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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이 떠오른다. 한 남자는 테이블에 앉아 냅킨 한 장에 펜으로 예언처럼 떠 오른 그 영감을 열심히 적는다. 미국 드라마 매드맨(Madmen)의 한 장면이다. 바(Bar)에 근사한 여인이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바텐더는 칵테일 한 잔과 메모지 한 장을 들고 여자의 테이블을 찾는다. "저쪽에 앉아 있는 남자분께서 사는 겁니다." 그날 처음 만난 남녀가 함께 밤을 보내고, 남자가 눈을 떴을 때, 여자는 화장실 거울에 립스틱으로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놓고 떠난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어느 로맨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흔한 클리셰지만 우리는 이런 장면들에서 일종의 낭만을 경험한다. 메모지, 펜, 립스틱, 거울. 저물어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이 아니던가. 


  이제 우리는 영감이 떠 오르게 되면 더 이상 노트와 펜을 꺼내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메신저의 아이디를 교환한다. 모든 것들은 클라우드 안에, 0과 1이라는 숫자의 조합으로 저장된다. 그리고 이 디지털 메모들은 스마트폰으로, 컴퓨터로, 태블릿으로 언제 어디서나 보고 지울 수 있다. 늘 깔끔한 상태로 메모들을 분류 및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스마트한 사람'이라는, 작위(爵位)를 부여한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에 종이와 펜은 구닥다리로 전락해버렸다. 그럼에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계승한다며 스마트폰(혹은 태블릿)에 펜을 달고 노트의 기능을 추가했다. 그것은 마치 디지털 음원에 잡음을 집어 넣고 비닐 레코드의 감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그런 것들이 종이와 펜에 대한, 일종의 모욕이라 생각한다. 감성은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근래들어 고급 노트와, 고급 펜의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다시 비닐 레코드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필름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도 늘었다. 당장에는 기쁜 소식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의 아날로그로의 귀환이라. 그럴 듯하다. 아니, 오히려 반가워해야 할 상황인가. 


  종이와 펜은, 세상 그 어떤 디지털 매체 보다도 더 오랜시간 살아남아왔다. 아무리 최신 기술의 저장장치라 하더라도, 평생을 쓸 수는 없다. 이론상 광디스크는 거의 반편생 쓸 수 있지만, 지금 CD나 DVD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은 '파일(File)'화 되어있고, 필요가 없으면 언제나 지워버릴 수 있다. 그러나 종이나 펜은 사정이 다르다. 종이에 펜으로 쓴 메모들은 쉽게 없애버릴 수 없다. 종이에 펜으로 무엇인가를 적는 그 순간 글(text)은 생명력을 얻는다. 찢어버리거나, 지워버리려 해도 흔적은 남는다. 내 손의 감촉, 노트 뒷면에 희미하게 새겨진 자국들이 그렇다. 


  종이에 펜으로 무엇인가를 적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들에게 일종의 예의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보다 더 오랜시간 살아 남은, 그리고 살아 남을 종(種)이 아니던가. 종이와 펜은, 디지털 라이프에서 지친 인간들의 도피처나 다름없다. 우리는 아날로그를 단순히 호기심, 혹은 유행의 한 부분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실상 아날로그 적 삶은 지금 이 시대에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당장이라도 우리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마치 질식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특히 종이와 펜에는 우리가 얕봐서는 안될, 어떤 아우라 같은 것이 존재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이 종이와 펜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성을 지는 아날로그 필기구들에게서 깊은 존경심 같은 것을 갖게 된다. 그러니 잠깐 디지털 기기들을 손에서 놓고, 조금은 경건하고, 약간은 예의를 갖추며 종이와 펜을 맞이해보자. 그리고 무엇이든 좋으니 첫 문장을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여러분들은 그 문장을 컴퓨터의 파일 지우듯 지우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1. Favicon of http://zoahaza.net BlogIcon 조아하자 2016.04.24 21:53 신고

    저도 메모를 디지털로 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래도 스케줄러는 아날로그식으로 씁니다. 감성적이라서가 아니라 그게 더 빠르고 효율적이더군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4 신고

      저도 급할 땐 디지털로 메모를 하지만, 결국에는 수첩에 전부 옮겨 적습니다. 펜을 꺼내서 바로 적는 것이 사실은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수첩과 펜을 가지고 다닙니다. 좋은 덧글 감사드려요 ^^

  2. Favicon of http://sequestered.tistory.com BlogIcon 이리오시 2016.04.24 23:05 신고

    추억일 뿐, 그 도구만의 감성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날로그 -> 감성으로 이어가는 종류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거죠. 생각해보세요. 종이와 펜 이전의 수단이 있었겠고, 그럼 그 이전에 더 어렵게 기록하고 혹은 외웠었던(예를 들자면) 그 방식이 아날로그이고 종이와 펜이 디지털이라고는 할 순 없는거잖나요. 일부는 공감하지만 처음에 썼다시피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3 신고

      감성이라는 표현은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실 펜이나 종이도 개발되어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방법들이 동원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리오시님 말씀대로 '디지털'이라고 말하지는 않지요. '디지털'은 개념이 다릅니다. 그리고 디지털나름의 감성도 존재하고 있지요. 당장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영화 '접속'이나 '후 아 유' 같은 것들이 있겠습니다. 어쨌든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25 00:23 신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로운 설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구분을 하게 되거든요. 각각의 영역별로 그러기에 종이와 펜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디지털 기기로도 활용하고 그 가운데서 계속적인 영감을 얻고 창의성을 기르면 되겠지요~^^

    • Favicon of https://heejune.net BlogIcon Heejune 2016.04.25 07:30 신고

      시대의 흐름을 거부할 수도 없으니 적절하게 조화를 하면 좋겠지요. 저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적절하게 구분하여 이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다만, 간혹 종이와 펜을 이용할 때, 이들에게 대한 어떤 경외심 같은 것이 느껴져서요. ^^

  4. Favicon of http://booklikedream.tistory.com BlogIcon 다재다능르코 2016.04.25 23:43 신고

    전자책이 나와도 여전히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듯, 알파고가 나와도 여전히 '사람'이 더 가치를 갖듯 ㅎ 아무리 디지털기술이 발달해도 '아날로그'특유의 특성들은 따라오기 힘든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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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는 훌륭한 품질의 최고급 원두로 커피를 제조하지는 않는다. 더 고급스럽고, 양질의 원두로 커피를 제조하는 브랜드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커피 브랜드 중 하나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스타벅스는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는 스타벅스와 비슷한 브랜드들이 있다. 

  애플도 그런 회사들 중 하나이다. 애플의 제품들은 동종의 업체들이 만든 제품들과 비교해서 월등하게 뛰어난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제품들은 끊임없이 팔려나간다. 누군가는 그것을 혁신이라 치켜세우고, 또 누군가는 감성팔이라고 평가절하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늘 IT업계의 중심에 존재한다. 애플은 끊임없이 논란과, 이슈들을 몰고 다니며, 업계의 아이콘이 되어갔다. 그 배경에는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의 영향력이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그의 사후에도 애플은 여전히 건재하다. 

  

  나는 한 때 애플 제품의 전도사 역할을 자청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애플의 아이폰과 맥은 최고의 궁합이었고, 더할나위없이 편리한 플랫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약점으로 지적했던 폐쇄적인 부분들이나,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는 불편함도 사랑했다. 그러나 한동안 맥미니와 맥북을 쓰면서 나는 애플 제품들에 대한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맥의 경우가 그렇다. 내게 있어 맥이란 무척 편리하고 생산적인 플랫폼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IT관련 커뮤니티에서 맥과 관련된 질문들, 주로 "내가 맥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시점에 '맥'이라는 컴퓨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음을 느꼈으며, 한편으로는 맥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맥을 구입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1. 용도


  나는 한때 맥과 윈도우즈 시스템을 '용도'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맥도 어차피 컴퓨터인데 딱히 용도를 나눌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나는 하나의 PC를 구입할 때 '용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불편한 맥을 왜 구입하느냐"는 비아냥을 던지는 것 조차도 이제는 이해가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험한 산에 사는 사람이 세단을 구입했을 때, "이렇게 험한 곳에서 4WD가 아닌 세단을 구입한 이유가 뭡니까" 라고 충분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이다. 

  맥의 용도에 대해 가장 많은 궁금증을 가진 부류는 아마도 '대학생'들일 것이다. 예쁘고, 값비싼 이 맥이라는 PC가 과연 내게 적합할 것인가. 단순히 디자인이나, 카페에서 허세용으로 쓰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우선 애플에서 제공하는 OS X은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다. 물론 OS X용 게임들도 있다. 그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도 한글채팅에 대한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MS오피스나 한컴 오피스도 있다. 그러니 사실상, 윈도우즈 기반의 컴퓨터들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윈도우가 필요하면 버추어 박스나 패러럴즈, VM웨어와도 같은 가상화 프로그램에 윈도우를 설치해서 쓰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로 한국이라는 특수성이 발목을 잡는다. 액티브 엑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틀이나 폰트, 그리고 규격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맥용 MS오피스나 한컴 오피스로 작업한 결과물이 윈도우즈 기반의 프로그램들로 작업한 결과물과 100%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다. 

  '사용할 수는 있으나 어딘가 어설프거나 부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한국에서 맥을 구입했을 때 겪는 가장 큰 곤란일 것이다. 

  가상화 시스템을 통해 윈도우즈를 설치해서 쓰는 것또한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상화 프로그램을 구입해야하고(버추어 박스 같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그와 함께 윈도우즈도 구입해야 한다. 그렇게 가상화 시스템으로 윈도우즈를 설치하면 결국 오피스와 같은 프로그램들도 윈도우용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즉 '한국에 적합한 작업환경'을 맥으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이중으로 준비를 해야하고, 그것은 제법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델이나 레노보의 랩탑들 중 하이엔드 제품군들은 오히려 맥북보다 더 훌륭한 스펙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 PC들은 윈도우즈 라이센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게임들과의 호환성도 높다. 그러니 대학생들이 맥북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했던 불편함들을 전부 감수하는 수 밖에 없다. 맥으로 윈도우즈 못지 않은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 특별한 재미나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맥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자신의 용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본인이 가장 많이 하는 작업을 생각해보고, 그것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편견


  앞서 잠시 언급했듯, 맥 유저들은 주변의 다양한 편견들과 싸워야 한다. 딱히 편하지도 않은, 그러나 가격은 더럽게도 비싼 그 맥북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특히 회사나 팀 플레이 같은 협업과정에서 나 혼자만 편하다고 맥의 시스템을 고수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수도 생긴다. 그러니 맥 유저들은 이런 편견에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1번에서 언급했던 '용도'를 충분히 고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맥을 구입해야겠다는 결심이 선다면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그러나 질책에 가까운 오지랍들을 받아 들일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다. 누군가가 "도대체 맥이 뭐가 그리 편하고 좋단 말이오? 한 번 나를 납득시켜보시오" 라고 질문을 한다면, 굳이 내가 가진 맥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맥이 왜 편하고 좋은지에 대해 남에게 설명한들, 그 사람이 구입할 것이 아닌 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 간혹 존재하는 이런 편견어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나중에 구입하시게 되면 그때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넘겨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3. 어떤 맥을 구입할 것인가


  1번이 맥과 윈도우즈 시스템과의 용도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번에는 맥과 맥 사이의 용도에 대한 고민이라 보면 된다. 

  맥 또한 여러 종류가 있다. 크게는 랩탑과 데스크탑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 랩탑은 극단의 휴대성을 중시한 '맥북' 과 '맥북 에어', 그리고 휴대성과 성능에 대한 일종의 타협적 성격이 강한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제품군들과 휴대성을 포기하고 성능을 우선시하는 15인치 제품군들이 있다. 데스크탑은 일체형인 아이맥, 라이트하고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맥미니, 그리고 프로유저들을 위한 맥 프로와 같은 제품군으로 나뉜다. 

  만약 내가 활동이 많지 않고, 주로 집에서 작업한다고 하면 15인치 맥북과 데스크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가끔 밖에 나가서 작업할 일이 있지만, 그 빈도수가 적다면 데스크탑보다는 15인치 맥북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밖에서는 일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이맥과 맥 프로, 그리고 맥미니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로 사진이나 화면을 오래 보아야 하는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아이맥을, 고성능의 처리 작업을 요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맥 프로가 적합하다. 맥미니의 경우, 과거에는 램과 하드디스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하게 나왔으므로, 라이트하게 쓸 분들에게만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외부로 출장을 많이 다니는 이들에게는 맥북이 유용하다. 성능을 요구하는 일이 아닌, 주로 문서작업 위주의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사실 12인치 맥북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성능과 휴대성을 타협할 여지가 있다면 13인치 맥북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문제는 15인치 맥북인데, 이 제품은 휴대성과 성능 사이의 경계면에 위치해 있어서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정에 맞춰 고민하는 수 밖에는 없다. 

  맥은 한 번 구입하면 제법 오래 쓸 수 있으므로, 만일 금전적 여유가 있다는 램과 SSD용량은 충분히 확보를 하거나, 혹은 CTO로 구입하는 것을 권한다. 


4.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후회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값비싼 제품을 구입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깐이다. 친구들이 게임을 하자고 해도, 아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맥북이나 데스크탑형 맥은 그런 여러분들의 니즈를 충족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사항들도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는 ActiveX를 이용하는 웹사이트들이 있겠다. 

  그러나 사실 맥도 다른 윈도우즈 기반의 PC들과 다를 바가 없다. 블로그 작성도 되고, 페이스북도 되고, 심지어는 인터넷을 결제도 된다. 물론 다른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도 존재하겠지만 일단은 맥으로도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맥을 구입할 때는 평소보다 더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이 좋다. 맥을 대체 할 수 있는 다른 랩탑들도 많이 존재한다. 굳이 맥이 아니어야 한다면, 맥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OS X이라는 운영체제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제품을 구입했다가는 십중팔구 후회를 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에게 맥이라는 PC가 새로 생긴다면, 여러분들은 후회를 하지 않아야 한다.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맥을 구입한 것이라면, 여러분들은 그 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하며, 한편으로는 맥의 활용 방법을 배우는 것에 대해 즐기는 마음가짐도 필요할 것이다. 

  

5.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 자신


  맥을 구입하면 그 맥을 이용하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 자신이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좋아서 구입했다면, 그것으로 여러분들은 충분히 돈값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모든 소비가 그렇지만) 충분한 숙고와 활용도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일단 그렇게 구입을 했다면 최대한 빨리 '나'에게 편리하고 필요한 셋팅을 하는 것이 좋다.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라면, 가능한 빨리 맥이라는 시스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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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사 값비싼 컴퓨터로 무엇을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이 포스팅 자체가 순전히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값비싼 IT기기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라고 묻는 것은, 아마도 내가 나 자신에게 묻는 것이리라. 이런 이야기들이 솔직히 이 포스팅을 읽고 있는 그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오늘 밤에 내 자신이 내게 질문했던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할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다.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인 것이다. 


나는 국문학을


전공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이과생'이었지만, 정작 내가 컴퓨터를 직접적으로 대학이라는 곳에서 배운 것은 2000년 한 학기가 전부였다. 그 전에는 일본어를 일 년 전공했고, 그 이후에는 법학을, 그리고 국문학을 전공했다. 나는 전형적인 '문과생'인 셈이다. 

그런 내가 컴퓨터에 취미를 갖게 된 것은, 중학교 무렵이었다. 애플 II+ 짭퉁을 어머니와 함께 세운상가에서 사왔다. 나는 본체, 어머니는 모니터를 힘겹게 끌고 왔다. 그나마도 모니터는 지하철 역에서 누가 발로 차서 조금 고장이 나 있던 상태였다. 그 시절 내가 흑백 애플 II+ 짭퉁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친구와 함께 5.25인치 디스켓 한 박스를 들고 세운상가에 가서 게임을 잔뜩 복사해 오는 것 뿐이었다. 고백하건데 정품이라던가 불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5.25인치 디스켓'에 잔뜩 게임을 복사하고, 메탈리카 백판 하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틀어놓고, 복사해 온 게임들을 하나하나 실행시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게임들은 전부 영어였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영어를 무척 싫어했다. 그 뿐인가. 다른 친구들은 재밌다고 즐기던 게임들이 나는 도대체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너무 복잡했고,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나는 게임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갈 무렵, 나는 286 PC를 마련했다. 그 겨울,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앞둔 겨울 방학에 나는 모뎀이라는 것이 내 PC에 장착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Medicomm 이라는 통신접속 프로그램을 구해왔다. 운이 좋게 전화선을 연결했고, 비로소 PC통신이라는 것을 접해보았다.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 어머니에게 죽도록 혼이 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세계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ID를 만들라는 말이 뭔지 몰라서, 통신 프로그램이었던 Medicomm을 입력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대부분의 PC통신에 Medicomm이라는 아이디를 썼다. 

그 무렵, 다양한 컴퓨터 잡지들이 있었는데, 나는 '마이컴'이라는 잡지를 가장 즐겨보았다. 그 잡지에 나오는 '미래의 컴퓨터들'을 보면서, 나는 결심했다. 내가 나중에 커서 성인이 되면, 정말로 좋은 컴퓨터를 살 것이라고. 하나도 아니고 석 대, 넉 대는 살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지금 


넉 대의 PC를 가지고 있다. 한 대는 서울에 있는 집에 갔을 때 쓰는 데스크탑 PC다. 내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는 3대의 PC를 이용하고 있다. 맥미니 한 대, 13인치 레티나 맥북 프로 한 대, 그리고 ThinkPad X201i 노트북 한 대.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도대체 국문과를 전공하는 사람이 무슨 컴퓨터를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소?"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여유만 된다면 더 많이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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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으로


미친 짓 같다. 아무리 어린시절 꿈이었다지만, 내게 과연 석 대의 PC가 필요한지 자문하게 된다. 맥미니는 일반적으로 사진작업, 블로그 작성, 기타 '큰 화면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과 더불어 Mac OS X Server를 설치해서 이런저런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보통 글을 쓸 때는 씽크패드와 맥북을 번갈아가면서 쓴다. 씽크패드와는 달리 맥북은 조용해서 소설작업을 할 때 많이 이용한다. 논문을 쓸 때는 특수문자를 많이 써야 해서 윈도우 기반인 씽크패드가 더 효율적이다. 그렇다 한들, 이 PC들이 내게 과분한 것은 사실이다. 어디 그뿐이랴. 손목이 아프다고 인체 공학 마우스를 두 개나 구입했다.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만든답시고 값비싼 ASUS 공유기를 구입했다. 자료를 관리 및 백업을 한다며 WD의 4테라 짜리 마이 클라우드를 구입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명필은 아니었는지 좋은 글을 쓰려면 키보드의 타이핑 감촉이 중요하다며 기계식 키보드를 들였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쓰면서 블로그에 사용기도 올렸다.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도 됐다. 

문제는 돈이었다. 돈이 없어서 이런 '하드웨어들'을 구비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게 되고 블로그에 올릴 아이템도 사라지게 된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사실 노트북 한 대면 충분했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석 대의 PC가 존재하고 있었다. 내 취미가 컴퓨터라고는 해도, 늘 새로운 하드웨어들을 구입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 취미는 컴퓨터가 아닌, '컴퓨터 장비 수집'이라고.


내 컴퓨터 사용 용도를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먼저 소설을 쓰고, 논문을 쓴다. 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하고, 사진 편집도 하며, 블로그도 한다. 나름 Mac-Fi를 저렴하게 구축해서 음악도 감상하고, 영화도 본다. 노트북이 있으니 아무래도 여행을 다닐 때 편리하다. 맥으로 외부에서 사진을 편집하던가, 카페에서 일을 할 때도 있다. 이만하면, 이만하면 나름 잘 활용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보다는 더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적어도 내 '취미가 컴퓨터 장비가 아닌 컴퓨터'라면, 이보다는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껏 어린 시절의 꿈이랍시고 구축해 놓은 시스템인데, 최소한 본전은 아니더라도 뭔가 성취감 같은 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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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기왕이면, '컴퓨터 장비'가 아닌 '컴퓨터 자체'를 취미로 갖고 싶었다. 내게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도대체 무엇이 나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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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한 것이 '소프트웨어'였다. 지금까지 장비는 잔뜩 사들여놓고, 정작 소프트웨어에는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컴퓨터의 재미는, 최신 기술의 하드웨어를 만져보는 것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것도 그 일부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컴퓨터라는 재미있는 도구의 절반 만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서 컴퓨터의 '나머지 절반의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리눅스를 배워보자고 생각했다. 두 권의 리눅스 관련 책을 구입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우분투와, 조금 전문적인 CentOS와 관련된 서적이었다. 맥에 가상머신을 돌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설치하고 우분투와 CentOS 두 배포판을 밤새 설치했다. 파티션의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리눅스에 무료 클라우드 시스템인 OwnCloud도 설치해보았다. 그렇게 리눅스를 설치하면, 통째로 지워버리고 다시 설치했다. 아무래도 익숙해지려면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이런 작업을 하루 날 잡아서 끊임없이 반복했다. 리눅스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명령어를 입력하는 재미. 윈도우나 맥 OS만큼이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에는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 싶었다. 내 손으로 뭔가를 창조하는 재미를 경험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Hello, World!'를 모니터에 출력해보고 싶었다. 그냥 취미로 배워보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나중에 내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야 했다. 그래서 서점에 달려가 JAVA 관련 서적 한 권을 구입했다. 



PENTAX K-5


사진작업에 태블릿이 좋다고 해서 (비교적) 저렴한 와컴 타블렛을 하나 구입(빌어먹을, 장비는 늘 이런 식으로 늘어나는 법이다)했다. 사진 작업 뿐만이 아니라 웹툰 같은 것도 배워보고 싶었다. 나는 소설을 쓰지만, 한편으로는 웹툰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겸사겸사 구입했고, 이전에 구독하던 Adobe CC를 연장구독했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뿐만이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까지 설치했다. 조만간 관련 책들도 구입할 예정이다. 


PENTAX K-5


맙소사. 심지어 나는 아이패드 에어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이패드 에어는 내게 활용도가 제법 높았다. 논문을 읽는데 곧잘 유용했다. 작업하던 것들이 집에 있는 PC에 있는데, 급하게 그 결과물을 이메일로 보내야 할 때 아이패드와 Microsoft Remote Desktop 어플리케이션이나 VNC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맥이나 씽크패드에 원격접속해서 일처리를 마무리 한 적도 있었다. 아이패드는 그 활용도가 '소비적'인 면이 높지만, 사실 아이패드는 사용하기에 따라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언젠가 아이패드 활용과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한 번 제대로 포스팅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 오로지 게임만을 위해서 컴퓨터를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단순히 인터넷이라던가, 간단한 작업들을 위해 컴퓨터를 구입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용도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3백만원짜리 PC를 오로지 게임으로만 즐기기 위해 구입했다해도 그것은 개인의 가치 기준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에 나는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값비싼 장비를 가지고 고작 게임이나 워드, 인터넷 쇼핑이나 하십니까? 저 처럼 다양하게 활용해보세요."라고 강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이 포스팅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여러분들은 가지고 있는 컴퓨터로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조금 더 다가가면 컴퓨터는 더 많은 즐거움과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컴퓨터 라이프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내가 어느 날 문득, 게임도 지겨워지고, 웹서핑은 시시한데다가, 인터넷 쇼핑을 하기엔 통장의 잔고가 턱없이 줄어들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 그냥 컴퓨터의 전원을 꺼버리지 말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라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컴퓨터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아마 콜럼버스가 존재하던 시대에 지금과 같은 PC가 존재했다면,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대신 웹 서핑을하고 있던가, 아니면 코딩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컴퓨터란, 파고들수록 더 많은 것들이 튀어나온다. 단순히 워드작업이나, 영화감상, 게임을 즐기는 것 이외에도 컴퓨터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지금 결코 저렴하지 않은 여러분들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본격적으로 SNS를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할 수도 있으며, 혹은 마음에 두고 있는 이성에게 보내 줄 멋진 사진 한 장을 편집 할 수도 있다. 평소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라고 생각했던 것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웹서핑을 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 곳에 모아 나만의 시사 분석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여러분들은 이 쓸모없는 포스팅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했다. 이제 이 창을 닫고, 본연의 기능에 단지 몇 퍼센트만 이용되고 있는 여러분들의 PC에 대한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커피 한 잔을 끓여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컴퓨터는 커피를 싫어하니,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주의를 기울여서, 여러분들의 앞에 놓여 있는 컴퓨터에 대고 (마음 속으로) 물어보도록 하자. 


"너는 나를 얼마나 더 즐겁게 해 줄 수 있니?"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4.12.26 03:18 신고

    저도 아직 제가 갖고 있는 맥북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ㅠ ㅠ 논문이랑 블로그 용으로 사용하고 사진편집정도 ㅎㅎ 게임을 한다면 심시티 정도인데.. 그건 하지 않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좀더 더 많이 활용할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저도 새로운 os는 설치하고 보는 편인데... 리눅스도 이리저리 해보니 재미있더군요 ㅎㅎ 윈도우는 이제 쓰지 않으려 노력중입니다. 사무실에서만 쓰려구요 어떻게든지 ....

  2. 씽크패드 2015.04.21 16:15 신고

    000님 안녕하세요, 씽크패드 마케팅팀입니다! 씽크패드에 대란 리뷰를 찾아보다가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현재, 페이스북과 레노버클럽에서 씽크패드 유저들만을 위한 혜택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30만원 상당의 씽크패드 패키지도 선물부터, 트위스트 마웃, 페이퍼 토이까지 선물 드리고 있으니, 한번 방문하셔서 참여 부탁드릴께요!
    씽크패드 매니아 3호를 찾아라! url
    http://www.lenovoclub.co.kr/event/2015/thinkpadmania4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저희 씽크패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정새롬 2015.07.18 10:53 신고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국문과 출신이셔서 더 그런것 같네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


플로피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그만큼 삶은 더 지루해지고 재미가 없어졌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요즘같이 재미없는 시대가 또 있을까. 치약 이름 같다며 우리끼리 히히덕 거리던 '펜티엄 프로세서'가 등장한 이후로,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왔고, 그에 반비례하여 시대는 점점 재미없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컴퓨터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전원 스위치를 넣고, 컴퓨터가 완전히 부팅 될 때까지 기다린 후에, 플로피 디스크를 드라이브에 삽입한 후에, 커서만 깜빡거리던 도스창에 행여 오타라도 날까봐 공을 들여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절은 이제 우리에게는 없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침대에 편한하게 기대어서 랩탑의 덮개를 열면 고해상도의 배경화면이 보이고, 그 위로 예쁘장한 아이콘들이 잘 정렬되어 놓여있다. 오타를 낼까봐 조심스럽게 키보드를 타이핑 할 일도 없다. 그냥 마우스나 터치패드로 아이콘만 클릭하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 영화도, 게임도, 음악감상도. 


PC통신에 접속할 때 나는 비프음이 안방에까지 들리지 않게 하려고 컴퓨터에 이불을 뒤집어 씌울 필요도 없다. 컴퓨터를 끄기 위해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도 없으며, 새로운 장치를 컴퓨터에 장착시키기 위해 컴퓨터를 힘들게 분해하고, ISA 슬롯에 부품을 꼽아야 할 일도 없다. 이제는 메인모드에 모든 장치들이 집적되어 있고, USB에 필요한 장비들을 간편하게 연결시킬 수 있다. 아무런 불편이 없어서 오히려 내 자신이 병신처럼 느껴질 정도다. 



ISA 슬롯에 꼽아 쓰던 모뎀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더 이상 사진 한 장을 내려받기 위해 전화세를 낭비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집에 전화가 없는 집들도 있다. 아니 집에 전화기가 있으면 오히려 구닥다리가 된 기분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하기 위해 전화선에 접속할 필요도 없다. 어떤 장소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몇 메가 짜리 사진은 1초 남짓한 시간에 내려받을 수 있다. 참 재미없는 시대가 아닐 수 없다. 


PC통신에 접속하여 미지의 낯선 타인과 공통된 주제로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종말을 맞이했다. 대신에 우리는 SNS를 이용한다. 스마트 폰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웹은 개방되었고, 우리는 소통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모순이 하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낯모르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기타 SNS 서비스들, 메시지 서비스들은 내가 원하는 사람하고만 소통을 나눌 수 있다. 오히려 더 폐쇄적으로 변해버렸다고 해야 할까. 

정말로 '졸라' 재미없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에는 최신 기술을 접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잡지를 구입해 읽거나 용산 전자상가 같은 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잠깐만. 컴퓨터 잡지라고? 종이로 만들어진? 요즘 우리가 어디서 컴퓨터 잡지를 볼 수 있을까? 그것이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최신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용산을 돌아다녀도, 우리는 최신 부품들을 전부 구경할 수 없던 시대가 있었다. 단돈 천 원을 깎기 위해 용산 전체를 헤집고 다니는 데 하루를 소비해야 하는 시대도 다 옛말이다. 이제는 최신형 컴퓨터라던가, 부품들을 구입하는데 단 5분만 투자하면 된다. 땀을 흘리며, 혹은 추위에 떨며 용산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간단하게 검색하고,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결제를 하면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우리는 최신 기술을 접할 수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비디오 있어요 학생." 이라는 말을 뒤로 하고 세운상가를 돌아다니며 백판을 구입하던 시대도 끝이 났다. 집에서 편히 앉아 단돈 몇 백 원에 내가 원하는 음악들을 전부 감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도 편리하고, 신기한 기술들이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은 아닐까? 낯선 사람이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도 딱히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시대를 대변해준다. 그런데 문득 내 블로그의 글들에 낯선 이들이 덧글을 달아주면, 언젠가부터 그런 것들이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놓으면,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가 내 사진을 보고 '좋아요'를 클릭해준다. 마치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이러한 일련의 소통들이, 나는 언젠가부터 신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뿐이다. 

예전같은 흥분도, 재미도 없다. 처음에는 "이거 참 신기한데? 덴마크 사람이 내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다니" 라고 생각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신기함에 무뎌지는 것이다. 


기술은 너무도 빨리 발전하고 있어서, 최신기술에 놀라기도 전에 더 최신기술이 튀어나오고 있다. 마치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슬로모션 처럼 보이듯,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우리의 삶은 슬로모션처럼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문득 1995년에 등장한 <해커스>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보았다. 문득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재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분명, 처리속도가 오래 걸리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되어 있을지언정, 지금보다는 더 재미가 있지 않을까?


  1. BlogIcon badride 2014.12.29 16:32 신고

    저도 평소에 항상 비슷한 생각을 해왔습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을 하는데 인간이 그 속도를 못따라가는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문득 하이텔과 용산견이 그리워집니다.

  2. BlogIcon 크리슈나 2015.01.14 11:17 신고

    더럽게 공감합니다.^^
    노력이나 시행착오가 많을수록 기쁨이나 재미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도 편리한 시대가 되었네요 ㅠㅠ

답답함 때문에 지하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시간의 압박으로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아 방향이 헷갈려서 역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한 분에게 방향을 여쭤보게 되었다. 그 분은 서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셨고, 나는 천천히 지하철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아이폰으로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되는데 굳이 왜 물어봤을까?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어떤 낯선 씁쓸함을 맛보았다. 아이폰으로 확인하면 될 걸 굳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시간을 빼앗아 가며 물어보았다는 사실이 왠지 남한테 폐를 끼친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엔 하다못해 피처폰에도 지하철 노선도가 있는데 왜 굳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쳐가면서까지 길을 물어보았을까?

혹시 내게 어떤 습관 같은 것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스마트 폰이 대중화되어가면서 모든 것이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버스를 기다리며 담배를 빼어물고 불을 붙였다가 막 타려는 버스가 도착했을 때 아깝디 아까운 장초를 버려야 했던 시절은 지난 것이다. 어플리케이션 하나면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을 알 수 있다. 그 시간의 오차도 매우 적어서 때로는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집에서 불편하게 기차표를 예매해야 하는 일도 없어졌다. 그냥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마트 폰으로 예매를 하고, 서울역에 가서 '무인 승차권 발급기' 같은 기계로 내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표가 나온다. 어디 그 뿐인가? 영화가 보고 싶다면 '앱'으로 예매를 하고 역시 '발급기'로 발급받으면 끝이다. 동영상이 보고 싶어지면 인코딩 노가다를 할 필요도 없다. 밖에서 원격으로 컴퓨터를 켜고, 실시간 인코딩을 하면서 영화를 보여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배터리가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편리함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에는 필연적으로 어떤 종류의 건조함을 동반한다.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는 '끈끈한 감수성' 같은 것이 없는 것이다. 예컨대 기차표를 예매할 때, 사람들 틈에서 줄을 서고, 매표소에 있는 직원과 기차 시간을 '의논'하면서 표를 구매하는 일은 이제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집에 전화를 걸어서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컴퓨터좀 켜달라고 말 할 일도 없다. 자동 매표기가 있는데 굳이 매표소 직원과 없는 표좀 구해달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달라고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다. '기계의 안내 문구 하나면 포기도 쉬워지는 세상'인 것이다.

낯선 사람과 페이스 투 페이스로 소통을 하는 시대는 이미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들이 스마트 폰의 편리함으로 사라져 가는 것이다. 버스 노선을 모를 때, 친절하게 어떤 버스를 타서 어디에서 갈아타고 어디서 내리면 된다는 식의 '기본적인 소통'은 한낱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무너져 내린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소통, 즉 '소셜 네트워크'가 과연 이러한 '페이스 투 페이스' 식의 소통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트위터나 페이스 북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인가? 불특정 다수의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고 '인맥'을 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국 숫자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상에서 나 홀로 절규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가? 메신저 어플로 절친한 친구와 시도때도 없이 대화를 나누고,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본다고 한들, 결국 휴대폰의 배터리가 떨어져 나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꺼진 검정색 화면에서 보여지는 공허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란 사람 대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디지털로 걸러지지 않는' 시선과 소리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통은 종말을 맞이한 것 같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는, 언젠가 내가 말했듯이 점점 더 '인간처럼' 변해가지만, 인간은 점점 더 '기계처럼' 되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소통은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진 '기계' 혹은 '디지털'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한 번씩 거쳐가는 것이다. 컴퓨터 대 컴퓨터, 스마트 폰과 스마트 폰의 대화. 우리가 흔히 '소통'이라 부르는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방식의 대화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인간의 대화'가 아닌 '기계간의 대화'와 다를바 없다. 영화표나 기차표를 예매할 때, 우리는 편리함때문에 기계를 이용하는데, 그것은 곳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식이다.
아무리 기계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나오고, 아무리 인간이 조작하는 컴퓨터로 대화를 나눈다고 한들, '사람 대 사람'과의 대화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언젠가 '카카오톡'으로 프로젝트 회의 같은 것을 한다는 기사를 언젠가 봤을 때 나는 아연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로 흥분하며 그 열기를 느끼면서 토론을 하는 모습도 이제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는 나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이 곧 소통이라며. 그러나 가끔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길 때면, 아까도 말했듯이, 아니 이건 '사람 대 사람'의 대화가 아니니까 '아까'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든 위로 올려 내가 한 말을 볼 수 있으니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허공에 대고 홀로 외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러자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공감을 하고, 혹은 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는 그들의 그러한 모습을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소통은 종말을 고한것 같다. 1990년대, 내가 아직 고등학생이었을 때, 처음 PC통신을 접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비록 그 때도 '디지털을 한 번 거쳐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왠지 그 시절에는 아날로그식의 감성 같은 것이 있었다. 모뎀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전화는 언제나 통화중이었다. 가끔씩 전화를 써야 할 때는 PC통신을 이용하지 못했다. 모니터가 꺼지고, 대화가 멈췄을 때의 여운을 다음 날 혜화동의 어떤 술집, 혹은 카페에서 풀었다. 공허함은 잠시였고,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직 남아있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낡은 컴퓨터와 전화기에서 사람의 냄새가 났던 것도 같다. 진정한 '소셜 네트워크' 식의 소통은 어쩌면 그 시절이 정점이지 않았을까?


  1. 2011.03.0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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