핀 오프'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불편한 진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훌륭하다. 왜냐하면 읽다보면 스티브 잡스가 아닌 다른 인물들에게, 그리고 미국 IT 업계의 발전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자.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어린시절이었던 1960년대부터 소급해 올라가 2011년의 현재까지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티브 잡스의 라이벌들은 하나같이 '미국 기업'들이었다. 2010년과 2011년대에는 삼성전자와도 대립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삼성 전자는 딱 한 번 등장한다. 아이폰의 A4 프로세서를 삼성이 '생산' 했다는 부분이다. (본인의 이전 포스팅 덧글에 '앱등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음을 감안할 때)나는 삼성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기분은 든다. 외국인, 특히 미국의 시각에서 삼성이라는 존재, 혹은 한국이라는 존재가 IT 업계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 스티브 잡스는 아시아에 있는 국가 중에 '일본'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그의 결혼식 주례를 일본의 선불교 승려인 '오토가와 고분 치노'가 맡았다는 등, 혹은 딸과 함께 일본에서 장어초밥을 먹은 추억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특히 그렇다. 혹시나 하고 덧붙이지만 나는 이 문제를 한일문제로 비화시키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2010년 부터는 애플과 삼성의 관계가 두드러졌고, 그러한 문제들이 한 번쯤은 언급이 되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스티브 잡스는 한편으로는 일본의 '소니'사를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일본을 동경하기도 한다. 그러니 스티브 잡스는 동양 문화(정확히 말하면 일본문화)를 선망했음에도, 아시아의 테크놀러지들은 무시했음을 알 수 있다.
잡스가 생의 마지막 즈음 힘겨워 할 무렵에는, 그의 라이벌들이 하나 둘 씩 찾아오고, 그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음을 보여주는데, 이를테면 그의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빌 게이츠라던가, 구글의 현 CEO인 래리 페이지 같은 인물들과의 극적인 화해를 보여준다. 이러한 부분이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냥 독선적이었던 스티브 잡스를, 위장약이 위벽을 보호해주듯 잠깐 보호해주는 보호막 정도일 뿐이다.

One More Thing...

번역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터였다.' 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든지 다른 말로 대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터였다'로 끝나는 문장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초반 스티브 잡스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대화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읽기 편했고, 한글로 옮겨놓은 문장에서 어색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읽을만 하게 번역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잡스 사후에 변경된 일정에 따른 고통이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END

원래 본인은 이 책을 각 페이지를 표시해가며 조목조목 분석해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후의 허탈감 같은 것이 있었다. 어린시절 우상이었던(컴퓨터 잡지에 심심찮게 등장했던) 스티브 잡스에 대한 다른 모습에 혼란도 왔다. 게다가 900페이지가 넘는 과격한 두께의 이 책을 차마 이리저리 찾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 이게 논문도 아니고, 그냥 블로그에 휘적거리는 수준인데 뭣하러 그런 노력을 들여야겠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글이 이모양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들이 들어있는 포스팅이다. 아마도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 중에는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나를 비난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책이라는 것은 해석의 자유를 준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전기만큼 '해석의 자유도'가 높은 책도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스티브 잡스가 우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스티브 잡스에 대해 실망한 분들.
그러나 나는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으려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책에는 분명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것 외에 다른 것들이 있다. 생각해보면 세계 IT의 발전사 같은 것이 이 책 안에 집대성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읽어본다면 꽤 괜찮은 IT 역사를 그려 놓은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스티브 잡스라는 한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동안 많은 논란거리들이 이 책으로 종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성향이 이 책 안에 다 들어있다. 월터 아이작슨의 '객관성'을 그렇게 씹어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흡입력이 있고, 또한 꽤 공정한 부분도 상당히 많다. 우리는 왜 스티브 잡스가 삼성이나 HP, 구글의 태블릿을 보고 '카피캣'이라고 했는지 이 책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그리고 의아할 것이다. 분명히. 맥 OS의 시초가 제록스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비난하기도 뭣한 예리한 속임수를 스티브 잡스가 써왔다는 것. 그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어떤 이들은 이 책을 읽고, 스티브 잡스가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스티브 잡스가 한 일은 비전을 제시하고, 그러나 그 비전을 만들어 간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의 '주변인들'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겠다. 나 또한 '애플의 모든 것은 스티브 잡스가 만들었다'는 식의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러나 책을 읽은 후에는 스티브 잡스의 진정한 능력이 그런 것들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주변에는 정말로 '인내심'이 강한 여러 인물들이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스티브 잡스 전기>는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드디어 애플이라는 기업과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에 대해 '공정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다보면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대한민국 기업에서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매장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혁신'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조금의 자유로운 관점과 그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의 인식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대한민국의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자유로운 관점이란 절대 용인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언제나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다. 국가적으로 IT를 육성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창의력을 존중해주는 기업들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굳이 '국가적으로 IT를 육성' 한다는 식의 거드름을 피우지 않아도 '스티브 잡스'같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결국은 인식의 문제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그에게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반항했을 때 상당히 좋아했다. 우리나라였다면? 해고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을 중요시 했다. 어쩌면 그가 종교적인 삶을 살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 없이는 기술도 없음을, 기술이란 인간과 융합이 되었을 때 그 기능의 정점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IT업계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창의력과 예술감각이 중요시 된다. 예술이란, 정해진 틀 안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음을, 창의력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음을 우리나라 위엣분들이 인식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IT 강국이 될 것이다. 그래봐야 소귀에 경읽기라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1. 2011.10.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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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4

<서울 광화문의 한 대형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인문학 책들. 근래들어 인문학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인문학 책'이라 하면, 초판이 곧 '한정판'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안팔리는' 부분이었다.
언제는 '자기계발' 이나 '돈 잘버는' 류의 책들이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인문학이 유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시대이고, '상식'이 실종된 시대이다 보니 사람들이 상식을 찾아 헤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 볼 수 있겠다. 인문학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인문학을 언급했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인문학이 이렇게 대접받고 있는 것까지는 좋은데, 과연 이러한 관심들을 충족시켜줄 양질의 컨텐츠들이 얼마나 많은가이다. 말그대로 우후죽순처럼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진정 인문학의 본질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양서보다는, 그저 '인문학이 유행이니까' 라며 유행에 편승해 장삿속으로 저질의 컨텐츠를 뿌려대지는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느끼기에 '아, 인문학이란 이런거야?'라며 잘못된 정보를 얻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거기서 거기인 컨텐츠를, 녹차 티백 우리듯이 재탕삼탕 우려내는 컨텐츠들만 즐비하다면, 인문학? 그럴거면 인기 없어도 된다.
인문학이 무슨 격조높은 고급 학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인문학이라는 학문의 자존심 정도는 지켜주는 것이 예의같다. 사람들이 편하고 쉽게 접근하게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렇다고 너무 격을 낮추는 것은 오히려 인문학이라는 학문을 더 매장시키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렇다해도 서점에 아직까지는 읽을만한 인문학 책들이 즐비한 것을 보면, 그래도 한 권쯤은 집어오게끔 만드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인문학이 얼마나 버텨줄지는 몰라도 말이다.
현재 모바일 시장은 혼전중이다. 아이폰 5를 두고 이래저래 말도 많다. 출시시기 부터 스펙까지. 심지어 스티브 잡스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글들이 각종 커뮤니티를 장식한다. 삼성또한 마찬가지다. 갤럭시S2(세느)가 곧 출시 될 예정인데 이 갤럭시S2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스펙부터 '죽인다'.

삼성을 비롯한 다수의 스마트 폰 제조자들은 아이폰5를 따라잡기위해 '스펙'을 강조했다. 어쨌든 대한민국 사회가 '스펙'위주의 사회로 돌아가다 보니 한국의 모바일 시장또한 다를바 없는 것이다.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은 '아이폰보다 스펙이 좋다'는 광고들이다. 듀얼 코어 CPU. 4인치 이상의 액정. DDR2 메모리...
그런데 여기서 삼성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애플은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할 때 '스펙'에 대한 자랑은 크게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볼 수 있는데 '스펙'에 대한 이야기가 전체 발표회에서 갖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애플은 자사의 신제품에 '스펙' 보다는,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번에 '아이패드2'의 발표회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패드2의 스펙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아이패드2에서 추가된 기능들과 어플들로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아이패드2의 발표회라기 보다는 개러지 밴드나 전면 카메라, 스마트 패드를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설명을 해준 강의 성격이 더 강해보였다.

애플에게 있어 '스펙'이란 그저 거들 뿐인 것이다.

애플의 아이패드2는 하드웨어적으로는 별로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다. 요즘 추세에 걸맞게 듀얼코어 CPU를 설치했고, 배터리 향상이 더 늘어났다는 점, 전면 카메라가 추가되었다는 점뿐이다. 정작 아이패드2에서 관심이 가는 것은 개러지 밴드와 같은 어플이나 전면 카메라와 스마트 커버를 이용하여 즐기는 페이스타임 같은 것들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 설명회 말미에 인문학을 강조했다. 스펙보다는, 아이패드로 '사람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는 것을 중요시 한 것이다. 스펙이야 추가하면 되지만, 그 제품을 가지고 유저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그리고 즐길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어렵다. '스펙'에 신경쓰고 경쟁할 시간에, 그런 것들은 다 신경을 끄고 '사람들이 재밌게, 그리고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애플의 철학인 것이다.

문제는 타 회사들이 이러한 애플의 방식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들은 '아이폰보다 더 큰 화면' '아이폰보다 더 화려한 액정' '아이폰 보다 더 빠른 속도' 만을 강조하지 '아이폰 보다 더 재밌고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과 대항 할 수 있다는 삼성은, 이런 부분을 이미 간과해버렸다. 이는 구글또한 마찬가지다. 제품의 스펙은 세월이 흐르면 변하게 되고, 무용지물이 되어버리지만, '재미와 유용함'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삼성보다 스펙이 더 좋은 스마트 폰이 나오면 사람들은 삼성을 버리고 더 좋은 제품을 찾는다. 그러나 애플보다 더 재미있고, 유용한 활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유저들은 계속해서 애플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스펙은 변하게 되어있고 언젠가는 구시대의 유물 대접을 받게 되지만 '활용법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거나 변하는 경우는 결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은 이른바 '스펙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물론 어느 나라인들 그러지 않을까. 이러한 '스펙위주'를 삼성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 폰 제조사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우리나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재밌고 유용한 인재들'이 많고 많지만, 이러한 인재들은 '스펙'에 묻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의 이러한 사고방식, 즉 '스펙보다 더 중요한 활용'을 중시하는 이러한 사고관은 인문학, 즉 인간과 그대로 연결이 된다. 삼성이 애플을 따라잡고 싶다면, 스펙보다는 이러한 부분을 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스테디 셀러 모델인 갤럭시S도 그보다 더 '스펙이 높은' 갤럭시S2가 나오면 구 시대의 유물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된다.
그보다는 갤럭시S로도 충분히 즐겁고 유용하게 활용하는데, 갤럭시S2를 구입하면 '보다 더 재밌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어필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갤럭시S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삼성 제품을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이용자들 또한 '갤럭시S2'를 선택할 것이다. 이렇듯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을 애플은 예전부터 이용해왔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다수의 제조사들은 이러한 마케팅을 등한시 한 채, 스펙의 향상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 5는 분명 지금의 제품보다 월등한 향상은 없을 것이다. 그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듀얼코어 CPU에 액정 크기만 좀 더 늘렸을 확률이 높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스펙 별거 아닌데?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다를바 뭐있어?'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별반 차이없는 스펙을 가진 아이폰 5'로 '요즘 나오는 최신 기종들과 확실히 차이가 나는 활용성'을 스티브 잡스는 어필 할 것이다. 그러면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아이폰 5의 스펙' 같은 것은 순식간에 지워지고, 아이폰 5로 즐길 수 있는 활용성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유저들은 여전히 아이폰 5를 구입하겠지.

삼성의 갤럭시S2는 삼성제품 치고는 보기 드물게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초기대작이다. 그러나 삼성은 마케팅면에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인해전술로 유저들을 확보하려 하지만, 전자제품이 가지는 일정한 수명이 지났을 때, 이전의 이용자들을 묶어둘 '뭔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스펙으로 사람들을 영원히 묶어둘 수는 없다. 다른 제조사들도 '스펙'을 올리지 못해서 못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의 성공으로 인해서 애플에게 자사의 부품을 공급하고 싶어하는 제조사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애플도 강력한 하드웨어 기기를 만들 기술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소비자를 묶어두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아이폰 4를 즐겁게 사용하셨습니까? 여전히 아이폰 4로 즐겁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에는 더 활용성이 높은 아이폰 5를 선택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라고 스티브 잡스는 제안하는 것이다. 심지어 아이폰3GS까지 아직도 OS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을 보고, 애플에게 있어 하드웨어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산 제품이 버려지지 않고 아직도 '즐길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다시 애플의 제품에 지갑을 열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제품들은 그렇지 않다. 기존의 삼성제품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보다 '월등히' 향상된 스펙의 제품 출시에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것을 느낄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S2의 속도와 성능, 스펙을 강조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삼성의 스마트 폰을 가진 사용자들은 어떤 기분이 들 것인가?

삼성이 변해야 하는 것은 간단하다. 삼성은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폰의 인기가 하드웨어적인 특성인줄 알았지만 스티브 잡스는 하드웨어보다는 인간을 이야기했다. 기껏 애플보다 더 스펙이 좋은 기기를 만들어놨더니 이제와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삼성은 기계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스펙을 버리고, 활용성을 중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치열한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아무리 많은 수의 제품을 쏟아낸다 한들, 단순히 제살깎아먹기에 불과한 자멸의 길로 갈 뿐이다. 그러니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의 스펙을 가진 기술자들 뿐만이 아니라, 한 명의 인문학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1. Favicon of http://damduck01.com BlogIcon 담덕 2011.04.08 16:04 신고

    와~~ 처음 와본 블로그 같은데
    좋은 내용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최근 국내는 남을 평가하는데 미쳐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대의 자격증 도입
    소셜미디어 강사 자격증까지..

    이런 스펙이 과연 실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3 신고

      요즘 군대에는 자격증도 도입하나봐요 ^^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 유쾌한인생 2011.04.08 17:12 신고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여 많이 공감하고갑니다

  3. Favicon of http://ghyonn.tistory.com BlogIcon ghyonn 2011.04.09 01:24 신고

    안 그래도 오늘 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올해 삼성이 걱정됩니다.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2 신고

      한 잔 드셨군요 ^^
      올해 삼성은 저도 걱정됩니다.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4. jjee 2011.04.09 03:46 신고

    삼성은 이미 외국에서 나가는 광고에 인문학이 담긴 광고를 많이 제작하고 있어요.
    다만 그런 광고의 방향성이 나라마다 각각 다르죠.
    한국처럼 스펙을 중요시하는 나라에서는 스펙위주의 홍보를,
    일본에서는 예술성이나 오다쿠적인 측면에서 유명뮤지션이나 스타워즈패러디같은 홍보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상황설정으로 재미와 휴머니즘이 섞인 광고를 많이 내보내죠.
    유럽은 다인종 다문화가 고루 즐긴다는 측면의 광고가 많구요.
    삼성의 브레인들이 그렇게 멍청이들은 아니에요. ^^
    국내 시장에 그런게 먹히니까 그렇게 하는거죠.
    상업광고는 관객을 선도하는 영화랑은 다릅니다. 철저히 시장에 맞추죠.
    국내의 삼성광고는 늘 지금 가장 핫한 연예인이 나와 춤을 추거나 날라 다니거나
    기능을 강조하죠. 그런 광고가 먹히는 시장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나와서 아무리 선한 얼굴로 인문학스러운
    휴머니즘을 강조해 봤자 아무 임팩드도 없다고 여깁니다.
    아이폰 나오기전까지, 그러니까 약 1년반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삼성 디자인이 세계에서 제일 예쁜줄 알고 살았었죠.
    그런 디자인이 먹히던 시장이었으니까요. ^^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1.04.09 05:02 신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삼성이 미국에서 광고한 3D TV 광고를 봤습니다. 저는 꼭 광고 뿐만이 아니라, 삼성이 제품을 만들 때 애초부터 스펙 위주로 플랜을 짠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CF도요. 광고만 인문학을 외쳐봐야 마인드 자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드리려 한 것이고요 ^^
      아무튼 찾아주셔서 좋은 덧글 감사드립니다 ^^

  5. phlebus 2011.04.09 13:30 신고

    삼성은 지금 현재에 아주 만족하고 있을거에요.
    그저 지금처럼 2등만 하면서 돈만 쪽쪽 빨아먹으면 된다는 생각이죠.
    굳이 1등이 되기 위해서 전혀 모르는 어둠속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투자를 하고 도박을 하는 기업이 절대 아니죠.
    언제나 2등만을 목표로 달리면서 돈만 챙기는 기업이니까요.
    그러다 1등 기업이 휘청이는 순간이 오면 냉큼 1등으로 치고 올라가는 전략을 써왔죠.
    가전에서도 그랬고 반도체에서도 그랬죠.그외의 지금까지 삼성이 해온 사업들을 보면 언제나 목표는 2등이었죠.


지난 3월 2일(미국시간) 아이패드 2 발표회에 깜짝 등장한 스티브 잡스는 발표회 말미에 '인문학'을 언급했다.
애플의 DNA가 '테크놀러지'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인문학'과의 접목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잡스가 '인문학'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은 차츰 '소멸'되어가고 있는 학문이다. 안타깝게도, '순수학문'이라 불리는 것들, 이른바 수학, 화학, 철학, 법학과 같은 과목들은 보다 대중적인 이름들로 탈바꿈되어왔다. 특히 철학의 경우는 현재 가장 위기를 맞고 있는 학문중에 하나이다. 이렇듯 순수학문들의 종말이 가까워오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 발언은 주목할만하다. 테크놀러지와 인간의 결합은 옛날부터 인간들이 꿈꾸어왔던 유토피아였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바로 현대 테크놀러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테크놀러지란 어차피 인간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런데 인간이 테크놀러지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 기술이란 더 이상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휴대용 기기'나 '컴퓨터'처럼 현대 사회에서 인간들의 수족과도 같은 IT기기들에 있어서 이러한 '인문학'의 적용은 참으로 절묘하고 스티브 잡스 답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잡스의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혁신적인것은 아이패드2의 등장이나 새로운 악세사리들, 기능 같은 것들이 아닌 '인문학'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 진리는 아니겠지만, 이제 많은 IT 수업에서 우리는 '인문학'을 교양으로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법학을 공부하면 '법철학'을 부수적으로 공부하듯이 말이다. 또한 많은 IT기기들이 '인간'을 내세우며 광고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삼성이나 LG와 같은 기업들은, 곧 자사의 CF를 보다 '인간적으로' 포장해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어쨌든 긍정적인 효과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인문학'이 그저 팔아먹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기가 없는 현재의 상황보다 더 악화될 것이다. 단순히 '인기'만을 노리고 인문학을 접했을 때, 인문학의 근본적인 깊이는 등한시하고 어떻게 하면 기술과 인간의 '편리한' 결합을 할 것인가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테크놀러지와 인문학의 결합을 이야기 한 것은,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모든 삶의 법칙들의 근간에는 '인문학' 즉 '인간'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할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논리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왜곡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기본 철학이 곧 돈벌이로 이용되는 경우가 허다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차라리 주목받지 못했던 지금의 모습을 더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용을 당하느니, 때로는 없는 듯 지내는 것이 훨씬 더 나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1. bukhak 2011.04.02 16:10 신고

    좋은. 글. 시의적절한 진단입니다.

  2. bukhak 2011.04.02 16:10 신고

    좋은. 글. 시의적절한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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